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3화 > 신입 모델 맛보기 (5)
이보라는 눈치가 빠르고 계산적인 성격이었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가도 중간에 혼자만 몰래 쏙 빠져나가 벌을 피한다던가, 친구를 만들 때도 인기가 많거나, 집이 잘사는 애들만 골라 사귀는 등.
항상 좋은 것만 쏙 빼먹으려고 하는 약삭빠른 성격의 그녀가 소위 일진이라고 불리는 무리와 어울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일진 무리와 어울리면서도 문제가 생길 것 같은 일에서는 자연스럽게 발을 빼고, 교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했다.
연애도 아무나 사귀는 게 아니라 철저히 상대를 골라 사귀었다.
일진 무리에서도 중심이 되는, 그러면서도 못 생기지 않고 집에 돈도 많은 남자만 골라 사귀었기에 중, 고등학교 시절 내내 사귄 남자가 둘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당연히, 상대가 자신에게 푹 빠지게 하기 위해 몸도 내줬다.
'요즘 세상에 처녀라고 해서 뭐가 좋은 것도 아니고.‘
자신이 처녀라고 해서 좋아할 사람은 단 한 명. 언제 몸을 내주게 될지 모르는 첫 상대뿐이다.
그럴 바에는 지금 만나는 돈 많은 애인을 철저히 자신에게 빠져들게 만들고, 상대의 돈으로 편하게 즐기며 지내는 게 이득이라는 계산이었다.
어차피 사귀는 사이에 몸을 섞는 것 정도는 이상한 일도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모델이라는 직업을 고른 것 역시, 그런 계산에 의한 선택이었다.
즐길 건 즐기면서 지내면서도 공부는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내신만으로도 서울에 있는 적당한 4년제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학자금 대출에 학점 관리, 그리고 취준에 성공하더라도 평범할 뿐인 직장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그럴 바에는 훨씬 자신이 있는 얼굴과 몸매를 이용해 성공하는 쪽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이나 SNS 스타 같은 건 언제 성공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돈이 전혀 벌리지 않는다.
하지만 모델은 얼굴과 몸매를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처음부터 일하는 만큼 페이가 들어오는 만큼 안정적이라는 계산이었다.
그리고 운 좋게도. 모델 학원에 들어오자마자 눈에 띄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건 기회야.‘
그래도 며칠 정도는 고민했던 최서희와는 달리, 이보라는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테스트의 내용이 섹스라는 것. 모델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 매력을 확인해 보겠다는데 거부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몸을 섞는다는 건 조금 짜증 나는 일이지만, 그로 인해 돌아올 보상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당연히 나이 많은 아저씨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모델처럼 잘생기고 몸 좋은 남자가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나름대로 즐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뷰릇..! 뷰릇..!
'너무 많아..‘
부자 남자친구를 자신에게 빠져들게 하기 위해 수줍은 척하면서도 괜찮겠다 싶은 서비스는 마음껏 베풀어줬다.
펠라 정도는 익숙했고, 정액을 삼키는 것도 이미 해본 일이었다.
딱히 이해할 생각은 없지만, 남자들은 다들 그런 별것 아닌 일들에 흥분하곤 했으니까. 조금 더럽기는 해도 못 해줄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로서도 지금은 힘들다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혼자 삼키고 있는 것도 아니고, 최서희와 함께 삼키고 있는데도 양이 너무 많아 정액이 입술 사이를 비집고 새어 나올 정도다.
심지어는 냄새도 너무 강하고, 젤리처럼 진하게 뭉쳐있어서 목으로 넘기는 것도 힘들었다.
"꿀꺽.. 꿀꺽.. 후아앗.."
그래도 입을 떼지 않고 끝까지 정액을 다 삼켜냈다. 그래야 상대가 더 흥분할 테니까.
"잘하셨습니다."
머리를 가볍게 누르던 손이 떨어지고, 나긋나긋하게 들려오는 칭찬하는 목소리에 고개를 살짝 들어 상대와 눈을 맞췄다.
상황이 일단락됐으니 일단은 일어나도 괜찮겠지만, 남자들은 여자가 자신을 올려다보고, 자신이 내려다보는 상황에 흥분한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기에 하는 일종의 연출이었다.
바로 옆에서 정액을 다 삼킨 최서희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일어나지 않고 고개만 살짝 들어 올려다보는 자세를 하고 있다.
둘이 나눠서 위와 아래로 애무해 주고, 함께 무릎을 꿇고 올려다보는 더블 펠라로 상대를 흥분시키는 것.
모두 남자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판타지를 계산해서 만들어 낸 연출이었다.
그러면서도 잠시 힐끔, 눈앞에 있는 자지를 쳐다봤다.
'..안 작아지네.‘
한창 원숭이처럼 성욕이 폭발하는 중, 고등학생 남자애들이 지치지도 않고 두 번, 세 번씩 하는 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눈앞의 남자 역시, 기껏해야 20대 초반 정도의 한창 때인 나이로 보였으니 여전히 서 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하지만 이렇게 커다란 자지가, 굵게 불거진 핏줄을 꿈틀거리며 불끈불끈 움직이고 있으니 괜히 시선이 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두 분 다 잘하셨습니다. 어린 분들이라 경험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경험이 있는 것 같네요."
"..안 좋은 건가요?"
"딱히 상관없습니다. 지금 목적은 두 분의 매력을 보는 거지, 얼마나 능숙한지를 보는 게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다행이다.
어쨌든 남자들은 또 처녀를 좋아하니까. 처녀가 아니라고 흥분이 팍 식어버렸다면 곤란했을 테니, 내심 안심하며 속으로 짧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굳이 평가를 하자면.."
자연스럽게, 자신과 최서희를 내려다보며 하는 말에 귀를 쫑긋 세우며 집중했다.
이렇게 중간에 평가를 들을 수 있다면, 다음에 어떤 식으로 매력을 어필할지 생각할 수 있다.
쓸데없는 경쟁은 하지 말라고 했고, 최서희와도 협력하기로 하긴 했지만 결국 두 사람이 같이 있으면 비교될 수밖에 없었으니 조금이라도 더 최서희보다 앞서가고 싶었다.
"지금은 서희 씨가 더 나은 것 같네요."
"......?"
순간 '네?'하고 되물으려던 것을 겨우 참고 표정을 관리했다.
힐끗, 옆쪽을 보니 최서희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다가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는 게 보였다.
"보라 씨도 잘하기는 했는데, 조금.. 연기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자연스러운 느낌이 없었어요. 그에 비해 서희 씨는 같은 연기라도 열심히 하려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더 자연스러웠고요."
"아.."
상대 쪽에서 담담하게 늘어놓는 설명에 감정을 숨기고 이해한 척 얌전히 탄성을 흘렸다.
물론 실제로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도 했다.
별다른 계산 없이 자신이 시키는 대로만 열심히 한 최서희는 자연스러워 보였고, 자신은 시선을 의식하며 행동했던 게 티가 났다는 의미였다.
테스트라고는 해도 섹스라고 하니 별것 아닐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 외로 날카로운 지적이 들어와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무튼, 두 분 다 나쁘지는 않았으니까 벌써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다음으로 넘어갈까요?"
짝. 가볍게 박수를 치며 가벼운 말투로 분위기를 환기시킨 남자는 반쯤 벗겨져 있던 바지를 완전히 벗어버리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 위로 올라가 앉았다.
이보라와 최서희 역시 몸을 일으키고, 조심스럽게 시선을 교환하고는 침대 쪽으로 몸을 돌렸다.
섹스 정도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최서희에게 조금 밀렸다는 사실과 생전 처음 보는 커다란 크기의 물건 탓에 조금씩 긴장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섹스에서 잘하면 돼.‘
테스트를 너무 의식하지 않고, 남자친구와 하는 섹스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상대를 만족시켜 주면 된다.
물론 말만 쉽지, 실제로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힌트를 받았으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
'표정에서 다 티가 난다니까.‘
최서희는 자신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에 은근히 기뻐하고, 이제부터 본방에 들어간다는 사실에 조금 긴장하고 있다는 게 표정에서 드러났다.
이 정도는 굳이 표정을 읽었다고 할 만한 일도 아니었다.
그에 비해 이보라는 중간중간 최서희를 힐끗거리며 곁눈질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도 은근히 경쟁심과 불편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본인은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지만, 지금도 단순한 긴장만이 아닌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는 게 눈빛과 표정에서 다 티가 나고 있었다.
"그럼 일단, 보라 씨부터 올라와 보실래요?"
"아, 네."
갑작스럽게 지명 당한 이보라는 작게 흠칫하고 놀라면서도 금방 다시 표정을 되돌리고는 담담한 척 짧은 대답과 함께 침대로 올라온다.
'이런 타입은 생각할 틈을 안 주는 게 최고지.‘
평소에는 한 발짝 물러나서 이것저것 재고 행동하는 타입일 테니, 자기 나름대로 계획을 세울 틈을 주지 않고 본방에 들어가 버리면 된다.
물론 계획을 세워놓는다고 하더라도 그냥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계획대로 행동 못 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하는 쪽이 더 끌렸다.
"자, 가까이 와봐요."
"네.."
침대 위로 올라온 이보라를 다시 부르자, 아직 긴장이 가라앉지 않은 표정으로 대답하며 조심스럽게 곁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그녀가 바로 내 앞까지 다가오고 나서야 팔을 뻗어 허리를 가볍게 감싸고, 몸을 반대쪽으로 돌리게 만들어 뒤에서 등을 받치며 끌어안았다.
"흐음, 향수 같은 건 따로 안 뿌리나 보네요?"
"네. 향수는.."
펠라를 하면서 조금 땀을 흘린 탓인지 희미해진 비누 향과 은은한 체취를 맡으며 말하자 살짝 몸을 움츠리며 대답한다.
바로 앞에서는 임예진과 최서희가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시선도 상당히 신경 쓰일 것이다.
'그래봤자 몇 달 전까지는 고딩이었으니. 남들 앞에서 해본 적은 없었겠지.‘
남들 앞에서 하는 게 처음이라면,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으리라. 이렇게 생각이 많은 타입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지금은 일단 테스트하기 전에 적셔두려는 거니까,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흐읏, 네, 네에.."
입으로는 긴장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얇은 블라우스 아래로 손을 집어넣어 배를 스치며 지나가 브라 위로 가슴을 가볍게 움켜쥐자 흠칫 몸이 떨리며 오히려 더 긴장한 듯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브라 위로 가슴을 몇 번 주무르다가, 생각보다 단단한 느낌에 감촉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 브라 아래로 손을 집어넣고 다시 가슴을 가볍게 움켜쥐었다.
"흣.."
브라 안에서는 물컹하고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꼿꼿하게 선 유두가 느껴졌지만, 몸쪽은 아직 그다지 달아오르지 않았는지 반응이 얕았다.
'펠라만 했다고 젖는 게 이상한 일이긴 하지.‘
물론 어느 정도 조교 당하고, 개발 당한 몸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이보라는 오늘이 나와 하는 첫 섹스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일단 정액은 자기가 알아서 삼켜줬으니, 이대로 가만히 둬도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몸이 달아오르리라.
물론, 이렇게 흥분하지 않은 몸을 만지는 건 꽤나 오랜만이었기에 그렇게 될 때까지 기다려 줄 마음은 전혀 없었다.
"보라 씨는 가슴이 굉장히 부드러운 편이네요. 그렇다고 탄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자세한 건 직접 봐야 알겠지만, 나쁘지 않은 느낌입니다."
"읏.. 네에.. 감사.. 합니다.."
스스로 D컵이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D컵에 걸친 듯 손에 딱 들어오는 가슴을 가볍게 주무르며 속삭이자 희미하게 움찔하고 몸을 떨며 대답한다.
가슴에서 쾌감이 느껴졌다기보다는, 귀에 대고 속삭여서 나온 반응인 것 같았다.
"거기서 보기에는 어때?"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이보라의 가슴을 주무르면서, 침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임예진을 향해 물었다.
그러자, 임예진 쪽에서 대답이 돌아오기도 전에 이보라의 몸이 다시 흠칫 떨려오며 한층 더 힘이 들어가 긴장하는 게 전해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