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4화 > 카페 알바 면접 (12)
집에서 조금 멀기는 해도 시급도 좋고 카페 알바 자체에도 흥미가 있어 지원했지만, 그녀의 관심은 어느새 카페가 아닌 카페 사장이라는 남자. 최민석에게 몰려있었다.
여태 만났던 남자 모두를 통틀어도 가장 잘생겼고, 몸도 좋았다. 거기에 성격도 꽤 어른스러워 보였고, 매너도 좋았다.
그것만으로도 호감을 가지기에 충분했는데. 카페 사장을 할 정도라면 돈도 많을 것 같았다.
사귀고 싶다.
만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첫눈에 반했다는 말도 있었으니 호감이라는 게 꼭 만난 시간에 비례해 커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런 생각은 면접 과정에서 그의 자지를 보게 되면서 더더욱 커졌다.
까놓고 말해서, 한예지는 섹스를 좋아했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그녀의 몸은 남들보다 상당히 민감한 편인지라 어릴 때부터 섹스의 맛을 알게 되고, 여러 남자와 사귀었던 게 그 이유였다.
남자들이 예쁘고, 섹시한 여자를 좋아하듯 한예지 역시 잘생기고 성격 좋은, 소위 잘나가는 남자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런 남자라도 자지가 작으면, 섹스를 잘 못 하면 순식간에 흥미가 떨어져 금방 헤어져 버리곤 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최민석은 명백하게 한 번쯤 자보고 싶은, 사귀어보고 싶은 남자였다.
그리고 펠라를 하고, 직접 몸을 섞게 되면서 확신했다.
최민석은 그냥 자지만 큰 게 아니라, 굉장히 절륜하고 능숙하게 섹스를 즐길 줄 아는 남자였다. 하지만,
'..몇 명이랑 해봤냐고?'
아무리 섹스를 좋아하고, 남들보다 개방적인 성격이라지만 기본적인 상식 정도는 있다.
지금 최민석의 질문은 굉장히 매너 없는, 한창 좋았던 분위기를 깨는 실망스러운 내용이었다.
"몇 명이랑 했냐니.. 그건.."
그래도 일단은 당황한 척, 대답하기 곤란한 척 표정을 연기하며 대답을 얼버무리려고 했다.
실제로 질문을 듣자마자 당황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했고,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기도 했으니 연기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단지, 자신이 그런 기분이라는 걸 조금 더 은근하면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연기일 뿐이었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라는 건 압니다. 그래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필요한 질문이라서요."
"아.."
그의 대답에 불쾌했던 기분이 조금 가라앉았다.
면접에 필요한 질문이라면 자신이 기분 나빠할 걸 알더라도 할 수밖에 없었겠지.
'..하긴, 티를 많이 내기는 했으니까.‘
어차피 스스로도 처음인 척 연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이번 면접에서 그의 마음을 최대한 사로잡기 위해 능숙한 면을 숨김없이 드러냈다는 것도 컸다.
능숙하게 자지를 빨아 사정시킨 정액을 바로 삼켜주고, 다른 남자의 자지도 잘 아는 듯이 말하기도 했고, 기승위가 자신 있다며 노골적으로 굴지 않았던가.
자신의 행동을 천천히 되짚어보면, 면접 중에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닌 것 같았다.
"그게.. 세 명 정도.."
거짓말이다.
그래도 세 명 정도라면 나름 경험이 있으면서도 너무 헤프게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음.."
하지만, 자신의 대답을 들은 최민석은 뭔가 미심쩍다는 듯,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하고 있었다.
"세 명, 확실하시죠?"
"그게...."
평소라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능숙한 것에 비해 인원이 적다고는 해도, 그냥 세 명과 오래 사귀면서 경험이 늘었다고 둘러대면 될 일이 아닌가.
어차피 겨우 카페 면접에서 자신의 뒷조사 같은 걸 할 리도 없을 테니 괜찮았을 텐데.
지금은 어째서인지, [최민석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야만 한다.] 그런 생각이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안 되는데..‘
마음 한구석으로는 솔직하게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치 최면에라도 걸린 것처럼 본심을 거스르고 솔직한 대답이 입 밖으로 빠져나갔다.
"실은.. 열 세명.. 이에요.. 솔직하게 말하면 너무 헤퍼보일까봐.."
마치 큰 죄를 고백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거짓말에 대한 변명을 덧붙였다.
남자를 많이 만나본 게 어때서, 내가 무슨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스스로는 그렇게 떳떳하게 생각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대답을 들은 최민석의 표정에는 일말의 당황도, 경멸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저 순수하게,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며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자신의 눈을 올곧게 바라볼 뿐이었다.
"이해합니다. 그래도 솔직하게 대답해주셨으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경험 인원수가 열셋이라는 건 애초에 관심 밖이라는 듯 입에 담지도 않고, 거짓말에 대한 부분 역시 이해한다며 오히려 이쪽을 배려해주며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버렸다.
'어떡해..‘
불편한 질문으로 팍 식었던 흥분이, 콩닥거리며 뛰는 심장 소리와 함께 다시 뜨겁게 올라오기 시작한다.
스스로는 당당하다고 생각하더라도, 그녀도 사람인 이상 남의 시선을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었는데. 최민석은 자신이 늘 신경 쓰고 불편하게 여기던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 준 것이다.
이런 기분이 드는 게 얼마 만일까.
처음 연애를 할 때는 하루하루가 두근거리고 설렜지만, 두 번째, 세 번째를 넘어 사귀던 남자와 헤어지고 새로 만나는 게 익숙해져 버렸다.
잘생기고 잘 나가는 남자라는 요소는 같이 다니기 창피하지 않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액세서리 같은 이유에 불과했고, 기분 좋게 섹스를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었다.
최민석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귀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역시, 잘생기고 돈이 많아 보였으니까. 자지가 커서 기분 좋을 것 같았으니까. 그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을 제대로 받아들여 주는 남자를 만났다는 생각에, 잊고 있던 두근거림과 설렘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었다.
"으읏..♥
흥분으로 달아오른 몸이 타오르듯 점점 뜨거워지고, 허리를 멈추고 있는데도 질벽이 멋대로 조여들며 자지를 꽉꽉 물어대고, 꿈틀꿈틀 움직이며 속살을 비벼댄다.
안 그래도 흉악하게 느껴지던 자지의 형태가, 굵게 도드라진 핏줄 하나하나까지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쯔걱..♥ 쯔걱..♥ 쯔걱..♥
"아응.. 아읏.. 아앙.. 하앗.. 앙으읏..♥"
깍지 낀 손이 어느새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것을 느끼며 깍지 낀 손에 조금 더 꽉, 힘을 주며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앙.. 으읏.. 하앙.. 나, 몰라.. 좋아앗..♥"
안 그래도 쾌감으로 질척하게 젖어있던 질내가, 지금의 흥분으로 잔뜩 애액을 흘려대는 탓에 천천히 움직이기만 해도 미끌거리며 속살이 비벼지는 쾌감이 너무 좋았다.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좋다는 말 역시, 언제나처럼 상대를 흥분시키기 위해서가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자기도 모르게 멋대로 흘러나온 말이었다.
커다란 기둥이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질내를 우악스럽게 벌려놓고, 살짝만 움직여도 속살이 강하게 눌리며 비벼진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굵게 튀어나온 귀두가 계속해서 질주름에 걸리며 긁어내는 듯한 쾌감은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고 중독적이었다.
"그냥 면접이기는 해도, 그렇게 좋아해 주시니까 저도 기분 좋네요."
"앗.."
너무 흥분해버린 탓일까, 어느새 최민석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자위하듯 혼자만 즐기며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저도 기분 좋으니까, 이대로 계속해주세요. 그냥 예지 씨가 만족하실 때까지 하면 되는 거니까요."
"하아, 네엣..♥"
자신의 체력과 접객 태도. 즉, 남자를 얼마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보는 면접이었으니까. 최민석의 말대로 자신은 편하게 즐기기만 하면 됐다.
이렇게 형편 좋은 상황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조건이었다.
"그런데, 이건 면접이랑 상관 없는 질문인데..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응읏, 앗, 하응..♥ 아앗..♥ 괜찮, 아욧..♥"
깍지 낀 양쪽 손에 점점 더 체중을 실어 허리를 움직이면서, 멈추지 않고 최민석의 말에 대답했다.
"첫 경험은, 언제 했던 거에요?"
"흐읏..♥ 그건..♥"
섹스 중에 물어보기에는 지나치게 짓궂고, 눈치 없는 질문이었지만 이상하게 [최민석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야만 한다.] 그런 생각이 다시 강렬하게 떠오른다.
처음 질문 때는 기분이라도 나빴지, 지금은 최민석에 대한 호감이 너무 커진 탓에 조금 민망하기만 할 뿐 싫다는 불쾌한 기분도 전혀 들지 않았다.
쯔걱, 쯔걱, 쯔걱♥
"아앙, 하읏♥ 하으응♥ 처음은, 흥읏♥ 초등학교, 6학년 때♥ 교회, 하앙♥ 중학생, 오빠랑..♥"
단단하고 믿음직스러운 두 팔에 완전히 체중을 싣고, 점점 더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며 최민석의 질문에 대답했다.
흔하다면 흔한, 오히려 너무 흔해서 인터넷에서나 떠돌 법한 썰처럼 들리는 교회 오빠 이야기. 그게 한예지의 첫경험이었다.
그 나이 때는 으레 그렇듯이, 교회에서 기타를 치며 능숙하게 아이들을 돌봐주는 오빠가 멋있게 느껴졌고, 나이 차이도 한 살밖에 나지 않았기에 서로가 부담스럽지 않고 잘 맞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오빠도 겨우 중학교 1학년밖에 되지 않은 어린애였지만, 그때는 정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고백했었고, 얼마 되지 않아 그 오빠네 집에 놀러 갔다가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잡혔었다.
이미 호기심에 부모님 몰래 컴퓨터로 야동을 봤었기에 지식은 충분히 있었고, 자신은 막이 찢어져도 아프지 않은 타입이었는지 좋아하는 사람과 하는 섹스라는 상황에 흥분해 기분 좋게 첫 경험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가 처음으로 섹스의 쾌감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나름대로 성실하게 피임도 하며 반년 가까이 교제를 이어 나갔고, 교회 오빠가 이사를 가게 되면서 자신의 첫 연애는 끝을 맞이했었다.
"그럼, 두 번째는요?"
"두 번째는, 아흣♥ 중학교 때, 하앙♥ 독서부, 선배랑..♥"
두 번째에 대한 대답은 거의 망설이지도 않고 신음 사이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잘생기고, 차분하면서도 배려심 있었던 독서부 부장이었던 선배.
이전에 헤어졌던 교회 오빠는 중학교에 올라와 확 달라진 생활에 적응하느라 거의 잊혀졌고, 금방 새로운 남자에게 반해 그때도 자신 쪽에서 먼저 고백했었다.
섹스는 집이 아닌 방과 후. 아무도 없는 학교 도서실에서 책을 정리하다가 서로 알콩달콩한 분위기 속에서 꽁냥거리다 첫 키스를 하고,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갔었다.
잘생기기는 했어도 성실한 모범생이었던 선배였지만, 나이가 더 많아서 그런지 자지는 이전에 만났던 교회 오빠보다 더 컸고, 한창 성욕이 넘쳐나는 나이인 만큼 성욕도 굉장했었다.
덕분에, 처음 만났던 남자보다도 더 기분 좋은 섹스를 두 번째 남자와 경험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요?"
"세 번째느은..♥"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하지 않았을 이야기였지만, 최민석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노라면 자신이 내심 불편해하며 숨기던 부분들이 모두 받아들여지는 기분이라 섹스의 쾌감과 어우러져 몸이 뜨거워지다 못해 녹아내릴 듯한 흥분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그의 위에서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며 쾌감에 빠져들고, 가족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나하나 그의 앞에서 숨김없이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