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EP.37 기분 좋아지는 약.
#036화. 기분 좋아지는 약.
아스카는 여느 날과 같이 자신의 젊음을 파는 여자들로 모인 공원을 지나가고 있었다.
아름답게 컬이 들어간 머리.
교복의 아랫단 단추는 풀어, 묶어 탱크탑처럼 만들어 놓은 상의에 걸을 때마다 살랑살랑 춤을 추며 탄탄한 엉덩이를 드러낼까 말까 하고 있었다.
아스카는 자신의 엉덩이를 훔쳐보려다 가로수에 머리를 박아대는 남자들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콧방귀를 껴댔다.
‘이래서 멍청한 남자들은.’
지이잉-
떫은 표정을 하고 있던 아스카의 얼굴이 휴대폰의 진동에 활짝 펴진다.
「마오♡ : 아스카, 아스카, 문신하는 곳은 알아봤어?」
「나 : 알아보는 중이야, 근데 굳이 문신까지 해야겠어?」
그녀의 반의 반장, 류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문신인 것쯤은 아스카도 알고 있었다.
항상 옆자리에서 지켜보고 있었으니, 마오가 류를 바라보는 눈빛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는 게 당연했다.
‘그딴 남자가 뭐라고.’
그렇다고, 마오가 남자에 차여 슬퍼하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으니 옆에서 조언을 주는 것이었다.
물론 그 안경을 껴도 눈이 나빠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지, 류는 마오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 같지만, 차인다면 같이 술 한잔을 하며 위로를 해주면 됐다.
살짝 스킨십이 섞인 위로.
아스카는 약간은 얄궂은 생각을 하다, 휴대폰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입에 발린 소리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좋았다.
「마오♡ : 왜? 아스카랑 같이 우정 문신하면 좋잖아.」
「나 : 뭐 커플 문신? >..< 그런 거면 문신 값은 내가 내줄 게 아프다고 울지 말라고 마오wwwww」
「마오♡ : 안 울어!」
지이잉-
「한심한 원숭이 : 지금 어디야? 나 러브호텔 쪽 앞에 거의 다 왔는데.」
아스카는 다시금 따분한 표정을 지으며, 대충 맵을 켜 자신의 위치를 보내줬다.
‘빨리 끝내고, 마오 데리고 문신하러 가야겠다.’
마오에게 문신을 시켜주려면, 돈이 꽤 나갈 것이 분명했다. 휴대폰을 열어 은행 앱을 보니 문신 비를 내기에는 아슬아슬한 금액.
어깨에 멘 쿠찌쿠찌를 산 탓에 간당간당했다.
방금 연락이 온, 머리 벗겨진 아저씨를 뼛속까지 벗겨 먹을 생각을 하며, 공원을 지나갔다.
“야, 저것 봐봐.”
“와, 미쳤다. 아무리 구석진 곳이라고 해도 야외서 저 지랄이네.”
휴대폰을 내밀어 동영상을 찍고 있는 흔한 길거리 양아치들. 그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따라갔다.
‘쟤는….’
그녀가 다니는 학교의 교복. 검은색의 바지에 흰색의 자켓 그리고 남자 허벅지 양옆으로 삐져나온 엉덩이.
“반장인가….”
190이 넘어가는 장신의 키. 그리고 옷맵시가 좋게 말랐지만, 딱 벌어진 어깨. 뒷모습만 봐도 류의 모습이었다.
옆의 양아치들이 하듯이 휴대폰을 꺼내든 아스카는 몸을 앞뒤로 흔들어대는 류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었다.
‘참, 얘는 은근히 애가 이상하다니까.’
생긴 것은 남자 주제에 괜찮게 생겼지만, 운동장에서 삼바 춤이나 추는 녀석을 왜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아스카였다.
다시 걸음을 걸으며, 마오를 골릴 겸 방금 찍은 영상을 마오에게 보냈다.
「나 : 마오 낭군님, 골목에서 섹스 중wwww」
「마오 : 낭군님이라니!! 아니거든! 그리고 류라면, 또 이상한 이유거나 사람 도와준다고 저러는 게 분명하니까. 애가 좀 신기한? 특별한 성격이잖아.」
침대에서 다리를 동동 구르며, 얼굴이 붉어졌을 마오를 생각하면 그 귀여움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흘러나왔지만, 왠지 씁씁한 맛이 느껴졌다.
‘정말, 내가 남자였으면, 바로 따먹어 버리는 건데.’
혀로 입술을 핥으며, 씁쓸한 맛을 털어낸 그녀의 귀에 개기름이 줄줄 흘러 대는 목소리가 들여왔다.
“아스카, 오래 기다렸다고.”
씩 웃으며 팔을 벌려대는 남자.
‘윽, 구려.’
빈 머리를 옆으로 넘긴 채, 올챙이처럼 볼록 튀어난 배. 거기에 형편없는 생김새까지.
저절로 얼굴이 구겨지게 만드는 외모였다.
하지만, 아스카는 이 일에서는 프로.
“파파♡, 미안 오래 기다렸지?”
남자에게 뛰어든 그녀가 은근히 큰 가슴을 꾹꾹 남자의 살결에 꾹꾹 눌러주며 아양을 떨어댔다.
징그럽게 얼굴을 붉히는 남성.
‘정말, 남자들은 가슴으로 꾹꾹 눌러주는 것 가지고도 저런 식으로 한심한 표정을 지어대고 바보 같아.’
역시 남자는 원숭이에, 쓸모가 없어.
속으로 조소를 짓는 그녀였지만, 곧바로 남자의 팔짱을 끼고 가슴으로 밀어 대, 발걸음을 재촉했다.
“파파, 나 용돈 필요한데?”
“하하하, 저번에도 엄청 줬잖아. 벌써?”
난감한 듯 땀을 삐질 거리는 남자의 얼굴에 아스카의 미소 띤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갔다.
“뭐야, 거지야?”
“응?”
놀란 표정으로 아스카를 내려다보는 남자.
“아, 됐어. 지루해. 나 오늘 집에 갈래.”
스륵-
팔짱을 풀고 곧바로 돌아가는 아스카의 모습에 남자는 그녀의 팔을 잡아챈 뒤, 지갑을 꺼내 보여줬다.
“에이, 무슨 소리야. 파파가 아스카한테 쓰는 돈 아까워할 일이 없잖아?”
지갑에 빼곡히 차 있는 돈에 아스카가 곧바로 누구나 반할 것만 같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달라 붙어왔다.
“파파!♡ 정말, 믿고 있었다고! 이렇게 지갑도 너무 빵빵하고 파파, 완전 섹시해♡.”
눅진하게 귀를 녹이는 뜨거운 아스카의 숨에, 남자는 한심하게 헤헤거릴 뿐이었다.
뒷골목에서 빌린 사채로 두둑하게 채운 지갑을 자랑스럽게 품속에 집어넣은 남자는 치솟은 어깨로 당당하게 걸음을 내디뎠다.
“오늘은 꽉 채운 지갑, 텅 빌 때까지. 우리 아스카 파파가 만족하게 해줄 테니까!”
“어머, 나 오늘 완전 기절해 버리겠다. 그치? 파파?”
아스카는 매달린 팔 위로 고개를 비벼댔다. 물론 고개를 숙여 보이지 않는 얼굴이 짓는 표정은 밝은 목소리와 어울리지 않게 따분하기 그지없었지만 말이다.
‘지랄하고 있네, 조루새끼가.’
둘은 『Love』라 박혀있는 밝은 LED 빛 밑으로 다정하게 걸어갔다. 전혀 사랑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그들.
아스카는 돈을 사랑하고, 남자는 그저 아스카의 예쁘고 어린 몸뚱어리를 사랑하니 나름 둘은 사랑하는 사이기는 했다.
*
샤아아아아-
샤워실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씻는 소리.
아스카는 반투명한 유리창에서 비치는 남자의 모습을 잠시 바라봤다. 그림자는 흉한 것도 모르고 자신의 가랑이 사이를 벅벅 씻어대는 꼴이 절로 그녀를 조소 짓게 했다.
“풋.”
어차피 그녀의 엉덩이 위에서 고작 4~5번 정도 움직이다가 찍하고 싸지른 뒤에 세상 떠날 것 같은 한숨을 내쉬며 쓰러질 게 뻔했다.
돈을 받아서는 좋지만, 조금의 쾌감도 느껴본 적이 없는 아스카.
남자에게서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그녀였기에, 이 일은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빨리 끝내고 싶어, 지금껏 그렇게 케겔 운동을 해왔던 것이고.
지금도 침대에 엎드려 케겔운동을 하는 중이었다.
‘빨리 끝내고, 마오랑 오랜만에 데이트나 해야지.’
「나 : 나 일 한 10분 뒤에 끝날 듯.」
「마오♡ : 방금 들어갔다 하지 않았어?」
「나 : 이 병신 3분도 못 버티고 찍하고 쌀걸? 더러운 땀 묻어서 샤워하는 게 더 시간 더 걸려. 아 씻는 거는 또 왜 이렇게 오래 씻는 거야. 씻어도 쉰내 나는 거는 똑같은데wwwww」
「마오♡ : 하하하...그렇지? 그럼, 나 얼른 준비할게?」
「나 : 응~」
“친구야?”
“응? 응. 제일 친한 친구지.”
털컥.
무거운 체중에 침대가 출렁거리며 아스카의 뒤로 큰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럼에도 전혀 고개를 돌리지도, 휴대폰에서 시선을 떼지도 않은 아스카는 휴대폰으로 어느 카페가 예쁜지 핫플레이스인지나 검색 중이었다.
그 모습에 살짝 얼굴을 굳히는 남자, 살짝 내려간 목소리로 아스카에게 말했다.
“그, 아스카…. 오랜만에 앞으로 하면 안 될까?”
‘저런 기분 나쁜 얼굴 보면서 해줄 리가 없잖아. 으엑.’
“응? 아, 나는 뒤로 하는 게 파파 자지 더 깊숙이 들어와서 더 좋다고-”
고저 없는 목소리, 남자는 누가 봐도 대충 요구를 무시하려는 소리인 것을 알지만 애써 긍정 회로를 돌리며 자랑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꿀걱-
물론, 뽕긋 솟은 구릿빛 엉덩이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아 그녀의 귀찮다는 듯한 어조가 귀에 잘 안 들어오기는 했다.
그리고 저번에, 한 번 더 부탁했더니 기분 상했다며 바로 자리를 뜬 아스카에 무릎을 꿇었던 그였다.
남자는 이 읍토미 세상에서는 작다고도 할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의 자지를 바짝 세우고는 지방 탓에 두꺼운 손으로 아스카의 엉덩이를 주물 거렸다.
엉덩이가 자신의 손길에 따라 들어가고 벌어지는 광경에 남자의 자지 끝에서 쿠퍼액이 한심하게 질질 흘러나왔다.
형광 분홍색의 티팬티, 엉덩이 구멍까지는 새까맣게 태닝을 할 수 없었는지. 연한 살구색의 피부가 드러났다.
당장 고개를 숙여 빨아 대고 싶었지만, 아스카가 그건 싫어하니 어쩔 수 없는 일.
남자는 잽싸게 콘돔을 끼웠다.
“아앙-, 빨리 넣어줘 파파-.”
여전히 휴대폰을 하는 아스카가 엉덩이를 흔들며 남자를 재촉했다. 티팬티가 옆으로 제쳐지며, 둔덕에 걸리는 감각.
저딴 남자에게 애액이 나올 리는 없으니, 샤워실에 들어갔을 때 러브젤을 듬뿍 발라놓은 그녀.
“아스카, 엄청 젖었잖아….”
“아아-, 파파랑 하는 거 너무 기대돼서-, 얼른 팡팡 해주세요. 파파♡”
감정 하나 없는 AI가 대사를 읊는 것 같은 목소리와 이제는 숫제 모바일 게임을 켜 플레이 중인 아스카.
저딴 호구에게는 이 정도의 아양이면 충분했다.
찌걱-
자지가 질 내를 파고 들어와, 남자의 치골이 팡소리를 내며 아스카의 탄력적인 엉덩이를 때렸지만, 그녀의 눈은 모바일 게임을 보느라 바빴다.
“아아아-, 기분 좋아-. 파파♡”
팡팡팡팡-
부룩-
고작 다섯 번의 움직임, 아스카는 그 움직임에 맞춰 카메라 앱을 켜, 남자의 얼굴 사진을 찍었다.
“풉-”
‘완전 못생겼어. 이런 한심한 얼굴이니까, 저 나이 먹고 연애도 못 해봤지.’
저런 한심한 남자들의 얼굴을 모으는 게, 이 지루한 일에서 유일하게 재밌는 것 하나였다.
나중에 진상짓을 하면, 협박용으로 쓰기 딱 좋은 얼굴이기도 했다.
‘이런 얼굴 사회에 뿌려지면, 사회적 살인이랄까.’
휴대폰 화면으로 너머로 보이는, 기분 나쁘다는 듯한 남자의 얼굴.
“파파, 기분 나빠?”
“아, 아니. 우리 아스카 안이 너무 기분 좋아서.”
“나도, 우리 파파 절정 하는 거 너무 귀여워서 찍는 거니까. 표정 펴.”
“하하, 그렇지?”
“그럼, 좀 비켜줄래? 나 친구 만나기로 해서. 얼른 씻고 가봐야 할 거 같아. 파파.”
마오에게 곧 나간다는 문자를 보낸 아스카는 고개를 뒤로 돌려 흐물거리는 자지를 붙잡고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응?...그치만 아직 시간 많이 남았는데.”
“미안-, 근데 어쩌지? 내가 약속이 있는 걸 깜빡해서 말이야. 다음에 더 오래 있어줄게.”
표정이 점점 더 굳어가는 남자와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을 밀어, 침대에서 빠져나온 아스카는 샤워실로 걸어갔다.
“어차피, 파파. 한 번밖에 못 하잖아~”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남자는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지갑 옆에 접혀있는 바지에서 약통을 꺼내 쥐었다.
곧바로 푸른색의 약을 한 알 꺼내 먹은 남자.
그리고 올라가 있는 지폐 열 장을 침대 위에 올려놓고는 아스카를 불렀다.
“아스카, 나 한 번 더 할 수 있어.”
“응? 어머 섰네? 파파? 근데 진짜 가봐야 해서 미안해~”
쌓인 지폐 위로 올라가는 지폐 다발.
“노콘으로 해주면 파파가 용돈 더 줄게.”
아스카는 쌓인 지폐 다발에 눈가가 떨려왔지만, 거절했다. 애프터 필 같은 게 없었기 때문에.
“애프터 필은 여기 있어.”
남자가 내민 손 위의 파란색의 알약.
“아, 파파. 근데 나 노콘으로 절대 안 하는 거 알잖아.”
그 말에 남자는 벽에 걸려있는 자켓에서 지폐 다발을 한 번 더 꺼내 들었다.
툭-
거절하기에는 너무 큰 돈이었다.
*
다시 그 자리에 똑같은 자세로 누운 아스카는 왠지 몸에 송골송골 땀이 올라오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파파, 더운데 에어컨 좀 켜줘.”
“응, 그래.”
삐빅-
조금은 시원해진 몸.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팍의 단추를 더 풀어 열어 재친 뒤,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나 : 마오, 나 한 3분 정도는 더 늦게 나올 듯! 미아네~」
“아스카 친구도, 아스카처럼 예쁘네?”
왠지 기분 나쁠 정도로 끈적한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본 아스카는 콧김을 내뿜어대는 남자를 노려봤다.
“파파는 내 엉덩이에나 집중해, 기분 나쁘게 내 친구….”
“아아, 그래야지. 파파가 다른 여자한테 관심 둬서 질투 났구나.”
아스카의 위로 올라간 남자의 자지가 음탕한 페로몬을 내뿜으며 질척대는 보지 위에 겨냥됐다.
“누가, 질투 같은 걸 한다고, 정말 파파 선 넘는…”
찌걱-
“흐잇!♡”
벌레처럼 깔보는 남자에게, 아스카는 처음으로 쾌감이라는 걸 느낀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