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읍토미. 라 세상 속에 들어와 버렸다-54화 (54/54)

19 EP.9 투명인간은 울부짖었다(3)

#008화. 투명인간은 울부짖었다(3).

나는 예민한 귀에서 느껴지는 ‘츄릅’ 거리는 소리를 애써 무시했다. 지금은 수업 중이니 말이다.

이 완벽 안경남 컨셉으로 수업 중 한눈을 팔기는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거부감에 단지 몇 번 흘깃거린 게 다다.

어차피 지금 고개를 돌려봤자, 털 덮인 더러운 엉덩이밖에 볼 수 없었다.

나름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갸루녀라 반항을 하거나, 소란을 피울 거로 생각했지만-.

틀린 예상이었다.

갸루녀라 오히려 즐기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갸루녀 컨셉은 대게 민감함 몸에, 개방적 마인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기분만 좋다면.

헤벌레 거리면서 즐길 여자들이었으니 말이다.

수업 중에 공개 자위라니, 갸루들이 딱 좋아할 상황이었다. 외모를 따져대는 갸루 특성상 저 투명인간의 외모를 보면 경기를 일으켜대며 싫어하겠지만, 몇 번 박히다 보면 그대로 자박꼼이 되겠지.

'이래서, 걸러야 한다니까.'

갸루라는 인종은 이미 타락할 대로 타락해 버려, 구해줄 가치조차 없었다.

방금 발언이 인종 차별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여태껏 범죄에 당하는 꼴을 보면서도 무시를 해왔던 것은 오직 핑챙과 갸루 같은 것들.

이 세상에서 믿고 걸러야 할 존재들이었다.

착한 갸루는 오직 걸레였던 삶을 청산하고 순애로 드리프트를 한 갸루뿐이었다. 문제는 그 개과천선한 갸루도 유부녀가 된 뒤에, 다시 타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신의 과거를 감추고, 퐁퐁남을 물었다가, 과거를 아는 남자에게 메차쿠차 탁란을 당한다는 클리세.

퐁퐁 세제도 ‘히익’ 거리며 역류할 것만 같은 추잡함!

“후우…”

그런 이유로 나는 신경이 거슬리는 그들을 내버려 두는 것이었다. 나에게 갸루의 가치는 수업시간보다 낮으니.

쉬는 시간에 저 투명인간을 잡아 치워도 될 것이다.

어쨌든, 저 투명인간을 잡아가야, 투명인간을 볼 수 있는 기계장치를 이 안경에 달아준 양호선생 리카가 잠시나마 조용할 테니 말이다.

그저 이상하게 생긴 뿅망치와 스크류 드라이버로 몇 번 퉁퉁거리더니, 내 안경은 마치 평생을 초딩의 몸으로 살아가는 소년 탐정의 것과 비슷하게 만들어 버렸다.

리카가 뭐라 뭐라 설명은 하지만, 개연성을 밥 말아 먹은 이세계의 물리학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암기를 하는 것이다.

이해하려 한다면 주화입마에 빠지리.

나는 선생이 교과서를 읽으며 설명을 하는 와중, 잠시 뒤를 돌아봤다. 갸루야 어떻게 되든, 저 투명인간이 선량한 반 학생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걸 두고 볼 수는 없으니, 조금씩이라도 감시를 해야 했다.

‘아직도 인가.’

관리한 듯 비단결 같은 머리카락을 책상에 흩뿌려 놓아.

갸루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깨를 바들바들 떨어대는 게 엉망진창인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어느새 의자 밑에는 물웅덩이가 생겨있었으니 말이다.

‘마음에 안 들어.’

그리고 엉덩이를 뒤흔들어대며, 추잡한 소리를 내는 저놈도. 금태양이었을 때와 다르게 마음이 묘하게 불편했다.

“반장, 이 시에서 화자가 말하는 뜨거운 코트란 무엇을 의미하지?”

선생의 질문을 듣자마자 나는 곧바로 자리에서 기립했다.

완벽한 차렷 자세를 보여준, 나는 선생이 내게 물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며, 나를 불렀던 호칭을 곱씹었다.

‘반장이라.’

이 안경 완벽남 컨셉은 반장일도 허투루 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감히 내 반에서 저런 교칙에 위배 되는 풍기문란을 저지르다니, 선도와 훈계가 필요하다. 그런 느낌이랄까.

안경의 태를 잡아, 지적인 모습을 보여준 뒤, 나는 선생의 질문에 대답했다.

“뜨거운 코트란, 화자가 바라는 여자. 즉 사랑을 향해 가는 고난과, 그가 그녀에게 닿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뜨거운 코트를 가르면서 점점 더 화자가 바라는 그녀의 범위가 넓어져 결국엔 그녀가 군중이되고 나중에는 코트가 되어버리는…”

“......훌륭하다. 앉으렴.”

왠지 익숙한 구절의 시였었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전생에 코흘리개 시절. 감명 깊게 받았던 희미한 기억이 스친다.

‘그립네…’

이 시가 그리운지, 그 마음 편하기만 할 수 있던 시절이 그리운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펴 열심히, 밑줄을 그어댔다. 집중할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마음의 평화.’

-츄릅.

달칵

샤프심이 깨져 옆으로 바스라 진다. 나는 고개를 돌려 벽에 걸려 있는 시간을 바라봤다.

똑딱

-츄릅

똑딱

초침이 지나가는 소리가 왠지 더욱 선명하게 들려온다.

*

“흐으으읍, 후우, 흡!”

숨이 넘어갈 듯한 쾌감에 시달리던 마오의 숨결은 이미 100미터를 전력으로 달린 사람보다 더 거칠었다.

안 그래도 빨라진, 심장박동에 숨 쉬는 것조차 힘이 드는데,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으니 더했다.

“흐응….”

이제는 손가락 사이에서 달콤한 비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뭔가가 내 소중한 곳을 빨고 있어.’

처음에는 겁에 질리고, 거친 괴물에 오줌을 살짝 지렸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다른 것을 질질 흘려대고 있었다.

마오는 자신의 보지를 잡아먹듯이 쪽쪽 빨아대던 정체 모를 괴물의 속에서 기다랗고 유연한 촉수가 자신의 보지를 헤집는 것을 느꼈다.

이미 빨릴 때로 빨려 버려 퉁퉁 부어 버린 그녀의 곳.

앙다물려 있는 살을 비집고 무언가가 미끄덩거리며 그녀의 속 안으로 들어 와버렸다.

“흐엣, 흐으읍!”

‘안에 들어왔어. 이상하고 뜨거운 게 내 안에.’

손가락조차 넣어 보지 않은 그곳에 그리고 항상 느꼈었던 단단한 막을 혀로 보이는 그것이 핥아 올렸다가, 끝을 단단히 세워 막을 두들겨 댔다.

그 괴물의 혀가 그녀의 단단한 문을 툭툭 두드릴 때마다. 그녀의 머릿속은 공성추가 그녀의 뇌를 곤죽을 내버리는 것만 같았다.

쾌락으로 절여진 마오의 허리가 말을 듣지 않고, 이미 미끄러워진 의자 위를 ‘쯔붑, 쯔붑’ 소리를 내며 돌려댔다.

척추부터 타고 오르는 강렬한 쾌감이 이제는 내려갈 때라는 듯이 머리를 치고 돌아가 그 감각의 발원지로 향했다.

그녀의 배꼽 아래에서 유일하게 튀어나온 모양새를 가진 그곳. 빳빳해진 클리토리스가 더욱 부풀어 올랐다.

마치 오줌을 쌀 것만 같은 감각.

‘쌀 것 같아.’

마오는 슬쩍 고개를 들어 뿌연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아직도 공부할 생각 따위는 없다는 듯 열심히 폰 질만 하는 그녀의 친구들. 그리고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 다른 학생들.

“흐아앗, 흐읍…”

‘이곳에서 싸 버린다면....’

온 학교에 다 오줌싸개로 소문이 나 버릴 거야!

이미 쾌감에 주름진 뇌가 흐물흐물해져 주름 하나 찾아볼 수 없던 그녀의 뇌 속에 깊게 박힌 강박.

그리고 어쩌면 더 원초적인 두려움.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 혼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이곳에서는 절대 쌀 수 없어!’

그녀의 집념이 이미 풀려 너덜너덜해진 허벅지에 힘을 주게 했다.

드으윽-

의자가 뒤로 밀리며, 마오는 정신을 다잡기 위해 책상을 강하게 내리쳤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교사부터, 그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과 바로 그녀의 옆에 있던 친구들까지.

쾅━!

일순간 모든 시선이 마오에게로 돌아갔다.

초인적인 의지로 다리를 힘겹게 세워, 자신의 허벅지를 조여대며 서 있는 마오.

“헤엑, 헤에에, 흐응, 잠시, 화장실좀 타녀오겠습니타아아아!”

그 강렬한 의지와 별개로 그녀의 얼굴은 천박하기 그지없었다. 빨갛게 상기된 얼굴 야하게 꼬아대는 몸. 피가 몰려 앞으로 솟아오른 그녀의 가슴.

풀려 버린 동공과 줄줄 흘려대는 침.

느슨해진 쌍꺼풀이 힘겹게 내려갔다, 올라가는 것임 뿐에도 느껴지는 압도적인 야함.

“……”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교사는 은근슬쩍 교과서로 바지춤을 가리고 교탁 뒤로 숨듯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 그래. 다녀오도록.”

비틀거리며 뒷문으로 걸어가는 그녀의 다리가 갓 태어난 사슴의 다리처럼 떨려댔다.

이 반 안의 모든 사람이 그녀의 씰룩거리는 엉덩이를 쫓아갔지만, 아무도 마오의 뒤에서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는 토메이를 보지 못했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선생님, 저도 화장실을 다녀와도 괜찮겠습니까?”

“어, 어. 반장도 다녀오도록.”

*

이 세상, 인구의 절반은 이곳에서 착상되었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그 장소 바로 화장실. 마오는 차가운 타일 위로 힘겹게 손을 뻗었다.

그리고 곧바로 그 뒤에서 젖은 입가를 혀로 닦아내는 토메이.

끼익

미오가 화장실의 문을 열어 들어가고.

턱-

화장실을 닫을 정신조차 없는 그녀 대신 토메이가 문을 닫았다.

철컥

자물쇠가 걸이에 걸리고. 화장실에서는 잠시 정적이 맴돌았다.

마오의 눈에는 넉넉한 공간의 화장실이,

토메이의 눈에는 비좁게만 느껴졌다.

겨우 남은 공간에 강한 암캐냄새와, 남자의 냄새가 뒤섞여 끈적하게 뭉쳐갔다.

“하아…, 하아…, 흐읏. 이게 갑자기 뭐야. 귀신? 외계인? 괴물?”

마오는 곧바로 흩날리는 스커트를 들어 올렸다. 끈적한 액체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고, 붉은 티팬티는 이미 젖을 때로 벗으려고 해도 둘둘 말려 그녀의 허벅지에 걸쳐질 뿐이었다.

흰 엉덩이를 드러내고 양변기 위에 앉은 미오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내려다봤다.

새하얀 살결 위로 붉게 손자국들이 나 있었다. 누가 보아도 사람의 손자국이었다.

혹시 그 괴생명체든 귀신이든 그녀를 따라왔을까 싶어, 마오는 허공에다 말을 했다.

“거기, 누구 있어요?”

황급히 주위를 돌아보는 그녀.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마오는 쾌락에 젖어 멍한 머리를 붙잡으며 천천히 다리를 벌렸다.

차가운 바람이 뜨거운 그녀의 보지에 스쳤고, 그녀는 엉덩이를 변기 커버에서 살짝 띄운 뒤, 둔근을 조여대기 시작했다.

“아….”

애타는 얼굴로 자신의 보지를 바라보는 마오는 말초신경이 시키는 대로, 곧바로 손바닥을 펼쳐 자신의 음부를 가렸다.

사실 가리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비비기 위해서였지만.

쯔붑

“흐아아아아…, 헤에에.”

마오는 바보 같은 소리를 내며, 그대로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양변기 위로 그대로 녹아내려 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느슨해진 몸에 긴장감을 전해주는 소리가 들려왔다.

“낄낄낄, 주카고 중의 고고하신 백조가 이런 천박한 모습을 보일 주 누가 알았겠어?”

“히익-! 누, 누구야.”

마오는 떨리는 눈으로 고개를 이곳저곳 휘저어봤지만, 보이는 게 있을 리가.

음흉한 음성이 소리가 울려 퍼지는 화장실 안에서, 증폭되어 더욱 사악하게만 들려왔다.

“킥킥킥, 얀치 마오.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이 목소리를 듣고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

왠지 정적이 흐르는 화장실 안.

“나야, 나 토메이. 새롭게 시작하려던 나의 학교생활을 네가 처참하게 짓밟아 버린 그 1학년 3반의 토메이!”

“……”

“크흠, 그럼 이 말 기억 안 나? 호박에 줄 그으면, 수박이라도 되는 줄 아나봐?”

“……”

마오는 정말 기억이 일도 나지 않는지,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쾅-!

화장실의 옆 벽이 순간 찌그러졌다. 마오의 눈에는 멀쩡했던 벽이 찌그러진 것이었다. 그 신비함에 공포는 배가 되었다.

“기억 안 나냐고!”

“에, 아, 그게, 그 정도 말은 친구들 사이에서도....할 수 있는 거 아닐까? 나 갸루기는 하지만, 막 반 친구 괴롭히는 것도 안 좋아 하고......”

“젠장.”

“미, 미안! 누군지 기억조차 안 나서 미안해!”

삐걱

순간 무릎에 힘이 풀려버리는 토메이였다. 자신을 괴롭히던 악몽이 단지, 짓궂은 농담에 불과했고, 자신의 찐따력 때문에 혼자서 끙끙거리며 괴로워했다는 소리였다.

한 마디로 괴롭힐 정도의 존재감도 없었다는 말.

그는 말 그대로 투명인간이었다.

“젠장, 젠장, 젠장! 무심코 던진 말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도 못 들어봤어?”

그는 개구리가 아니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연못의 물벼룩?

“케헥, 흑, 미...미안해.”

솥뚜껑만 한 손에 잡힌 마오의 얼굴이 푸르르게 변해갔다.

“시발, 임신시켜버릴 거야. 내 애를 낳아서 반성하라고.”

토모에는 그대로 마오의 다리를 잡아, 올려 머리 뒤로 넘겨버렸다. 자연스럽게 엉덩이가 변기에 끼이며 내려가 육변기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 싫어!”

푹푹 박히기 좋은 자세가 된 마오는 곧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직감했다.

“크크큭, 너도 몇 번 박히다 보면 좋아질 거라고.”

「그만!」

순간 화장실에서 울리는 중후한 중년의 목소리. 토메이는 순간 당황해 주위를 둘러봤다. 분명히 목소리는 이 작은 화장 칸막이 안에서 들려 왔는데.....

토메이는 자신이 보지 않은 곳, 그리고 마오가 멍하니 올려다 보는 곳을 바라봤다.

천장.

사람이 거미처럼 다리를 뻗고 붙어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그를 바라보는 은색 안경.

“누, 누구냐. 넌, 어떻게 날 볼 수 있는 거지?”

넥타이에 달린 음성변조기를 입에서 떨어트린 류가 말했다.

“내 이름은 류, 반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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