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EP.44 모의고사(3)
#043화, 모의고사(3).
“그, 아들? 엄마는 괜찮으니까, 얼른 방에 들어가도 괜찮…하읏!♡”
미도리는 침대에 앉아 약을 모아놓는 통을 꺼내는 류를 바라봤다. 천천히 자신의 아래에서 무릎을 꿇는 류를 바라본 미도리는 황급히 다리를 모았다.
혹시, 조금 더 찐해져 버린 청바지의 가랑이 사이를 류에게 들킬까 봐.
‘지금은 아들 앞에 있는데, 그만 만져줘....부탁이야.’
딱 붙은 허벅지를 비벼대는 미도리는 아랫입술을 꽉 다물고 부르르 떨어댔다.
천천히 내려가는 손이 침대의 가장자리에 걸치며, 핏줄을 세우기 시작했다.
쥐어지는 손가락에 주름진 이불이 튀어나왔다.
“그래도, 확실히 소독하고 약을 발라야죠.”
기분 좋게 방 안에 울려 퍼지는 류의 목소리. 미도리는 자신의 손가락을 잡아 올리는 류를 바라봤다.
찌걱-
“흐으읍.”
“많이 아파요?”
아니 그것보다는 사람이 아닌 유령이라서 그런지 손이 네 개나 자신의 엉덩이를 마구 주물러대고 보지를 쑤셔댄다고 말을 할 수 없는 미도리는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고개를 흔들어 댈 뿐이었다.
‘이렇게 계속 쿡쿡 쑤셔져 버리면, 아들 앞에서 가, 가버릴 거 같아. 제발, 유령님 그만 쑤셔주세요. 흐읏♡’
야속하게도 이렇게 힘들게 참고 있지만, 류는 아무것도 모르는지 묵묵히 미도리의 손을 잡아 들었다.
“쪼금 따끔할 거에요.”
빨간 소독약을 꺼낸 류가 천천히 미도리의 손가락에 약을 가져다 대, 소독을 시작했다.
툭
따끔.
미도리의 눈가 위로 근육 다발이 꿈틀했다.
이미 머리까지 치고 올라온 절정에, 발가락을 억지로 꾸겨 넣어 참아내던 미도리의 발목이 곱게 펴져 간다.
넘칠 거 같은 물잔에 고작 한 방울.
등이 활처럼 휘고 자연스럽게 고개를 뒤로 젖혀가는 미도리가 불안하다는 듯이 손을 뻗어 류의 목덜미를 감싸 안았다.
천천히 끌려가 말랑거리는 유방에 얼굴에 파묻힌 류가 얼른 고개를 빼려 했다.
하지만 미도리의 떨리는 손이 류의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들지 말라는 듯이 꾹꾹 눌러댔다.
목에 힘을 준 채로 멈춘 류와.
기다란 머리를 침대 위에 흩뿌린 채, 세상 천박한 표정으로 소리 없이 비명을 질러대는 미도리.
방안에서는 미도리가 류의 머리를 쓰윽 쓰윽 쓰다듬는 소리와 소리 없는 그녀의 비명만이 울려 퍼졌다.
*
얼굴에 닿은 포근한 가슴과 머리를 내 머리를 쓰다듬는 미도리의 손길.
왠지 모성애가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이겠지만, 바들바들 떠는 손과 볼에서 느껴지는 왠지 딱딱하게 솟은 그것.
브레지어의 패드를 너머에서도 느껴지는 유두에 단지 모성애가 담긴 손길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요즘 조금 이상하다 생각하기는 했는데.’
방 안에서 들려오는 신음도 잦아지기도 했었고.
은근히 내 광대를 꾹꾹 눌러오는 유두를 살짝 피하니, 한 짝이 내 얼굴만 한 가슴 사이로 빨려 들어가 버린다.
가슴팍 사이에서 느껴지는 야한 페로몬.
생물과 과학의 시간에서 이러한 아몬드와 비슷한 냄새에 관해서 공부한 적이 있었다.
진화가정에서 여자가 발정이 나면 가슴골에서 여성의 호르몬이 흘러나온다는 그런 내용.
정말 성에 관해서는 쓸데없이 연구가 잘 되어있는 세상이었다.
어쨌든.
‘요새 어머니가 왜 이러는 거지.’
나는 왠지 따뜻해지고 축축해지는 가슴팍에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가슴을 뒤로 슬쩍 때네며 생각했다.
응급처치를 하기 위해서, 방 안으로 데려올 때, 혹시 또 뿌리염색을 하지 않았을까 봐 유심히 살펴보니 그거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슬쩍 귀를 미도리의 아랫배에 가져다 대니, 위이이잉-거리는 소리가 없는 게 작고 귀엽게 생긴 핑크색의 그것이 들어가 있는 것 또한 아니었다.
“흐으으읍-♡ 흐으읍-!!!!♡”
내 흉곽을 쪼여오는 미도리의 다리.
‘이거 그냥....’
발정이 나버린 건가?
7년 동안 최면을 통해, 억지로 성욕을 막아 놓기는 하였다.
아무리 자위를 통해서 성욕을 푼다고 한 듯, 혼자서 처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
나 또한 자위까지 참아대다 이제는 매일같이 오나홀에다 원숭이처럼 엉덩이를 흔들어대고 있지 않은가.
‘고작 손가락 한 번 빨렸다고.’
그렇게 가버릴 정도면.
지금도 상처 난 곳에 따끔하기는 하겠지만, 빨간약을 발라줬다고 두꺼운 청바지 너머로도 내 셔츠가 젖어가게 애액을 뿜어 대는 그녀였다.
이대로 둔다면.
그녀의 심리와 몸에 무슨 악영향을 끼칠지 너무 걱정되었다.
“하아아…. 하아아…♡ 아들, 엄마 치료해줘서, 고마워?”
지금도 만족한다는 듯이, 숨을 몰아쉬는 미도리를 보면 최면으로 막는 것도 한계가 있어 보였다.
그리고 더 이상 최면을 썼다가, 그녀가 그녀가 아니게 되어버리는 상황까지 갈 생각 또한 없었고.
고민이 하나 더 생겨 버렸다.
“당연하죠, 아들인데 효도해야죠. 어머니.”
쌓여 버린 어머니를 어떻게 풀어줘야 할지.
*
얼른 화장실로 가, 야한 냄새가 풀풀 나는 옷을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벌써 시간이….’
시침이 벌써 9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어머니는 오늘 일도 그렇고 화려하게 가버려서 그런지, 침대에 누워서 잠에 빠져든 상황.
젖은 청바지와 속옷, 그리고 불편한 옷을 잠옷으로 갈아입혀 드리고 왔으니 잠에서 깨지는 않으실 거 같았다.
“정말, 이제는 과일도 잘 깎으시네…….”
이제는 옛날의 그 핑챙 그 자체이던 그녀의 모습이 상상이 안 갈 것만 같은 훌륭한 과일 깎기.
토끼 모양으로 깎여 있는 사과조각이 미도리의 현모양처력을 보여줬다.
‘내가 너무 억죄기만 한 건 아니었는지.’
여태까지 내게 희생만 하고 사셨던 어머니였다. 이제 나도 성인이고, 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다면, 혼자 적적한 시간을 보낼 일이 많을 터.
슬슬 풀어 들어야 하나.
‘재혼은....’
생각만 해도 불쾌해지는 게, 애지중지 잘 키운 딸을 엄한 흉한 놈에게 빼앗기는 기분.
입안이 왠지 씁쓸해져 잘 깎은 사과를 베어 물었다.
과일이 올라간 식기를 들고 나는 터벅터벅 내 방을 향해 걸어갔다.
『우다탕탕탕-!』
내 발소리를 들었는지, 시끄러워지는 방 안.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뭘 한건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열심히 공부를 하는 척 하고 있는 마오. 츠우미는 안 봐도 농땡이 치지 않고 공부를 열심히 했을 테니 유심히 살피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들어왔는데도, 세상 편하게 잠들어 있는 타케시 녀석.
“공부 잘 하고 있었어?”
“으, 응. 류 화, 화장실 오래 걸렸네?”
“아, 어머니 도와 드리다가 옷에 음식을 쏟아 버리는 바람에.”
나는 과일 접시로 타케시의 머리에 툭하고 치고는 탁자 중앙에 내려놨다.
“으아아아아! 류? 하하, 아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고!”
이 녀석은 꿈에서라도 공부를 한 모양이었다. 입 옆에 묻은 침이나 닦고 말하지.
“그래, 그래. 이제 과일 먹고 슬슬 집에 돌아가야지. 벌써 시간도 이렇게 됐고. 그리고 마오. 쪽지시험은 다 풀어 놨어?”
뜨끔한 듯, 어깨를 움찔거린 그녀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특유의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내 허벅지 위로 드러누우려 했다.
당연히 머리를 손으로 받아 막아주었고.
“오늘 너무 공부해서, 머리에 아무것도 안 들어가. 무리, 무리.”
괘의치 않고, 내 손 위에서 머리를 뒤적거리던 마오가 내 배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코를 킁킁거렸다.
“왜? 냄새나?”
살짝 찔리는 일이 있었던, 나는 빠르게 마오의 가벼운 머리를 들어 올렸다.
든 게 없어서 가벼운 건지 얼굴이 너무 작아서 가벼운 건지.
“아, 아니. 그냥 왠지 익숙한 냄새가 나서.”
“그래, 다들 오늘 다 수고했으니까, 맛있게 먹고. 집에 가자.”
“아싸!”
“여어-! 오늘 최선을 다한 내가 자랑스럽다. 나란 남자!”
얼른 집에 가고 싶은 듯, 과일을 입에 박아 넣어 대는 타케시와 마오를 보니 저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다음 공부는 어디서 하는 게 좋을까? 타케시 집은 동생 때문에 안 될 거 같고.”
슬쩍 마오를 바라보니, 고개를 흔들어댔다.
“우리 집은 그, 의외로 부모님이 엄해서. 하하.”
친구들에게 자신의 집을 보여주고 싶어서 하지 않아 보였다.
“그, 우, 우리 집에서 하자 다음 스터디.”
역시 우리 부반장, 츠우미였다.
너무 착한 탓에, 어쩔 수 없이 저러나 싶어. 다시 한번 물었다.
“괜찮겠어? 부모님은?”
“괜, 괜찮아. 우리 부모님은 집에 친구 데려오는 거 좋아해.”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손뼉을 쳤다.
짝━!
“그럼, 다들 이만 일어나자.”
그 많던 과일도 순식간에 다 먹었으니 말이다.
친구들을 얼른 집에 보내고, 침대에 뻗어버려 빨래를 돌리지 못한 어머니 대신 빨래를 돌리고 설거지도 해야 했다.
“오오-! 오늘 이렇게 도움받았는데, 집에는 다 내가 바래다줄 테니, 류는 걱정하지 마!”
“그래, 그래.”
나는 어느새 공부하던 것들을 책가방에 다 챙겨 넣은 친구들과 방에서 나왔다.
“그, 그 어머님은 인사를 하고….”
“아, 괜찮아 지금 주무셔. 많이 피곤하셨나 봐.”
“그, 그렇구나.”
철컥-
나는 문을 먼저 열고 나와 집에서 나가는 친구들을 배웅했다.
“다들 조심히 가고, 내일 보자.”
정겹게 손을 흔들며 멀어지는 친구들의 뒷모습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먼저 세탁기부터 돌리고, 그다음에 설거지….’
집안일을 할 계획을 세우며, 나는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그사이 많은 일이 있어서 시라베 선배가 답장했는지 확인을 못 했었다.
휴대폰을 열어 채팅앱을 키니, 보이는 시라베 선배의 답장.
「시라베 선배 : (사진) 지금 조사 중.」
황급히 손가락을 툭툭 쳐, 올리니 리카 선생님의 문자들 또한 보였다.
「리카 선생님 : 류 부의 선배 와서, 만들어 놓은 감시기구 줘놨다?」
“진짜, 이 조사 바보가....”
나는 살짝 흘러내린 안경을 고쳐 쓰고, 방 안으로 뛰어들어가 책가방을 챙겨 들었다.
그리고 사진을 보며, 동시에 휴대폰을 들어 맵을 살피며 시라베 선배의 위치를 독도법으로 계산해가며 찾아간다.
빠르게 움직이는 발과 팽팽하게 돌아가는 머리.
덜컥-
나는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
“후욱…, 후욱….”
거칠게 흘러나오는 숨소리.
타박타박
아스팔트의 바닥을 때리는 운동화.
“아, 진짜 정신없게. 좀 가만히 있어!”
타케시가 제자리에서 걸어가는 츠우미와 마오의 중심으로 뺑뺑 돌며, 조깅을 뛰고 있었다.
“아, 정신 사나웠다면 미안!”
각을 세워 손날을 세운 타케시, 하지만 계속 훅훅 거리는 게 조깅을 멈출 생각은 없어 보였다.
“오늘 남자가 되는 훈련을 하지 못해서. 지금이라도 얼른 몸을 풀어 줘야 해!”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든 마오가 애써 타케시를 외면하고 터벅터벅 걸어갔다.
무시로 일관하는 마오와 다르게 걱정스럽다는 듯이, 타케시를 바라보는 츠우미.
어느새 가까워진 차로에는 아직도 차가 드문드문 다니고 있었다. 오히려 늦은 밤이라서 차의 속도는 더 빨랐다.
우우우웅- 슈우우웅-
도로를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의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츠우미의 손이 절로 움찔거리며, 타케시에게 향했다.
“조, 조심해.”
그런 츠우미의 걱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제는 뒤로 뛰기 헛둘, 헛둘 뛰기 시작하는 타케시.
“괜찮아. 자동차도 못 보고 치일 정도로 내 조깅의 수련도가 낮지는 않다고!”
뒤로 달리다, 하나 둘 구호 소리에 맞춰 발을 맞춰 내려놓는 타케시가 엄지를 내밀며 어깨를 으쓱거려댔다.
그 아찔한 모습에 눈을 질끔 감아대는 츠우미.
그리고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대는 마오가 타케시 옆에 나란히 섰다.
아직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보행등.
타케시가 허리를 숙이며, 앞으로 뛰어나갈 준비를 해댔다.
“삐.”
그리고 그 모습에 불안한지, 츠우미는 타케시 대신 주변을 살폈다.
우우웅-
그리고 그녀의 눈에 들어오는 하얀색의 트럭.
“삐.”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눈에 걸리는 트럭이었다.
“삐.”
그래도 인간보다는 빠른 자동차. 어느새 횡단보도에 가까이 온 트럭.
“삐!”
보행등이 푸른색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뛰쳐나가는 타케시.
“자, 잠깐-!”
뛰어가던 타케시가 움찔 멈춰섰고,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에 비친 타케시의 붉은 눈이 밝게 빛이 났다.
그리고-
끼이이이이익━!
어두운 밤, 차가워진 공기에 퍼지기 쉬운 날카로운 비명이 조용한 마을 안에 울려 퍼졌다.
“꺄아아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