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4화 > 신입 모델 맛보기 (16)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깬 건지, 잠에서 깨면서 귀가 열리기 시작한 건지.
잠시 나른한 몸을 뒤척이던 이보라는 점점 크게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잠이 확 달아나는 걸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아흥..! 앗..! 하앙..! 앙..! 하아응..!"
"츄릅, 하아.. 오빠.. 저도 빨리.."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건 개처럼 엎드린 자세로 최민석에게 박히며 신음하는 임예진과 최민석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젖꼭지를 핥으며 애가 타는 표정으로 자기도 박아 달라며 조르는 최서희의 모습.
잠에서 깬 장소가 집이 아닌 모텔이라는 것보다 눈앞의 광경에 순간 머리가 멍해졌지만, 이내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였다.
바로 어제. 모델 활동의 지원을 받기 위한 테스트를 치루기 위해 모텔에 오게 된 것.
그리고, 욕실에서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약간의 '도움'을 받았던 것.
그나마 거기까지가 자신이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뭐가 뭔지도 모를 정도로,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어 아무것도 떠올리지도 못할 정도로 가버린 몸을 겨우 추스르고 밖으로 욕실에서 나와 보니 침대 위에서는 다시 정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최서희는 이미 합격을 받은 상태였지만, 몸이 너무 달아올라 몸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상황.
그리고 자신은 이제 마지막 테스트만 남은 상황.. 인 줄 알았으나.
'보라 씨도 합격입니다. 사실, 욕실에서 했던 게 마지막 테스트였거든요. 거기서도 긴장을 못 풀면 안 되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잘 풀렸네요. 수고하셨습니다.‘
테스트에 합격한 건 잘된 일이었지만, 그때는 합격해서 기쁘다는 생각보다도 '여기서 끝이라고..?' 같은 한심한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분명 바로 직전에.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쾌락에 몸부림치며 몇 번이고 가버렸었는데.
눈앞에서 최서희가 마구 박히며 느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도무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피곤하실 텐데. 이만 가보셔도 괜찮습니다. 자세한 부분은 예진이한테 전달하게 할 테니까..‘
'저, 저도..‘
'네?‘
'저도.. 몸이 너무 뜨거워서 그런데.. 조금만 도와주시면..‘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그런 말을 했던 걸까. 분명 몸이 너무 달아올라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이리라.
다행인지 불행인지. 최민석은 불편한 기색 없이 자신의 부탁을 받아줬고, 최서희, 임예진과 함께 침대 위로 올라가 3P도 아닌 4P를 즐기게 돼 버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에 사귀었던 남자들에게도 해준 적 없는 부끄러운 플레이를 요구받았다.
보지를 직접 손으로 벌리며 졸라대는 건 기본이고, 여자끼리 질척하게 키스하거나 가슴을 주무르고 빨아대고, 클리를 빨거나 흘러나오는 정액을 핥아먹는 것까지.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음란하고 민망한 일들을 흥분과 쾌락에 떠밀려 당연한 일처럼 해버렸다.
그렇게 몇 시간에 걸쳐 짧은 휴식과 섹스를 반복하다가, 최민석의 권유를 받아 호텔 레스토랑에서 함께 저녁 식사까지 해버리고, 다시 다른 모텔에 들어와 밤을 보냈다.
사실상 밥 먹고, 욕실에서 조금씩 쉬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섹스만 했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 과정에서 최민석, 임예진과도 조금 친해지면서 오빠, 언니라고 부르게 됐지만, 이렇게 차분하게 되짚어 보니 역시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생각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백번 양보해서. 몸이 너무 달아올라 도와달라고 부탁했던 것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 싶었지만, 저녁 식사 이후에 다시 모텔에 따라간 건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지금도.
"일어났어?"
"아, 네.."
어제 했던 행동들이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침대에서 내려가 옷을 입고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어차피 테스트는 합격했으니 부모님이 걱정한다든가, 약속이 있다든가, 뭐든 적당히 핑계를 대고 빠져나가 버리면 끝이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말이 떨어지지를 않는다.
이미 보여줄 만큼 다 보여줬다고는 해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을 보여주고 있는데도 가릴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최민석의 허리가 움직일 때마다 찌걱이는 소리와 함께 쾌락에 빠진 신음이 들려오고, 신음 사이로는 거친 숨결이 흘러나온다.
이미 유두는 꼿꼿하게 서서 자기주장을 하고 있고, 뱃속이 작게 쿵쿵 울려대며 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구경만 하지 말고, 이리 와."
"....네."
설득조차 아닌 일방적인 명령에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은 거절하지 못하고 작게 대답하며 최민석의 옆으로 다가가 몸을 밀착시킨다.
어제 몇 번이고 해 봤던 탓일까. 자연스럽게 허리를 감싸 안으며 두꺼운 팔뚝 위로 가슴을 어필하듯 꾸욱 밀어붙이며 최민석을 올려다본다. 그리고는 당연하다는 듯이,
"츄읍.. 응.."
고개를 내밀어 입을 맞추고 혀를 내밀어 질척하게 소리를 내며 얽힌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스스로 손을 써서 보지를 적시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츄릅, 응.. 푸핫.."
"다음은 서희 차례인데. 기다릴 수 있지?"
"하아, 네에.. 기다릴게요.. 기다릴테니까.."
"또 안에 싸줬으면 좋겠어?"
"으.. 네.."
아직 이성이 조금 남아있는 탓에 짓궂은 질문에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은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는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 버렸다.
크고 단단한 기둥이 질내를 가득 채우고 거칠게 쑤시고, 뜨거운 정액으로 자궁을 가득 채우는 쾌감이 멋대로 떠올라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럼 일단, 예진이부터 보내볼까?"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앙!♥ 앙♥ 하윽!♥ 하앙!♥ 하아으윽!!♥♥"
리듬을 타듯이 매끄럽게 임예진의 안쪽을 찌르던 최민석의 허리가 갑자기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임예진의 입이 크게 벌어지며 쾌락에 가득 찬 신음을 쏟아낸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음란한 광경에 곧장 고개를 숙여 최서희와 함께 젖꼭지를 혀로 낼름거리며 핥고, 쪽쪽 빨아댄다.
최민석이 조금이라도 빨리 사정해야 자신의 차례가 돌아온다. 그런 생각으로 하는 애무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최민석이 흥분하고,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공들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몇 시간이나 진득하게 4P를 즐기고,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모텔을 나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모델로서 충분한 성과를 내게 되면 지원의 의미로 최민석에게 '상'을 받을 수 있다.]
그것도 이번에 했던 것 같은 4P가 아니라 단둘이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언제 들은 건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히 직접 들었던 조건을 생각하니 피곤한 와중에도 조금이라도 빨리 학원에서 교육을 받고 제대로 일을 하고 싶은 의욕이 솟구쳤다.
아마 최서희 역시 같은 생각이리라.
모델 학원에 들어오면서 세워놨던 인생 계획은 이미 뒷전이 되어 있었다.
*
이보라와 최서희를 택시에 태워 집으로 돌려보내고, 임예진과 함께 차에 올랐다.
"후우, 간만에 제대로 놀았네. 수고했어."
여자야 매일같이 따먹고 즐기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새 여자를 찾지 않고 늘어지고 있었는데.
서프라이즈로 새 여자를 둘이나 소개받은 덕분에 어제는 아예 하루를 통째로 즐겨버렸다.
덕분에 모텔에서 나와 차에 들어오고 나서야 제대로 쉰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후후.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바로 옆자리, 조수석에 앉은 임예진 역시 단둘이는 아니더라도 어제오늘을 통째로 즐긴 덕분에 굉장히 개운하고 기분 좋은 표정이었다.
"걔들, 지원은 어떻게 해줄 거야?"
"당장은 지원이 필요하고 그런 상황은 아니니까 지켜봐야죠. 뭐라도 해준다고 하면.. 강사들한테 더 성의껏 가르치게 하는 정도? 아니면 학원 쪽을 통해서 생활비나 자취할 집 정도는 지원해줄 수도 있고요."
이미 스폰을 받고 있는 다른 둘과는 달리, 이보라와 최서희는 아직 제대로 배운 게 없는 탓에 일거리를 줄 수가 없으니 당장 해줄 수 있는 건 단순한 금전적 지원뿐이라는 말이다.
"둘 다 보니까 집이 못사는 것 같지도 않던데. 알아서 하게 둬. 본인이 필요하다고 하면 학원 근처에 오피스텔 정도만 빌려주고."
"그럴게요."
환경이 좋아지고 금전적 여유가 생기면 그만큼 마음 편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여유가 생긴 만큼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사실 그 둘이 모델로 성공하건 말건 내겐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왕 한다고 하면 열심히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정작 임예진은 그런 이유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해 버린 탓에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어져 버렸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새로 온 애들 중에 괜찮은 애들 있으면 이번처럼 연결해 주고."
"네."
신입 모델 중에서도 A급만 골라 먹는다는 상황 자체가 너무 사치스러운 탓에 정말 내가 뭐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학원에서도 성적이나 평가 같은 게 있지?"
"있기야 하죠."
"자주 만나기는 조금 귀찮으니까, 둘 중에 평가가 더 잘 나온 애는 상으로 만나준다고 해. 나중에 첫 촬영 있을 때 응원 겸 한 번씩 만나준다고도 전하고."
"전해둘게요."
헤어지기 전에 모델로서 성과를 내면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최면을 걸어두기는 했지만,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두 사람에게는 너무 멀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 중간 과정을 추가했다.
나와의 섹스가 나름의 동기부여가 되든, 그냥 순수하게 섹스만 즐기든.
그 둘에게는 손해될 게 없는 일이었으니 내 나름의 지원이라면 지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둘을 위해서 하는 일은 아니었고, 한 번 먹고 버리기는 아깝고, 깊게 관계를 맺어 자주 만나기는 귀찮았으니 적당히 몇 번 더 맛을 볼 수 있는 구실을 만들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