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 [짐꾼] 주종관계
“케흑, 흑… 흐윽…♥”
세리아는 침대 위에서 개구리처럼 다리를 벌린 채 하반신을 덜덜 떨고 있었다.
질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하얀 정액은 이미 웅덩이를 이루고 있다.
“후우….”
나는 침대를 벗어나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쌓아둔 음식들을 손으로 집어먹었다.
음, 역시 싸구려 여관 음식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군.
잠시 의자에 앉으며 허기를 달래고 있자 세리아가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근데 이거 무슨 요리지?
저녁으로 내온 요리라 그런지 지금 먹기엔 좀 부담스러웠지만, 워낙에 맛있어서 잘만 넘어간다.
“츄읍, 츄릅… 음식은 입에 맞으시나요?”
“좀 기름지긴 하네. 다음에는 기름기 없는 걸로 달라고 해.”
“네에♥”
세리아는 내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이 상황에 적응한 것 같았다.
하긴 여기 와서 하루종일 박아대기만 했는데 정신이 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
그거나 다시 해볼까.
“세리아. 그거 다시 해봐.”
“아… 네, 네에….”
그녀는 내 자지에서 입을 떼고선 무릎을 꿇은 채 엉덩이와 무릎만으로 두 걸음쯤 뒤로 물러났다.
“에, 에릭 같은 것에게 미련을 가져서… 죄, 죄송합니다….”
그녀가 공손하게 머리를 숙여 절했다.
세리아한테 마구 박고 싸고 한지 오늘로 이틀째.
아무래도 루에가 준 이 목걸이는 좀 정신나간 물건인 듯 싶었는데, 하루종일 세리아에게 박아도 도통 지치질 않았다.
어떻게 하루종일 박는데도 안 지치지?
설마 목걸이가 아니라 이 문신 때문인가?
둘 중 어느쪽이든 이미 인간의 범주는 벗어난 것 같다.
심지어 잘 때조차 그녀 몸 속에 자지를 삽입한 채로 잤는데, 그녀 질에 내 자지가 30분 이상 들어가 있지 않은 때는 오직 용사가 찾아왔을 때밖에 없었다.
후, 생각하니 또 짜증나네.
하필이면 또 민감한 문신 얘기를 꺼내가지고.
그녀가 적당히 잘 넘겼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그 새까만 장미를 그대로 보여줄 뻔했다.
앞으로도 계속 속일 수는 없으니 무언가 대처법을 마련하긴 해야겠지.
뭐 그건 앞으로 차차 고민하면 될 일이다. 환영마법이든 뭐든 방법이 있겠지.
나한테는 그런 것보다 세리아가 순간 용사에게 보였던 망설임이 더 중요한 문제였다.
용사에게 새겨진 세리아의 장미가 설마 그렇게 변했을 줄은 몰랐지만, 그걸 본 세리아는 정말 그에게 돌아갈 수는 없다는 사실을 눈으로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이미 나한테 평생을 바치기로 마음먹었으면서 또 그렇게 용사 그 자식한테 흔들렸다는 사실은 나를 배신하는 행위였다.
그래서 나는 생각날 때마다 그녀의 잘못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그 놈은 뭐라고?”
꾸욱.
발로 머리를 짓누르며 물으니 세리아는 용사가 돌아간 뒤 하루종일 주입당한 대사를 그대로 읊었다.
“에, 에릭은 실좆에 우유부단하고 줘도 못 먹는 남자답지 못한 쓰레기에요….”
“그런 놈에게 세리아는 너무 아깝지?”
“네에… 저를 받아주실 분은 주인님밖에 없어요.”
이 중 얼마만큼이 그녀의 진심인가?
그건 중요치 않았다.
이건 그녀의 마음속에서 진실이 되어야만 했다.
내가 그렇게 만들고 있으니까.
“일어나. 이거만 마저 먹고 다시 박아줄테니까 대충 정리해두고.”
“읏… 네, 주인님.”
그녀의 엉덩이가 파르르 떨렸다.
내가 마저 식사를 하는 사이 세리아는 마법으로 시트 위의 정액웅덩이를 치우고, 자기 자궁에 다시 복구마법을 걸었다.
이것도 처음에는 비처녀 걸레들이 남자들 기만하는 용도로 쓰는 사악한 마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번 써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할 때마다 처녀막을 뚫을 수 있다고?
심지어 이 마법을 쓰면 확장된 질도 원래대로 돌아간다.
심지어는 조금 번거로워도 한 번 박을 때마다 처녀막을 깨뜨릴 수도 있었다.
너무 많이 하니까 기절할 것 같길래 오래는 못했지만.
이 복구마법은 그야말로 마법계의 혁명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망가진 물건을 복구하는 정도의 마법이었다는데, 도대체 어떤 혁명가가 이런 발상을 떠올렸을까?
그런 사람들이 진짜 마법사지, 어디 뭐 뒤에 숨어 불덩이나 찍찍 날리는 그런 계집애 같은 게 마법사라고 할 수 있겠나?
그런 면에서 세리아는 마법사가 아니라 계집년이 맞았다.
아무튼 이렇게 퇴폐적인 삶을 보내는 것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방탕하게 노는 게 대체 얼마만이지?
지난 며칠 간 원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야 있었지만 아린 이 시발년 때문에 그럴 생각도 못했다.
그녀는 진짜 미친년이었다.
하마터면 성욕이 뭔지 기억도 못 한 채 그대로 고자가 될 뻔하지 않았는가.
물론 아직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해소의지조차 없었던 어제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지.
이번에는 어떻게 박아볼까.
잠시 고민하던 차에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똑똑.
“세리아 있어?”
유니의 목소리다.
나는 세리아와 잠시 눈이 마주쳤다.
“흐읏….”
나는 재빨리 투명마법을 걸고 구석에 숨었다.
세리아는 그와 동시에 방 전체에 걸어뒀던 방음마법을 해제했다.
“방에 없나봐.”
“그럴리가요. 방금 전에 용사님이 만나고 왔다고 했어요.”
아린도 있는 모양이다.
후, 시발년 넌 두고보자.
주변을 얼추 정리한 세리아는 옷과 머리를 대충 다듬고선 문을 열었다.
“와앗! 깜짝이야.”
“자고 있었나요? 머리가 엉망이네요.”
아무 소리 없이 조용히 열린 문에 놀란 유니와 세리아의 헝클어진 머리를 지적하는 아린.
세리아는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매만졌다.
“으, 응…. 그래서 시간이 좀 걸렸어. 근데 무슨 일이야?”
“놀자!”
유니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그렇게 말했다.
“응?”
“유니가 심심하다길래… 혹시 바쁘시다면 다음이라도 괜찮아요.”
세리아가 잠시 나를 돌아봤다. 내가 어디있는지는 그녀도 몰라 대충 방을 돌아본 것처럼 보였지만 이건 내 허락을 구하는 거다.
나는 그녀 곁으로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
“들어오라고 해.”
처음에는 그냥 보낼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좀 궁금했다.
얘네는 뭐하면서 놀까? 어차피 섹스는 그녀들 돌아가면 얼마든지 할 수 있잖아.
“드, 들어와….”
아린과 유니는 방 안에 들어오더니 순간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뭐지?
“…살짝 더운데 창문 좀 열어도 될까요?”
“으, 응. 그게 좋을 거 같아!”
세리아도 무슨 상황인지 이해를 못 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아린이 창문을 열려고 내 쪽으로 다가오자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인상을 쓴 채 코를 살짝 쥐고 있었다.
아차, 냄새를 못 뺐구나.
우리 둘이야 하루종일 여기 있다보니 눈치를 못 챘지만, 밖에 있다 들어온 그녀 둘은 이상한 냄새를 맡은 것이다.
암컷과 수컷의 교미 냄새를.
용사는 아무 반응도 없길래 이 점을 신경 쓰지도 못했다.
하긴 뭐 그 때야 지금처럼 빡세게 하지 않았으니 냄새도 덜 났겠지만… 하여튼 눈치라고는 전혀 없는 놈이었다.
그러니 세리아가 자기 안마로 기분 좋아진 줄 알지.
그녀는 내가 보지 만져주는 게 좋았을 뿐인데.
아린이 창문을 열자 유니가 슬며시 세리아에게 보이지 않게 손가락질을 했다.
갑자기 방 안에서 밖으로 바람이 부는 걸 보니, 바람의 정령으로 냄새를 빼는 것 같았다.
왠지 기회란 생각이 들어 바람의 흐름에 맞춰 아린의 치마를 살짝 들췄다.
“꺄앗!”
아린이 당황하며 신관복 밑단을 눌렀다.
그녀는 순간 당황한 듯 주변을 둘러봤지만, 당연히 그녀 주변엔 아무것도 없다.
아린은 이상하단 표정을 짓고선 다시 세리아와 유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니 문득 며칠 전 생각이 났다.
세리아가 나한테 복종을 선언했던 그 다음 날, 나는 세리아에게 한 가지 명령을 내렸다.
아린의 속옷을 전부 훔치라는 명령을.
기특하게도 내가 그걸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는지 전부 나한테 가져왔는데, 그 때의 나는 성욕이 거세된 상태라 흔적을 지운답시고 그냥 태워버렸다.
병신 같은 놈….
사실 그냥 노팬티 알현으로 곤란해 하는 아린의 표정을 보고 싶었을 뿐이지만, 당연히 나는 따라가지도 못한데다가 그마저도 세리아가 자기 팬티를 빌려줬다고 한다.
하긴 상식이 박혀있는 인간이면 팬티가 사라졌다고 안 입고 거기 가진 않겠지.
그런데 문득 궁금해진 것은, 과연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팬티를 새로 구했을까?
궁금하지만 들춰볼 수도 없다. 그건 너무 티나니까.
그렇다고 치마를 슬쩍 들춰 안으로 파고들어가 확인할 수도 없었다. 그녀의 신관복은 누가 종교인 아니랄까봐 밑단이 무척이나 길고 폭이 좁았다.
귀족들 스커트마냥 펑퍼짐하지 않아 고개만 파묻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아쉽지만 언젠가는 맨눈으로 보리라 다짐하며 그녀를 보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유니, 뭐하려고?”
“짜잔! 시종 분들한테서 빌렸어. 요즘 유행하는 게임이래!”
유니가 꺼낸건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주사위와 말이었다.
보드게임이구만.
제법 유명한 녀석이다.
“애들 장난감 아닌가요? 비장의 수라는 게 이거였어요?”
아린은 별로 흥미가 없는 듯 했다.
그래, 나도 저거 하기 전에는 몰랐지. 이게 그렇게 재밌을 줄은….
“아냐! 재밌댔어! 근무시간에 몰래 할 정도라고 했는걸!”
“그건 그거대로 문제인 거 같은데.”
세리아도 시종들의 근무태만을 문제시하며 영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유니는 어지간히 심심했는지 세리아와 아린을 데리고 어떻게든 게임을 시작하려 했다.
둘 다 유니의 부탁이니 어쩔 수 없이 들어준단 태도로 자리에 앉았다.
얼마나 걸릴까. 한 30분?
난 느긋하게 침대에 누워 초보자인 그녀들이 얼마나 게임에 빠질지 지켜보기로 했다.
“세리아! 왜 자꾸 저만 공격하죠? 유니를 공격하는게 더 이득이잖아요!”
“마법사는 더 먼 미래를 바라보는 법이지.”
“크읏… 설마 저번에 제가 한소리 했다고 이러는 거에요?”
“아하하! 내 차례 맞지? 공격! 공격!”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 셋은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완전히 빠져버렸다.
간단한 룰에 비해 막상 게임을 해보면 생각보다 생각할 점이 많은 전략게임.
배우긴 쉽지만 통달하긴 어려운, 정말 훌륭한 게임이다.
그녀들은 분주히 손을 놀리며 말을 이리저리 옮기고 있었다.
세리아도 지금은 나를 잊었는지 그녀들과 놀며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그렇지만 완전히 잊은 것은 아니다. 이러면 반응이 오니까.
나는 목덜미에 대고 바람을 훅 불었다.
“힉!”
“왜 그래 아린?”
“바… 바람이 불었나봐요.”
갑자기 목덜미에 바람이 닿자 화들짝 놀란 아린은 자기 목덜미를 매만지며 그렇게 말했다.
바람이라.
지금 아린이 창문 바로 앞에 앉아 있으니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바람이 분 것도 맞다. 바깥에서 온 게 아니라 내가 불었을 뿐.
세리아는 상황을 눈치챘는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창문 이만 닫을까요? 바람이 조금 센 것 같아요.”
“아까 덥다고 하지 않았어? 조금 더 열어두지 그래?”
창문을 닫으려하는 아린을 세리아가 말렸다.
좋아, 역시 눈치가 빨라.
“으음… 그러죠.”
아린은 조금 떨떠름한 표정으로 다시 게임에 집중했다.
그녀의 말이 세리아의 기물을 공격하려 할 때, 나는 다시 그녀의 목덜미에 바람을 불었다.
훅.
“히얏!”
“…아린?”
“바, 바람 맞죠?”
아린은 생각보다 목덜미가 약한지 한 번 바람을 불어줄 때마다 재밌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설마 누가 자기 목덜미에 대고 바람을 불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 아린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창문을 바라봤다.
“바람 분 적 없다는데?”
유니가 정령에게 물어봤는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그, 그치만 방금 분명….”
“착각 아니야?”
세리아가 둘에게 보이지 않게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말했다.
아마 그녀의 입은 웃고 있으리라.
“아, 아니에요! 설마 이런 걸 헷갈리겠어요? 벌레…도 아닌 거 같은데.”
아린은 여전히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이거 재밌긴 한데 너무 많이하면 눈치챌 거 같다.
“다음에도 또 그러면 창문 닫자. 아린 차례니까 마저 해.”
“…네, 그럼 일단 세리아 거부터 잡고….”
“뭐? 왜?”
그렇게 내 소소한 장난을 겸한 그녀들의 즐거운 시간이 흘러갔다.
“그보다 세리아, 들으셨나요? 내일 저희 드레스가 도착한대요.”
“드레스?”
드레스? 왠 드레스.
“며칠뒤면 만찬이잖아요. 그 때 입을 드레스라던데요.”
“헤헤, 나 드레스는 처음이라 좀 기대돼.”
그러고보니 무슨 행사가 있다고 여기 갇혀있는 거였지.
무슨 행사인가 했더니 저녁 만찬이었나보다.
“몰랐어…. 내일이었구나.”
“진짜 그동안 방에만 계셨나요? 어째 용사님이랑 똑같으시네요.”
그야 하루종일 섹스만 했으니 밖으로 나갈 일이 있나.
용사는 상대가 없으니 하루종일 자위나 했겠지?
“드레스 그거 비싸겠지?”
“그럼요. 한 번 입어보고 당일까지 내버려 두는게 좋을 거에요. 찢어지기라도 했다간 큰일이니까요.”
유니의 물음에 아린이 친절하게 답해줬다.
그렇군, 비싸단 말이지.
머릿속에서 재밌는 계획이 착착 잡히기 시작했다.
“하아… 생각만 해도 갑갑한데. 정말 입어야 해?”
세리아가 투덜거렸다.
저런 행사용 복장은 입는 것도 일이고 입고 나서도 일이다.
보나마나 왕부터 시작해 온갖 귀족들이 나란히 모이는 자리이겠지.
안 그래도 불편한 옷인데 그런 상태로 식사가 제대로 넘어가긴 하겠는가?
난 저기 갈 일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어쩔 수 없죠. 다들 마왕이 퇴치되기만을 바라고 있으니까요.”
“우으… 우리 마을에서 하던 잔치랑은 많이 다르겠지?”
둘은 그 뒤로도 잠시 더 이야기를 하다 돌아갔다.
세리아는 간만에 즐거웠는지 그들이 돌아가고서도 계속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세리아.”
“앗, 네.”
내가 마법을 풀고 그녀에게 말을 걸자 그녀가 허리를 꼿꼿이 폈다.
“너 환영마법 같은 거 쓸 줄 아냐?”
“…네?”
잘만하면 재밌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