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4화 > 지금 밖에 손님 와 있는 거 알아? (1)
띵동-
"음..?"
문득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눈을 떴다.
평소에는 집에서 자든 밖에서 자든 이런 식으로 깨는 일이 없었는데.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신선한 기분을 느끼며 내 팔을 베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민아의 머리를 베개 위로 조심스럽게 옮겨놓고 몸을 일으켜 시간을 확인했다.
'..아홉 시라.'
원래라면 슬슬 일어나서 씻고 있을 시간이었지만, 민아와 새벽 늦은 시간까지 즐기느라 기상이 늦은 모양이었다.
이불 아래에서 자연스럽게 아침 발기를 처리해 주는 상대가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고.
아무튼.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지는 않았지만, 딱히 피로감은 없었기에 딱히 뭔가 불편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있나?'
오피스텔 자체가 공동 현관에서부터 카드키나 지문으로 인증을 하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종교 권유 같은 게 올 일은 없다.
같은 오피스텔 주민이 찾아온 게 아니라면 공동 현관에서 정확하게 호수를 눌러 초인종을 울렸다는 뜻이었으니 일단은 나가볼 필요가 있었다.
"..쯧."
하반신은 아침 발기로 불끈거리고, 바로 옆에 민아가 알몸으로 잠들어 있는 상황에서 침대에서 내려가는 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걸쳤다.
민아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조용히 문을 닫고 거실로 나와, 인터폰 화면을 확인해 보니 CCTV 화면을 통해 모자를 쓴 긴 생머리의 여자가 현관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모자를 쓰고 있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일단 상대가 여자라는 사실에 흥미를 가지며 마이크를 연결했다.
툭-
"누구세요."
[아, 네. 여기.. 김민아 씨 댁 아닌가요?]
마이크가 연결되는 소리를 듣고 누구냐고 묻자, 화면 속의 여자에게서 대답이 돌아왔다.
'..민아 손님은 맞는 모양인데.'
어쨌든 직접 민아 이름을 말했으니 잘못 찾아온 사람일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셈이었다.
"네. 맞는데요. 무슨 일로 오셨나요?"
[그게.. 일단은 오늘 오기로 약속하고 온 건데.. 집에 안 계시나요?]
그냥 갑자기 찾아온 것도 아니고, 약속까지 하고 온 손님이라면 귀찮다고 내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약속을 언제 잡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어제 갑자기 찾아온 데다가 충동적으로 야외 플레이까지 하게 되면서 약속 건을 잊어버렸을 가능성이 컸다.
"있긴 있는데, 아직 자고 있어서요. 일단 들어오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내가 집주인은 아니었지만, 민아랑 내 관계 정도면 손님 정도는 알아서 받아도 되겠다 싶어 일단 문을 열어주고 들어오라고 말하자 왠지 긴장한 듯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서 민아를 깨울지 말지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누군지 확인부터 해보자는 생각에 현관에 서서 상대가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모자 때문에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긴 생머리나 전체적인 선이 괜찮아 보이기도 했고, 목소리도 제법 듣기 좋았던 것 같아 호기심이 생긴 탓이었다.
아침 발기가 가라앉지를 않아 바지 앞부분이 불룩 튀어나온 상태긴 했지만, 이 정도는 최면으로 얼마든지 얼버무릴 수 있었다.
그렇게 속으로 계산을 마치고 기다리기를 잠시. 다시 한번 초인종이 울렸고, 곧바로 잠금을 풀고 문을 열었다.
"들어오세요."
그리고 살짝 뒤로 물러나며 들어오라고 말하는 동시에 조심스럽게 상대의 모습을 훑었다.
조금 어린 티가 나기는 하지만 예쁘장하면서도 살짝 귀여운 인상에 민아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선이 가는 타입의 몸매는 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마주치는 여자마다 조금이라도 괜찮다 싶으면 일단 눈으로 견적을 뽑고 다녔으니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왠지 신경 쓰인다.
그리고 상대 역시 내가 신경 쓰이는 건 마찬가지였는지,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문 앞에 서서 물끄러미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기.."
"네?"
"혹시, 민아 언니 남친분..?"
"맞습니다."
조심스러운 태도와는 달리 별것 아닌 질문에 피식 웃으며 수긍했다.
대부분의 여성 방송인들은 애인 문제에 민감했지만, 민아는 방송 시작부터 남친이 있다고 못을 박아두고 시작한 덕분에 굳이 관계를 감출 필요도 없었다.
개중에는 방송에 얼굴을 비친 적도 없고, 언급도 거의 되지 않는 탓에 '상상 남친'이라며 민아를 놀리는 놈들도 있는 것 같았지만 딱히 방송에 지장이 생기는 정도도 아니었고.
"와.. 진짜 있었구나.."
"거짓말인 줄 아셨어요?"
"아, 아니에요..! 그냥, 이렇게 보게 될 줄은 몰랐어서..!"
마치 유명인이라도 본 것처럼 신기해하는 태도에 장난스럽게 한마디 건네자, 당황해서는 횡설수설 변명을 늘어놓는다.
"농담이에요. 일단 들어오세요."
"아, 네!"
그래도 어느 정도 내 신원이 보장됐다고 생각했는지 경계를 풀고 현관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오늘 따로 약속이 있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그게.. 오늘 합방하기로 했었는데.."
"..그래요?"
합방 약속이라는 건. 이 여자도 방송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디서 본 것 같다는 기억이 확실하게 떠올랐다.
"혹시, 유니님?"
"아, 맞아요!"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을 조심스럽게 입 밖에 내며 묻자, 확 표정이 밝아지더니 짝 박수까지 치며 밝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채널명 유니. 민아와 마찬가지로 캠방에 종합 게임을 주로 하고, 최근에 민아와 몇 번 합방을 하면서 친해진 스트리머였다.
합방이라고는 해도 직접 만나는 게 아니라 같이 게임만 하는 정도였지만, 오늘은 아예 직접 만나서 합방을 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알고 계시네요!?"
"민아 방송에 몇 번 나오셨잖아요. 매번은 아니어도 자주 챙겨보거든요."
유니는 왠지 기뻐하는 듯한 반응이었지만, 내가 본인 방송을 보고 '얘도 맛있겠는데?' 따위의 평가를 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저렇게 기뻐하지는 못 하리라.
"방송에서 봤을 때도 예쁘다고 생각했었는데, 실물이 더 예쁘시네요."
"그, 그래요..?"
유니는 내 갑작스러운 칭찬에 당황하면서도 칭찬이 싫지만은 않았는지 표정이 나쁘지 않았다.
물론 캠 너머로 보는 것보다는 이렇게 실물로 보는 게 더 보는 맛이 있었으니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민아 언니는.."
"아직 자고 있어요. 누가 온 줄 몰라서 일단 안 깨웠는데. 지금 깨워야죠."
"아, 네에.."
미리 약속을 잡고 집까지 찾아왔는데, 대놓고 늦잠을 자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그다지 기분이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기분이 나쁘다기보다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집안 곳곳을 슬그머니 돌아보다 내 얼굴을 힐끔 쳐다보며 살짝 민망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긴, 애도 아니고 알 건 다 알겠지.'
사귀는 사이인 두 남녀가 같은 집에서 아침을 맞이했다면 밤새 뭘 했을지는 뻔한 일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확신하고 있는 표정은 아니었지만, 머릿속으로는 어느 정도 발칙한 상상을 하고 있다는 게 확실하게 느껴졌다.
'아직 별생각 없었는데 말이지.'
예쁜 여자라고 해서 닥치는 대로 건드리는 것도 아니고, 일단 민아 손님인 만큼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렇게 귀여운, 장난기를 자극하는 모습을 보여줘 버리니 의식하지 않고 있던 욕구가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고는 바지 안에 갇혀 있는 기둥을 불끈거리며 신호를 보내온다.
다행히 상대의 시선이 내 상체와 얼굴 쪽에 고정된 탓에 바지 위로 불룩 텐트를 치고 있는 하반신을 들키지는 않았지만, 일단 한 번 정도는 뽑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방송은 몇 시부터 하는 거예요? 벌써 늦은 건.."
"아, 아니에요. 미리 방송 세팅도 해놓고 방송 전에 언니랑 얘기도 하고 싶어서 빨리 온 거고, 방송은 12시부터 켤 거니까 시간은 괜찮아요."
"그럼 다행이네요."
시간은 이제 9시가 조금 지나 있었으니, 12시까지라면 확실히 여유가 넘치는 시간이었다.
"일단 잠깐 앉아계세요. 깨워서 나올 테니까."
"아, 네."
거실에 있는 소파 쪽을 가리키며 말하자, 유니는 신발을 벗고 들어와 소파 쪽으로 향했고, 그 옆모습을 잠시 지켜보며 곧바로 최면을 집어넣었다.
[민아가 늦잠을 자는 이유는 어제 밤새 남친과 섹스를 했기 때문이다.]
움찔.
"왜 그러세요?"
"아, 아니에요."
최면에 걸리자마자 움찔하고 몸을 떨더니, 얼굴이 확 붉어진 유니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묻자 당황한 듯 살짝 말을 더듬으면서도 대충 대답을 얼버무린다.
아무래도 이런 쪽에는 내성이 거의 없는 모양인지 순수한 반응에 한층 더 꼴림을 느끼면서도 곧장 두 번째 최면을 집어넣었다.
[미리 약속하고 찾아왔다고는 해도 연인끼리 지내는 집에 아침부터 찾아온 상황이니 무슨 일이 있든 일단은 모르는 척해야 한다.]
"금방 깨워 올 테니까, 기다리고 계세요."
"..네."
자길 아냐며 밝은 표정으로 물을 때와는 확 달라진 대답을 뒤로하고, 민아의 방으로 들어와 천천히 문을 닫고 침대 위로 올라왔다.
"어디.."
이제는 아침 발기 때문인지 유니 때문인지 애매한 상태로 불끈거리는 하반신을 의식하면서, 이불을 조심스럽게 걷어내자 살짝 땀에 젖은 나신이 숨김없이 드러났다.
그래도 몽마가 된 만큼 체력이나 회복력도 충분히 좋아졌을 텐데.
세상모르고 새근거리며 잠들어 있는 민아의 다리를 살짝 벌리고 일자로 꽉 다물어진 균열 사이로 천천히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찔꺽..♥
예상대로. 겉은 깔끔하고 뽀송뽀송한 상태처럼 보였지만 질구멍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보니 밤새 싸지르고 적신 것들이 여전히 남아있었는지 미끈미끈하게 젖은 질벽이 손가락을 꼬옥 조여왔다.
"이 정도면 적실 필요도 없겠네."
"우웅.."
질내에서 손가락을 빼내고, 깊이 잠들어 있는 몸을 조심스럽게 돌려 눕히자 살짝 잠이 깨려는 듯 작게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봤자, 어차피 잠에서 깨우려고 하는 일이었으니 신경 쓸 필요도 없었기에 바지를 벗어 대충 침대 아래에 던져놓고, 뒤돌아 누운 민아의 위로 올라타 불끈대고 있는 자지를 균열 사이에 대고 가볍게 문질렀다.
쯔윽..♥ 찌륵..♥ 찌긋..♥
"후읏.. 응.."
균열 사이로 귀두를 대고, 살짝 누르며 비벼 애액을 묻혀대자 다시 한번 얕게 신음하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래도 내 의도대로 상황을 밀어붙이려면 민아가 깨기 전에 자지를 넣어두는 게 유리했기에, 오래 시간을 끌지 않고 그대로 천천히 허리를 밀어붙여 삽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