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읍토미. 라 세상 속에 들어와 버렸다-50화 (50/54)

19 EP.54 식폭행 당하는 서큐버스(3).

#053화, 식폭행 당하는 서큐버스(3).

“쪽, 쪽♡”

나는 내 발등에 쉼 없이 키스를 하며, 내 눈치를 살피는 릴리를 바라봤다.

나를 죽이러 왔다는 그녀, 여자를 마구 때리는 건 마음에 조금 걸리니 서큐버스가 좋아할 정액을 잔뜩 먹여주었는데.

릴리는 이걸 폭행으로 생각한 듯싶었다.

‘나 때는 주는 대로 먹었어야 했는데 말이야.’

꿈속이라 그저 손을 한 번 흔드는 것으로 새빨간 모자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모자를 쓴 나는 안경을 한 번 툭하고 쳐주었다.

붉은 모자와 까만 선글라스.

“일 번 서큐버스, 고작 이것만 먹고도 질질 짤 정도면, 진짜 서큐버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네에?”

대체 뭐하는 거지라는 듯, 멍하니 나를 올려다보는 릴리를 바라보며, 나는 내 눈이 보이지 않게 모자를 깊이 눌러썼다.

역시 서큐버스에게는 해병문학이 통하지 않는 듯했다.

“그것보다, 일번 올빼미는 누가 이 일을 사주했는지 말할 수 없다 이거지?”

“흐윽, 네...응, 그 이곳에 넘어오는 계약을 할 때도 계약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계약서를 쓰고 넘어왔어...”

대충 비밀서약서 그런 느낌인 듯했다.

악마가 쓰는 문서는 말로 장난질을 쳐서 그렇지 그 계약서 자체를 어기는 것은 아니니 그녀의 말이 맞을 터.

나는 이 불쌍한 일용 계약직 노동자를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까 고민에 빠졌다.

“사람의 정기를 쪽쪽 빨아서 죽이려고 했는데, 그 사주한 사람의 이름을 불 수 없다….”

내가 말끝을 희미하게 늘어트리니, 릴리는 얼른 내 허벅지에 매달렸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내 자지에는 시선도 안 주는 게, 어지간히 내 자지에 겁을 먹은 듯했다.

자지를 무서워하는 서큐버스라니 조금은 우습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인 된장국을 내게 토할 때까지 먹인다면, 나 또한 된장국이 무서울 것 같았다.

“사, 살려줘. 나 마을에 챙겨야 할 사람들도 엄청 많고. 그리고 이번 일을 잘 마무리해야지만, 그 마법사가 우리랑 계약을 맺어 주겠다고 했었단 말이야.”

나는 내 묵직한 고환보다 작아 보이는 그녀의 머리를 토닥여주고는 침대 위에 앉았다.

“그럼, 정확히 계약서의 내용이 어떻게 되지?”

“그.....너에게 가서, 정기를 탈취해 죽여라고.....그, 그리고 실패를 해도, 정액을 탈취해와라 했어. 물론 그 마법사와 조직에 관해서는 입을 열 수 없고.”

“흠....그래?”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를 생각하며, 릴리의 머리를 쓰다듬다, 작게 나 있는 뿔을 검지로 쓰다듬었다.

“흐잉♡!”

‘뭐, 불쌍한 소녀가장인 서큐버스일 뿐이고......칼이 잘못한 것보다는 그 칼을 휘두른 사람에게 죄가 있을 뿐이겠지.’

“저기?”

얼굴을 붉히며 나를 바라보는 릴리, 처음은 비쩍 말랐는데, 지금은 젖살이 통통하게 오른 것 같은 깜찍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봤다.

“왜?”

“그, 그.....뿔은 너무 예민해서.....”

“아, 그래?”

나는 곧바로 뿔을 검지의 손톱으로 살살 긁어주었다.

“흐으으응! 하앗! 민감하다니까아아!♡”

얼른 뒤로 멀어져 머리를 감싸 쥔 그녀가 울상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이건, 날 죽일 의도로 찾아온 것에 대한 벌.”

그녀의 찌푸려진 눈동자가 동그랗게 펴져 간다. 기대가 가득한 입술을 우물우물하는 릴리.

“그럼, 한 번 내 제안에 대해서 들어볼래?”

끄덕.

“웅....”

나는 그녀에게 내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웅웅….”

점점 밝아지는 얼굴과 활기차게 끄덕여지는 고개

“웅웅! 그렇게 할게!”

그녀의 반응을 봐서는 곧 찾을 수 있겠다.

그 마법사.

*

“하암….”

나는 오랜만에 개운한 머릿속의 느낌을 즐기며 기지개를 켰다.

항상 최면으로 막아놓기는 했었지만, 뇌가 성욕에 절어 질척질척 거리는 느낌까지는 어쩔 수 없었는데.

‘오히려 몸이 더 좋아진 느낌이랄까.’

이곳이 읍토미가 아닌 무림세계였으면, 방금 회음혈이 뚫려 일주천을 마친 것과 같으리라.

뿅━!

희뿌연 연기와 함께 내 앞에 나타난 릴리.

원래도 작았던 그녀가 인형같은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그 모습은?”

“아, 이건. 우리가 못 먹고 못살잖아. 그래서 최대한 정기를 안 쓰는 선으로 움직이기 위해서 만든 마법이야.”

나는 불뚝했던 배도 함께 그녀의 몸과 같이 작아진 걸 보고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서랍에서 리카선생님에게 받았었던, 스파이 용품들을 릴리에게 전했다.

‘말을 하지 말랬지, 위치 추적기를 들고 가지 않는다고 계약하지는 않았잖아?’

저 작아진 릴리의 손바닥만 한 위치추적기.

릴리는 나를 바라보며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이곳이나 저곳이나 새끼손가락은 국룰인 듯했다.

“나는 내 말 지켜. 걱정하지 마.”

“응!”

자, 모든 게 완벽하다.

근데 이 방안에는 옥의 티가 하나 있었다.

대체 그게 발이 달린 것도 아니고.

“내 오나홀은 어디 갔지?”

*

“그, 그 오나홀이 이상하기는 했어. 그 배에 그려져 있던 문양 있지? 그거 딱 보니까, 우리 서큐버스의 마법을 개조해서 만든 거더라고.”

내 어깨 위에 앉아 나를 토닥거리는 릴리.

내가 그렇게 침울해 보였나?

엘리베이터의 거울을 바라보니, 세상의 근심 걱정이라는 것들은 다 가지고 있는 표정이었다.

“그렇기는 하지, 근데 무슨 말이야. 내 오나홀에 마법이 걸려있다니? 자세히 말해 봐.”

어쩐지, 일반적인 실리콘, 그리고 기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마법적으로 기분이 좋았다.

나름 정이 들었었는데....

오나홀아.....

“에헴, 이렇게 또 나의 쓸모를 설명할 수 있게 됐군! 그 오나홀의 재질 있잖아. 꼭 마계의 슬라임이나 촉수괴물의 피부 같더라고?”

촉수괴물이라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었다. 촉수 끝에 자지가 달린 녀석이었는데, 불알이 어디 있는지 모르니 그저 발로 자지라는 자지는 다 짓이겨 준 녀석이 있기는 했었다.

“그리고 그 배에 그려진 문양. 잘 봐.”

내 어깨에서 다리를 동동 굴려대던 릴리는 스커트를 들어올렸다.

확실히 오나홀에 그려져 있던 문양과 매우 흡사했다.

“봤지?”

그것보다.

“알겠으니까. 그 모습으로 스커트를 함부로 올리지 마, 죄짓는 기분이니까.”

당연히 서큐버스이니 팬티 따위는 안 입겠지만, 저 모습은 너무 앙증맞고 귀엽게 생겼었다.

“그럼, 나를 노리는 조직에서 성인용품점까지 섭외했던가, 아니면 성인용품점이 그 조직의 것이던 가 둘 중에 하나겠군.”

세이텐카.

어쩐지 상권이 그리 좋지 않은 우리 아파트의 상가에 인테리어가 그리 화려한 성인용품점이 들어온다 싶었다.

일단 그 오나홀 어디 있는지 빨리 찾아야 할 텐데.

그녀의 말대로 재질이 촉수괴물이나 슬라임 그리고 마법처리까지 된 키메라라면….

이 녀석들이 어떤 방식으로 나를 맥이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슬라임이나 촉수괴물을 특징을 살려, 내가 잘 때 덮쳐 나를 먹을 생각이었을 수도 있었다.

집 안을 다 뒤졌는데도 안 나오는 걸 보면, 집 밖으로 탈출한 것 같기도 하고.

괜스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띵-

열리는 문과 함께, 나는 슬쩍 고개를 내밀어 우리 아파트에 주차되어있던 푸른색의 트럭을 살폈다.

선팅이 그렇게 심하게 된 것도 아닌데, 안에는 아무도 없는 모습.

하지만 이런 마법을 다루는 녀석들이라면, 저 창에 무슨 마법, 공학적인 기술을 넣어댔는지 몰랐다.

조심할 수밖에.

‘괜히 살펴보겠다고 앞으로 나섰다. 걸리면 낭패니까.’

나는 이제 살살 날아오르기 시작한 릴리를 보며 말했다.

“차에 하나, 그리고 그 신호기를 들고 마법사에게까지만 가면 끝이야.”

“알겠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고개를 끄덕인 릴리가 몸에 가득 차 있는 내 정액 탓인지, 아니면 무거운 신호기 탓인지 롤로코스터를 타듯이 차를 향해 날아갔다.

드르륵-

역시나 보이지는 않지만, 안에 사람이 있었다는 듯이 열리는 문.

나는 손에 들린 단말기가 똑바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며, 차가 떠나는 것을 바라봤다.

“하암…나도 이제 진짜 자야지.”

오랜만에 정말로 피곤함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하루였다.

*

‘어제 내가 이불을 덮고 잤었나?’

한 번씩 류가 방에 들어와, 이불을 덮어준다는 것을 알고 있는 미도리였다.

어제 다리를 활짝 벌리고, 자위를 하던 자세 그대로 잠들었던 것을 떠올린 그녀는 벌게진 얼굴을 잡고 뒤흔들어댔다.

‘어떻게! 어떻게! 우리 아들 한창인데 내 그런 모습을 본 류가 갑자기 엄마를 여자로 보기 시작하고….’

“어머, 어머, 어머!”

인중을 늘려대며, 엄마 즉시 탈락할 만한 상황을 상상해대는 미도리.

발을 동동 구르는 미도리의 엉덩이가 위아래로 출렁거리며 뒷 허벅지에 부딪혀 손뼉을 치는 소리를 내 댔다.

그 모습에 황급히 자신의 두 엉덩이를 들어 올린 미도리.

그녀는 조금은 슬픈 표정을 지으며, 화장대 위 거울에 자신의 몸을 비춰 봤다.

“뭐, 이런 몸이면, 그런 생각 들지도 않겠지. 나도 참 주책이라니까.”

미도리는 거울에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비쳐 보며, 살짝 처진 엉덩이나 옆구리에 살짝 튀어나온 러브 벨트를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댔다.

조금 더, 거울 앞에 가까이 간 그녀는 얼굴을 살피기 시작했다.

왠지 늘어난 듯한 얼굴과 주름이 하나하나씩 늘어나는 것만 같은 기분.

미도리는 속상했다. 세월을 이기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지만,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걸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우리 류가 멋있는 남자로 잘 자랐으니까.”

미도리는 지금도 부엌에서 그녀 대신 요리를 하고 있는 류의 모습을 떠올리며 위안을 삼았다.

“어머니, 요리 다 됐습니다!”

“엄마라고 불러라니까.”

툴툴거리는 미도리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

“오구오구, 우리 아들 덕분에 아침밥 잘 먹었어요.”

류의 엉덩이를 툭툭 쳐대는 미도리의 손, 하지만 딴딴한 류의 엉덩이를 치는 미도리의 손이 왠지 느긋느긋했다.

“네, 잘 먹어주셨으니 됐어요.”

엉덩이를 옆으로 돌려 피하는 류, 그리고 그런 류를 바라보며 입술을 삐죽 내미는 미도리.

여느 날과 같은 일상적인 아침이었다.

류가 책가방을 옆으로 내려놓고 신발 주걱을 꺼내 단화를 신으며 말했다.

원래 진지한 아들이지만, 왠지 조금 더 진중해진 류의 눈썹.

그녀는 류가 또 잔소리를 시작하려 한다는 것을 깨닫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밤에 그렇게 창문을 열고 자면 감기 걸려요. 보안 문제도 있고.”

“엄마가 몸에 열이 많아서.”

“집에 선풍기도 있잖아요? 특히 어제 새벽에는 아직 선선해서. 대신 문 닫아 드리고 나왔으니까. 다음부터는 창문도 닫고 확실히 문도 잠그시고요.”

“에이, 우리집이 어디 일, 이층도 아니고….”

“어머니.”

미도리는 박력 있게 말하는 류의 모습에, 가슴에 쿵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만 같았다.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익살스럽게 내미는 입술.

“알겠어. 알겠어. 우리 류가 엄마 걱정하는 거. 자 그럼 뽀뽀.”

“하…. 갑자기 혀 넣기 없는 겁니다?”

‘앗, 걸렸다’라는 표정을 짓는 미도리의 모습에 류는 한숨을 내 쉬며 그녀의 볼에 가볍게 뽀뽀를 했다.

“그럼 아들! 잘 갔다 와!”

“네!”

덜컥-

아쉽다는 듯이 닫힌 문에도 손을 두어 번 더 흔든 미도리도 얼른 그녀의 방을 향해 갔다.

화장을 마무리하고 그녀도 출근해야 하므로.

그녀는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을 즐기며 틴트를 바르는 미도리는 흩날리는 머리를 정리하다, 문뜩 고개를 돌려 바람이 불어오는 창문을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까, 어제 류가 문을 닫아 놓았다고 했는데?’

그리 생각하며 창문을 향한 그녀는 문을 닫고 문단속을 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꾸륵꾸륵

“응?”

뒤에서 들려오는 기묘한 소리에 미도리는 순간 등 위로 소름이 돋아 올랐다.

“하하, 요즘에는 막 귀접도 하고 내 기가 많이 허해졌나.”

괜스레 말을 하며 창문을 닫은 그녀.

창밖에 보이는 풍경과 함께 연하게 비치는 무언가.

미도리의 눈이 굳어 버렸다.

창문에 비치는 것은 분홍색의 머리 그리고 마치......

‘저거......나 잖아?’

고개를 돌린 미도리.

“꺄아아, 흐읍!!”

질척-!

조용해진 방 안에서는 꾸륵거리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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