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읍토미. 라 세상 속에 들어와 버렸다-25화 (25/54)

19 EP.31 각자의 목표(5)

#030화. 각자의 목표(5).

“저거, 문신 좀 봐.”

“히익-! 완전 무섭게 생겼다.”

도복 바지를 입고 있는 긴타요는 무표정한 얼굴로,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근데 왜, 옷을 벗고 있대?”

“저 사람 약한 거 아니야? 눈이 풀려있잖아?”

주륵

피어싱이 박혀있는 입가에,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긴타요의 무릎이 휘청거리더니, 거대한 몸이 쓰러져 내려갔다. 아스팔트의 바닥이 먼지를 피워 올렸다.

팝핀을 추는 것처럼 갑자기 각기를 추기 시작하는 긴타요. 몸에 쌓였던, 류의 타격들이 터져 나온 것이었다.

“커허억!”

각혈 수준이 아닌, 숙취에 찌든 사람처럼 피를 토해내는 긴타요의 팔이 겨우 땅을 짚고 있었다.

“야! 저 사람, 저러다 죽는 거 아니야?”

“저기, 괜찮으세요? 병원에…”

휴대폰을 들고 긴타요를 내려다보는 사람들 사이로,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

선명한 발걸음 소리와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진한 장미 냄새.

“여러분들, 이 사람은 저희가 챙길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검은 중절모에, 검은 여성용 정장을 차려입은 여자가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 칙칙한 옷을 뚫고 나오는 화려한 외모에 사람들은 넋을 잊고 보다, 옆에 검은 정장을 입고 있는 덩치 큰 경호원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존슨, 저것 좀 들어서 차로 옮겨 주겠어요?”

“알았다yo.”

솥뚜껑 같은 검은 손으로 긴타요를 잡아든 존슨은 검은 세단으로 가, 뒷문을 열고 긴타요를 집어 던져넣었다.

“그럼, 출발하죠.”

검은 중절모의 여인이 뒷좌석에 들어간 뒤, 존슨은 운전석으로 들어갔다.

우우우웅-

길을 떠나는 검은색의 세단, 길거리의 사람들은 시선을 끄는 그들의 모습에 힐끔거리다 자신의 길을 떠났다.

“무슨, 조폭 같은 거였나 봐....”

*

비싼 값을 하는 세단 안은 작은 엔진 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조용했다. 차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오직 긴타요가 피가 가득 찬 폐에 세엑, 세엑 거리는 숨소리와.

중절모의 여인이 서류를 넘기며 나는 사각거림 뿐.

“긴타요, 왜 저희의 명령대로 행동하지 않았죠?”

“좆밥처럼 생겨서, 저렇게 강할지 누가 알았냐고. 쿨럭-!”

혹시나 더러운 피가, 차 안에 묻을까 싶어 손수건을 던져준 그녀는 다리를 꼬우고는 발목을 까딱거리기 시작했다.

“당연하죠. 저런 모습이라 하지만, 한때는 세계최강이라 불리던 남자. 당신 같은 가짜 금태양이 그를 이길 수 있을 리가.”

평온하고 무뚝뚝한 어조였지만, 왠지 서류를 넘기며 나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짜증스럽게 들려왔다.

“당신의 단독 행동 때문에, 저희가 준비한 계획이 꼬여버렸다는 사실은 알고 있나요?”

고개를 든 그녀가, 쓰러져 있는 긴타요를 흘겨봤다.

“당신에게 든 비용이 얼마나 많았는데, 완전히 폐품이 되어버렸네요.”

물건을 보는 듯한 눈빛, 끝까지 강한 척을 하던 긴타요의 눈이 흔들려갔다.

“잠, 잠깐. 나 아직 쓸만하다고? 그 류를 거의 이길 뻔했다고.”

“네, 그리고. 몸이 너덜너덜해져서, 회생 불가능으로 보이네요. 닥터가 그 쪽에게 꽤, 실망했어요. 긴타요. 임무는 너무 간단했어요. 류의 주변인들에게 접근해 닥터가 개발한 약을 건네, 타락시켜 조교 시켜버리는 것. 그리고 인질을 잡으라고.”

혀를 찬 중절모의 여인이 잘 넘어가지 않는 서류를 가장자리를 긁다, 날카로운 종이에 베여 피가 흘러나왔다.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그 피를 이용해 서류를 넘기는 그녀.

“금태양이면 금태양답게, 여자나 꼬실 것이지.”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은 그녀가 품에서 만년필을 꺼내 들어, 서명한 뒤 탁 소리를 내며 서류를 덮었다.

“괜히 나대니까 이렇게 되어버린 거 아니에요? 긴타요씨?”

“정, 정말 다음에는 확실하게 이길 테니까.”

“긴타요씨. 저희는 류를 이기고 싶은 게 아닌 거 아시잖아요. 그가 우리에게 줬던 고통을 그 비참함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

선홍빛으로 물든 검지를 두툼한 입술로 빨아들인 그녀가 품에서 보라색의 액체가 담긴 주사를 꺼내 들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몸을 벌벌 떤 긴타요는 잘 움직이지 않는 몸을 끌고 최대한 중절모의 여인과 멀어지기 위해 노력했다.

덜컥, 덜컥덜컥덜컥!

“열리라고, 시발!”

“딱히 개인적인 감정은 없어요. 긴타요씨 하지만 긴타요씨 탓에 저희 회가 입은 손해가 막심해서.”

“미친 소리 하지 마! 안, 안 돼! 제발.....몸만 회복되면 이제 말 잘 들을 테니까.”

“당신이 아니라도 말을 잘 들을 사람들은 많답니다?”

푹-!

주사기가 긴타요의 굵고 두툼한 목에 박혀, 보라색의 끈적한 액체가 주입되어갔다.

“제, 제발. 그곳만은 보내지마….”

펄떡, 펄떡, 펄떡

미친 듯이 몸을 경련하기 시작하는 긴타요의 몸.

“커허어어억….”

굵은 목이 서서히 가늘어지기 시작한다. 줄어드는 키와 길어지는 금발. 문신이 잔뜩 그려져 있는 두툼한 대흉근이 흐물흐물해져 갔다.

천천히 부풀어 오르는 긴타요의 가슴.

컸던 대흉근만큼 커져 버린 가슴이 펄떡거릴 때마다, 유방이 양옆으로 벌려졌다, 모이며 ‘척!척!’거리는 천박한 소리를 내어댔다.

“아, 안 돼. 내, 내 몸이 남자인 내 몸이…, 이딴 암퇘지 같은 년으로.”

말을 하면 할수록, 굵은 저음의 목소리가 아닌, 어디 러브호텔에서 자지나 받아들이는 그런 천박하고 달뜬 목소리로 변해가는 것을 느낀 긴타요는 자신의 입을 다물었다.

“꽤, 괜찮은 상품이겠네요. 고객님들은 이런 되바라지게 생긴 여자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으니.”

더는 날카롭게 쭉 째진 눈이 아닌, 똥그랗고 귀여운 고양이 눈처럼 변해버린 긴타요가 하악질을 하기 시작했다.

“좆까라고, 시발 내가 남자들 밑에서 깔려서 박혀댈 거 같아? 그딴 곳에 보내 보라고, 그딴 자지 같은 거 이빨로 물어뜯어 버릴 테니까.”

작아진 몸에, 도복이 흘러나오며 문신을 해놓은 엉덩이가 드러났다. 확실히 소심한 남자거나, 옛날에 괴롭힘을 당했을 고객들이 좋아할 몸이었다.

“여성호르몬이 넘치는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꽤 반항적이네요. 긴타요씨.”

중절모의 여인이 품에서 약을 꺼내 들었다.

뽕-

주황색의 약통의 뚜껑이 열리고, 약통 안의 푸른색 약을 그녀가 꺼내 들었다.

“자, 아~ 하세요. 긴타요씨.”

“시, 싫....어어. 우우웁-!”

거대한 가슴과 엉덩이 탓에 무게 중심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긴타요는 우악스러운 손길에 입안으로 약이 들어 와버렸다.

꿀걱

코와 입을 틀어막은 손에, 약을 삼킨 긴타요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쿨럭, 커헉. 나 긴타요야. 내, 내가 이딴 약에 굴복할까 보냐!”

두근━!

몸 깊숙한 곳에 울려 퍼지는 울림. 긴타요의 동공이 순식간에 팽창하며, 멍해졌다.

“흐으응~”

방금까지, 앙칼지고 소녀 같지 않은 모습은 어디 가고 달뜬 요녀와 같은 숨을 흘린 긴타요.

그가 그렇게 무시하던 천박한 계집의 모습을 한 긴타요의 눈에 보이는 사물이 흐릿해지고 갈라져 간다.

“뭐, 뭐야. 이 약, 대체, 몸이 뜨거워.”

이제는 매끄러워져 버린 태닝 된 피부 위로 송골송골 땀이 올라와 맺히기 시작했다. 벌겋게 상기가 되는 몸. 갈색 위로 붉은 기가 덧칠해지니 그녀의 몸이 요염하게 뒤틀려대기 시작했다.

출렁-

“흐으으읏!♡”

벌벌 떨리는 그녀의 손이 상스러운 그림이 잔뜩 그려진 피부를 타고 내려갔다.

‘간, 간지러…. 뜨거워.’

매끈하게 드러난 두툼한 둔부가 뻐끔뻐끔해대기 시작했다.

천천히 손을 내린 긴타요는 손으로 빳빳하게 서 있는 그곳을 만졌다.

츠븝-

“오오오옥, 오옹!”

인중을 길게 내민 뒤, 입술을 모아대는 긴타요는 벌린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위아래로 흔들어댔다.

간지러움을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이런 약효 때문에, 그걸로 조교를 하라 했던 거에요 긴타요씨.”

손의 날을 세운 중절모의 여인이 벌벌 떨어대는, 긴타요의 목덜미를 쳤다.

“존슨씨, 도착하면 이 녀석은 영업부로 넘기세요.”

“예쓰, 미스.”

아직도 뻗어있는 긴타요 위에 담요를 꺼내 덮은 그녀는 다시 일하기 시작했다.

사락-

사람의 인적사항이 적혀있는, 서류들.

붉은 머리를 한 타케시와 그리고 미카. 옆의 굵은 안경을 끼고 있는 츠우미와 야한,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 마오.

그녀의 손가락이 다시 한번, 서류를 넘겼다.

「류」

동봉된 파일에 찍혀있는 수많은 그의 사진들, 츠우미와 함께 성인용품 세이텐카에서 물건을 고르는 모습과 오나홀이든 종이가방을 들고 나가는 사진들도 찍혀있었다.

다른 사진에는 한적한 오후, 함께 산책하는 갈색 머리의 미도리와 류의 모습.

“정말…, 이렇게 참한 미도리의 모습. 익숙해지지를 않는데.”

손가락을 뻗어, 미도리의 사진을 한 번 쓰다듬은 그녀는 파일 첩을 닫은 뒤 창밖을 바라봤다.

“천천히, 네 주변부터 천천히. 갉아 먹어 들어갈 거야. 먼저 그 고귀한 모습부터 꺾어 주지, 류.”

혼잣말을 마친 그녀가 존슨을 바라보며 말했다.

“츠우미양은 이미 정조대를 입었고, 오나홀은 확실히 집 안으로 들어가 있는 걸 확인했어요?”

“예쓰, 미쓰. 집에 틀r러가는 거 확실r이 확인 했습니다.”

“그래도, 제 예상보다 류가 약해지지 않은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서네요. 마오양의 주변 인물들에게도 작업 들어가도록 지시하세요.”

“옛썰~”

*

“여보세요? 류. 오늘 늦는다고?…. 아, 엄마가 우리 류를 위해 정말 열심히 요리 해놨는데!”

탁자 위에 올라간 반찬들을 내려다보던 미도리가 허리에 손을 올리며 한숨을 푸욱 하고 내쉬었다.

“알겠어, 이번에 부활동 신청을 했다고? 아....그래. 우리 아들이 부활동을 다하고, 엄마는 기분이 좋네. 그래, 그래. 천천히 들어와~”

전화를 끊은 그녀가 앞치마를 벗어 싱크대 위에 올려놨다. 빵빵한 엉덩이에 터질 것만 같은 청바지에 휴대폰을 넣을 공간이 없는 뒷주머니.

미도리는 대신 가슴골 사이에 휴대폰을 집어넣고, 준비한 음식들을 랩으로 감싸기 시작했다.

‘요즘 류가 많이 변하기는 했지….’

왠지 비어있는 탁자가 휑한 느낌을 줬다. 이제 곧 자신의 둥지에서 그녀의 아들이 떠나는 게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암시하듯.

왠지 우울해져 가던, 미도리는 뺨을 툭툭치고 기지개를 켜 올렸다.

“에이 우리 착한 아들이, 이 엄마를 혼자 내버려 둘리 없잖아! 흐흐흥~”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미도리는 풍만한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오늘 아들이 늦는 다는 것은~’

“류의 방에 들어가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는 걸~”

기분 좋게 웃은 미도리는 어느새 도착한 류의 방문 앞에 서서 빈방에 노크했다.

“똑똑똑, 들어갑니다~. 어머 류가 방에 함부로 들어오지 말랬는데, 오늘은 류가 늦게 들어오네? 이건 엄마의 잘못이 아닌 류의 잘못!”

미도리는 곧바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킁, 킁”

우리 류가 점점 어른이 되는 게 확실해. 코를 킁킁거리며 이불보에서 풍겨오는 진한 남자의 향을 즐기던 미도리의 눈이 방안을 훅훅하고 살펴댔다.

“저번에, 쇼핑 한 번 안 하는 애가, 갑자기 옷을 바리바리 싸 들고 왔었지?”

통통 튀는 발걸음으로 옷장 앞에 선 미도리.

끼익-

옷장이 열리며, 류의 사복들이 드러났다.

“딱 봐도, 여우 같은 계집애가 우리 류를 꼬시려고 사준 옷이야.”

나중에 류가 결혼할 사람이라고 데려오는 여자를 상상한 미도리의 눈이 찌푸려져 댔다.

‘마음에 안 들면 제대로 시어머니 짓 해버릴 테니까!’

그래도 여자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이던 류가, 여자 냄새를 풍기고 집에 들어오는 게 나름 다행이었던 미도리였다.

남자들이 흔하게 가지고 있는 야한 잡지 같은 것도 본 적이 없었고.

‘나같이 예쁜 엄마가 알몸으로 에이프런을 걸치고 있으면 적어도 반응은 해야지!’

혹시나 고자가 아닐까 걱정을 하던 그녀였다. 물론 아침마다 빳빳이 세워져 있는 잠옷을 보자면 그건 아니라 생각했던 미도리였지만, 혹시 남자를 좋아하는 거라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많이 걱정했었던 그녀였다.

그렇게 옷장의 문을 닫으려던 미도리의 눈에 구석에 들어간 종이가방이 눈에 띄었다.

「세이텐카」

‘응? 이게 뭐지?’

자연스레 종이가방을 꺼낸 그녀의 눈에 말랑거리며 분홍색을 띠고 있는 오나홀이 보였다.

“어머, 어머! 우리 류도 남자라니까.”

오나홀을 유심히 만져보던 미도리는 슬쩍 손가락을 집어넣어 봤다. 그리고 손끝에 걸리는 무언가-

“앗, 따가!”

살짝 핏방울이 올라온 손을 쪽쪽 빨아대던, 미도리는 오나홀 보지를 벌려 안에 무엇이 들었나 살폈다.

‘안에 아무것도 없는데.....’

류가 안전하게 쓸 수 있는지 여러 번 푹푹 쑤셔보던 미도리는 왠지 기분이 야해지는 것을 느끼고 다시 종이상자에 담겨 있던 자리에 그대로 놔두었다.

그리고 방을 나간 미도리.

어두운 옷장 안, 분홍색의 종이박스가 꿈틀거렸다.

그리고 그저 실리콘 재질이었던 오나홀이 정말 사람의 피부를 가진 듯이 실감 나게 변해가고, 축축하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정말로 살아있는 보지의 모습.

그렇다.

원격 보지를 만들어, 원숭이처럼 자지와 보지의 쾌감을 동시에 느끼게 만들어 류를 타락시키려 했던 검은 조직의 계획이 초반부터 무너져 내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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