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EP.20 츠우미 교도일기(2)
#019화, 츠우미 교도일기(2).
끼익-
낡은 경첩이 작은 소음을 내며 돌아갔다. 천천히 열리는 문. 발꿈치를 들어 살포시 내려앉는 발걸음 소리.
아무도 들어온 것 같지 않은 방 안.
하지만 방에 들어온 보이지 않는 손님을 환대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책상 서랍 밑 천장에 붙어있는 노란색의 부적 조각.
찢어진 부적 위에 적혀 있는 한문이 스산한 붉은 빛 흘려보냈다.
「淫」
*
츠우미는 살짝 젖은 머리를 옆으로 모으고는 문이 열려있는 류의 방으로 들어왔다.
허벅지와 엉덩이에 잔뜩 묻은 애액들 때문에, 씻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은 밥을 먼저 먹겠다고 류가 미도리의 시선을 끌지 않았다면, 씻지도 못했을 게 분명했다.
‘류의 어머니도 정말 미인이셨지.’
아들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게, 아들 바보. 그런 종류의 어머니라고 츠우미는 생각했다.
‘나도 류 같은 아들이 있으면, 아들 바보가 되겠지.’
문밖에서는 꽤 화목해 보이는 식사 소리가 들려왔다.
-으으으! 억울해. 나는 우리 아들만 본다고, 재혼도 못 하고 이러고 있는데, 류는 여자 냄새 펄펄 풍기면서 집에 들어오고! 섭섭해! 이건 배신이에요!
-하아,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그리고 밥 다 먹었으니까. 이만 씻을게요. 어머니.
류가 자신이 몸을 씻었던 목욕물에 몸을 씻는다.
츠우미는 왠지 뜨거워지는 얼굴에, 손을 뻗어 볼을 문질러댔다.
“나, 너무 변태 같은가....”
작게 속삭인 츠우미는 머리를 휘젓고, 고개를 들어 류의 방을 살폈다.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방이었다.
책상에 놓여있는 필기구부터, 책들까지 모두 정갈하게 놓여있는 게 류의 책상다웠다.
‘이곳이 류의 방.’
남자의 방이라고 속으로 되새긴, 츠우미는 슬쩍 얼굴을 침대보에 묻었다.
킁카킁카
여기가 류가 자는 곳.
‘냄새 좋아.’
침대보에 한참을 얼굴을 비벼대던 츠우미는, 고개를 들고 방안을 훑어봤다.
방의 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방안을 뒤지는 게 잘못 된 것을 아는 그녀였지만, 좋아하는 남자의 방에 왔는데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는 법!
츠우미가 좋아하는 순정 만화 속 여주인공들도, 남자친구에 집에 가면 집안을 이곳저곳을 살피지 않던가.
‘조금만, 조금만 볼테니까. 미안해. 류’
츠우미는 침대에서 일어나 곧바로 침대보 밑을 살폈다.
‘남자애들은 항상 이런 곳에 야한 만화나 잡지를 숨겨 놓는다니까.’
류의 취향을 알 기회였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침대 밑을 바라본 츠우미의 눈에는 먼지 한 톨 없는 바닥뿐이었다.
‘침대 밑도 먼지 하나 없어.’
살짝 실망한 츠우미가 발을 옮겨 류의 옷장으로 향했다. 밖에서 볼 일이 없으니, 류가 어떤 사복을 입고 다니는지 궁금한 츠우미였다.
덜컥
활짝 열린 옷장 안에 보이는 것은, 빛이 날 것 같은 교복과 교복, 그리고 교복뿐.
에?
당황스러운 소리를 낸 츠우미가 걸려있는 옷을 비집고 열어 살펴봤지만, 정말로 교복밖에 없었다.
류는 그리고 얼마나 입었는지, 빛이 번쩍거리는 잠옷 하나. 하나는 류가 들고 갔으니 잠옷은 두 개일 것이다.
너무 특별한 게 없어. 두근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낮아진 츠우미. 하지만 아직 기대를 품은 게 하나 남았었다.
류의 졸업사진.
츠우미는 곧바로 류의 책상으로 향했다. 책장에서 졸업앨범을 꺼내 책상 위에 올린 그녀.
천천히 앨범을 펼친 츠우미는 앨범을 넘기며 류를 찾았다.
다른 학생들에게 별 관심 없던 그녀는 빠르게 앨범을 넘기다, 금발의 머리를 한 근육괴물의 모습이 보였다.
‘와, 엄청 크고 무섭게 생긴 사람이다.’
태닝을 몇 번이나 했는지 흑인 같은 피부에, 얼굴과 코와 눈썹에 박혀있는 피어싱까지.
이름도 류와 같이 동명이었다. 츠우미는 저게 진짜 류인지 생각지도 못하고 페이지를 넘겨댔다. 그녀가 앨범을 넒기다, 팔꿈치로 펜을 쳤다.
툭
데구르르
‘응, 왜 없지?’
츠우미는 앨범을 다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 류의 모습에 당황해 계속해서 앨범을 뒤져댔다.
그래도 나오지 않는 류의 모습.
‘류가 졸업앨범 사진을 안 찍은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럼 이건 누구 졸업앨범이지?’
차마 그 동명이인이 류라고 생각지도 못한 츠우미. 그녀는 아쉬운 마음으로 졸업앨범을 책상에 내려두고, 뒤로 기지개를 켜댔다.
끼이익
낡은 의자가 등을 기대는 그녀의 힘에 비명을 질러댔다.
툭
심하게 낡은 의자, 류가 금태양이던 시절 그 막중한 무게에 이미 금이 가 있었던 의자의 연결 부위가 툭하고 부러졌다.
“흐엣!”
츠우미는 뒤로 넘어간 머리의 무게에 곧바로-.
‘쿠당탕’ 소리를 내며 넘어져 버렸다.
얼얼한 뒷통수를 잡고 의자에 꼬인 다리를 풀어낸 츠우미. 그녀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옆으로 굴렀다.
‘에고, 아파아아아…’
머리를 땅에 박고 혹이 난 뒤통수를 쓰다듬는 츠우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갑자기 무슨 소리래?
바로 문밖에서 들려오는 류의 어머니의 목소리에 그녀는 바로 몸이 굳어버렸다.
철컥
문이 열리고, 미도리가 방안을 살폈다.
떨어져 있는 팬과 부서져 넘어가 있는 의자.
미도리는 눈을 이리저리 휘저어 방안을 살폈지만, 아무도 없었다. 도둑이 든 것 같지는 않다라 생각한 미도리는 꺼림칙하지만, 의자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괜한 불안함에 혼잣말을 하는 미도리.
“확실히, 의자가 오래됐지. 류가 초등학교 때부터 쓰던 거니까….”
그리고 츠우미도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는 거대한 엉덩이에 가려져 머리카락밖에 보이지 않는 미도리를 살피며, 팔꿈치와 무릎으로 땅바닥을 천천히 기어갔다.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긴장감이 넘치는 대치.
미도리가 한 발짝 전진하면, 츠우미가 기어간다.
그렇게 가까워질 것 같듯이, 가까워지지 않던 그 둘의 귀에 작은 소음이 들려왔다.
데구르르르-
물론 그 둘에게는 그 작은 팬이 굴러가는 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들렸지만 말이다.
굴러가 그녀의 발가락에 툭하고 부딪혀 멈춘 펜.
“하하하, 내가 뭘 잘 못 먹었나. 어떻게 펜이 자기 혼자 움직여.”
얼굴이 휘게 질려 천천히,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펜을 꾹꾹 눌러본 미도리는 자신이 잘 못 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꺄아아아아악━! 류!, 류!”
*
“후우우우우…”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목욕탕 안. 나는 투명한 물속 안에 아직도 뻣뻣하게 발기가 되어있는 자지를 내려다봤다.
오늘 츠우미의 엉덩이에 핫도그의 소시지처럼 끼여, 계속해서 자극을 당한 탓에 발기가 죽지 않는다.
어느 상황에서도 성욕에 이성을 잃지 않게, 자기 최면을 건 부작용.
이 사람의 욕망이라는 것은 최면으로 억누를 수는 있지만, 절대로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쌓여간다.
‘그렇다고 자위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읍토미 세상, 한번 자위를 하면 뒤처리가 상당히 힘들었다. 무슨 정액이 과장해서 방안을 뒤덮을 정도라고 할까.
안 그래도 정액 냄새에 민감한 미도리인데, 집에서 자위하는 순간 발정이나서 그대로 근친태그를 타는 것이었다.
‘아직 미치지 않은 게 용한 걸까, 나….’
나는 피가 쏠리다 못해, 시뻘게진 자지를 애써 외면하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얼굴을 물에 담갔다 빼냈다.
세수를 하니, 머리가 맑아지는 게 조금 더 건설적인 생각이 가능해진다.
‘내일은 츠우미한테 치한 상황극을 해서, 단호하게 거부하는 법도 가르치고 또 호신술이랑, 민감도의 상한치를 올리는 작업도….’
할 일이 굉장히 많았다.
내일이 금요일이니 번화가나 전철에 들려서 츠우미를 교도해야 할 듯싶었다.
타케시에게 미안하지만, 특별부 탐방은 월요일로 미뤄야겠다.
‘정말, 평범한 학급 분위기를 만드는 게 왜 이렇게 힘든지.’
첨벙
욕실에서 나와, 발끝까지 거품을 꼼꼼히 칠한 뒤, 욕실의 물을 퍼 거품을 씻어낸다.
이세계는 일본이 배경이 되는 세계다 보니, 물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특히 우리 같은 서민들은 물세를 걱정해야 하니 더더욱.
몸에 묻은 거품을 다 흘려보내고, 발을 씻으려고 물을 퍼려고 하는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아아아악━! 류! 류!
미도리?
혹시 츠우미가 걸린 건가? 나는 황급히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가 안경을 챙겨 썼다.
-싫어!
옷을 입으려 손을 뻗었지만, 나는 곧바로 수건만을 대충 둘러 하반신을 가렸다.
츠우미와 무슨 일이 생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은 읍토미 세계.
드물지만, 지들 말로는 요바이라고 부르는 주거침입 납치 강간을 하는 문화를 시도하는 범죄자들이 있었다.
이곳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나는 곧바로 비명이 들려오는 방향으로 뛰어갔다.
*
“무슨 일이에요!”
나는 내 방안에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있는 미도리의 앞을 보호하듯이 앞장섰다.
“그, 그.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들어 오니까. 의자가 부서져 있고, 아무도 없어서 들어가려는데. 막 펜이 자기 스스로 막 데구르르 굴러왔어.”
나는 엉덩이를 치켜세운 자세로 엎드려 있는 츠우미를 바라봤다. 풍만한 엉덩이 탓에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엉덩이를 파르르 떨며 굳어있는 게 대충 무슨 상황인지는 이해가 갔다.
책상 위에 올려진 졸업앨범.
그리고 부서진 의자.
금태양인 시절부터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던 의자였다. 완벽 안경 컨셉남이 된 후로 항상 정자세로 앉으니 바꿀 필요가 없다 생각했던 것이었는데.
상황이 이리될 줄 알았으면, 바꿀 것 그랬다.
“그냥 의자가 낡아서 부서진 거고, 펜은 바람이 불어서 넘어간 거네요.”
적당히 둘러대며, 말을 하니. 겁을 집어먹었던 미도리도 천천히 일어나 은근히 내 팔뚝을 잡아 왔다.
“류, 엄마. 너무너무 무서웠어!”
나는 수건을 잡고 있지 않은 팔을 피하며, 아직도 발기하고 있는 자지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 몸에 힘을 주고 버텼다.
“아직 젖어있어서, 만지면 젖으실 거에요.”
허공을 휘저은 미도리의 손이 내 어깨를 대신 집어 밀었다.
미끌
응?
‘아, 발에 아직 거품이 묻어있었지.’
살짝 앞으로 밀려 나갔지만, 중심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문제는 내 발 앞에 펜이 있었다는 것.
원통형 펜이 내 발과 바닥의 틈으로 들어와 나의 무게중심을 뒤흔들어버렸다.
하지만, 괜찮다. 지금껏 단련해 놓은 튼실한 허벅지가 있기에 한발 먼저 뻗어 몸을 지탱하면 그만이다.
“어, 어? 류-!”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데.
미도리가 바닥에 발을 밟는 순간에 두르고 있던 수건을 붙잡아 버렸다.
수건이 벗겨지지 않게 오른쪽 어깨를 살짝 튼다. 틀어 버린 어깨에 조금 더 앞으로 나간 내 왼발.
부러진 의자를 밟아 힘을 줘버린 바람에 힘의 반사작용으로 내 몸이 앞으로 솟아올랐다.
두 발이 공중에 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펄럭거려 올라간 수건에 내 자지가 공중에 노출되어 버렸다.
그리고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희고 큰 엉덩이와, 이 와중에도 질질 흘려대는 핑크빛 음부와 숨 쉬듯 조였다 풀었다하는 엉덩이 구멍.
45도 발기 각, 그리고 약 75도 각도로 세워진 츠우미의 엉덩이.
이대로 가다간, 그대로 도킹을 할 기세였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컨셉에 몸을 맡길 수밖에.
‘메이데이, 메이데이. 들리나?’
-네, 이곳은 관제탑. 무슨 상황입니까?
네, 머릿속에 관제실에서 헤드셋을 끼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재, 기체가 중심을 잃고 츠우미의 위로 추락 중이다.’
-확인했습니다. 궤도로 봤을 때, 자지가 츠우미의 음부로 추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킹하기 5cm 전. 긴급용 팔을 쓰지 않는 한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어쩔 수 없나.’
팔을 집는 순간 분수를 뿌려 댈 게 분명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게 무슨!’
그런데, 마하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던 내 팔이 물속에라도 들어가 있는지, 강렬한 저항이 느껴졌다.
-기장님 럭키 스케베 입니다! 방향을 알 수 없는 곳에서 억지력을 발휘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도킹 3cm 전.
이상한 부적이나, 토템 같은 것은 집에 둔 적이 없었다.
그런데 대체 어디서?
-도킹 2cm 전.
순애 태그를 위해, 지금껏 소중히 보관해놓은 동정을 이렇게 잃는다고?
-도킹 1cm 전. 크흑....죄송합니다.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머릿속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있는 내가 보였다.
‘아직 안 끝났어! 나! 정신 차려!’
지금은 방법이 없다. 어디서 굴러왔는지 모를 럭키스케베가 내 기동을 방해하고 있다.
이 럭키스케베의 억지력은 사람 몸에 있는 구멍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끝나지 않을 터.
내 눈앞에는 뻐끔거리는 다른 구멍이 보였다.
그래, 차악.
차악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전생에 종교를 가진 사람들도,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뒤로 성관계를 한다 하지 않는가.
동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엉덩이 구멍으로 도킹을 시도한다. 정확히 골반을 몇 도를 틀어야 하지?’
-약 3도 경입니다. 0.6cm 전.
나는 죽을힘을 다해, 골반을 앞으로 내밀어댔다.
‘크으으윽.’
확실히 다른 구멍도, 구멍이라고 억지력이 덜했다.
-0.3cm 전. 약 2도 남았습니다! 이대로면 늦습니다!
그렇다면 팔을 힘을 빌려 쓸 수밖에, 나는 수건을 잡고 있던 손을 당겨 냈다.
골반이 수건과 나의 팔 힘에 앞으로 내밀어져 간다.
-0.1cm 전. 됐습니다! 각도는 완벽합니다.
내 귀두가 츠우미의 엉덩이 주름에 닿아, 휘감기는 게 느껴진다.
-여기는 관제탑, 기장님. 슬픈 표정 짓지 마십시오. 당신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가….’
푸슉━소오오옥
-도킹 완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