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읍토미. 라 세상 속에 들어와 버렸다-37화 (37/54)

19 EP.42 모의고사.

#041화, 모의고사.

“이번 달 말에 시험 있는 거 알지? 50점 밑으로 내려가는 녀석들은 내가 직접 개인 지도를 해줄 테니까. 그렇게 알아.”

선생이 말을 했건만,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저 구겨진 고블린처럼 생긴 얼굴에 걸맞게 탐욕이 그득그득한 얼굴로 반 친구들을 핥듯이 쳐다보는 데 누가 좋아할까.

특히 여자아이들은 대놓고 싫다는 표정과 경멸스럽다는 듯이 앓는 소리를 냈다.

그런 반응에 무안했는지 우리 반의 담임은 황급히 반을 떠날 뿐이었다.

‘저것도 미리 좀 처리를 해야 할 텐데.’

선생의 불알을 발로 차버리면, 퇴학을 당할 테니 난감한 일이었다.

“그것보다, 타케시. 공부는 했어?”

타케시는 아직 턱에 박혀있는 핀을 풀지도 못한 채, 얼굴에 붕대를 둘둘 말고 있었다.

다행히 젊기도 하고, 열혈남 특성상 미친 회복력 덕분인지, 금방 나을 거라는 리카 선생의 말이 있기도 했다.

“하하…. 그러다 미카 선배가 화낸다? 너 이번 모의고사도 커트라인 못 넘으면, 위험하다는데 맞아?”

“하하하….”

공부 얘기만 나오면 한없이 작아지는 타케시의 모습. 책상에 앉아 펜을 드는 건 열정남의 영역이 아닌 듯했다.

그렇지만 이 녀석 이대로 놔두다 가는 유급 확정이었다.

‘안 되겠네.’

그래도 내 친구 놈, 오늘 끌고 가서라도 공부를 좀 시켜야 겠다.

“너, 학교 마치고 뭐해?”

“응? 부활동 갔다가…,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해 뜨거운 노을빛 아래에서 청춘을 불태우는 훈련을!”

척-!

얼마나 손을 강하게 휘둘렀는지, 각 잡힌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리고, 주먹을 쥐고 있는 타케시를 바라봤다. 녀석은 그 긴타요에게 처참히 져 버렸던 탓에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아 물론 정말로 불타고 있다.

나는 날아오는 불똥에 옷에 구멍이 나지는 안을까. 몸을 털털 털어대며 말했다.

“마치고 나랑 공부하자.”

“응?”

공부라는 말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타케시.

“공부하자고, 오랜만에 너희 어머니한테도 인사드리고 타케시 집에서 공부하면 되겠네.”

“그 모모가 요새 사춘기가 와서, 집에 남자가 오는 걸 싫어해서....하하하!”

어색한 팔로 뒤통수를 벅벅 긁어대는 타케시의 모습.

전에 어머니가 친구 좀 집에 데려오라는 기억이 떠오르는 게, 녀석이 도망칠 구석은 없다.

“그럼 우리 집에서 공부하자.”

“응? 그 어머니가 불편해하시지 않을까?”

“내가 친구를 집에 데려오면 그저 좋아하실 거야.”

“친구.....”

아직도 해는 쨍쨍한데, 타케시의 얼굴이 노을빛이라도 받은 것처럼 음영이 깊게 드리웠다.

“그리고 진짜 멋있는 남자는 문무겸비가 된 남자라고, 타케시.”

“큭....어쩔 수 없군! 최강남자 류가 말한다면, 이 류의 친구 타케시 어떻게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희극을 찍어대는 녀석을 무시하고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봤다. 인기척이 느껴졌었기 때문이었다.

왠지 조금은 더 길어지는 듯한 치마 길이, 그래도 여전히 짧아 탄력 있는 허벅지를 대부분 보여주고 있지만.

이건 마오의 치마였다.

항상 단추를 4개는 풀던 마오가 오늘은 겨우 2개만 풀은 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긴 백발이 마오가 몸을 떨어댈 때마다, 함께 살랑거려댔다.

‘약 먹을 시간이 다 된 건가?’

그건 그렇고 얘도 공부해야 할 텐데. 반장으로서 볼 수 있는 학생기록부에서 마오의 성적은 그닥 좋지 않았다.

물론 타케시보다는 나았지만, 이렇게 놔두면 저 음흉한 담임에게 무슨 일이라도 당할 거 같았다.

현재 아픈 애이기도 하고.

“류, 나 그 도움이 필요한데.”

“그래? 조금만 기다려 줄 수 있겠어?”

어제는 너무 밤이 늦어 미리 정액을 빼두지 못했었다.

“응? 나, 지금 급한데. 엄청?”

따각따각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마오의 손을 잡아챘다.

얼마나 갈아 먹었는지 마오의 엄지손톱에는 벌써 피가 나는 상태. 나는 가방에서 붕대와 소독약을 꺼내 붕대를 감아 주었다.

마오의 단 숨이 내 귀를 스쳐왔다.

“하아…, 류 나 얼른.”

겨우 손 한 번 잡혔다고 허벅지 틈으로 애액이 줄줄 흘러내리는 게, 금단현상이 심해진 모양새.

치마 기장을 늘리지 않았으면, 티가 났을 텐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리카 선생님이 준 약 하나 먹고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얼른 짜내서 줄게.”

조용히 속삭이는 내 목소리를 츠우미의 목소리가 덮어왔다.

“그, 그. 무슨 얘기 하고 있, 있어. 류?”

“아, 학교 마치고 같이 공부를 하는 게 어떤지 말하고 있었어. 여기 타케시도 그렇고 마오도 이번 모의고사 커트라인에는 간당간당하잖아.”

딱히 거짓말을 하고는 싶지는 않지만, 교실 한중간에서 마오가 미약에 중독되어서 애기 분유 먹이듯 내 정액을 먹여야 하는 얘기를 하고 있다 할 수 없지는 않은가.

츠우미는 내 얘기를 듣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필이면 그때 타케시가 치고 나와버렸다.

내 어깨 위로 올라가는 타케시의 손.

“문무를 겸비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 류의 집에서 공부를 하기로 했다구, 츠우미.”

“류, 류의 집에서....?”

츠우미는 뭐가 그렇게 급한지, 평소보다도 말을 더 더듬어대며 말을 이었다.

“그, 그, 그럼. 나도 도, 도와줄게. 나, 나도 공부 했어야 했고! 혼자서 두 명 가르치는 것보다는 둘, 둘이 더 나으니까.”

책상을 강하게 짚으며 얼굴을 들이미는 츠우미의 가슴이 출렁거리며 내게 부딪히려 하길래 슬쩍 얼굴을 뒤로 뺀 뒤.

마오를 바라봤다.

이제는 식은땀을 뚝뚝 흘려대는 게, 얼른 정액을 빼서 먹여줘야 할 듯했다.

나는 더는 시간을 끌 수 없을 거 같은 상황에, 깊이 고민도 못하고 츠우미에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뭐, 집에서 공부만 하는 거뿐인데 괜찮겠지.’

“그래 그러자 츠우미, 나 잠시 화장실을 갔다 와야 할 거 같은데.”

“응, 응. 그러면 마치고 기, 기다리고 있을 게!”

*

나는 착유기와 비슷한 모양의 착정기를 세면대 위로 올려 둔 뒤, 먼저 손을 씻었다.

손을 털며 착정기를 수건으로 깔끔하게 닦고 있는 모습에 왠지 한숨, 아니 현타가 밀려들어 온다.

‘그래, 미리 내 아이를 키울 아내의 일을 체험한다 생각하자.’

요즘은 남자들도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 고충을 이해하기 위해, 임신 체험 같은 것도 한다 하지 않던가.

나는 지금 모유수유를 한다고 매일 착유기를 쓰는 내 미래의 아내의 고통을 체험하는 것이었다.

나는 착정기를 들고 화장실의 문을 열어 들어갔다.

스르륵-

내려가는 바지와 팬티.

나는 마오에게 줄 우유를 짜내기 위해 손을 위아래로 흔들어 재끼며 열심히 노력하기 시작했다.

탁 탁 탁 탁 탁

오늘은 부활동에서 시라베 선배와 위장 수사를 위해, 변장할 옷이나 몸에 숨길 카메라 등을 부착해야 했다.

탁 탁 탁

꽤 규모가 커 보이는 유곽의 모습. 나라고 함부로 쳐들어가, 기분 내키는 대로 부셔대거나 불알을 으깰 수는 없는 법이다.

까딱하다가는 내가 범죄자가 되어버려 경찰에 잡혀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먼저 증거가 필요했다.

탁 탁 탁 탁

그리고 어머니에게 오늘 집에서 친구들이랑 공부할 거라 문자를 보내고. 또, 그 둘을 동시에 집에 데려다 가는 건 괜찮겠지?

저번에 길거리에서 그렇게 싸워대는 걸 보니, 딱 견원지간이라는 사자성어가 어울리는 둘인데 집에서도 말썽을 피우는 건 아닐지 걱정이다.

그래도 급한 마음에 이미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으니, 무르기도 조금 뭐하고.

탁 탁 탁 탁-

“하아….”

‘젠장.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학교 화장실 제일 끄트머리에서, 쉬는 시간을 이용해 딸이나 잡고 있다니.

이게 내가 원하던 평범한 학교생활?

아니다, 아니야.

지금 내가 너무 부정적이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예전에 자주 보던 표어 같은 게 있었었다.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네가 아닌 반이나 남았네라고 생각하자는 그런 표어.

처음 봤을 때는 나름 신선했지만, 지금은 진부해져 버린 말.

그래도 지금의 내게는 필요한 말이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금태양이던 시절과 비교하자면 백배 천배 더 나은 삶을 보내는 중이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행위는, 외설이 아닌 치료다.

‘반장으로서 반 친구를 보살피는 일은 당연한 일이야.’

탁 탁 탁 탁

그것보다 너무 안 나온다.

더는 내 손으로는 만족해버릴 수가 없는 몸이 되어버린 걸까?

나는 계속해서 손을 움직이며, 팔을 들어 손목시계를 바라봤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이러다가 늦을 거 같았다. 반장으로서 수업시간에 늦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로 착정을 그만두고 반으로 들어가기에는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마오가 마음에 걸렸다.

어째서 이 완벽안경남컨셉으로도 사정의 타이밍을 조절할 수 없는 걸까.

갈팡질팡하는 내 심란한 마음을 따라 자지를 쥐고 있는 내 손아귀의 힘이 풀렸다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해댔다.

똑똑똑

화장실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

“류, 잘 안 나와? 도와줄까?”

마오의 목소리였다.

열기로 가득한 목소리에, 마오가 어떤 얼굴로 문 앞에 서 있을지 저절로 머릿속에 그려졌다.

평소였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릴 하지 마라고 잔소리를 해줬을 테지만.

나는 전혀 쌀 생각이 없이 평온해 보이는 내 자지를 바라봤다.

‘이대로면 수업에 늦을 거 같고 어쩔 수 없나.’

덜컥.

끼이익-

문이 열리고.

오줌이 마려운 것처럼 가랑이를 부여잡고 있는 마오가 침을 줄줄 흘려대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터벅터벅

자세를 낮추며 들어오는 마오가 화장실의 문을 닫으며, 동시에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철컥

잠기는 걸쇠와 내 자지의 밑둥을 잡아채는 마오.

“잘 먹겠습니다. 아앙-”

움-

“츄으으으읍!”

마오의 화장실 바닥에 꿇어앉아 있는 마오의 하얗게 바랜 정수리가 위아래로 움직여댔다.

‘이건 치료목적의 펠라일 뿐이니까.’

소리가 울리기 쉬운 화장실에서 마오가 내 자지를 빨아들이는 추잡한 소리만이 맴돌았다.

*

이제는 여름이 다가온다는 듯이 따뜻해져 버린 거리.

하교하는 학생들 사이로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4명이 학생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마오! 근데 아까부터 계속 마시고 있던데 그건 뭐야?”

마오는 손에 들고 있는 팩에 꽂혀 있는 빨대를 입에 때고 타케시에게 슬쩍 웃어 보았다.

“응? 맛있는 거?”

아까는 아픈 사람처럼 병색이 완연했던 마오에 살짝 걱정했었던 타케시였지만, 평소처럼 짓궂게 웃어대는 마오의 모습에 안심하는 타케시였다.

“왜, 너도 먹어 볼래?”

“그럴까?”

“그만.”

“아, 맞다 이건 류가 나한테 준 선.물이라서 말이야?”

마오가 어디까지 입술이 비틀어질 수 있다는 걸 시험하듯이 조소를 지으며 츠우미를 바라봤다.

“하, 어머, 가, 가슴에 땀이 고여서 불편하네.”

은색으로 된 목걸이를 가슴에서 꺼낸 츠우미가 땀을 털려는 듯이 목걸이를 흔들어댔다.

찌직-

조금씩 튀기기 시작하는 정전기.

그 사이로 류가 튀는 정전기에 따갑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파고 들어왔다.

“또 싸울 거면, 오늘 타케시랑 둘이서 공부할 테니까. 다들 집으로 돌아가.”

『현재 안경의 상태는 어떻지?』

황급히 서로 팔짱을 껴대며 어색한 웃음을 짓는 여자 둘을 사진에 담은 남자가 무전기에 입을 가져다 댔다.

삐빅-

“안경의 모습에서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오버.”

『그런가.....』

침울해 보이는 여자의 목소리가 무전기에서 흘러나왔다.

“현재, 대화 내용을 감청한 결과 친구 셋과 안경의 집으로 가는 중입니다. 오버. 계속 보고 할까요?”

『집까지 들어가는 것만 보고, 철수하도록 안경의 집에는 방범 장치가 설치되어있으니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느새 멀어진 4명의 학생.

부우웅-

갓길에 세워져 있던 흰색의 트럭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냥 트럭으로 밀어서 죽이면 되는걸, 이 조직은 일을 어렵게 한다니까.”

트럭기사는 말 그대로 허전하기만 한 아랫도리를 긁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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