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1화 > 신입 모델 맛보기 (13)
실상은 평범한 애인 관계보다 더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남들 앞에서 관계를 자랑할 일이 없다 보니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았다.
"그러니까, 너무 좋았다고 꼬시고 그러면 안 돼요. 지금은 일 때문에 하는 거니까. 알겠죠?"
"아, 네. 조심할게요."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 건지. 임예진은 콧노래라도 흘러나올 것처럼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했고, 최서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또 궁금한 건요?"
"음.. 그럼.. 어쩌다 사귀게 되신 거예요?"
이번에야말로 테스트에 관한 질문이 나올 줄 알았는데. 또 나와 임예진에 대한 질문이었다.
여자들이 연애 얘기를 좋아하는 건 알지만, 굳이 이런 상황에서 깊게 파고들 만한 화제인가 싶다.
그러면서도 일단 질문은 받았으니 솔직하게 대답해 주기로 했다.
"일 때문에 만난 건 아니고, 그냥 우연히 만났는데, 제가 첫눈에 반해서 꼬셨습니다. 예진이는 오히려 싫다고 튕기는 쪽이었고요."
"아이, 참.."
이제는 2년 가까이 예전 이야기를 꺼내니 임예진이 부끄럽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좀 더 꾸욱 하고 몸을 밀어붙이며 달라붙었다.
거짓말은 아니다.
오피에서 임예진을 처음 만났을 때.
반했다고 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완벽에 가까운 몸매와 미모에 감탄한 건 사실이었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제대로 만족시켜 주지 않고 임예진 쪽에서 연락하도록 유도했다.
처음으로 자신의 불감증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찾은 임예진은 몸이 달아 내게 먼저 연락했고, 처음에는 노예가 되지 않고 불감증 문제만 해결하려고 했지만 결국 쾌락에 넘어와 내 노예가 됐다.
임예진을 처음 보고 마음에 들어서 꼬시고, 임예진이 튕기다 넘어왔다는 내용 자체는 사실이었다.
"사귄 지는 얼마나.."
"이제 2년 정도 됐네요."
"와.."
내 대답을 들은 최서희는 어린애가 어른을 보는 것처럼 신기함과 부러움, 동경이 섞인 표정으로 입을 작게 벌리며 감탄한다.
지금 얘기의 어디에 이런 반응을 보일 만한 점이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분위기도 풀어주고 임예진의 기분도 좋게 해줬다는 건 나쁘지 않았다.
"그럼, 지금 하는 후원도 예진 언니 때문에 하시는 거예요?"
예진 언니라. 관계를 어떻게 만든 건지는 몰라도 제법 친근해 보이는 호칭이었다.
"조금 애매한데, 예진이가 모델 일을 시작하고 이쪽 업계에 관심이 생겨서 하게 된 거라 영향이 없지는 않죠. 그래도 결국 저한테 득이 되는 일이 아니었으면 안 했을 거예요."
나한테 득이 된다는 건 당연히 돈 쪽이 아니라 지금처럼 예쁜 모델들을 따먹는 일이었다.
임예진도 처음에는 취미 삼아 모델 일이나 해볼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예 학원 자체를 자기 것처럼 만들어 놓고 다른 쪽으로 일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았다.
"혹시.. 테스트 쪽 질문도 해도 괜찮나요?"
"편하게 물어보세요."
드디어 예상했던 질문이 나왔다는 생각에, 최서희가 긴장하지 않도록 최대한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는 아예 눈을 감고 쉬고 있던 이보라도, 귀는 열어두고 있었는지 완전히 힘을 빼고 있던 표정이 살짝 흔들렸다.
"그러니까.. 저는 거의 합격이라고 하셨는데, 얼마나 남은 건지 궁금해서요."
"역시 많이 힘들긴 했나 보네요?"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농담이에요. 사실 테스트 자체는 제가 임의로 진행하는 거라, 정확히 언제 끝난다고 말하기는 애매하거든요. 굳이 말하자면 제가 속으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거나 '이 사람은 안 되겠네'하고 확실하게 판단이 내렸을 때 끝내는 거죠."
"그럼 저는.."
"서희 씨 같은 경우에는 이제 거의 판단을 내려놓은 상태입니다. 이제는 처음부터 하나씩 다시 확인해 보면서 놓친 건 없는지 보는 단계라고 해야 할까요."
"아.."
사실상 합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말에, 최서희의 표정이 밝아졌다.
반대로, 여전히 쉬고 있는 척 눈을 감고 있는 이보라는 눈썹이 희미하게 휘어지는 걸 보니 기분이 좋지 않은 모양이었다.
자신보다 평가가 좋았던 최서희가 거의 합격이라고 한다면. 그보다 못한 자신은 어떻게 생각되고 있을지 불안한 것이리라.
"두 분 모두 얼굴이나 몸매 쪽은 처음부터 합격 수준이었으니까, 이렇게 간단한 확인만으로 끝낼 수 있는 거죠. 아무튼,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별일 아니라는 것처럼 툭 내뱉은 발에 이보라의 눈썹이 다시 한번 꿈틀하고 작게 반응한다.
테스트가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건 그만큼 자신을 어필할 기회가 적다는 뜻이었으니 이미 합격을 거의 확정받은 최서희와는 달리 더욱 불안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었는지 이보라의 감겨있던 눈이 슬그머니 떠지며 최서희에게 기대고 있던 몸을 똑바로 세웠다.
"아직 피곤하실 텐데. 더 쉬고 계시지."
"..이제 괜찮아진 것 같아서요. 그보다.. 테스트가 오래 안 걸린다는 게.. 몇 시간 정도를 생각하고 계신 건가요?"
자기가 눈을 감고 있으면서도 얘기를 다 듣고 있었다는 건 숨길 생각도 없는지. 직설적인 질문이었다.
"글쎄요. 서희 씨는 앞으로 한 번만 더 해도 될 것 같고. 보라 씨는 한두 번 정도 더 본다고 하더라도 그럭저럭 한두 시간 내로 끝나지 않을까요?"
"......"
빠르게 끝나면 한 시간. 그중 일부를 최서희에게 쓴다고 생각하면 이보라에게는 다음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욕실에 들어오기 전에는 시간이 많다며 안심시켰지만, 그 시간이 테스트 시간이 아닌 오늘 시간이 많다는 말이었다고 한다면 달리 할 말이 없으리라.
"보라 씨도 아직 기회는 남아 있으니까, 지금은 편하게 쉬고 계세요. 아니면.. 긴장이 풀리게 조금 도움이라도 드릴까요?"
"도움.. 이요..?"
사실상 이보라는 아직 합격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미끼를 던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솔깃한 눈빛으로 되묻는다.
이러는 와중에도 곧바로 알겠다고 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되묻는 것 역시 그녀의 성격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계속 말했었지만, 보라 씨도 매력 자체는 나쁘지 않거든요. 문제는.. 생각이 너무 많다고 해야 할까. 상황에 몰입을 잘 못 하시는 것 같거든요."
"네에.."
본인도 자기 성격을 알고 있다면 부정은 못 할 것이다.
지금 하는 대답이 정말로 내 지적을 받아들이고 하는 건지, 적당히 맞춰주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로서도 보라 씨가 완전히 긴장을 풀고 쾌감에 몰입하는 표정을 확인해 보고 싶기도 하고요. 조금 힘드시긴 하겠지만, 원하시면 해드릴 수는 있습니다."
"그럼.. 부탁드려도.."
"알겠습니다. 자, 일어나 보실래요?"
"네..!"
이제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이보라는 처음보다 진지해진 표정으로 대답하며 몸을 일으켰다.
분명 긴장을 풀라고 했는데도 저렇게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면, 이보라는 확실히 연기에 재능이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도와드린다고 해도 그냥 평범하게 섹스하면서 힘을 빼주는 거니까, 보라 씨는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자, 이대로 엎드려 보세요."
"이렇게.. 하면 되나요..?"
"네.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따로 설명해 줄 필요도 없이, 선 채로 욕조 모서리를 짚고 엎드린 이보라의 옆모습을 감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에 젖은 매끈한 살결과 엎드린 자세에 맞춰 출렁이는 가슴, 그리고 잘록한 골반과 둥그런 엉덩이까지. 확실히 옆태도 예술이다.
이보라의 옆모습을 확실하게 스캔하고 나서야 몸을 일으키자, 잠깐 떠드는 사이 힘이 빠져 반쯤 늘어진 자지가 밖으로 빠져나와 덜렁거렸다.
"도와드릴게요♥ 아움♥"
내가 뭐라고 할 틈도 없이 무릎 꿇은 채로 다가온 임예진이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기둥 뿌리 쪽에 달라붙어 불알을 입에 물고 혀로 간질이듯 굴려댄다.
"움♥ 츄릅♥ 츄웁♥ 츄릅♥ 쯉..♥"
이보라나 최서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능숙한 혀 놀림에 반쯤 서 있던 자지가 순식간에 불끈하고 힘이 들어가 단단하게 발기했다.
바로 앞에서는 엎드린 채로 고개만 살짝 돌린 이보라가, 그리고 옆에서는 여전히 앉아있는 최서희가 뭔가 감탄하는 듯한 표정으로 시선을 보내오고 있었다.
"고마워."
"헤헤."
두 사람의 감탄 섞인 시선에 묘한 우월감을 느끼면서 임예진의 머리를 강아지처럼 쓰다듬어주며 가볍게 밀어내고, 이보라의 뒤에 서서 매끈한 엉덩이를 가볍게 움켜쥐었다.
"흐읏.."
역시 아직 잔뜩 분수를 뿜어낸 여운이 다 가시지 않았는지, 엉덩이를 잡힌 것만으로도 허리가 움찔하며 작게 휘어진다.
그 민감한 반응에 엉덩이를 몇 번 더 주무르며 감촉을 즐기다가, 틈이 살짝 벌어진 균열 사이로 귀두를 가져다 대고 가볍게 밀어 넣었다.
찌거어억♥
"흐읍..!"
그래도 한 번 길을 터놨다고, 매끄럽게 삽입이 이뤄졌지만 이보라는 그새 또 몸에 힘을 바짝 주고 쾌감을 억누르고 있다.
쉽게 쾌락에 빠져드는 타입보다는 이런 타입이 더 길들이는 재미가 있었다.
"이제는 들어가기만 해도 기분이 좋죠? 부드럽게 해드릴 테니까, 그냥 편하게 즐긴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예요."
찌걱..♥ 찌걱..♥ 찌걱..♥
"하앗, 앙..! 응읏, 하응..! 하아읏..!"
움찔거리는 골반을 잡고, 미끌거리는 감촉을 즐기듯 깊은 곳을 얕게 찔러대기 시작하니 얕게 억눌린 신음이 흘러나온다.
이보라 본인도 이런 식으로 소리를 참으면 안 된다는 건 알고 있겠지만,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지금 기분이 어때요? 기분 좋지 않아요?"
"하흣, 아앙..! 좋기는, 한데..!"
"이대로 계속할 테니까,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느끼는 데만 집중해 보세요."
"아앙, 읍, 하앙..! 하응, 하아응..!"
"섹스가 기분 좋은 건 이상한 게 이상한 일은 아니잖아요. 기분 좋기는 한데,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기분 좋아. 이렇게 심플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하앗..! 아앙..! 흐읏, 앗, 앙..!"
이보라가 놀라지 않도록 부드럽게, 깊으면서도 자궁까지는 닿지 않도록 적당히 조절해서 허리를 움직이며 반응을 살핀다.
처음에는 고개를 슬쩍 들려 뒤를 살피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똑바로 엎드린 자세로 고개만 살짝 숙여 신음하고 있다.
깊게 들어온 자지가 귀두로 민감한 곳을 문질러대고 있는 탓에 질벽이 움찔거리며 반응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는 내 크기 탓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몇 분 정도를 기계처럼 아무 말도 없이 허리를 움직이다가, 다시 한번 툭 내뱉듯이 묻는다.
"기분이 어때요?"
"흐읏, 하앙.. 앙.. 좋아요..♥ 하앙.. 기분, 좋아욧..♥"
여전히 조금 연기 같은 느낌이 남아 있긴 했지만, 적당히 힘이 빠진 신음과 대답하면서도 은근히 섞여 나오는 콧소리를 들어보니 슬슬 제대로 쾌감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냥 이대로 끝까지 부드럽게 박아주며 가버리게 만들면 내가 원하는 표정을 볼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해서야 재미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최서희 쪽을 힐끗 쳐다보니, 최서희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내 자지가 매끄럽게 들락날락하고 있는 장면을 애타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신이 처한 상황보다도 섹스의 쾌락 그 자체를 원하는, 욕구에 솔직해지고 있는 암컷의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