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EP.3 험난한 등굣길
#002화. 험난한 등굣길.
“그럼, 아들 잘 갔다 와.”
“네, 어머니.”
문을 잡고 기다리는 미도리의 옆을 지나가는 데, 거대한 가슴이 거치적거렸다. 안 그래도 헬창 금태양 컨셉을 가졌던 탓에, 뼈대가 넓은 나여서 더 문이 비좁게 느껴졌다.
완벽 안경남 컨셉을 바꾼 뒤, 부푼 근육이 압축 근육으로 변해버리지 않았다면 문밖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다.
“흐응, 아들. 그냥 이렇게 갈 거야?”
미도리가 은근히 가슴을 밀어붙이며, 나가려는 나를 막아섰다. 뒷짐을 진 채, 무언갈 바란다는 듯이 눈을 반짝여댔다.
그것 보다, 옷이 너무 얇고 파였지 않나.
흰 가슴과 깊은 골이 그대로 보였다. 가슴이 커서 밖으로 다 비치는 레이스 달린 푸른색의 브라도 마찬가지.
나는 깊게 파인 어머니의 가슴팍을 여며줬다.
“옷이 너무 얇은 거 아니에요?”
“어머, 류. 지금 엄마 질투하는 거야?”
“이렇게 입고 다니면 위험한 사람이 꼬일 수도 있잖아요. 가서 옷 갈아입어요. 알겠죠, 어머니?”
요사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녀. 하지만 컨셉질에 잡아먹힌 내 얼굴표정은 움직일 생각 없이 진지했다.
입술을 삐죽 내민 엄마가 말했다.
“알겠어, 집에서는 편하게 입으려고 한 거라구요. 일갈 때는 갈아입을 테니까, 걱정 마. 그리고 얼른!”
삐죽 내민 입술을 그대로 내밀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은근슬쩍 내 목 뒤로 팔을 걸어오는 엄마.
머리카락을 슬쩍 보니, 아직 염색약이 다 마르지 않은 듯했다.
‘아직은 위험한가.’
슬쩍 그녀의 입술을 피해 볼에 뽀뽀를 해줬다. 입으로 키스를 해줬으면, 은근슬쩍 혀를 내밀어 댈 것이 분명했었기에.
-쪽
“어머? 류, 엄마한테 입술에 뽀뽀해줘야지! 일가기 전에 뽀뽀는 약속이잖아.”
“오늘은 노크 안 하고 방에 들어왔으니 벌이요. 그럼.”
멋대로 쿨하게 돌리는 어깨를 바라본 뒤, 나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아들, 잘 다녀오세요!”
뒤에서 손을 흔드는 미도리. 나는 처음 이곳에 왔었을 때는 감히 상상하지도 못했던 화목한 하루의 시작을 즐겼다.
*
내가 이번에 들어갈 사립 고등학교는, 다니던 공립 중학교와 다르게 집에서 거리가 조금 있었다.
덕분에, 잘 타지 않는 기차를 타고 등교를 해야 했다.
‘걱정이야.’
왜냐면, 이 읍토미 세계에서 핫플레이스라고 하는 곳들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종류의 망가와 야애니들이 자신의 스토리에 집어넣는 공간.
꼴림 포인트라고 불리는 학교, 공중 화장실 그리고 도서관등등...
간다면 좋은 꼴을 보지 못하는 곳들이 있다.
바로 전철과 같은 곳.
두쿵, 두쿵, 두쿵, 두쿵-
사람 심장소리와 같은 전철의 소리가, 긴장감을 주는 듯했다. 왠지 모르게 야릇하게 들리는 전철 소리. 내가 만약 치한이었다면 꽤 흥분했을 것이었다.
물론 나는 치한이 아니다.
여자 엉덩이를 만지는 걸 보는 것은 만화 속과 야애니 속에서 족했다.
전철이 커브길로 들어서기 시작하고, 아침 출근길에 가득 차 있던 사람들의 몸이 관성에 밀려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이 몸은 매너 손으로 하늘을 향해 팔을 뻗고 있어도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어어어, 거기 발 밟지 마요!”
“어이쿠!”
“어머, 아저씨. 지금 어디 만지시는 거예요?”
“흐읏!”
흐읏?
지옥철에 타 있어 짜증이 잔뜩 올라온 사람의 신음이라고 치기에는 너무 야릇한 신음이었다.
“흠....”
나는 관성에 살짝 내려간 안경을 고쳐 올리고,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범법정신과 신고정신이 투철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던, 한 사람으로써 도저히 넘길 수가 없는 신음이었다.
빠르게 전철에 있는 사람들 모두를 뒤지니, 전철의 문 앞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저 교복은..’
내가 갈 사립학교의 교복이었다. 같은 학교에 가는 학생이라. 더더욱 도와줘야 할 이유가 생겼다.
지나가기엔 뻑뻑해 보였다.
금태양 모드였다면, 양아치 패기로 사람들의 불만을 억누르고 길을 텄겠지만, 나는 지금 완벽 안경 모범남. 그럴 수는 없다.
상황이 꽤 급하니 우스꽝스럽지만, 그 방법을 쓸 수밖에.
그저 컨셉에 내 몸을 맡긴다.
저절로 재수 없게 흐물거리기 시작한 나의 팔이 살포시 이마를 덮었다.
천천히 춤을 추듯, 스텝을 밟아 인의 장막을 뚫고 나간다. 마치 춤을 추듯이!
‘아....쪽팔린다.’
이 야애니와 망가도 따지고 보면 일본식의 특유한 과장이 섞인 만화. 완벽 안경남이 된 나에게도 그와 같은 클리세가 적용됐다.
사람을 피해 지나가는 나의 몸놀림은 마치, 빙판 위를 가르는 스케이팅과 같았다.
사실은 피겨스케이팅과 가까웠다.
‘왼쪽.’
천천히 뒤로 몸을 기우뚱 숙이는 평범한 회사원을 피하고자,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며 커브를 그린다.
피했다 생각하는 그때.
회사원은 손수건을 떨어트린 듯,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이미 몸은 빨라질 대로 빨라져 멈출 수 없는 상태. 나는 그대로 디딤발을 살짝 굽힌 뒤, 뒤로 벌린 다리를 붙이며 도약했다.
「엣지 점프」
팔을 가슴팍에 붙이고 회전을 시작한다. 회사원은 자신의 몸 위로 뛰어오른 나의 모습을 눈치도 채지 못했다.
‘앞이 완전히 막혀있군.’
꽉 찬 전철에 발을 디딜 틈도 없었다.
하으으응-!
멀리서 들려오는 희미한 신음소리, 한 순진한 학생이 타락의 길로 빠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저렇게 절정에 이르는 순간, 저 정수리가 매끈한 치한놈이 고구마처럼 찌그러져 있는 흉악한 자지로 그녀의 몸을 반으로 갈라놓을 게 분명했다.
「이번 역은 사쿠라, 사쿠라 역입니다.」
알맞게 들려오는 알림음.
역시나, 절정에 닿아, 아헤거리고 있는 여자를 공중화장실에 끌고 들어가 마구마구 보내버려 암컷타락시키는 클리세. 치한물의 정도라고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없다.’
탁탁탁
나는 높이 뛰기를 하듯이 발을 박차기 시작했다. 약 평균 170cm정도의 인의 장벽.
나는 각 잡힌 팔을 내려 도약했다.
“오오오.”
“저게 무슨-”
고개를 위로 올리며 나를 바라보는 승객들. 두려운 표정이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껏 단련한 근육들, 그리고 압축되어 더 성능이 뛰어나진 이 근육은 충분히 중력을 무시할 수 있었다.
뛰어오른 뒤.
옆구리와 다리를 틀어 천천히 몸을 뒤엎는다.
올림픽에서 봐왔던 높이 뛰기 선수들처럼. 눈앞에 조명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LED로 글씨를 그리는 안내판이 내 눈에 들어왔을 때, 나는 천천히 다리를 몸으로 말고 착지했다.
툭-
“와-대단해!”
“근데 왜 저러는 거지?”
“나야 알어? 그냥 존나 멋있으면 된 거지.”
공중에 반짝이는 땀방울을 바라본 뒤, 나는 곧바로 뒤를 돌아봤다.
-흐으윽, 흐읏, 안…돼...그만, 그만해주세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 잔뜩 젖었잖아? 역시 느끼고 있구나?
살짝 떨어진 나에게도 들리는 데, 이 주변의 인간들이 못 들었을 리가 없었다.
역시나 얼굴을 붉히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 둘을 바라보는 인간들.
정말 상식이 결여된 세상이었다.
나는 치한을 바라봤다. 뚱뚱한 몸에, 사람 배가 저렇게 튀어나올 수 있나 싶은 올챙이 배의 체형.
치마를 들어 올린 채, 순백색의 팬티 안에 들어가 있는 거대한 자지를 제외한다면 그저 남자 구실 못하게 생긴 쓰레기처럼 생겼다.
본능적인 혐오감을 들게 만드는 얼굴.
‘당하면서 애액을 질질 싸대고 있는 쟤도 참.’
뚝뚝뚝
떨어지는 애액소리가 들려왔다. 은근슬쩍 천박하게 다리를 개구리처럼 벌리는 여자.
쯧. 역시 이 세상은 다 자박꼼밖에 없는 걸까.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렇다고, 그대로 처녀 개통을 당해, 그대로 암컷타락하는 것을 지켜볼 생각 따위는 없었다.
아침 댓바람부터 내상을 입게 만들려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나는 그대로 발을 박차고 치한에게 달려갔다.
*
츠우미.
그녀는 굉장히 소심한 성격이었다. 어렸을 때, 친구들에게 돼지라 놀림 받은 뒤부터, 그녀의 소심증은 더 심해져만 같다.
큰 안경과 앞머리를 길러, 얼굴을 가리고 항상 구부정한 자세로 다녔었던 그녀였다.
그런 음침한 모습에 친구 따위 생길 일 없었고 학창시절 내내 혼자 다녔었던 그녀였다.
‘다 이거 때문이야.’
가슴을 내려다본, 그녀의 눈에 보이는 거대한 가슴. 일반적으로 큰 것을 넘어서 폭유라 부를 수 있는 가슴이었다.
새로 들어가는 사립고교생활을 위해서 가장 큰 와이셔츠를 샀음에도 가슴팍에 달린 단추가 울어댈 정도.
그렇다고 하체는 얇은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종아리는 얇은데 이상하게 허벅지는 두꺼웠고, 그 위로 엉덩이는 너무 커서 전철에서 앉는 순간 다른 좌석으로 삐죽 튀어나오는 그 엉덩이에 차마 앉을 수조차 없었다.
‘허리는 얇은데….’
얇으면 뭐하겠는가, 항상 자신의 몸을 가리기 위해 치수가 큰 옷을 사 입다 보니, 정말로 뚱뚱한 돼지처럼 보이는 그녀였다.
두쿵, 두쿵, 두쿵
가슴과 엉덩이가 커서 나쁜 점은 뚱뚱해 보이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음흉한 아저씨들의 나쁜 손이 자신을 덮쳐대는 것이었다.
‘오늘은 아빠가 회사 쉬는 날이라 같이 오지도 못했는데, 어쩌지.’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츠우미의 엉덩이에서 커다란 손이 느껴졌다.
‘싫어, 벌써?’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이 마구 주무르는 손길. 반항하고 싶었지만, 소심한 성격 탓인지 목 끝에 막혀 ‘싫어’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
“오늘은 혼자 왔네?”
질척이면서, 소름 끼치는 목소리.
곧바로 츠우미의 옷을 들어 올려 거대한 가슴을 꺼내는 남자. 가슴이 브라에 딸려 끝까지 올라가다 ‘출렁’하고 떨어져 내렸다.
‘아, 안 돼! 이 사람 위험해.’
“하읏...”
가슴을 쥐어짜는 두꺼운 손. 다행히 그녀의 성격답게 숨어있는 유두 덕분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안심하고 있을 그때, 츠우미의 뒤에 있던 남자가 함몰유두에 그대로 검지손가락을 박아넣었다.
“흐아아아아…”
바보 같은 표정으로 그대로 녹아내리는 그녀.
‘몸속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에!…’
츠우미는 자신의 유방 한쪽을 붙잡고 있는 손이 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갈비뼈에서 등, 등에서 허리, 그리고 엉덩이골 사이로.
손을 뒤로 뻗어 막아 보려 했지만, 남자의 우악스러운 팔 힘을 막아내기는 힘들었다.
찌걱
“흐읍!”
“뭐야, 젖었잖아. 느끼고 있어?”
아니야, 이건 그냥 반사적으로!
속으로 외쳐보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남자는 곧바로 흰 엉덩이를 드러내 물기 가득한 엉덩이골을 즐기며, 손을 집어넣었다.
쯔븝
“흐으으으브!”
다리가 벌벌 떨려대는 그녀, 막고 있는 입보다 더 막고 싶은 것은 자신의 아래에서 나는 천박한 물소리였다.
쯔쁩, 쩌억, 찌걱
‘말도 안 돼, 내가 이런 소리를 낼 리 없어. 이렇게 사람 많은데서, 아무도 손도 못된 곳을 내 가장 소중한 곳을....만져지면서 느끼고 있다니.’
굵은 손가락이 그녀의 축 젖어, 완전히 헤벌레 풀려 버린 보지를 얼마나 농락해댔을까.
츠우미는 자신의 푹 젖은 팬티와 엉덩이골 사이로 굉장히 뜨겁고 단단한 기둥이 파고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흐읏!”
‘이건? 자지?’
남자가 큰 가슴 한쪽을 옆으로 잡아당기고 있으므로, 자신의 흰팬티를 늘려대는 자지를 볼 수 있는 그녀였다.
‘안 돼!’
처음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고 주고 싶었는데. 츠우미는 빠르게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혹시 도와줄 사람은 없는지.
‘다들 보고 있었으면서…’
음흉한 미소만 짓고 있는 승객들의 모습에 츠우미는 절망했다.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딱 봐도 처녀로 보이는구먼, 그럼 처녀 잘 먹겠…”
굵직한 귀두가 그녀의 두툼한 보지의 선을 가르며 뒤로 빠져나갔다. 구멍을 막고 있는 처녀막을 꿰뚫기 위해.
츠우미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 누가 도와줘 제발!’
“그럼 잘 먹겠습니다.”
츠우미는 자신의 좁은 구멍 입구를 향해 돌진해 오던 귀두가 멈춰 서는 걸 느꼈다.
“아침 댓바람부터 치한이라니, 그만하시죠.”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에 깔끔한 2대 8머리에 안경, 곧게 쭉 뻗은 코, 단호하게 다문 입술이 들어왔다.
‘잘생겼다.’
“으아아악.”
허리춤을 잡고 있던 자신과 같은 교복을 입고 있는 학생이 안경을 고쳐매고는 무거워 보이는 남자를 한 손으로 뒤로 던져 벼렸다.
쿵
츠우미는 멍하니 그의 얼굴을 감상했다.
그녀의 심장이 다른 분위기로 두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