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3화 > 저, 섹스 좀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1)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요! 유바~!"
언제나처럼 방송을 마무리하는 멘트와 함께 채팅창에 빠르게 올라오는 '유바'라는 인사를 확인한 서윤희는 그대로 방송을 종료시켰다.
방송이 확실하게 꺼진 걸 확인하고, 의자에 완전히 등을 기대며 눈을 감고 몸을 축 늘어뜨리자, 반사적으로 입이 벌어지며 한숨이 늘어지게 흘러나왔다.
"후우우.."
피곤하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 만큼 싫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몇 시간씩 쉬지 않고 모니터 앞에서 떠들어댔으니 피곤한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 피로를 편하게 풀지 못하게 하는 문제가 하나 생겼다.
"으...."
잠깐 눈만 감았을 뿐인데.
기다렸다는 듯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떠오르는 이미지에 감았던 눈을 억지로 뜨고, 늘어지는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일전에 민아 언니네 집에 찾아가 합방을 했을 때.
우연히 보게 된 언니 남자친구의 커다란 물건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다행히 방송 중에는 제대로 집중을 하는 탓인지 떠오르지 않았지만, 이렇게 방송을 끄고 나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탓에 일상생활이 힘들 지경이었다.
"언니는.. 아직 방송 중인가? 껐네...."
조금씩 음란한 상상력을 발휘하려는 머릿속을 비우기 위해 혼잣말까지 중얼거리며 팔로우 목록을 확인했지만, 아쉽게도 민아는 이미 방송을 끈 상태였다.
아무래도 방송을 진행하는 시간이 비슷하다 보니 서로 방송을 챙겨보는 게 어려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럴 때마다 '생방도 챙겨보고 싶은데, 방송 시간을 바꿔 버릴까?' 같은 생각을 실없이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생각의 방향이 이상하게 흘러 버린다.
'방송을 껐으면.. 또 남자 친구분이랑 있는 거려나..?‘
서로 사귀는 사이니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이전 합방 때 겪었던 사건이 너무 충격적이었던 탓에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사귄다고 해서 무조건 섹스만 하는 것도 아닐 텐데.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상황을 떠올리면 무조건 침대 위에서, 욕실에서 두 사람이 알몸으로 뒤엉키고 있는 장면만이 떠오른다.
결국은 눈을 감기 전이나 뜬 후나. 음란한 상상력에 휘말려 버리는 것은 똑같았다.
"진짜.. 그만 좀 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같이 합방까지 한 친한 언니의 남자 친구로 이런 상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민망하고 자괴감이 들어 괴로웠다.
"....빨리 끝내 버리자."
어디 묶이기라도 한 것처럼 굳어서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던 서윤희는 결국 안 되겠다 싶었는지 그대로 컴퓨터를 꺼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음부스를 빠져나와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다행히도 집에는 아무도 없다.
낮방을 하는 만큼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1년 전부터 자취를 시작한 덕분이었다.
"어떻게 할까.."
이 음란한 상상을 멈추는 방법은 상상과 함께 차오르는 욕구를 시원하게 풀어주는 것뿐이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멋대로 떠오르는 음란한 상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찬물로 샤워도 해보고 밖에 나가 냅다 뛰어보기도 했지만 결국 자위 말고는 해결법이 없다는 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말하는 '어떻게 할까'는 이 상상에서 어떻게 벗어나느냐가 아니라, 속에서 점점 크기를 키우고 있는 성욕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대한 이야기였다.
민아 언니와 합방을 마치고 돌아왔던 날.
그날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낮에 그런 걸 봐 버려서 이러나 보다'하고 가볍게 생각하며 떠오르는 상상을 반찬 삼아 자위했다.
민아 언니와 남자친구가 욕실에서 AV처럼 몸을 섞는 장면을 떠올리며 하는 자위는 약간 자괴감이 느껴지기는 했어도 정말 생전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흥분되고 기분 좋았다.
하지만 그다음 날도, 그리고 그다음 날도. 끝없이 떠오르는 음란한 상상에 자괴감이 점점 더 커져 상상으로 자위하는 건 그만뒀다.
그 대신이라고 해야 할지.
민아 언니의 남자친구처럼 커다란 자지를 가진 배우가 나오는 AV로 자위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그날 본 것처럼 길고, 굵고, 단단하고, 모양까지 흉악한 자지는 찾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거근이니 대물이니 하는 키워드로 찾아보니 얼추 비슷한 크기의 자지는 많았다.
문제는, 막상 그렇게 자위를 해보니 욕구가 영 만족스럽게 풀리지 않았다는 것.
민아 언니와 남자친구의 섹스를 상상하는 쪽이 훨씬 흥분되고 기분이 좋았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도 며칠 정도는 어떻게든 AV를 보면서 욕구를 풀었지만, 잠들기 직전에 다시 컴퓨터를 켜기 귀찮다는 핑계로 상상을 반찬 삼아 자위를 해버린 게 또다시 기폭제가 돼버렸다.
누군지도 모르는 배우들의 '연기'와는 전혀 다른, 친한 사람의 섹스를 상상하며 자위하는 데서 오는 배덕감 때문이었다.
방송용으로 쓰는 컴퓨터가 아닌 방에 따로 있는 개인용 컴퓨터.
아직 전원을 켜지 않아 새까만 상태인 모니터를 노려보며 고민했다.
'어차피 그냥 상상만 하는 건데..‘
상상으로 자위할 때마다 느껴지던 죄책감과 자괴감은 이제 이런 변명이 떠오를 정도로 옅어졌다.
결국은 그냥 상상하고 자위만 할 뿐인데. 스스로 자괴감은 조금 느끼더라도 죄책감을 느낄 일까지는 아니지 않은가.
당사자들이 알면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럴 일은 없을 테고. 피해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반쯤 욕구에 떠밀려 결론을 내린 서윤희는 의자를 빼고 앉는 게 아니라 실내용 슬리퍼를 벗고 침대 위로 올라와 배게를 세워놓고 등을 기대앉았다.
그리고 바지를 벗어 옆에 내려두고, 다리를 슬쩍 벌리며 희미하게 젖은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찌륵..
"읏.."
원래는 이렇게 손대기 전부터 젖을 정도로 성욕이 강하지는 않았는데.
최근에는 성욕이 올라올 때마다 바로바로 자위하며 풀어준 탓인지 조금만 흥분이 올라와도 조건반사처럼 젖어버리곤 했다.
찌긋.. 찌긋.. 찌긋..
"하아.. 앙.. 읏.. 아앙.."
균열 사이로 흘러나온 애액을 손끝으로 훔쳐, 그대로 클리 위에 묻혀 문지르며 쾌감에 빠져든다.
남들은 빠르면 초등학생 때도 해본다는 연애를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으니, 당연히 섹스 경험도 없다.
자위도 오직 클리토리스만 써서 할 뿐.
안쪽으로 느껴지는 쾌감은 클리로 느끼는 것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모자란 느낌도 있고, 막 때문에 조금 무섭고 아프기도 해서 아래쪽에는 별로 관심도 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냥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없었다.
"아응.. 하아.. 언니이.."
상상 속의 김민아는 남자친구의 커다란 자지에 마구 박히며 같은 여자가 봐도 감탄스러울 정도로 청초하고 예쁜 얼굴을 쾌감으로 일그러뜨리며 음란한 신음을 마구 쏟아내고 있었다.
안쪽으로 제대로 쾌감을 느껴본 적은 없었는데.
자신이 다 듣고 있는 걸 알면서도 참지 못하고 저런 신음을 쏟아낼 정도로 좋다는 걸까.
호기심과 함께 은근하게 느껴지는 자신도 저렇게 신음을 낼 정도의 쾌감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른 한쪽 손도 집어넣어 움찔대는 질구멍 주변을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문지른다.
"앙.. 하앗.. 응.. 아앙.. 아으으응.."
차마 손가락을 안으로 집어넣지는 못하고 입구 주변만 문지르면서,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는 쾌감에 클리 쪽을 조금 더 강하게 누르며 문지른다.
결과적으로는 아래에서 느껴지는 희미한 쾌감과 동시에 클리 쪽에서 느껴지는 자극이 더 강해져 쾌감이 늘어나는 결과가 돼버렸다.
"아앙.. 읏.. 하앙.. 이런 거.. 좋앗.."
찌걱이는 소리와 함게 커다란 자지가 질내로 뿌리까지 삼켜졌다 빠져나오기를 반복하며 머릿속에서 찌걱거리는 음란한 소리를 퍼트린다.
현실에서는 그 커다란 자지가 정말로 질내에 다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상상 속에서는 막힘없이, 매끄럽게 자지가 들락날락하며 보지를 쑤셔대고 있었다.
찌긋♥ 찌긋♥ 찌긋♥ 찌긋♥
"읏..! 앙..! 하읏..! 아앙..! 앙앗..!"
가버릴 것 같다.
예전에 하던 자위와 비교하면 흥분과 쾌감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만큼 절정까지 오르는 시간도 빨라졌다.
예전에는 그래도 5분은 넘게 만지고 있어야 간다는 느낌이 왔었는데. 지금은 2, 3분 정도만 지나도 훨씬 큰 절정이 올라올 정도였다.
"앙, 흑..!♥ 간, 다앙..!♥"
손가락의 배 부분으로 빠르게 비벼대던 클리를, 엄지손가락으로 꾸욱 눌러 문지르며 다리를 쭉 뻗고, 그대로 절정에 오른다.
"응으으읏..!!♥♥"
움찔..! 움찔..!
쭉 뻗은 다리와 함께 발가락 끝까지 일자로 뻗은 채로 몸 전체를 작게 움찔거리며 절정에 올랐다.
절정의 쾌락으로 하얗게 물들어 버린 머릿속에서는 더 이상 상상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절정의 쾌감 자체가 너무 강렬한 탓에 흥분이 줄어드는 일은 없었다.
"하아, 하아, 하아..♥"
그리고 몇 초 뒤. 절정의 쾌감에서 겨우 내려오고 나서야 쭉 뻗고 있던 다리에서 힘이 빠져나가고, 밀려드는 나른함에 몸 전체를 축 늘어뜨리고 푹 익은 숨을 토해내며 가쁘게 올라온 숨을 골랐다.
'너무 좋았어..‘
자위 후에 느껴지던 자괴감도 이제는 너무 옅어진 탓에 여운을 느끼는 데 아무런 방해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괴감 대신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은..
'진짜 섹스는 더 좋겠지..?‘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자신이 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신음을 내버릴 정도였으니까. 분명 자위랑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좋은 거겠지.
그렇게 생각한 뒤에는, 자신도 '진짜 섹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사고가 이어져 버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 섹스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여중, 여고를 나와 대학조차 가지 않고 스트리머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자신의 인맥에 '남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남자친구라도 만들어야 하나? 그런 생각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아는 남자 자체가 없으니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민아 언니만큼은 아니더라도 외모에는 꽤 자신이 있었으니 정말 사귀려고 한다면 못 사귈 것도 없었지만, 진짜 섹스가 해보고 싶다는 이유로 애인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이미 애인이 아니라 섹스 프렌드가 아닌가.
아는 남자는 단 한 명도 없고, 만날 환경조차 아닌 주제에 서윤희는 자연스러운 만남과 연애를 원했다.
'..그냥 딱 섹스만 해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마저도 어렵다.
상대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혹시라도 자신을 아는 사람을 만난다면 일이 정말로 곤란해질 테니까.
흔히 말하는 100만 단위의 '대기업' 방송인들과 비교하기는 민망하지만, 뉴튜브 구독자 30만 명이라는 숫자는 행동을 더욱 조심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딱.. 언니 남자친구 정도면..‘
만나본 시간은 짧았지만 인상만 놓고 봤을 때는 사람도 좋아 보였고, 자신이 상상만 하던 쾌락을 그대로 알려줄 수 있는 상대이기도 했다.
실제로 상상 속에 등장하는 남자 본인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미쳤나 봐, 진짜..‘
물론, 남의 남자친구와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이 정상이 아니라는 건 안다.
하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상대가 전혀 없는 탓에 자꾸만 언니의 남자친구 생각만 떠올랐다.
더욱 당황스러운 건, 민아 언니라면 사정을 잘만 설명한다면 자신의 남자친구와 섹스하는 걸 허락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었다.
'..절대 안 돼.‘
결국은 자신의 망상에 불과할 뿐이었으니 정말로 그런 부탁은 할 수 없다.
'그래도.. 그 자지에 박히면..‘
"흣.."
그저 상상만 했을 뿐인데. 찌릿, 하고 전기가 흐르는 듯한 감각이 척추를 타고 흐른다.
민아와 최민석의 섹스를 상상하면서 자위한다는 최면의 효과는 방금 한 번 가버리면서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순전히 본인의 성욕으로 반응이 온 것이다.
'한 번만 더..‘
어차피 제대로 안 풀어두면 계속 떠오르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팬티에서 손을 빼지 않고 그대로 2회전에 돌입한다.
다만,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있는 건 민아 언니가 아닌 그 커다란 자지에 박히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