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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파티의 짐꾼-10화 (10/236)

〈 10화 〉 [짐꾼] 그 날의 밤

내가 씩 웃자 마법사년이 사태를 이해하고 주먹을 꽉 쥐었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어?”

처음부터? 당연히 아니다. 미쳤다고 함부로 마법사한테 깝치겠는가.

다만 이제 내 손에는 확실한 협박소재가 있다. 이러면 얘기가 또 달라지지.

“무슨 소리십니까? 저는 어디까지나 용사님께 정보를 제공하려는…….”

“닥쳐! 말 꾸며내지 마. 나 협박하려는 거잖아 지금?”

역시 대가리가 돌아가는 년답게 내 변명 아닌 변명을 도중에 자르며 치고들어왔다.

그녀가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눈빛이 이글이글거리는 게 진짜로 불이라도 나올 것 같아 좀 무섭다.

그래도 지금 우위에 선 건 나니까 괜찮다.

……괜찮겠지?

“너 내가 이러면 꼬리 말고 항복할 줄 알았어? 그렇다면 큰 오산이야.”

그렇지만 나는 그녀가 순간적으로 보여준 그 공포에 찬 눈동자를 기억한다.

“어차피 네 머릿속에는 에릭한테 달려가서 이르는 것밖에 없지? 에릭은 고작 그런 걸로 흔들리지 않아.”

“그래서…… 상관없으니까 쪼르르 달려가 꼰질러도 된다고?”

이제 가식 떨 필요도 없어졌으니 같잖은 연기는 집어치웠다.

내 달라진 태도에 그녀의 눈썹이 잠시 올라갔으나 그 이상으로 동요하지는 않았다.

“하고 싶으면 해봐. 그 전에 죽여 버릴 테니까.”

그녀가 스태프를 들었다.

뭐야 아까 바닥에 있었는데 언제 주웠지?

나는 그녀가 스태프를 줍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마법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알았어, 알았어. 잠깐 그거 내려놓고 얘기부터 하자.”

“더 이상 너랑 할 얘기는 없는 것 같네.”

그녀는 매몰차게 거절하고선 주문을 영창했다.

아니 시발 진짜로 날리려고?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막상 닥치니까 굉장히 무섭다.

마법사에게는 시비를 걸지 말라고 했던가? 정말 그대로다.

“나, 나를 죽이면 짐은 누가 나르려고?”

“그건 네가 신경 쓸 바가 아니지.”

괜찮다. 이 정도 반응쯤은 예상했다.

그러니까 분명 괜찮은데…….

시발 존나 무섭다.

저 스태프 끝에서 느껴지는 무시무시한 열기를 보라.

저거 한 방 맞았다가는 뼈까지 녹아버리는 거 아닐까?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칠 뻔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자. 정말로 내가 죽으면 짐을 처리하기가 굉장히 곤란해진다.

물론 빡돈 마법사년이 생각 없이 걍 질러버릴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지금 이년은 마법만 걸어두고 나를 역으로 협박하고 있다.

시발년 협상 존나 잘하네!

저런 마법을 눈앞에 두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납작 엎드려서 간이고 쓸개고 다 줘야할 것 같다.

그래도 바로 마법을 날려버리지 않는다는 건 좋은 징조다.

문제를 고민할 이성정도는 남아있다는 뜻이니까. 이정도면 딱 좋지.

“자, 잠깐만.”

“닥쳐. 더 입 열지마.”

살벌하다. 입을 열 틈을 안 주네.

그렇지만 살려면 입을 열어야한다.

“그럼 이렇게 하자.”

“싫어.”

아니 시발 좀 들어보라고!

들을 생각이 좆도 없는 것 같다.

말을 듣게 만들려면 좀 세게 나가야 할 것 같은데.

“그래. 그럼 죽여.”

“…진짜 할 거야.”

그녀가 잠시 망설이는 게 느껴진다.

막상 판 깔아주니 괜히 더 하기 힘들어졌지?

살짝 기세가 죽은 지금이 타이밍이다.

“솔직히 지금 나 죽이면 곤란하잖아?”

“그런다고 내가 넘어갈 것 같아?”

“그러니까, 들어보라는 거지. 내가 죽으면 좀 번거롭잖아. 그렇다고 에릭에게 들키는 것도 싫지?”

“…에릭은 이런 걸로 차별하지 않아.”

그녀의 굳은 믿음.

하긴 그 놈 성격 보면 그럴 것 같긴 하다.

그런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아무리 용사가 이해해준다 하더라도 그런 쪽팔린 일이 들키는 건 막고 싶겠지.

“그러니까 이렇게 하자. 내가 너한테 제안을 할게. 받아준다면 용사에게는 말 안하고 넘어가주지.”

“지금 나한테 제안할 입장이야?”

다시 그녀의 표정이 굳어진다.

아마 내가 굴욕적인 조건을 내밀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표정이다.

물론 그 말이 맞다.

“거부해도 돼. 그럼 그 땐 날 죽여.”

“……뭐라고?”

그러나 나는 선택권을 줬다.

내 말을 얌전히 따르면 용사에게는 이르지 않겠다. 이것만 들으면 누가 봐도 위험한 냄새가 풀풀 난다.

그래서 맘에 안 들면 나를 죽여도 된다고 못을 박았다. 이러면 심리적 허들이 많이 낮아진다.

어쩔 수 없이 굴복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가 참고 넘어가주는 것이 된다.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관계라는 환상에 빠지는 것이다.

“…….”

고민하는 그녀.

마법사들은 강력한 무력을 갖고 있다. 그들이 다른 인간과의 관계에서 힘으로 밀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정 마음에 안 들면 뒤집어엎으면 그만.

자신감. 그것이 그들의 가장 큰 함정이다.

그녀의 스태프가 살짝 내려갔다.

먹혔군.

“조건을 듣고, 맘에 안 들면 언제든지 죽여도 좋아. 어차피 내가 힘으로 이길 수는 없잖아?”

“…언제든지 죽여 버릴 수 있어.”

그녀가 아까보다 독기가 빠진 눈으로 중얼거렸다.

좋아. 그럼 조건을 걸어보자.

너무 무리한 조건을 걸면 안 된다. 기분 나쁘고 불쾌하지만 못 참을 정도까지는 아닌, 딱 그 정도가 필요했다.

그럼 이거지.

난 바지를 휙 내렸다.

“뭐, 뭐야…!”

덜렁거리는 내 자지.

사실 아까부터 발기해있었다.

“한 발 빼줘.”

“이, 입으로? 죽여버린다…!”

아니 시발 당연히 손이지.

아무래도 조금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게 좋다면야 상관없지만.”

“…죽일 거야.”

자기가 괜히 더 나갔다는 걸 깨달았는지 그녀가 애써 말을 돌렸다.

더 자극했다가는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나도 넘어가줬다.

“손으로. 싫으면 언제든 죽여도 좋아.”

그렇게 말하고 나는 다리를 벌리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앗 시발, 축축해.

생각해보니 아까 보지 씻는다고 물 쏟았던 곳이다.

그래도 다시 일어나면 꼴사나워 보이니까 꾹 참았다.

내가 가만히 앉아있자 그녀가 머뭇머뭇 다가왔다.

“…손으로, 하라고?”

그녀는 아직 망설이고 있었다.

시선이 잠시 에릭의 텐트로 향하더니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꽈악.

그녀의 손이 나를 쥐었다.

“아! 아프잖아! 힘 좀 빼.”

스윽.

그러자 이번에는 힘이 너무 빠져서 쥐는 느낌도 안 났다.

“아니 적당히 힘을 주란 말이야.”

“…명령하지마.”

그녀는 그렇게 말하더니 적당한 강도로 내 자지를 쥐었다.

스윽스윽.

그녀의 손이 위아래로 왕복한다.

표정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찡그리고 있지만 그와 반대로 손은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서있는 채로 앉아 있는 내 자지를 훑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몸을 숙인 상태였다.

자연스레 그녀의 가슴골이 보인다.

그리 크지는 않다. 없는 수준은 아니지만 딱히 크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사이즈.

내 관점에서 보자면 작은 편이다.

하지만 작은 것도 나쁘지 않다.

작은 가슴으로 하는 파이즈리도 그 나름의 별미니까.

그치만 이거 일부러 보여주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앉기 싫어서 굳이 이런 불편한 자세로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지금 상태도 나쁘지는 않지만 앉기를 거부한다면 앉게 만들고 싶다.

“자세가 불편해 보이는데.”

“닥쳐.”

“다 보이는데?”

내가 손을 슬쩍 올려 가슴을 만지려고 하자 그녀가 다급히 남은 한 손으로 가슴팍을 가렸다.

“더한 것도 보여줬으면서 뭘.”

“…읏!”

그녀는 눈에 띄게 동요해놓고서는 금방 표정을 갈무리하더니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그렇지만 누가 봐도 신경 쓰고 있는 얼굴이었다.

즈븍즈븍.

그녀는 허리를 숙여 한 손으로 가슴을 가린 채 다른 한 손으로 내 자지를 흔들고 있었다.

사이좋게 서로 자위를 보여주며 하하호호하던 시간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이런 살벌한 대딸시간만 남았다.

그래서 싫은가?

아니 더 꼴린다.

이제 저 년이 무릎 꿇고 해주기만 하면 완성인데.

“앉는 게 좋을걸.”

“더러워.”

그녀가 단칼에 거절했다.

“그럼 쌀 때 옷에 다 튈 텐데?”

“…….”

그 말을 듣고서야 얼굴을 찡그리더니 조심스레 앉았다.

무릎을 꿇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는지 그대로 앉으려다 자세를 바꿔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만 바닥에 대고 앉았다.

그 탓에 얼굴이 조금 멀어져 아쉬웠지만 이 이상 강요하면 반발할 것 같았다.

우선은 이정도로 만족하자.

중요한 건 한 번이라도 행위를 끝까지 시키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하고 나면 두 번부터는 쉽다.

즈읍, 즈읍.

그녀는 무릎 사이로 고개만 살짝 치켜든 채 내 자지를 보며 손을 움직이는 중이었다.

“이러다간 날밤 새우겠는데.”

“…크읏.”

그녀가 눈을 찡그린 채 속도를 높였다.

탁탁탁.

속도가 붙자 그제야 좀 제대로 대딸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내 자지를 바라보던 그녀의 시선이 잠깐 위로 향했다.

나를 올려다보는 시선.

나는 한 손을 그녀의 머리 위에 얹었다.

탁!

그러자 그년이 남은 손으로 내 손을 쳤다.

“올리지마. 기분 나쁘니까.”

탁탁.

그녀의 손이 조금 더 빨라졌다.

조용한 새벽녘에 모닥불 소리와 그녀의 대딸 소리만이 나고 있었다.

붉은 머리와 붉은 로브는 주홍빛 모닥불에 비춰 평소보다 밝아 보인다.

적당히 달아오른 얼굴. 살짝 벌린 입에서는 단 입김이 새어나오고 있으리라.

하지만 지금은 저 빌어먹을 무릎이 산이 되어 여기까지 못오게 막고 있었다.

조만간 저 산도 무너질 날이 온다.

아주 시발 터널을 뚫어주지.

내가 그 광경을 상상하며 크크 웃자, 그녀가 나를 노려봤다.

“웃지마. 기분 나빠.”

뭐만 하면 기분 나쁘다고 난리다.

기분 나쁜 걸로 치면 그 이상한 자위도 충분히 기분 나빴는데.

나였으니 이해하는 거지, 남들이 보면 영락없는 미친년이다.

탁. 탁.

익숙지 않아 속도와 압력이 제멋대로였던 그녀의 손아귀도 제법 안정되었다.

적당히 빠른 페이스. 너무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압력.

그녀가 한 손으로 무릎을 감싼 채 쪼그리고 아까보다는 익숙하게 대딸을 치고 있었다.

슬슬 쌀 것 같다.

말해줄 필요는 없지?

갑자기 움찔거리는 자지에 그녀가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무슨 뜻인지는 아직 이해를 못했는지 이상한 짓 하지 말라고 눈길만 주고는 다시 자지를 훑으려 했다.

뷰르륵. 부륵.

그녀가 방심한 사이 좁은 입구에서 질척한 정액이 치솟았다.

“히익!”

후두둑.

하얀 비가 그녀의 머리 위에 내렸다

“후우…….”

만족스러운 사정이었다.

사정한 뒤의 풍경도 만족스럽기 이를 데 없다.

머리와 얼굴에 내려앉은 흰 정액.

대부분은 머리카락에 떨어졌지만 일부는 얼굴에, 그녀의 눈과 입 주위까지 묻었다.

“으윽…. 마, 말하고 싸란 말이야…!”

그녀가 부들부들 떨면서 손으로 얼굴에 튄 정액을 닦았다.

끈적한 감촉을 확인하고서 그녀는 기겁하며 그것을 털었다.

“뭐해? 끝까지 처리해야지.”

“…뭐를?”

나는 정액이 묻은 자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녀는 말없이 일어나더니 스태프로 날 겨눴다.

촤악!

스태프에서 쏟아져 나온 물이 폭포처럼 나를 휩쓸고 지나갔다.

뚝뚝.

내 몸에서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걸 보며 그녀는 만족했는지 쿡 웃었다.

“덤으로 샤워도 시켜줬어.”

그러면서 자기는 약간의 물로 가볍게 정액을 흘려보냈다.

개시발년 같으니라고…….

입에 좀 들어간 것 같은게 괜찮겠지?

누가 마법사가 만드는 물은 함부로 먹지 말라고 그랬는데.

마나가 들어있어서 위험하댔나 뭐라나. 아무튼 일반인은 위험하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도 이 미친년은 그런 물을 사람에게 쏴버린 것이다.

하여간 세심한 배려가 부족한 년이다.

이대로 있다가는 감기 걸릴 것 같아 나는 결국 겉옷을 입고 불침번을 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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