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 파티의 짐꾼-104화 (104/236)

〈 104화 〉 [용사] 검은 개

스윽스윽.

그녀의 서툰 손길이 나를 자극했다.

“이, 이렇게 인가…?”

“흐응, 흣….”

그와 대조적으로 마을 바깥에서는 세리아가 익숙한 손길로 자기 클리를 애무하고 있다.

“앗, 뭔가 움찔했어! 잘 하고 있는 거야?”

“어? 응…. 그대로만 해줘.”

“알았어!”

유니는 내 자지를 가지고 노는 일에 재미를 붙였는지 밝게 웃으며 아까보다 더 열심히 훑어주기 시작했다.

여전히 어설픈 실력이었지만, 적어도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전해졌다.

“으음… 음? 아하!”

유니는 내 반응을 자세히 관찰하며 조금씩 자기 행동을 고쳐나갔다.

사실 내가 흥분하고 있는 건 지금 상황 그 자체지, 유니의 손길 때문은 아니라서 살짝 미안한 감도 없잖아 있었다.

마치 세리아를 눈앞에 세워두고 유니가 내 밑에서 봉사해주는 것 같은 감각.

유니를 이용해먹고 있는 것 같아 양심에 찔렸다.

“…그런데 왜 자꾸 시선이 앞을 보고 있는 거야? 아직도 둘이서 이상한 장난하는 거 아니지?”

“어? 아, 아냐! 응… 그냥, 보기 좀 어색해서….”

자연스레 거짓말이 튀어나왔다.

유니에게 들키면 곤란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요즘 뭔가 조금씩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치? 헤헤, 나도 이상한 기분이네. 아빠랑 엄마가 하는 건 전에 한 번 봤는데 이거랑은 좀 달랐거든.”

“그, 그래?”

촌장님과 아줌마라.

그 두 분이 이런 짓을 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미안한 말이지만 살짝 기분이 안 좋았다.

“세리아. 이것 좀 봐요.”

“응? 뭔데?”

세리아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아린과 열심히 개의 흔적을 놓고 의논 중이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치마 내리고 클리를 애무하고 있었으면서 이렇게 태연하게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정말이지 놀라웠다.

히죽.

제렌 씨가 뒤에서 웃는 게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이것만으로는 아무런 증거가 되지 못한다.

제길, 그러고 보니 세리아한테 정신이 팔려서 아무 것도 못 봤다.

그 사이에 아린한테 이상한 짓을 한 건 아니겠지?

아린의 얼굴을 보니 딱히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지만, 혹시 모른다.

“아, 조금 별로였어?”

“응? 아, 아냐! 좋아. 아주 좋아.”

내 표정이 조금 안 좋아졌는지 유니가 걱정스레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재빨리 표정을 관리하며 손사래를 쳤다.

슬슬 적응해서 그런가?

유니의 손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쓱, 스윽.

너무 살살 쥐고 있다는 점이 아쉽지만, 어릴 때부터 남매처럼 지내던 그녀가 이렇게 내 자지를 훑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다.

“거의 다 온 것 같네요.”

그들도 거의 다 도착한 모양이다.

아… 집중해야 하는데.

집중할 수가 없다.

“기분 좋아?”

“응….”

유니가 나를 바라보며 웃는다.

“앞으로도 자주 해줄까?”

“응….”

“히히, 다른 애들한테는 비밀이야?”

“응.”

뭐랄까, 유니와 이러고 있으니 기분이 좋은 것도 좋은 거지만 아린이나 세리아와는 다른 편안함이 느껴진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누구보다 서로를 위해줄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

그게 바로 유니 아닐까.

내 입가가 풀어지며 저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나중에…

나중에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유니와 함께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같이 도시에 살면서, 매일 같이 맛있는 걸 먹고 재밌는 걸 보며 지내고, 밤에는 한 몸이 되어 백년해로하는 삶.

마을에 살 때는 꿈으로만 꾸었던 삶이지만, 모험을 함께하면서 그 꿈에는 서서히 현실성이 붙어가고 있었다.

나는 용사니까.

마왕을 처리하고 나면 그 정도 보상쯤은 요구할 수 있겠지.

그러면, 유니와 함께….

아린과 세리아도 옆집에 살면 좋을 것 같다.

넷이서 같이….

“앗, 뭔가 더 뜨거워졌어 에릭! 이거 괜찮은 거야?”

“으읏, 곧 쌀 거라는 뜻이야.”

“그, 그렇구나….”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다.

유니의 손길이 점점 더 빨라지자, 나도 서서히 정액을 배출할 준비를 했다.

“조심해!”

쿠웅!

그 때,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정령의 시야에 무언가가 포착됐다.

사람만큼 거대한 검은 개.

그 문제의 들개가 남은 파티원들과 조우하고 있었다.

“앗, 유니, 지금 다들 개랑 조우… 읏, 크흣…!”

찌익! 찍!

“와앗!”

나는 이 급박한 사태를 유니에게 설명하려고 했지만, 야속하게도 내 혀보다는 정액이 더 빨랐다.

유니는 갑작스레 내 고추 끝에서 튀어나온 하얀 액체에 당황하며 뒤로 물러섰다.

내 몸의 일부였던 것이 하늘 높이 날아 일부는 유니의 머리끝에, 대부분은 차가운 맨바닥에 토톡 떨어졌다.

“와, 와아… 이, 이게 그 남자한테 나오는 그거구나….”

유니는 당혹스러움보다는 신기함이 앞서는 것 같았다.

원래라면 나도 여운에 잠겨있어야 했지만, 그럴 겨를이 아니다.

픽.

사정하는 순간, 정신이 이쪽에 완전히 쏠려서 그런지 시야가 끊겨버렸다.

“이, 이게 에릭 거구나….”

유니는 손으로 머리카락에 묻은 정액을 쿡 찍어보고 있었다.

“유니! 지금 그럴 때가 아니야! 그 개가 나타났어!”

“어, 어? 지금? 여기엔 없는데… 아, 아린 쪽? 어디야?”

당황하며 마을을 둘러보던 유니는 뒤늦게 눈치를 채고 허둥지둥 댔다.

“그… 어디지? 미안,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어….”

이건 내 불찰이었다.

그들을 따라가면서 위치를 확실하게 기억해둬야 했는데, 유니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니 위치를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정령 소환이 풀려버렸으니 다시 확인해볼 수도 없다.

우리는 급히 흔적을 쫓으며 아린 일행을 찾았다.

하필 이런 중요한 순간에 연결이 끊겨버리다니…!

그 사이 무슨 일이라도 생겼으면 어쩌지?

초조한 내 마음과는 달리 위치는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불안해하고 있자 유니가 바쁜 와중에도 나를 보며 위로해주었다.

“괜찮아. 에릭 잘못이 아니야.”

“…내가 조금만 더 집중했으면.”

“내, 내가 그런 말을 해서 그래. 내 잘못이기도 한 거야.”

유니는 살짝 빨개진 얼굴로 그렇게 대답하고는 내 등을 탁 쳤다.

“아무튼! 그런 거니까 더 신경 쓰지 않기! 알았어?”

“…응.”

그리고 그들을 찾은 건 10분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다들 괜찮아?”

유니가 바람의 정령을 통해 목소리를 그들에게 전달했다.

저렇게 먼 거리로도 목소리가 전해지는구나.

당연히 안 될 줄 알고 시도도 안 해봤는데.

앞으로는 종종 활용해야겠다.

“응. 우린 다 무사해. 개도… 제압했어.”

“그래? 다행이다!”

세리아와 유니의 대화를 듣던 나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무사했다니 다행이다.

“그런데 그 들개 말이야. 사람이야.”

“…응?”

이야기를 듣던 유니가 눈을 깜빡였다.

뭐라고?

“그 개한테 납치됐다는 존이란 사람 있잖아. 그 사람이 개의 정체였어.”

세리아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 존이라는 사람이 검은 개의 정체였고, 그는 사실 이지를 잃고 괴물이 되어가는 저주에 걸렸다고 한다.

밤마다 지성을 잃고 개의 모습이 되어 마을 사람들을 공격하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개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났고, 몸집도 점점 커져 괴물에 가깝게 변해갔다고 한다.

“…아마 그들의 짓이겠지. 우리를 아세일라에 묶어둔 사이 이런 실험을 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

“사람을 상대로 이런 잔인한 짓을…!”

사천왕. 그들의 짓이란 말인가.

이런 잔인무도한 짓을 태연하게 벌이는 그들의 행태에 이가 갈렸다.

“흑마법이랑 저주가 섞인 것 같은데… 우선은 나랑 아린이 어떻게든 손을 봤거든. 그런데….”

어떻게든 정신을 되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저주 그 자체를 풀어버리지는 못했다고.

그는 이제 사람으로서는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에릭. 이 사람이 다른 마을 사람들을 해치긴 했지만, 그에게 죄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으음….”

사람을 죽인 건 사실이지만, 사실 그의 의지도 아니었고 오히려 그도 피해자에 가깝다.

그렇다면 그를 비난하긴 어렵지 않을까?

“나는 이 사람을 풀어주고 싶어. 더 이상 인간으로도 살지 못하지만, 그래도 살고 싶다고 그랬단 말이야.”

세리아는 이 사실을 밝히면 마을 사람들이 충격에 빠질지도 모르니, 이 얘기는 하지 말자고도 했다.

그의 부탁이기도 하다면서 그냥 동네 들개에게 저주가 걸렸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개는 풀어주자고 마을 사람들을 설득할 생각이라고 했다.

“저, 세리아. 근데 왜 혼자 있어?”

뜬금없이 유니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아, 지금 둘은 그 존이란 사람과 같이 있어. 일단 나만 얘기 하려고 빠져나온 거야. 이런 얘기 당사자 앞에서 하긴 좀 그렇잖아.”

하긴, 바로 옆에서 듣고 있으면 조금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으음… 에릭은 어떻게 생각해?”

나도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를 다시 풀어주는 게 맞는 걸까.

세리아의 말대로라면 이제 위협이 될 일은 없다지만… 앞으로 평생 혼자 개로 살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건 너무 가혹한 것 같기도 하고.

“나라면 부모한테 그런 모습을 보여주느니 그냥 죽었다고 할 거야.”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다소 고민되는 문제이긴 했지만, 결국 세리아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그들이 개를 데리고 마을 안으로 와서, 이제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마을 사람들 앞에서 직접 보여줄 계획이라고 한다.

모두에게 인정받고 나면 그는 이제 마을을 떠날 것이다.

그것이 그의 바람이라고 했으니까.

우선 이 개를 데리고 들어오는 건 세리아와 제렌 씨가 하고, 아린은 마을 밖에서 기다리고 있기로 했다.

적어도 한 때 인간이었던 그에게 아린이 마지막으로 기도하고 축복을 내려줄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사실을 적당히 포장한 채 마을 사람들을 중앙으로 한 데 모았다.

“허어, 결국 정말 개한테 마기가 씐 것이었구먼….”

“마왕이 부활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봐.”

“이거 참… 안심할 수가 없네….”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그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슬슬 올 때가 됐는데.

나는 초조하게 마을 입구를 바라봤다.

“어, 저기 온다!”

“세상에… 정말 크네.”

세리아와 제렌 씨가 거대한 개 한 마리를 데리고 마을로 걸어오고 있었다.

듣던 대로 사람만한 크기의 개였다.

검은 털과 붉은 눈동자.

확실히 무섭게 생겼다.

마을 사람들은 사전에 설명을 듣긴 했어도 공포심을 느꼈는지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어디서 구했는지 개한테 간이 목걸이까지 채운 세리아가 목줄을 잡고 입구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뭐해? 빨리 들어가자.”

다시 보니 그녀가 멈춰선 게 아니라 개가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중이었다.

세리아가 목줄을 잡아당기며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을 걸고 있었다.

그래도 사람이었다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살짝 좀 그랬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르니까 굳이 입에 담지는 않았다.

“후후….”

세리아는 살며시 웃더니 개의 귓가에 대고 뭐라고 속삭였다.

그러자 개가 놀라더니 마을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뭐라고 한 거지?

여전히 불안한 듯, 움찔움찔 떨면서 한 걸음씩 발을 옮기는 그 개는 딱히 무서운 몬스터로 보이지는 않았다.

마을 사람들도 이정도면 위험하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개에게서 고개를 돌린 나는 제렌 씨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무척이나 재밌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히죽 웃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