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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파티의 짐꾼-76화 (76/236)

〈 76화 〉 [용사] 첫 교육

“바지 내려봐.”

나는 세리아의 말에 순간 아연실색했다.

…뭘 하라고?

내가 가만히 서있자 그녀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뭐해. 바지 벗으라니까.”

“아, 아니, 세리아… 갑자기 그건 좀….”

내 반응이 마음에 안 드는지 그녀의 발이 까딱거린다.

“에릭. 나는 지금 널 도와주려는 거야. 자꾸 그렇게 발정난 상태로 돌아다니면 우리 체면이 뭐가 되겠어, 안 그래?”

“발정이라니….”

내가 짐승도 아니고, 고작 그런 것 하나 못 참겠는가.

심지어 이번 일의 계기도 아린 그녀가 먼저 시작한 건데!

그렇지만 이미 내 잘못이라고 시인한 이상 끝까지 그런 것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래도 갑자기 바지를 내리라고 하는 것도 좀….

“에릭, 나를 실망시키지 말아줘.”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가 나를 꿰뚫었다.

고개를 드니 그녀의 얼어붙은 얼굴이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불처럼 활활 타오르던 그녀는 어디가고, 내 앞에 있는 건 얼음장 같은 세리아뿐이었다.

“얼른.”

바지를 벗는 것 쯤이야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세리아의 부탁 하나 못 들어줄까.

그렇지만 이건… 이건 좀 달랐다.

“후우… 알았어. 잘 해내면 내가 보상을 줄게.”

내가 한참을 망설이자 그녀가 한 발 물러났다.

“보상이라니?”

“네가 좋아하는 거♡”

꾸욱.

세리아가 발로 내 성기를 눌렀다.

“읏!”

…이게 정말 세리아가 맞는가?

처음으로 관계를 맺은 후, 세리아는 너무나 달라져버렸다.

성에 조금 더 개방적이 되었달까, 아니, 개방적인 수준을 넘어 나를 가지고 놀려는 듯한 느낌이다.

전에 동네 형들이 나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여자들은 지배당하는 걸 좋아하지만, 개중에는 지배하는 걸 좋아하는 여자도 있고 심지어는 둘 다인 사람도 있다고.

혹시 세리아는 그 쪽인걸까?

어쩌면 나와 한 번 자고 난 뒤 그 본성이 개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떤 의미로는 내 탓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그래, 이건 일종의 책임이다.

세리아가 이렇게 변해버린 것에 대한 내 책임.

…딱히 보상을 기대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나는 망설이다 바지춤에 손을 올렸다.

털썩.

바지를 내리자 천으로 된 속옷 한 장이 드러났다.

“팬티도 벗어야지, 에릭.”

“그… 정말 이래야해?”

막상 속옷까지 벗으려니까 엄청난 수치심이 몰려든다.

세리아가 나를 놀리고 있는 듯한 이 느낌.

정말 도와주려는 거 맞지?

“얼른.”

다시 그녀의 발이 까닥거렸다.

나는 한숨을 쉬며 속옷까지 내렸다.

“아하하! 정말 벗었네. 대단해, 에릭.”

그녀가 놀리는 건지 응원하는 건지 모를 말을 했다.

“그런데 왜 가리려는 거야? 뒷짐 좀 져볼래?”

“그….”

내가 망설이자 세리아가 다가와 내 손을 치웠다.

“서있네. 벌써 흥분한 거야?”

“…그, 그만하면 안 될까, 세리아?”

부끄럽다.

처음 몽정했던 걸 유니에게 들켰을 때만큼 부끄러웠다.

“안돼. 얼른.”

나는 하는 수 없이 그녀의 말을 따랐다.

이번 한 번만 그녀에게 맞춰주자.

내 성욕이 문제니 어쩌니 하지만, 내가 얌전히 지내면 그녀도 이런 짓을 더 하지는 않겠지.

“흐응… 이게 전부야? 더 못 세워?”

“으… 응.”

세리아는 내 성기를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딱히 정욕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순수한 의도로 나를 도와주려는 건가?

그런데도 나는 그녀 앞에서 이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흥분해버렸다.

“귀엽네.”

그녀가 내 성기를 만지작거렸다.

“윽…! 세, 세리아!”

“아, 그렇지 참. 관리해줘야지.”

세리아는 장난감처럼 내 고추를 가지고 놀다가 손을 뗐다.

“음… 어떻게 할까.”

그녀는 고추를 발딱 세운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볼에 손을 올리며 잠시 고민했다.

“아, 그래. 에릭, 자위해볼래?”

“어?”

세리아… 앞에서?

상상도 못했던 말에 순간 내 정신이 아득해졌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 위만 옷을 입고 있으니 좀 이상하네. 위쪽도 벗어줄래?”

“아, 아니… 세리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왜?”

그녀는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물었다.

차라리 날 놀린다거나 뭔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라면 나도 할 말이 많았다.

그렇지만 세리아는 정말 순수하게 나를 도와주겠다는 목적으로 이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정말로 이런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무래도 세리아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그… 세리아, 이런다고 딱히 무슨 도움이 된다거나 하지는….”

“빨리 벗어.”

세리아의 표정이 다시 한 번 굳어졌다.

그녀의 눈은 나를 향해있었지만, 그 눈동자는 사람을 바라보는 눈동자가 아닌 것 같았다.

세리아가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정말 그렇게 느껴져 순간 오싹했다.

“…미안, 에릭. 하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거야.”

그녀는 내 겁먹은 얼굴을 봤는지 표정을 풀고 사근사근하게 말을 건넸다.

“에릭은 내가 도와주는 게 싫어?”

“…그, 그건 아닌데….”

왠지 이걸 아니라고 했다가는 세리아를 피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물음을 부정했다.

“그럼 옷을 벗어줘.”

아니 대체 여기서 뭘 어떻게 하면 저런 결론이 나온단 말인가?

황당하기 짝이 없지만 세리아의 표정은 한없이 진지했다.

“당황스러운 건 이해해. 그래도 이번 한 번만 내 말을 따라봐. 응?”

“…후우, 이번만이야.”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부끄러워서 더 못하겠다.

나는 이것도 세리아가 표하는 일종의 관심이라 생각하며 상의를 벗었다.

“자, 그럼 시작해봐.”

“그…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거야?”

“해보면 알아.”

여전히 이해가 안가는 부탁이었다.

정말 그냥 세리아가 이런 걸 좋아해서 나한테 부탁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당황스럽긴 해도, 뭐… 많이 부끄럽지만 세리아를 위해서라면 한 번 쯤은 해줄 수 있다.

그럼 다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걸 해달라고 부탁해도 되겠지?

내가 그녀의 부탁을 들어줬으니, 그녀도 내 부탁을 하나 들어주는 것이다.

세리아가 내 말을 고분고분 따라주는 모습을 생각하자 나도 모르게 하반신에 힘이 들어갔다.

탁탁.

“푸흣… 크흡….”

세리아는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내 자위를 관망했다.

그녀의 숨죽인 웃음을 들으니 얼굴이 벌게졌다.

제길,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설마 살다살다 날 좋아하는 여자애 앞에서 자위를 하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흐응… 남자 혼자서는 이렇게 하는 구나….”

세리아는 신기한 걸 본다는 듯 열심히 내가 손으로 고추를 훑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부끄럽다. 너무 부끄럽다.

그렇지만 한 번 하고 나니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크읏… 읏….”

조금만 더하면, 금방이라도 싸버릴 것 같다.

그러나 순간 나는 지금 바로 싸버리면 내가 너무 볼품없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빨리 싸버리면 세리아가 실망할지도 모른다.

실망? 세리아가 고작 그런 걸로?

나도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왠지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었다.

탁탁!

“쌀 것 같으면 말해 에릭.”

“으… 응!”

나는 그녀가 내 눈앞에서 흥미진진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자위에 몰두했다.

다시 한 번 그녀의 안에 내 것을 집어넣고 싶다.

그녀가 나한테 안겨 헐떡이는 모습이 보고 싶다.

세리아… 세리아…!

“읏…! 나, 나온….”

“응, 거기까지.”

탁.

그녀가 갑자기 내 손을 붙잡았다.

“무슨….”

“잊었어? 이건 에릭의 원숭이 같은 성욕을 억제하기 위해 하고 있는 거라구. 벌써 성욕에 지면 어떡해.”

“아….”

분명 그녀의 말대로였지만, 가기 직전에 멈춰버린 내 고추는 이미 벌떡거리며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었다.

“그, 그래도 지금….”

“안돼.”

그녀가 얼굴을 굳히며 그렇게 말했다.

“에릭은 말야, 좀 참을성을 길러야해. 이건 그 연습이야.”

세리아는 그렇게 내 팔을 잡고 잡시 기다렸다.

당장이라도 싸버릴 것 같은 내 흥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가라앉았다.

“그치? 조금만 참으면 버틸 수 있다니까. 한 번 더 해볼까?”

그녀의 웃음은, 왠지 조금 두려웠다.

“그만.”

내 손이 우뚝 멈췄다.

“흐으… 흐으….”

또다.

또 직전에 멈춰버렸다.

막 세상 빛을 쬐려던 정액들이 내보내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어때? 좀 적응한 거 같아?”

“저… 전혀….”

이런 짓이 정말 효과가 있는 건가?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고추 끝에서는 뭔지 모를 투명한 액체가 뚝뚝 떨어지는데, 정작 정액은 단 한 번도 밖으로 배출되지 못했다.

“갈수록 점점 짧아지네. 한 번 더 해볼까?”

“…그, 그만하자 세리아. 제발….”

나는 세리아에게 필사적으로 사정했다.

이런 짓을 대체 얼마나 더 반복하려고 이러는 거지?

“…그래, 알았어. 그렇게까지 부탁하는데 들어줘야지.”

그녀의 말에 내 얼굴이 환해졌다.

“후후, 좋아? 좋아하는 걸 보니 나도 기뻐.”

나를 보고 살짝 웃던 세리아가 갑자기 내 고추를 확 쥐었다.

“윽!”

“그럼 이제 약속해던 보상을 줘야겠네?”

보, 보상….

“내가 주는 보상은….”

그녀가 내 성기를 붙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사정’이야.”

쥬르륵.

세리아는 무척이나 능숙한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나를 사정시켰다.

쌓이고 쌓인 정액이 물처럼 흘러내렸다.

“앗, 윽….”

“후후, 기분 좋아?”

세리아가 손수건을 꺼내 손에 묻은 정액을 닦으며 그렇게 물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고만 내 앞에 그녀의 손수건이 나풀거리며 날아왔다.

“고생했어, 에릭.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보자.”

“다… 다음?”

내가 설마하는 마음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자 세리아가 나를 내려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이게 설마 단 한 번에 고쳐질만큼 만만한 일인 줄 알았어? 앞으로도 시간 날 때마다 내가 봐줄게.”

“어….”

에릭은 자신의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참, 나는 잠깐 들릴 데가 있으니까 힘들면 여기서 잠시 쉬다 가.”

“어, 어딜 가는데?”

무심코 튀어나온 질문에 세리아의 행동이 잠시 멎었다.

“아린 만나러.”

그렇게 말한 세리아는 다시 겉옷을 걸치고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방을 나섰다.

다리 사이에서 흘러나온 하얀 물로 바닥이 축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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