〈 113화 〉 [짐꾼]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면
그 검은 개 사건도 얼추 마무리가 되고, 용사 파티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별로 마음에 안 드나보지?”
“…바보 같아요. 왜 스스로 함정에 발을 들여놓는 건지.”
세리아는 입을 뾰족이 내밀면서 투덜거렸다
그녀의 생각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사천왕 중 하나인 세라가 부탁했던 엘프들의 숲.
용사는 그곳에 가자고 말한 것이다.
아마 그녀가 말했던 잠든 공주인지 뭔지를 찾으러 가고 싶은 거겠지.
그녀가 묘하게 우리에게 호의적이긴 했지만, 일단은 적이다.
적의 부탁을 곧이곧대로 믿고 가는 건 그다지 현명한 행위가 아니겠지.
그렇지만 용사가 언제는 현명하게 굴었는가?
이놈은 원래 이랬다.
“그렇긴 하죠. 저도 참, 왜 그런 남자를 좋아했는지….”
세리아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나한테서 슬쩍 멀어졌다.
또 용사가 우리 상태를 확인했나보군.
누가 바람을 불어넣었는지는 몰라도 요즘 용사는 점점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의심 많고 뾰족하게 굴던 그 시절로.
사실 의심이 아니라 전부 사실이지만.
그렇게 우리는 이동하는 짬짬이 시간을 내어 앞으로의 방침을 의논했다.
뭐,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이 정도는 괜찮겠지.
***
“그럼 오늘 밤에 준비하고 있을게요.”
“응, 혹시 안 일어나면 알아서 좀 깨워줘.”
“네에….”
나는 그녀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면서 오늘 있을 계획을 정돈했다.
용사가 불침번 순서를 어떻게 정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에게 편하게 맞춰주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니 이번에는 아예 아린의 불침번 시간에 맞춰 일어나기로 정한 것이다.
어차피 우리 둘의 관계를 완전히 들킨 이상, 더 이상 그녀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하읏… 그럼 슬슬 부를게요.”
내가 손을 놓아주자, 그녀는 큰 소리로 남은 파티원들을 불렀다.
이 셋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서로 옹기종기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 중이었다.
흐음, 이러고 있으니 뭔가 편 가르기를 한 것 같은데.
나와 세리아. 그리고 용사, 유니, 아린.
꼭 두 팀으로 쪼개진 것 같지 않은가?
용사의 표정을 보니 딱히 뭘 숨기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마 시답잖은 이야기였으리라.
우리는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린, 어디 아파?”
“네? 아, 아녜요. 그냥 잠시 생각할 게 있어서….”
멍하니 자기 그릇을 바라보던 아린에게 유니가 말을 걸었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손을 휘휘 내저었는데, 다른 이들은 몰라도 나는 대충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고민이 많을 수밖에.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다고 하나, 우리 둘의 관계를 직접 입으로 들은 건 상당한 충격이었겠지.
거기다 밝힐 수 없는 자신의 성벽까지.
아마 살짝 달아오른 표정을 보니, 저번 마을에서 개처럼 행동하던 일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크크, 누가 봐도 한 번 더 하고 싶다는 표정이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시켜봐야지.
용사는 이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는지 묵묵히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방금 대화에서 눈치를 채고 신경써줄 만도 한데, 이러는 걸 보면 정말 눈치라고는 쥐뿔만큼도 없는 녀석이다.
그러면서 또 자기 여자 뺏기는 건 잘 안단 말이지….
참 알쏭달쏭한 녀석이 아닐 수 없다.
용사를 곁눈질로 계속 살피며, 나도 식사를 마쳤다.
잠에 들기 전 용사는 오늘의 불침번 순서를 발표했는데, 정말 작정하고 우리들을 떨어뜨려놓기로 한 모양이었다.
내가 제일 처음이고 용사는 그 다음.
그 뒤로는 아린, 유니, 세리아 순이다.
나와 세리아는 최대한 멀리 떨어뜨렸고, 내가 걱정되니 자기 앞에 날 세웠군.
그 의도가 뻔히 보여 우스울 지경이었다.
그런다고 막을 수 있는 게 아닐텐데.
정 걱정된다면 뜬눈으로 밤이라도 지새우며 확인해야지.
그의 태생적인 허술함을 비웃으며 나는 첫 불침번을 섰다.
세리아가 눈짓으로 저도 일어날까요? 하는 시선을 보냈지만, 용사가 그 시간에 자고 있을 것 같진 않아 거절했다.
덕분에 간만에 정말 혼자서 불침번을 섰다.
가지고 놀 세리아도 없고, 참 지루하기 짝이 없다.
얘네들은 이런 걸 어떻게 매일 하지?
교대시간이 되자마자 나는 곧바로 용사를 깨웠는데, 역시나 그는 거의 잠들지 않은 상태였다.
어차피 용사 시간에는 뭐 별 일 없을 테고, 세리아가 깨워줄 테니 좀 자도 되겠지.
잠시 뒤에 있을 일을 기대하며, 나는 눈을 감았다.
“주인님.”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세리아가 나를 깨웠다.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용사가 깨어났나 확인하는 것이었다.
잘 자고 있군.
나는 그걸 확인한 후에야 세리아를 돌아봤다.
“준비됐어요.”
용사를 깨우지 않게 최대한 조심하며 나는 밖으로 나왔다.
모닥불 앞에서 아린이 황당하단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젠 숨길 생각도 안 하시네요.”
“그쪽도 이를 생각은 안 하나보지?”
내 대꾸에 그녀는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적어도 제 앞에서는 좀 자제하려는 노력을 보일 수 없나요?”
“요즘 이 놈의 감시가 너무 심해져서. 이런 시간이 아니면 만날 수가 없다고.”
내가 용사가 자는 천막을 가리키며 뻔뻔스럽게 나가자 그녀는 금세 입을 다물었다.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은 모양이다.
“하아…. 부탁이니 저 없는 데서 해주시겠어요?”
아린은 덤덤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아마 속으로 완벽한 연기였다고 자화자찬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나한테는 티가 다 난다.
나뭇가지를 쥔 손가락은 괜히 꼼지락거리고, 시선은 자꾸 나와 세리아에게 닿았다 떨어진다.
내가 세리아의 허리에 손을 둘러 잡아당기자, 그녀의 시선이 허리춤에 확 쏠렸다가 돌아가는 것이 그대로 보였다.
우리 둘은 세리아의 시선을 받으며 당당히 그녀 맞은편에 앉았다.
“왜… 왜 오는 거예요!”
“어두우면 안 보이잖아.”
나는 그렇게 말하며 세리아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그녀는 치마를 벗어 바닥에 깔아두더니, 준비해온 가는 끈으로 자기 머리를 묶기 시작했다.
“세리아?”
아린이 의아해서 물었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다지 길지는 않지만 머리 위쪽에서 매듭지은 짧은 양 갈래.
그다지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어린애들이나 이러고 다니지, 다 큰 성인이 이런 머리를 하고 다니는 경우는 드물었다.
양 갈래 머리를 하는 경우에도 보통은 뒷머리를 둘로 나눠 밑으로 늘어뜨리지, 그녀처럼 머리 위로 양 갈래를 만드는 경우는 더더욱 드물다.
당연히 이렇게 묶은 건 나 때문이다.
아린도 그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 챘는지 황당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나 세리아는 당당하게 팔짱을 끼며 아린의 시선을 받아쳤다.
“왜?”
“세리아, 대체 머리는 왜….”
“주인님이 좋아하시니까.”
그녀는 그렇게 대답하고선 무릎을 꿇고 내 바지를 벗겼다.
내 물건이 덜렁하고 튀어나오자 아린은 나지막하게 비명을 지르며 눈을 손으로 휙 가렸는데, 다시 보니 손가락 사이로 은근슬쩍 눈동자가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귀여워 피식 웃어주고는 저녁 시간 때 유니가 만들어둔 간이 의자에 앉았다.
세리아는 내 바지를 벗기고서는 곱게 접어 바닥에 대충 내팽개친 자기 치마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았다.
아린은 그런 세리아의 정성에 무척이나 당황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세, 세리아, 대체 무슨….”
“눈 가리고 있는 거 아니었어?”
“읏….”
아린은 세리아의 지적에 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래봤자 손 사이로 눈동자가 돌아가는 게 다 보인다.
하의를 벗은 나와 세리아는 밤마다 하던 봉사를 시작했다.
내가 앉으면 세리아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정성스럽게 입으로 봉사한다.
“츄릇… 츄읏….”
혀로 자지 뿌리부터 귀두까지 천천히 핥아 올라가는 세리아.
그녀의 코는 이미 내 자지에 닿아있다.
세리아는 자지에 딱 달라붙어 혀로 영역을 표시하듯 돌아가며 구석구석 침을 바른다.
“츕… 츄읍….”
귀두 끝까지 도착해서는 가볍게 입술을 두 번 맞댄다.
쪽. 쪼옥.
마지막은 살짝 빨아들이듯 세게.
건너편은 뭘 하고 있나 하고 고개를 드니 아린이 새빨개진 얼굴로 대놓고 손가락을 벌린 채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과연 제대로 보이고 있을까.
그녀와 우리 사이에는 모닥불이 자리 잡고 있다.
내가 그녀의 정확히 반대편에 앉았으니 그녀 시선에서 제대로 보이는 건 내 상반신 뿐.
그 밑의 모습은 일렁이는 불길 사이로 간접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린에게는 그 정도로도 충분했던 모양이다.
불길이 가린 세리아의 모습을 제대로 보질 못하니 부족한 부분은 상상력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
현실보다 더한 그녀의 상상력으로.
“하으… 쪼옥, 쪽… 햐읍….”
귀두부분에 끊임없이 입맞추던 그녀가 입을 앙증맞게 벌리고 내 물건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크으….”
나는 나지막이 신음을 흘리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붙잡았다.
이걸 위해 준비한 양 갈래다.
가장 완벽한 손잡이.
“이, 이, 이런 짓을….”
아린이 경악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그녀가 말릴 생각이 없다는 건 우리 모두가 다 안다.
“쬬옥… 츄읍….”
그녀의 머리가 점점 더 밑으로 내려오며 내 물건이 그녀 입 안 깊숙이 들어간다.
“우읍… 웁… 우물….”
끝에 살짝 닿는 이건 아마 목젖이겠지.
목젖을 자극하자 그녀의 얼굴이 움찔하고 흔들렸지만, 그녀가 봉사를 멈추진 않았다.
나는 목젖과 그녀의 젖을 동시에 만지작거렸다.
“읏, 으읏… 부, 불결해요….”
“궁금하면 더 가까이 와도 되는데.”
“돼, 됐어요!”
아린은 내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그러나 시선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모습은, 그녀가 순간 갈등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흐흐, 이 년의 표정을 못 봐서 아쉽군. 보라고, 네 동료였던 년이 얼마나 천박하게 내 걸 핥고 있는지. 야, 한 마디 해.”
“츄릅… 헤윽…. 아, 아린한테는 한 번 쯤 양보해줄게….”
“미쳤어요…?”
세리아가 큰 맘 먹고 한 제의가 거절당하자, 그녀는 표독스럽게 아린이 있는 방향을 노려봤다.
제대로 보이지는 않겠지만.
그녀는 흥하고 입술을 비죽이더니 다시 내 물건을 핥기 시작했다.
나에게 봉사하는 동안 그녀는 아린에게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내가 그녀에게 말을 시키는 동안만 의식했지, 그 외에는 모두 관심없다는 태도였다.
세리아에게 중요한 건 내 명령을 따르는 것뿐.
그 외의 모든 일은 무의미하다.
“세리아, 슬슬 싼다.”
그녀가 끄덕였다.
나는 세리아의 머리카락을 세게 쥐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우읍… 흡, 읍….”
그녀의 머리가 내 손아귀에 끌려 앞뒤로 왕복한다.
사람이 아니라 도구를 대하듯 난폭한 움직임이었지만 그녀는 아무런 불평불만도 하지 않았다.
곁눈질로 살펴보니 아린이 깜짝 놀란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에 약간의 부러움이 담긴 것 같다고 느꼈는데, 과연 정말일까?
뷰릇, 뷰르륵!
나는 그녀 입 안에 사정했다.
힘차게 솟은 정액 줄기는 그녀의 입천장을 범하며 혓바닥과 목구멍 사이로 떨어졌다.
“하윽… 헤엑….”
그녀는 입 안에서 흘러내리는 정액을 양 손으로 모아 다시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우물우물하며 내 정액을 전부 삼킨 그녀를 나는 머리를 두드려 칭찬해주고 아린을 바라봤다.
“미, 미쳤어… 당신들 미쳤어요…!”
“뭐래, 사람들 앞에서 옷 벗고 흥분하는 변태 년이.”
“뭐, 뭐라구요?”
세리아는 피식 웃으며 아린을 놀렸다.
아린은 그녀의 말에 발끈해 벌떡 일어났지만, 사실이기도 했으므로 그냥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으, 으으….”
“부러워?”
“누, 누가 부럽다는 거예요! 끝났으면 빨리 돌아가 주시죠!”
“끝나? 끝나긴 뭐가 끝나.”
세리아는 픽 웃으며 내 자지를 손에 쥐었다.
“이제부턴데.”
설마하는 표정으로 아린이 나를 바라본다.
그 설마 맞아.
나는 그녀에게 일부러 과시하며 세리아를 내 무릎 위에 앉혔다.
입도 즐겼으니 이제 밑구멍을 즐길 차례군.
***
우리의 과시는 며칠간 계속 이어졌다.
용사가 어떻게 불침번 순서를 짜든 간에 나와 세리아는 아린의 순번에 맞춰 일어났고, 그 때마다 그녀는 빨리 돌아가라며 매몰차게 대했지만 우리의 행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재밌는 건 그녀의 위치변화였다.
나는 일부러 첫 날에 앉았던 곳, 그러니까 천막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아서 세리아를 가지고 놀았다.
아린은 처음에는 내 맞은 편, 즉 천막에서 제일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한 칸 가까이 이동하더니 오래 지나지 않아 바로 옆자리에서 우리를 지켜보게 되었다.
첫날에는 손으로 눈을 가리는 시늉이라도 했지만, 지금은 숨길 생각조차 안한다.
빨개진 얼굴로 우리 둘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가끔씩 그녀의 손이 밑으로 향하는데, 내가 그녀를 바라볼 때마다 아린은 흠칫하며 손을 다시 자기 몸 뒤로 두르곤 했다.
세리아와 다르게 자위는 거의 해보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가끔 그녀에게 다가가면 아린은 눈을 질끈 감고 각오한 표정으로 몸을 떨었지만, 당연히 나는 그녀에게 손 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세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자기에게 손을 댈 줄 알았던 아린은 우리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내가 그녀를 건들지 않자 조금 의아해하더니, 요즘은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을 짓게 되었다.
그녀의 상태를 보건데 머지않았다.
조만간.
그녀가 나에게 부탁할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