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화 〉 [짐꾼] 사랑의 매
“헤읍, 쥬릅….”
나는 열심히 입으로 내 자지에 봉사하는 세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우읍, 우음….”
그녀가 눈웃음을 지으며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쮸읍, 쯉.
호화로운 방에서 받는 그녀의 봉사.
무거운 짐을 잔뜩 지고 다니며 천막에서 자던 예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사치다.
정말 여생을 여기서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
나는 그녀들이 했던 제안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사천왕인 루엘라와 세라.
루엘라가 이 도시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애기는 옆에서 주워들었지만, 설마 여기 한 년이 더 있을 줄은 몰랐다.
그것도 알고보니 교회 수녀.
인간인 척 하고 있지만 그 정체는 사실 몽마였다.
그녀들이 이 도시의 모든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고 협박한 결과, 도시의 진실을 밖으로 전하려던 용사 일행의 계획은 좌절되고 현재 이 도시에 유폐된 상태였다.
난 이 유폐생활에 질린 세리아의 심심함을 달래주는 중이었고.
“후읍, 읍….”
따뜻한 입 안에서 그녀의 혀가 내 자지를 구석구석 청소한다.
슬슬 쌀 것 같자 난 그녀의 머리칼을 붙잡았다.
신호를 눈치채고 더욱 깊숙이 내 자지를 무는 세리아.
난 그녀를 오나홀처럼 거칠게 흔들며 그녀 입 안에 사정했다.
뷰르륵, 뷰륵!
“케흑, 컥, 켁….”
그녀는 괴로워하면서도 정액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커흑… 어, 어땠나요 주인님?”
“음, 많이 좋아졌어. 이대로만 해.”
“감사합니다!”
세리아가 내 칭찬에 활짝 웃었다.
난 그녀의 순수한 미소에 볼을 톡톡 쳐두고는 일어나 나갈 채비를 했다.
“어디 가시나요?”
“교회에.”
세리아는 그 말에 살짝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 여자 만나러 가나요?”
세리아는 내가 사천왕을 만나러 가는게 불만인 모양이었다.
그야 용사 파티는 사천왕을 모조리 잡고 마왕까지 쓰러뜨리는 게 목표인만큼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그들과 다르게 딱히 사명감 같은 걸 갖고 있진 않았다.
마왕이야 뭐 얘네들이 열심히 잡으면 되는 거고.
안 되겠다 싶으면 노예들만 데리고 도중에 튀면 된다.
사실 나도 굳이 그 위험한 것들과 얽힐 생각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그 세라라는 음마 사천왕은 나에게 할 얘기가 있는 것 같았다.
정오에 교회로 오라고 했었지.
나는 오늘 아침 머리맡에 놓여있던 정체모를 쪽지 내용을 다시 떠올렸다.
제법 격식을 갖춰 쓴 편지였다.
종이 양식이 쓸데없이 고급진 걸 보니 정말 교회에서 보낸 것 같았는데, 친절하게도 밑에 누가 보냈는지 적어뒀다.
“불만인가?”
“아니요.”
내가 살짝 인상을 쓰며 묻자 세리아가 즉시 대답했다.
개인적으로는 꺼림칙한 상대지만, 주인이 가겠다는 걸 말리진 않는다.
좋은 태도다.
나한테 위협이 될 것 같아 걱정하는 것 아닌가.
“날 걱정해주는 건 알아. 그렇지만 내가 고작 그런 년한테 당할 것 같아? 걱정말고 기다리고 있어.”
“네, 주인님.”
세리아는 무릎을 꿇은 채 발그레 볼을 붉혔다.
내가 방문을 나서 문을 닫을 때까지, 그녀는 머리를 바닥에 붙이고 있었다.
“시간 딱 맞춰서 왔네.”
“내가 이런 건 좀 정확하지.”
세라는 교회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어깨 밑으로 내려오는 긴 생머리를 한 그녀는 내 자연스러운 반말에 재밌다는 듯 미소지었다.
같은 인간도 아닌데 내가 존댓말 쓸 필요는 없잖아. 그렇지?
“재밌네. 역시 이 정도 담력은 가져야 차기… 아차차, 입조심.”
그녀는 자기 입을 찰싹 치면서 배시시 웃었다.
이년 이거, 연기구만.
꽤 정교하지만 숨길 수 없는 연기톤이 묻어나온다.
역시 처음 볼 때부터 생각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친한 척 구는 년들이 제일 위험한 년이다.
“그래서 나한테 무슨 볼일이지?”
“으음… 심심해서?”
“돌아간다.”
이 미친년이 세리아 따먹기도 바쁜데 별 것도 아닌 일로 날 불러?
“와아앗! 미안, 농담이야! 가지마!”
내가 몸을 홱 돌리자 그녀가 다급히 나를 붙잡았다.
이것도 연기다.
“진짜 목적은?”
“하아… 재미없는 남자네. 뭐, 좋아. 차가운 남자도 나름의 맛이 있지.”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할짝 입맛을 다셨다.
…설마 이 미친년이 날 따먹을 생각은 아니겠지?
“아하하!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인다, 얘. 미안하지만 난 저기 길거리에 널린 창년들과는 다르거든? 내 몸은 오직 마왕님의 것이야. 손댈 생각도 하지마.”
그래.
존나 유혹하는 척은 하지만, 어쨌든 자긴 마왕 좆집이란 소리였다.
이런 정신나간 소리를 잘도 뻔뻔하게 하네.
“아무튼, 내 진짜 목적이 궁금한 거지? 음… 뭐라고 할까….”
이미 고민하는 시점에서 진짜 목적이 아닌 것 같은데.
“응. 이걸로 하자. 널 도와주려고. 어때?”
“전혀 믿음이 안 가는데?”
“흐음, 근데 진짜야. 두 번째 노예, 필요하지?”
세라의 말에 순간 움찔했다.
루엘라도 그렇고, 이년도 그렇고 왜 이렇게 눈치들이 빠르지?
루엘라가 말해준건가?
“후후… 척보면 딱이지. 내가 도와줄 수 있어.”
“…왜?”
루엘라도 그랬고, 왜 이 여자도 나를 도와주려고 하지?
용사의 동료들이 내 노예가 되면 마왕을 잡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거기까진 말해주기엔 아직 이른 거 같은데. 아무튼 할래 말래?”
방긋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수상쩍다.
너무나 수상해서 진짜인 거 같기도 하다.
“일단 말해봐. 듣고나서 생각해보지.”
이왕 호의적으로 굴 거면 조금 더 호구처럼 행동해봐.
이유는 몰라도 써먹을 수 있으면 안 써먹을 이유가 없지.
“후후… 대단한 자신감이네. 내가 사실 너희 둘을 살짝 지켜봤는데 말이지….”
그녀는 자기가 세운 계획을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했다.
세라의 생각을 들은 나는 그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
세라의 협력을 받은 나는 내 정체를 들키지 않고 아린의 봉사를 받았다.
세라 이 미친년은 대체 무슨 발상으로 그랬는지 고해실에 자지를 끼울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놓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
건너편에는 세라와 아린이 같이 앉아있었는데, 세라의 말에 따르면 원래는 혼자 있어야 하지만 자기가 억지로 아린을 데려왔다고 했다.
뭔가 수작을 부렸는지 아린은 내 목소리를 듣고도 내가 누군지 몰랐다
나는 세라가 사전에 준비했던대로 적당한 고민을 늘어놓으며 시간을 끌었고, 세라는 나한테 안 들키도록 몰래 자리를 비웠다. 물론 사전에 입을 맞췄던 부분이니 나는 알고 있었다.
아린은 그녀가 막무가내로 빠져나가자 당황하면서도 자연스레 고해를 이어나갔고, 나는 바지를 내리면서 구멍에 내 자지를 쑤셔넣었다.
“자, 수녀님! 빨리 제 죄를 정화해주십시오!”
아린은 무슨 상황인지 이해를 못해 패닉에 빠졌고, 나는 원래부터 이랬다는 듯 자연스레 세라를 찾았다.
“이, 이런 건….”
“평소에 하던 ‘그거’ 안해주십니까? …엇, 혹시 다른 분이신가?”
아린은 자기가 여기 있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았는지, 한참을 망설이다 내 유도에 넘어가 세라 수녀인 척을 했다.
즉, 내 자지를 그녀처럼 훑어주었단 말이다.
뭐, 처음이라 상당히 어설펐지만 나쁘지 않았다.
이런 여자가 남자를 위해 봉사기술을 배워나가는 것도 제법 꼴리는 포인트다.
“먼저 숙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재밌는 걸 볼 테니까.”
세라는 사정을 마치고 홀가분한 얼굴로 나온 나에게 그렇게 조언했다.
무슨 일인지 나와 교대하듯 교회를 찾은 용사를 지나치며 나는 숙소 앞에서 대기했다.
중간에 볼일을 마친 용사가 다시 숙소로 들어갔는데, 날 보며 살짝 의아해하긴 했지만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뭐야, 재밌는 거 없잖아.
이 미친년이 나를 속인 건가?
워낙에 또라이 같은 년이라 정말 그럴지도 몰랐다.
나는 속으로 열심히 그녀를 씹어대면서 방 안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세리아가 꽤나 기다리고 있겠군.
그렇게 생각하며 벽에서 등을 떼자, 저 멀리 누군가 걸어오는게 보였다.
어디 창관 출신 여자 같았다.
거의 옷을 벗은 차림으로 돌아다니는데 부끄럼 하나 없이 당당하게 걷는 모습이 누가봐도 아세일라의 주민이다.
그 중에서도 일부러 자기 몸을 보여주며 은근슬쩍 유혹하는 건 창녀들밖에 없다.
여기 창녀들보단 세리아가 더 낫지.
쓸데없는 거 구경했네.
다시 시선을 떼려던 찰나, 나는 문득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잠만. 저렇게 머리카락이 긴 여자가 아린말고 또 있다고?
금발이야 드물지 않지만, 저렇게 허리 아래로까지 내려오는 금발이 그녀말고 또 있을 리가 없다.
…그럼 저게?
나는 슬쩍 구석으로 가 숨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아린이었다.
거의 다 비쳐보이는 옷을 입고 있는 그녀는 새빨간 얼굴로 몸을 가릴 생각도 안 한 채 길거리 한복판을 걷고 있었다.
얼굴은 금방이라도 부끄러워 숨어버릴 것 같으면서도 자기 가슴은 당당히 드러내고 있다.
불안하게 계속 주변을 둘러보는 걸 보니 아직 수치심은 남아있는 것 같은데, 아마 아무도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으니 더 당당하게 굴기로 마음먹은 것 같았다.
이러고 다니는 사람들은 그녀 말고도 널렸다.
다른 곳에서야 이러고 다니면 그냥 변태 그 자체지만 여기서는 그냥 널리고 널린 아세일라의 주민 중 하나다.
아린은 그 사실에 안도감과 쾌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주민들은 그녀를 못 본 체 하는 게 아니었다.
그들의 끈적한 시선은 아린의 가슴을 음미했고, 그들에게는 그것이 하등 이상할 것 없는 일상이었다.
아린은 이 리스크 없는 쾌락에 푹 빠져있는 것 같았다.
저 옷은 세라가 입힌 거겠지.
무슨 재주로 입혔는지는 몰라도, 이 상황을 의도했던 건 분명하다.
은근슬쩍 빈약한 가슴을 강조하며 당당히 걷던 아린은 숙소 앞에서 모습을 드러낸 나를 보고 굳어버렸다.
“…뭐하십니까, 신관님?”
나는 속으로 세라에게 감사했다.
그녀를 ‘계도’시켜줄 기회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