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686화 (686/775)

< 686화 > 엘레나와 집 데이트 (2)

헐렁한 반바지 아래로 무방비하게 드러난 하얗고 매끈한 허벅지, 앞치마 허리끈으로 꽉 조여 잘록하게 튀어나온 골반과 허리, 상체를 움직일 때마다 함께 살랑거리는 윤기 나는 금발.

분명 입을 건 다 입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치도록 꼴린다.

옷차림 자체는 흔히 볼 수 있는 실내복, 아니 밖에서도 입을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그걸 입은 상대가 엘레나라는 사실이 중요한 것 같았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는 얌전히 기다리려고 했는데.

어느새 불끈 솟아 바지를 밀어내며 텐트를 치고 있는 하반신을 느끼며 엘레나의 뒤로 다가갔다.

"흥흥- 흥-♪"

거실을 가로질러 주방 쪽으로 들어가니, 무슨 노래인지 모를 콧노래 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그냥 듣기만 해도 엘레나의 기분이 굉장히 좋다는 게 느껴졌다.

"누나."

"응? 왜, 벌써 배고파? 조금만 기다려. 쌀은 미리 불려놨으니까, 30분만.."

"그게 아니라, 요리하는 게 너무 예뻐 보여서."

"응? 후후. 그래?"

예쁘다는 칭찬 정도는 익숙한 만큼 적당히 웃으면서 받아준다.

"응..? 지금 밥 하는 중이니까.. 꺄, 꺄앗!?"

그대로 바로 뒤로 다가가 허리를 끌어 안을 때까지는 웃음기 서린 목소리로 주의를 주려다가, 곧장 앞치마 위로 가슴을 콱 움켜쥐어 버리자 깜짝 놀라 귀엽게 비명을 질렀다.

"자, 잠깐만! 요리 중에 이러면..! 으읏..!?"

가슴을 꽉 움켜쥐고, 헐렁한 반바지 위로 바지를 팽팽하게 밀어내며 텐트를 치고 있는 하반신을 밀어붙이자 다시 한번 움찔하며 몸을 경직시킨다.

"아직 제대로 시작한 것도 아니잖아. 이대로 1분만. 응?"

"아읏.. 정말.."

칼이라도 들고 있었다면 망설였겠지만, 지금 엘레나는 막 밥을 안쳐놓고 도마만 꺼내놓은 상태였기에 거침없이 행동할 수 있었다.

"응? 괜찮지?"

"..못 말려. 딱 1분 만이야?"

"그럴게. 나도 누나가 해주는 요리, 엄청 기대하고 있거든."

"하여간.."

허락도 확실하게 받았겠다,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긴장하고 있던 몸에서 힘을 빼는 엘레나의 모습에 만족하며 앞치마 옆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주무른다.

"브라, 하고 있네?"

"..안 그래도 무거웠는데. 누구 때문에 더 무거워져서, 안 하면 너무 무거워서 그래."

"누군지는 몰라도, 좋은 사람이네."

일반인은 몰라도, 몽마들은 가슴의 탄력이 워낙 좋아서 브라가 필요 없는 수준이었지만 가슴이 무거워서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이즈가 적당한 예진이나 민아는 집에서는 노브라로 지내는 편이었지만, 유서연은 가슴이 무겁다며 항상 브라까지 확실하게 차고 지냈으니 이해 못 할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 아쉬운 것도 어쩔 수 없다.

모처럼 이 훌륭한 가슴을 주무르는데, 자꾸만 브라가 딱딱하게 걸리니 만족스럽게 감촉을 즐길 수가 없다.

결국은 몇 초 정도 불만족스럽게 가슴을 주무르다가, 안 되겠다 싶어 옷 위로 브라를 붙잡아 살짝 당기며 위로 끌어올려 후크를 풀지 않고 확 벗겨내 버렸다.

"꺄읏..!"

가슴이 너무 큰 탓에 수월하게 벗겨지지 않고, 살이 쓸리고 지나간 탓인지 엘레나가 아픈 듯한 소리를 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앉으면 눕고 싶은 게 사람 심리라고, 막상 브라를 벗겨놓고 보니 앞치마와 티셔츠도 다 벗겨버리고 싶은 욕구가 차올랐지만, 그렇게까지 해버리면 정말 화내겠지.

"아.. 누나 가슴, 진짜 좋다."

티셔츠의 부드러운 면 위로 한 손으로는 다 감쌀 수도 없는 커다란 가슴을 주무르며 파묻은 손가락을 마구 밀어내는 탄력과 몰랑몰랑한 감촉을 만끽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온다.

"맨날 주물러대고 있으면서 뭘.."

가슴을 마구 주물러대는 손바닥 위로 유두가 점점 꼿꼿하게 서는 감촉이 느껴지고, 엘레나는 민망한 기분을 의식하지 않으려는 듯 작게 투덜거린다.

하지만 조금씩 흥분이 올라오는지, 말하는 사이사이로 얕은 한숨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도저히 질리질 않는 걸 어떡해. 정말 맨날 만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서연이 건 맨날 주무르고 있잖아."

"서연이랑 누나는 다르지. 비슷하긴 한데. 누나 쪽이 좀 더 부드러워서, 주무르고만 있어도 힐링 받는 느낌이 장난 아니라니까."

"하아...."

우리 애들이 아무리 사이가 좋더라도, 둘만 있을 때는 다른 상대 얘기를 꺼내지 않으려고 신경 쓰는 편이었지만, 이렇게 상대 쪽에서 먼저 얘기를 꺼내버리면 나도 대답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엘레나가 재차 못 말린다는 듯 한숨을 쉬었지만 결국은 어쩔 수 없다며 받아들였다는 신호나 다름없었다.

손만이 아니라, 하반신 쪽도 엉덩이 위로 꾹 눌러 붙이고 있을 뿐이지만 가슴을 주무르는 감촉과 부드럽게 눌리는 압박감에 미친 듯이 불끈대며 날뛰고 있다.

밥이든 뭐든 상관없으니까, 빨리 눈앞의 암컷을 죄다 벗겨서 따먹으라고 난리를 피워대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거기까지 진도를 나갈 타이밍이 아니었다.

"진짜.. 평생 주물러도 안 질릴 것 같아."

"평생은.. 됐으니까, 이제 그만! 벌써 1분 지났거든?“

평생이라는 말에 움찔하며 반응한 엘레나는 갑자기 확 높인 목소리와 단호한 말투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뭐야, 벌써 지났다고?"

"1분이 뭐야, 벌써 2분도 넘었어. 자, 빨리 손 떼!"

단호한 말투라고는 해도, 화내고 있다기보다는 말 안 듣는 어린애를 타이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에이.. 아쉬운데.."

그래도, 약속한 게 있으니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거침없이 가슴을 주무르던 손을 멈췄다.

엘레나가 해준 밥을 먹고 싶은 것도 진심이고, 결국은 작게 투덜거리면서도 위로 벗겨 냈던 브라를 다시 끌어 내려 입혀주고, 허리 사이로 집어넣어 가슴을 쥐고 있던 손을 빼내며 뒤로 물러났다.

"이젠 칼 쓸 거니까, 장난 금지. 알았지?"

"알았어, 알았어. 얌전히 있을게."

사실 엘레나 정도라면 내가 심하게 괴롭히지 않는 이상 가슴을 주물러지는 도중에도 능숙하게 칼질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 어쩔 수 없었다.

주방을 빠져나와 다시 소파에 앉은 뒤에도 하반신이 가라앉지 않고 한참을 불끈거렸지만, 아예 정기까지 써서 가라앉혀 버렸다.

그렇게, 가끔은 엘레나의 뒷태를 감상하며 TV를 보기를 한참, 은은한 쌀밥 냄새와 함께 매콤한 냄새가 퍼지기 시작한다.

치익- 치이익- 하고 무언가를 볶는 소리까지 함께 나기 시작하니, 결국은 참지 못하고 다시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갔다.

"제육이네?"

냄새를 맡았을 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더욱 만족스럽다.

새빨갛게 양념 된 제육이 야채와 함께 팬 위에서 지글거리며 익어가고 있는 모습이 옆에서 나는 쌀밥 냄새와 어우러져 식욕을 마구 자극한다.

심지어 뜸 들이고 있는 압력밥솥 옆에서는 하얀 순두부와 계란이 둥둥 떠오른 순두부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중이었다.

"응. 좋아한다고 들었거든. 서연이한테."

"맞아, 좋아해."

쌀밥에 제육, 순두부찌개를 싫어하는 남자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아하는 메뉴인 건 사실이다.

처음에는 서연이를 '서연 씨'라고 어색하게 부르더니.

한 살 차이 정도는 그냥 무시하기로 했는지 언제부터인가 서로 편하게 말을 놓고 있었다.

예진이도 민아도 서연이를 언니라고만 불렀으니, 편하게 말을 놓는 상대가 한 명쯤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걸지도 모른다.

연상에 거유인 누나. 확실히 좋은 조합이다.

예진이도 나이상으로는 누나기는 했지만,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가 어리광을 부리는 타입이라 그런지 연상이라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이제 진짜 금방 끝나니까, 가서 앉아있어."

"알았어."

대화를 주고받으면서도 팬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엘레나의 옆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로 돌아갔다.

엘레나가 요리하는 동안 식탁에 수저도 갖다 놓고 물도 떠 놓고, 도와주려고 한다면 할 일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은 엘레나 쪽에서 전부 해주고 싶은 기분인 것 같아 얌전히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엘레나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치익 거리는 소리가 끊기고, 그 대신 그릇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요리를 그릇에 옮겨 담은 엘레나가 식탁에 그릇을 식탁 위로 옮기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일어나 식탁으로 향했다.

깨끗한 테이블 위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쌀밥과 제육이 올라와 있었고, 여전히 보글보글 끓고 있는 순두부찌개가 뒤따라 올라왔다.

거기에 김치와 김까지. 어지간한 백반집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훌륭한 퀄리티의 밥상이 완성되어 있었다.

"맛있게 먹어."

"잘 먹을게."

마지막으로 수저를 달칵 내려놓으며 하는 말에 대답하고는, 곧바로 수저를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밥부터 퍼먹은 건 아니고, 엘레나가 맞은편에 앉아 수저를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누나도 맛있게 먹어."

"후후. 그래."

원래부터 그렇긴 했지만, 오늘따라 유독 누나스러운 분위기를 잔뜩 풍기는 웃음과 함께 돌아오는 대답에 가라앉혔던 성욕이 살짝 올라오는 걸 느끼면서도 곧장 식사를 시작했다.

"..맛있는데? 딱 내 취향이야."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엘레나가 해준 제육은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양념은 진하게 하면서도 너무 달지 않게, 은은한 마늘 향과 함께 적당히 불맛이 나는 게 내가 좋아하는 가게의 맛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이었다.

"서연이한테 들은대로 만들었거든. 입에 잘 맞는다니, 다행이네."

제육만이 아니라 밥도, 순두부 찌개도, 김치도 맛있다.

조금 의외인 게 있다면, 다른 것도 아니고 방금 막 만든 쌀밥 맛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는 점일까.

배달은 말할 것도 없고, 어지간히 잘해주는 식당이라고 해도 손님이 온 뒤에 밥을 짓기 시작하는 집은 없다고 봐도 좋았으니 거기서 느껴지는 차이인 것 같았다.

'가정식이라..'

마음이 따뜻해지고, 포근해지고, 그런 감성적인 기분은 들지 않았지만 맛있고, 기분 좋은 식사라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임펙트만 놓고 보자면 유서연을 처음 노예로 만들었을 때 먹었던 스시만큼은 아니지만, 만족도만큼은 이쪽이 훨씬 앞섰다.

정작 자기는 젓가락을 거의 움직이지도 않고, 내가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는 눈빛이 살짝 부담스럽긴 했지만.

"후우.. 잘먹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밥을 두 그릇이나 싹싹 비우고, 국그릇에 담긴 순두부 찌개까지 텅 비워 버렸다.

제육 쪽은 그나마 남아있긴 했지만 엘레나가 먹을 양을 생각하면 여기서 그만두는 게 맞았다.

"잘 먹었어?"

"잘 먹었어. 진짜로. 고마워, 누나."

"별것도 아닌데 뭘.“

"다음에 또 먹으러 와도 괜찮지?"

"피. 당연하지."

별다른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은 대답이었지만 진심만큼은 확실히 전해졌는지 엘레나의 웃음기가 한층 더 짙어졌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먹는 동안 받았던 시선을 돌려주듯 엘레나가 식사하는 모습을 먹방처럼 느긋하게 감상했고, 엘레나까지 식사를 마친 뒤에는 함께 빈 그릇들을 설거지통에 넣고 욕실로 향했다.

아주 만족스럽게 배를 채운 덕분일까. 아직 옷은 벗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다시 발기한 자지가 뻐근할 정도로 힘이 들어가 불끈거리며 바지를 마구 밀어내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