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 파티의 짐꾼-63화 (63/236)

〈 63화 〉 [짐꾼] 함락

“히윽, 윽… 하윽….”

한 번 허리가 왕복할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까 좀 식어버려서 살짝 쪼그라들었지만, 이렇게 질내를 왕복하며 마찰시키다보니 자지도 서서히 커져간다.

“아핫… 커, 커졌다아…♥”

그녀가 내 허리에 손을 두르며 기분 좋게 흥얼거렸다.

아 시발, 근데 여전히 별 감흥이 없네.

아니, 이년을 완전히 함락시켜버린 건 존나 기분 좋긴 한데. 딱히 이 섹스가 즐겁진 않단 말이야.

그냥 세리아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몸으로 일하고 있는 기분이다.

“아흣, 하앗… 왜, 왜 아무 말도 없어요…?”

“용사랑 내 거 중에 뭐가 더 좋지?”

“그, 그건….”

아직 그를 완전히 잊지는 못했는지 그녀의 얼굴에 잠시 망설임이 스쳤다.

내가 박아주는 속도를 늦추자 그녀가 황급히 덧붙인다.

“주, 주인님이요! 에릭은… 에릭은 너무 자, 작고… 못해서….”

“잘 안 들리는데?”

그녀를 서서히 자극하면서 속도를 다시 높여주자 그녀가 내 얼굴을 바라보며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에… 에릭보다 주인님 게 더 좋아요…♥”

“크흐흐, 좋아.”

섹스론 만족을 못하겠으니 이렇게라도 해야지.

세리아는 나랑 하면서 만족하고, 나는 그녀가 점점 망가지는 걸 보며 만족하고.

이러면 서로가 이득인 좋은 관계 아닌가?

“하윽… 윽, 주인님… 더, 더 빨리….”

“누가 주인한테 명령이지?”

“죄, 죄송해요…!”

살짝 겁을 주니 그녀의 조임이 순간 좋아졌다.

더 빡빡해진 질을 꿰뚫듯이 드나들다보니 조금씩 사정감이 올라온다.

필요하다면 더 참을 수야 있겠지만, 굳이 더 힘들게 허리를 흔들고 싶진 않았다.

“싼다.”

“앗, 그… 네, 네엣!”

세리아는 잠시 고민하더니 양 다리로 나를 꼭 안았다.

그녀의 팔다리 모두 나를 안고 있어 마치 그녀가 매달려있는 것 같았다.

뷰르르륵!

뷰륵!

“하아아앗…♥”

그녀가 내 가슴에 안기며 절정했다.

떨림이 그대로 내 가슴을 타고 전해져온다.

이렇게 성욕 없이 의무적으로 박아본 건 처음이라 잘 될까 의아했는데, 그녀의 모습을 보니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하으… 으읏….”

“좋냐, 노예년아?”

“네, 네헤… 이, 일주일 만에 드디어….”

그녀의 눈이 살짝 위험해보일 정도로 뒤집혀 있었다.

마약하던 년들 보는 것 같아서 순간 식겁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금세 돌아왔다.

시발 이거 나중에 마약중독자들처럼 맛탱이 가는 건 아니겠지?

나한테 의존적인 년은 좋아하지만 마약에 의존하는 년은 필요 없다.

하긴 나랑 하는 게 마약처럼 기분 좋다는 뜻이겠지. 그거면 됐다.

그나저나 여기서 어떻게 자지?

내 침대는 이미 그녀가 흘린 땀과 애액, 내 정액으로 뒤범벅이었다.

이런 곳에서 자라고? 시발 죽어도 사양이다.

“야, 이거 어쩔 거야.”

“헤으…? 아… 닦아드릴게요.”

그녀는 여전히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달달 떨리는 손으로 내 스태프를 잡고 침대보를 조준했다.

“야, 누가 허락 없이 막 쓰래?”

“네? 그, 그치만 아까….”

“쓸 때마다 허락 맡아야지. 안 그래?”

아직 노예의 자각이 부족한지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런 건 이제 천천히 심어주면 된다.

“읏… 스, 스태프 좀 써도 될까요?”

후….

누가 들어도 빌려주고 싶지 않은 대사였다.

“…스, 스태프 빌려주세요 주인님!”

아까보단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아직 모자라.

“주인님 스태프로… 제가 더럽힌 침대보를 스스로 청소하게 허락해주세요!”

뭐 여전히 좀 아쉽지만 이정도면 간신히 합격점을 줄 수 있겠다.

내가 허락하자 그녀는 재빨리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침대보의 얼룩이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했다.

“…느린데?”

“아… 그, 스태프가 좀 안 좋아서….”

“그러니까 내 탓이다?”

“아, 아니요! 제가, 제가 부족해서 그래요!”

난 그녀의 대답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뭐, 촉망받는 마탑의 천재마법사?

암컷이 된 지금은 그냥 반쪽짜리 병신마법사다.

“그래. 아직 모자란 네년을 내가 주워준 거니까 평생 감사하라고.”

“…네.”

그녀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세리아는 슬슬 쾌감의 여운이 가셨는지 다시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얼굴이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그녀 머리카락처럼 빨개져 있었다.

과연 지금도 자기 처지를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녀가 완전히 넘어온 건 좋지만, 발정 났을 때만 나를 주인 취급하면서 매달린다면 그건 반쪽짜리다.

내가 원하는 건 완전한 복종, 나에게 사육당하는 것을 마음속 깊숙이 받아들이는 충실한 노예년이다.

“야.”

“…네.”

“네가 누구라고?”

그녀의 얼굴에 스쳐지나가는 갈등.

만약 여기서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다시 한 번 박아서 말을 듣게 만들어? 그것도 나쁘진 않다. 다만 내가 더 귀찮고 힘들 뿐이다.

“노, 노예요….”

“네 주인이 누구지?”

“…당신입니다.”

의외로 그녀는 순순히 대답했다.

마지막 대답이 살짝 거슬렸지만 부정한 건 아니니까 너그럽게 넘어갔다.

“좋아. 오늘부터 넌 마법사 세리아가 아니라 암컷노예 세리아다. 알겠지?”

“……네.”

“이제 들어가. 앞으로 내 말 잘 듣고.”

“…….”

뭐야?

그녀는 여전히 우물쭈물 거리며 내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뭐 할 말 있어?”

“…하, 한 번만 더 해주시면 안 될까요?”

어쩐지 고분고분하다 했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세리아와 함께 수도를 걷고 있었다.

걸리면 좀 여러모로 난처해지긴 하겠지만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그녀를 완전히 내 수중에 떨어뜨리려면 세리아의 모든 부분에 내가 스며들어야했다.

단순히 섹스만 해서야 그냥 일탈 상대 이상으로 올라갈 수가 없다.

그리고 어지간해선 들키지 않는다는 확신도 있었다.

용사와 유니는 술집에, 아린은 교회에 있다. 지난 며칠간 지켜본 결과 그들의 일과는 거의 고정되어 있었다.

제법 거리가 먼 이런 골목까지 오면 어지간해선 마주칠 일 없을 것이다.

“앗, 저거… 맛있어요.”

쭈뼛대며 내 뒤를 걷고 있던 그녀가 소매를 잡아당기며 조용히 말했다.

자꾸 나랑 나란히 걸으려고 하기에 노예의 본분을 좀 가르쳐줬더니 그 뒤로는 거리간격을 제법 잘 유지했다.

그녀가 갑자기 노상가게를 지목한 이유? 뭐 물을 것도 없다.

너무 세게 움켜쥐기만 하면 부서진다.

가끔씩은 좋은 모습도 좀 보여줘야 효과적이지.

“가서 사와. 두 개로.”

“그… 하나에 2골이에요….”

내가 동전을 두 개 주게 올려주자 세리아가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이런 제길, 멋진 모습 날아갔네.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동전 2개를 더 올려주었다.

그녀는 한 듯 안한 듯 살짝 고개를 숙이고선 쪼르르 달려가 꼬치 2개를 들고 왔다.

“뭐야 이건?”

“돼지고기랑 이것저것 넣고 구운 건데… 맛있어요.”

한 입 먹어봤더니 과연 수도에서 버젓이 장사할 만큼의 맛이었다.

그나저나 이러고 있으니 노예라기보단 연인 사이 같은데.

나는 꼬치를 조금씩 뜯어먹으며 세리아를 슬쩍 바라보았다.

그녀는 행복한 얼굴로 꼬치를 먹고 있었다.

꼬치를 먹는 동안은 내 눈치를 보지 않고 신나게 물어뜯고 있다.

그러고보면 지금 이 상황은 그녀가 유도한 모습이 아니던가?

나는 세리아에게 나한테서 세 발짝 떨어져서 조신하게 따라오라고 명령했는데, 지금 그녀는 자연스레 내 옆에 붙어있었다.

딱히 그녀에게서 거부감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아, 혹시 이 뒤에… 일정 없으시면 마법가게에 들리지 않으실래요?”

“딱히 상관없는데, 무슨 일로?”

“스태프… 그거 너무 별로에요.”

이젠 나를 이끌고 가려고 한다.

분명 처음에 끌고 나왔을 때는 거부하는 기색이 좀 보였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다.

갑자기 나에 대한 애정이 막 샘솟았다거나 그러지도 않았을 텐데.

언뜻 생각하면 나한테 좋은 상황 같이 보이기는 하나, 내 노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서야 주인 자격 실격이다.

그녀의 행동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용사도 나처럼 마법을 쓸 수 있을 텐데, 그 녀석 껀 필요 없나?”

“…에릭한테는, 정령술이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

세리아는 한 손으로 다른 쪽 팔을 매만지며 그렇게 답했다.

시선이 살짝 돌아간 걸 보니 서운한 모양이다.

용사한테 아쉬워하는 건가?

조금 더 파보기로 했다.

“원래는 용사랑 가고 싶었던 거 아닌가?”

“…왜, 왜 그런 말을 하세요?”

자기 팔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에 힘이 꾹 들어간다.

이거군.

“뭐, 좋아. 대용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난 착한 주인이니까. 안내해.”

그 말에 우울해하던 그녀가 피식 웃었다.

“뭐가 웃기지?”

“…착한 주인이라니, 본이… 주인님이 생각하기에도 좀 웃기지 않아요?”

“…안내나 해.”

그렇게 그녀의 기분을 적당히 맞춰주며 안내를 받아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을 즐거운 데이트로 만들어주지.

용사는 요즘 바빠서 그녀를 신경써주지 못하고 있으니, 대신 나라도 해줘야하지 않겠어?

내가 생각하기에도, 난 둘도 없이 착한 노예주였다.

그리고 결국 저녁까지 스태프 사지 못했는데, 깐깐한 그녀의 눈에 드는 게 없어서였다.

그래도 즐거워보였으니 이거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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