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0화 > 간호사 코스프레와 컨셉 플레이 (6)
한 번 가버린 뒤에도 계속해서 박히며 연달아 절정을 느끼고, 끝내 질내사정까지 당하며 녹아내리는 건 여전히 힘들지만, 조금은 익숙해진 덕분에 버텨낼 수는 있다.
하지만,
'이거, 이상햇..♥’
그렇게 잔뜩 가버린 뒤에 이런 식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지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몸이 둥실 떠올라 구름 위를 떠다니는 것만 같다.
지금까지는 머리를 쓰다듬는다고 해도 펠라 중에, 기분이 좋을 때만 했을 뿐이었기에 이렇게 제대로 가버린 뒤에 쓰다듬어지는 게 이렇게까지 좋을 줄은 몰랐다.
그것도 지금까지처럼 빗질해 주듯 가볍고 부드럽게 쓰다듬는 게 아니라 머리를 꾹꾹 눌러가며 제대로 쓰다듬는 탓에 더더욱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돼버리고 있었다.
"머리 쓰다듬는 거, 괜찮죠?"
"하앗..♥ 개, 갠차는..♥ 흐읏♥ 아, 아니잇..♥ 잠까항..♥"
분명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가뜩이나 잔뜩 가버린 뒤라 숨이 차고 머리가 멍한 상태에서 이렇게 포근하면서도 오싹한 감각이 밀려드니 제대로 생각이 이어지지 않고 말이 멋대로 튀어나왔다.
"간호사님도 살짝 지치신 것 같은데. 조금만 쉬어요."
"아흐, 읏..♥"
다시 한번 정수리를 꾸욱 누르며 쓰다듬는 손길에 찌릿하고 전기가 흐르며 허리가 움찔움찔 떨려왔다.
'몰라아..♥’
결국은 자존심 같은 건 떠올리지도 못하고, 얌전히 그의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은 채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얌전히 몸을 맡긴 채로 숨을 고르기를 잠시.
겨우 정신을 차린 이은설은 열기가 가라앉은 얼굴이 다시 화끈 달아오르는 걸 느끼며 몸을 비틀어 일으켜 세우며 그의 손길을 벗어났다.
"너, 너무 쓰다듬잖아요."
"간호사님이 너무 귀여워서요."
"무슨.."
간호사? 순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듣지 못하고 되물으려다가, 간호사 컨셉 플레이 중이었다는 걸 깨닫고 다시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기분 좋았다고는 해도 바로 직전까지 하던 일도 기억 못 할 정도라니.
이미 지킬 자존심도 거의 남지 않은 상태라지만, 섹스도 아닌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 정도로 그렇게 돼버렸다는 건 너무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크흠. 아니, 뭐.. 싫었다는 게 아니라.. 그냥 너무 막 쓰다듬어대니까.. 그냥 조금.. 그랬다는 거죠."
하지만 자존심 상하는 건 상하는 거고. 스스로 뱉은 말을 다시 뒤집을 수는 없었으니 미안하다는 말에도 불쾌한 기색조차 내비치지 못하고 어영부영 넘어가 버렸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여기서 또 싫다고 해버렸다가 다시 머리를 쓰다듬지 않게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조금 있었다.
"사실, 이렇게 쓰다듬는 걸 좋아하는데 평소에 만나는 여자분이 쓰다듬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잘 못 했었거든요. 간만에 기회다 싶어서 너무 쓰다듬어 버렸네요."
"아, 아아.. 그러셨구나.."
이제는 오히려 이쪽이 컨셉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탓에 상황극이 조금 어색했지만, 지금 그가 말하는 '평소에 만나는 여자'가 누굴 말하는 건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컨셉 플레이라는 상황을 기회 삼아 평소에 속으로만 가지고 있던 불만을 은근하게 돌려서 전했다. 그렇게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 부분이 잘 맞지 않으면 조금 그렇죠. 그래도 오늘은 환자분이 기분 좋게, 잔뜩 사정하는 게 중요하니까. 하고 싶으시면 쓰다듬는 것 정도는 마음껏 하셔도 괜찮아요."
솔직히 말하면,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건 기분 좋은 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완전히 아래로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
하지만, 저렇게 직접 좋아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는데 안 된다고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게다가. 머리를 제대로 꾹 눌러 쓰다듬던 손길이 아주 능숙했던 걸 생각하면 최설아와 관계를 가질 때도 자주 머리를 쓰다듬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 지기 싫어서라도 마음껏 해도 된다고 허락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내가 허락해 주는 거니까.‘
싫다고 하는데도 멋대로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이 허락해 줬으니 눈치 보지 않고 쓰다듬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복잡했던 기분이 조금 풀어졌다.
"그럼, 지금 계속 쓰다듬어도 될까요?"
"그거야.. 뭐어...."
아무리 허락해 줬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곧바로 또 쓰다듬겠다고 하는 걸 보니 정말 어지간히도 쓰다듬는 걸 좋아하는구나 싶어 기분이 묘했다.
"진료도 계속 진행해야 하니까, 쓰다듬기만 하는 건 안 돼요."
"5분만 할게요. 간호사님도 조금 쉰다고 생각하세요."
컨셉 플레이를 핑계로 재차 허락해 주자, 최민석은 빙긋 웃으며 대답하고는 다시 자신의 팔을 붙잡아 가볍게 끌어당긴다.
속으로는 이게 정말 맞나 싶으면서도 버티지 않고 끌려가 다시 그의 품에 안기고, 머리 위로 손이 올라오는 걸 느끼며 눈을 감아버렸다.
"으, 으흠.."
스륵, 스륵,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지니 자꾸만 입꼬리가 움찔거리며 안면 근육이 다 풀어질 것 같아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표정을 관리해야 했다.
'진짜.. 왜 이렇게 좋은 거냐고..‘
세상에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걸 좋아하는 페티쉬도 있나?
그냥 스스로도 몰랐던 취향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겨우 머리만 쓰다듬는 건데도 이렇게 기분이 들뜨고 좋아지는 건 이상하다.
이미 몸을 완전히 밀착하고 있으면서도 머리를 꾹꾹 눌러 쓰다듬어질 때마다 조금 더 깊게 품으로 파고들고 싶어진다.
단순히 기분만 이상해지는 게 아니라, 보지 쪽도 멋대로 반응하며 자지를 꾸욱 꾸욱 조여대고 있다.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 이러는 건지, 어떤 성적인 흥분이 느껴져서 이렇게 반응하는 건지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5분. 지났어요."
최대한 조심스럽게. 기분 나쁘지 않도록 머리를 쓰다듬는 손을 밀어내고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네? 아직 안 지난 것 같은데.."
"..제가 속으로 세고 있었으니까 확실해요."
표정이 헤실헤실 풀어질 것 같은 걸 참느라 정확하게 셌는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시간을 세고 있었으니 대충은 맞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계속 이러고 있으면 뭔가 정말 이상해질 것 같아 서둘러 센 감이 있었지만.
"아무튼, 이제 다시 진료로 돌아갈 테니 얌전히 가슴이라도 만지고 있으세요."
혹시나 이상한 트집이라도 잡히지 않을까.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그의 손을 잡아 가슴 쪽으로 이끌어 가슴을 움켜쥐게 만들었다.
어쨌든 가슴을 만지는 것도 좋아하니까, 이러면 불평은 하지 않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까부터 계속 움직이고 싶어 근질거렸던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걱..♥
"하읏.."
쯔걱..♥ 쯔걱..♥ 쯔거억..♥
"하아, 읏.. 아앙.. 응.. 아으응.."
서두르지 않고 허리를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며 속살을 비벼댈 때마다 멋대로 입이 벌어지며 야릇한 신음이 흘러나온다.
평소 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답답할 정도로 느리고 부드러운 움직임이었지만 자지가 워낙 크고 단단한 탓에 이렇게 움직이기만 해도 질내 전체로 자극이 느껴져 쾌감을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느리게만 하면 또 답답하다고 멋대로 움직여 버릴 수도 있으니, 조금씩 속도를 빠르게 해 나가야 했다.
쯔걱♥ 찌걱♥ 찌걱♥ 쯔거억♥
"앙.. 흣..♥ 아앙..♥ 으응.. 앙..♥ 하아읏..♥"
허리를 앞뒤로 튕기듯이 움직이고, 원을 그리듯이 크게 돌리며 질내를 휘젓고, 조금씩 위아래로 움직이며 기둥을 훑어낸다.
처음에는 머리로 이것저것 생각하고 기교를 부리며 움직이지만, 언제나 정신을 차리고 보면 쾌감에 몸을 맡기고 정신없이 허리를 움직이고 있곤 했다.
찌거억♥ 쯔거억♥ 찌거억♥
"하앗, 앙♥ 아앙♥ 읏♥ 하앙♥ 자지, 역시, 좋아앗♥"
"은설 씨. 이제 연기가 거의 안 되고 있는데요?"
"아앙♥ 읏♥ 그치마안♥ 아흣♥ 이런 거엇♥ 하아앙!!♥♥"
움찔! 움찔!
결국은 그의 살살 놀려대는 말투에 컨셉을 포기하고 항복 선언을 하려는 순간. 가슴을 힘껏 쥐어 짜이며 신음을 터트리며 가버렸다.
하지만 이쪽이 가버렸다고 멈춰서는 안 된다.
어차피 이쪽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최민석 쪽에서 멋대로 움직이며 더 심하게 느껴버릴 테니, 차라리 그나마 여유가 있을 때 어떻게든 버티고 움직이는 게 나았다.
찌거억♥ 찌거억♥ 찌거억♥
"하앙!♥ 항!♥ 하응!♥ 앙!♥ 흐아앙!♥"
"후우.."
방금 가볍게 가버린 질내로 자지를 힘껏 조이며 더욱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최민석도 조금은 여유가 사라졌는지 짧게 한숨을 흘리며 자지를 더 크게 껄떡인다.
사정이 가까워졌던 신호였다.
아마 최민석 역시 머리를 쓰다듬으며 계속해서 질내에서 자극을 받고 있었으니 평소보다 빠르게 사정감이 올라온 것이리라.
이번까지만. 이번까지만 사정시키고 욕실로 끌고 들어가 제대로 쉬겠다는 생각을 하며 계속해서 허리를 거칠게 움직였고, 마침내 가슴을 움켜쥔 양쪽 손이 가슴을 힘껏 쥐어짜며 곧 사정한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뷰릇! 뷰르릇! 뷰릇! 뷰르르릇!!
"앙, 흑..♥ 흐긋..♥ 흑..♥ 흥으으윽♥♥"
마지막으로 허리를 깊게 내린 순간.
한계까지 부풀어오른 귀두에서 정액이 울컥울컥 쏟아져 나오며 자궁을 채워나간다.
무심코 허리를 빼버리고 싶을 정도로 뜨겁고 강렬한 쾌락이 뱃속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갔지만, 습관처럼 허리를 최대한 깊게 내린 채로 버티며 사정을 받아냈다.
평소와는 달리 골반을 잡혀있지도 않으니 얼마든지 허리를 뺄 수도 있었을 텐데.
이상하게 쾌락에서 달아나고 싶으면서도 그럴 수가 없었다.
뷰릇..! 뷰릇..! 뷰릇..!
"흐윽, 하앗..♥ 앙..♥ 하아으읏..♥"
다행히 최민석이 빨리 사정해 준 덕분에 생각보다 여유롭게 질내사정을 전부 받아낼 수 있었다.
"하아, 앗..♥ 이, 이제.."
"잘했어요."
"흐, 엣..?"
이제 욕실에 가서 조금 쉬자고. 연기도 끝났으니 뻔뻔하게 밀고 나가려고 했는데.
최민석 쪽에서 먼저 대뜸 잘했다는 말을 하더니 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올려 몸을 끌어당기고, 다시 머리를 꾸욱 눌러 쓰다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잡고 있지도 않았는데. 끝까지 안 피하고 잘 버텼잖아요. 잘했어요."
"아, 아니이.."
한쪽 팔로 등을 꽉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는 탓에 몸을 뒤로 빼지도 못하고 쓰다듬는 손길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니, 사실은 피하려고 한다면 손을 치우게 하든 머리를 움직여 피하든 했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서 피하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이러고 조금만 있다가, 욕실에 들어가서 쉬어요. 괜찮죠?"
"마, 마음대로 해요."
머릿속으로는 이것저것 하고 싶은 말이 잔뜩 떠오르는데. 입 밖으로 나온 건 겨우 자존심을 챙기며 내뱉은 마음대로 하라는 말 한마디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