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661화 (661/775)

< 661화 > 모델 둘과 함께 3P (3)

[별로 상관없어요.]

마치 아무런 고민거리도 안 된다는 듯이 세상 쿨하게 돌아온 답장이었지만, 정작 이 짧은 답장이 돌아오기까지 3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생각하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아무리 그래도 최설아한테 직접 연락할 줄은 몰랐는데.’

기다리다 지쳐서

자존심 상하는 제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길게 고민할 줄도 몰랐다.

처음 만났을 때의 이은설이라면 당장 전화를 걸어 쌍욕을 퍼부어도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러지 않고 한참을 고민하다 최설아에게 연락까지 해보고, 자존심이 세다고는 해도 스폰으로 받는 일거리를 포기하기는 아까웠던 모양이었다.

어쨌든, 화가 난 이은설이 전화를 걸어 난리를 피우고,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 핑계로 적당히 꾀어내 적당히 최면을 걸 계획까지 세웠던 걸 생각하면 일이 쉽게 풀린 셈이었다.

*

분위기가 어색하다.

전화로 대화할 때도 느끼긴 했었지만, 서로 이름과 얼굴 정도만 아는 사이였으니 어쩔 수 없다.

하물며 어디 다른 곳에서 만난 것도 아니고, 곧 있으면 함께 섹스할 상대가 도착할 호텔 방에서 만났으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처음 방에 들어와 인사 했을 때를 제외하면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10분 가까이 시간이 지난 상태.

물론 이은설은 중간중간 최설아의 옆모습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몸에 착 달라붙어 골반과 엉덩이, 허벅지와 종아리 라인까지 선명하게 드러내는 레깅스에 회색 긴 팔 티셔츠, 그리고 흰색 계열의 바람막이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실내에서 입고 있을 만한 옷차림은 아니다.

차라리 밖에 나가서, 아니면 헬스장에서 뛰고 있으면 뛰고 있었지, 다른 곳도 아니고 호텔 방에서 저런 옷을 입고 있는 이유야 뻔했다.

'촬영할 때 입었던 거겠지.'

촬영한 사진을 최민석에게 보내준다는 건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걸 입고 섹스까지 하고 있었을 줄이야.

저래서야 그냥 코스프레 섹스나 다름없지 않나?

최민석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다는 건 알겠지만 저렇게까지 해줄 필요가 있나 싶다.

자신 역시 일전에 입었던 것과 비슷한 화려한 란제리를 속에 입고 오긴 했지만, 그래도 저렇게까지 노골적이지는 않았다.

보고 흥분해줬으면 하는 의도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속옷을 화려하게 입는 것 정도는 특별할 것 없는 일이었으니까.

완벽한 운동복 차림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어 시원스럽게 목선을 드러낸 최설아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다르다고.

최설아 역시 자신과 비슷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예쁘고 몸매가 좋긴 했지만, 확실하게 못 이기겠다 싶은 임예진과는 달리 역시 자신이 더 낫다는 확신도 가지고 있었고 말이다.

그렇게 서로 말 한마디 없는, 불편한 침묵 속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냈을까.

똑똑-.

"아..!"

현관 쪽에서 들려오는 가벼운 노크 소리에 최설아의 표정이 확 밝아지더니 곧바로 침대에 걸터앉아있던 몸을 벌떡 일으켜 현관 쪽으로 빠르게 걸어 나간다.

마치 외출했다 돌아온 주인을 맞이하러 가는 강아지 같은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은설 역시, '뭘 저렇게까지 좋아해?'라고 생각하면서도 저렇게 마중 나가는데 혼자만 안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어색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말없이 일어나 최설아의 뒤를 따랐다.

벌컥.

자신보다 먼저, 빠른 걸음으로 마중 나간 최설아가 문을 열어주고, 최민석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셨어요?"

"미안해요. 좀 늦었죠?"

"후후. 아니에요. 제가 빨리 온 건데요."

최설아는 현관 안으로 들어온 최민석이 열린 문을 다시 닫고, 신발을 벗기도 전에 그의 품에 달라붙어 가볍게 몸을 껴안았고,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고 있다가 고개를 살짝 들어 눈을 마주치며 산뜻하게 인사를 주고받는다.

"아, 은설 씨도. 늦어서 미안해요."

뭐랄까,최설아가 먼저 달라붙어 인사를 건넸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자신의 순번이 뒤로 밀리니 뭔가 거슬리는 기분이다.

최민석의 말투 역시, 자신의 존재를 한 박자 늦게 떠올린 것처럼 덧붙이듯 인사를 건넨 느낌이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시간 맞춰서 왔는데요, 뭘."

찝찝한 기분을 뒤로하고 인사를 받아주자, 최민석의 몸을 끌어안고 있던 최설아가 다시 뒤로 물러나서는 모델처럼 몸을 쭉 펴고 자기 옷차림을 과시한다.

"민석 씨, 어때요? 이번에도 촬영했던 걸로 입고 왔어요."

"음.. 이번에는 조금 산뜻한 느낌이네요? 저지가 흰색 바탕이라 그런가?"

"맞아요! 겉옷으로 밝은색을 쓰는 게 보통 그런 이유거든요. 운동복은 아무래도 땀에 젖을 일이 많으니까, 젖어도 티가 잘 안 나는 어두운색 계열을 많이 쓰는데. 그래서 이렇게 땀에 잘 안 젖는 겉옷으로 칙칙한 분위기를 바꾸는 경우가 많아요."

역시, 센스 있으시네요.

그렇게 덧붙이는 최설아의 말에 최민석이 엷게 웃음을 돌려준다.

저 정도는 모델이라면, 아니 굳이 모델 업계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패션에 조금만 신경을 써도 다 아는 상식이라고 부르기도 아까운 코디의 기본일 텐데.

그런 걸 가지고 뭘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다.

뭔지 모를 짧은 품평회가 끝나고, 최설아는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최민석의 옆으로 다시 달라붙는다.

그리고는 방한가운데로 도착한 최민석의 겉옷을 아주 자연스럽게 벗겨 받아주고는 옷걸이에 깔끔하게 걸어주기까지.

자신과는 달리 아주 깍듯한 태도였다.

"일단, 씻으러 갈까요?"

"음.. 일단 저는 집에서 씻고 나오기는 했는데, 설아 씨가 씻어야 하시면.."

"아, 저도 씻고 나왔어요. 그럼, 일단 옷부터 벗겨드릴게요."

최설아는 마치 자신이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고는, 그대로 최민석의 앞에 무릎을 세워 앉으며 벨트를 풀기 시작한다.

"아, 은설 씨는 씻고 오셔야 하면 씻고 오세요."

"아, 아니.."

이 빠르게 진행되는 분위기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멍하니 있던 탓에, 최민석이 자신에게 말을 걸자마자 움찔하며 말을 더듬어버렸다.

"..저도 씻고 왔으니까 상관없어요."

자존심 상하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는 생각에 속으로 이를 꽉 깨물고, 다시 표정을 가다듬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평소처럼 도도하게 대답했다.

뭐가 됐든, 저 둘이 저렇게 붙어있는 사이 혼자만 빠져 씻고 오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짧은 사이, 최설아의 손이 빠르게 벨트를 풀고 바지와 함께 팬티까지 끌어 내린 탓에 커다란 자지가 아무렇지도 않게 덜렁 밖으로 빠져나와 버렸다.

아직 제대로 서지도 않은 상태임에도 어지간한 남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커다란 크기에, 내색하지는 않아도 멋대로 시선이 향하며 속으로 움찔하고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입으로 먼저 할까요?"

최민석의 발을 살짝 들게 만들어 바지와 팬티를 확실하게 벗겨낸 최설아는, 그대로 최민석을 올려다보며 가벼운 말투로 묻는다.

"부탁드릴게요."

"부탁은 무슨요. 저도 좋아서 하는 건데. 아움..♥ 츕..♥"

최민석의 고민 없는 짤막한 대답에, 최설아는 기분 좋게 웃는 얼굴로 너스레를 떨고는 아직 서지도 않은 자지를 입에 물고 가볍게 빨아들인다.

그리고 그 가벼운 자극만으로도 최민석의 자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불끈 힘을 주며 순식간에 우뚝 솟아오르고, 최설아는 이미 익숙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고개를 뒤로 빼며 발기하는 자지를 빼내지 않고 입 안에서 받아내 준다.

일단 불알을 만져 세워놓고 빨기 시작했던 자신과 비교하면, 자지를 세우는 것만으로도 능숙함의 차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움.. 츄웁..♥ 츄룹.. 츄웁, 츕..♥"

너무 강하지 않게 입을 조이면서, 고개를 앞뒤로 매끄럽게 움직여 불끈대는 기둥을 부드럽게 훑어낸다.

살짝 떨어져 듣기만 해도 얼마나 힘을 줘서 조이고 있는지, 혀를 쓰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처럼 노골적인 소리였다.

"흐음.."

"후후..♥"

고개를 살짝 들어 자신을 올려다보며 자지를 빠는 최설아 쪽을 살짝 내려다보면서, 얕은 한숨과 함께 최설아의 머리 위로 가볍게 손을 얹어놓자 최설아 쪽에서도 기분 좋다는 듯 빠는 소리 사이로 웃음소리가 작게 흘러나왔다.

자신과는 달리 최설아는 머리 위에 손을 얹는 것 역시 불쾌하지 않은 듯, 아니 오히려 기분이 좋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기분 좋을 때만.. 하는 건가..?'

느닷없이 문뜩 뇌리를 스치는 생각에 곧장 기억을 되짚어 떠올려봤다.

첫 경험 때. 자신이 어색하게 펠라를 해줄 때는 저런 식으로 머리에 손을 얹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 때는 나름대로 테크닉을 공부해 와서 정성스럽게 빨아주고, 불알까지 섬세하게 주물러주니 사정할 때쯤에 칭찬과 함께 머리에 손을 얹지 않았던가.

그 외에도 자지가 갑자기 껄떡대는 탓에 고개를 빼려고 했더니 급하게 손을 뻗어 머리를 눌렀지만, 그 뒤로도 얹어놓은 손을 치우지 않고 펠라를 즐겼었다.

최민석의 상대의 머리에 손을 얹어놓는, 혹은 쓰다듬어주는 행동이 어느 정도 깊게 쾌감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질 때만 나오는 행동이라면, 저렇게 좋아하는 것도 조금은 이해가 간다.

정작 최설아는 머리 위에 얹어진 최민석의 손이 좋아서, 그리고 기분 좋게 머리를 쓰다듬어주길 기대하며 웃었을 뿐이었지만, 그런 사정을 알 리가 없는 이은설의 머리는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생각하면 최민석이 자신의 머리에 손을 얹었던 건 고작 두 번.

펠라는 나름대로 여러 번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사정하기 직전쯤이 되어서야 겨우 두 번 해줬다는 의미였다.

최설아는 펠라를 시작하고 1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저렇게 머리 위에 손이 얹어졌는데 말이다.

'아니, 뭐.. 잘하는 것 같기는 해도.. 그렇게 차이가 나나..?'

자신이 직접 최민석이 되어 펠라를 받아보지 않는 이상 최설아의 펠라가 얼마나 능숙하고 기분 좋은지 확인할 길은 없다.

하지만 자심도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성의껏 자지를 빨아줬음에도 이런 차이가 생긴다고 생각하면 자존심에 살짝 금이 가는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최민석이 머리 위에 손을 올리는 건 정말 기분 좋을 때만 나오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가벼운 암시 수준의 짧은 최면이었지만, 이은설처럼 자존심이 강하고 자기만 맞다고 생각하는 성격의 소유자에게는 이 정도의 최면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끌어낼 수 있었다.

"..은설 씨도, 이리 와보실래요?"

"......"

최설아의 머리에 얹어놓은 손을 살짝 움직여 땀이 흘러 달라붙기 시작하는 앞머리를 뒤로 넘겨주면서, 자신과 눈을 맞추며 부르는 목소리에 다시 한번 속으로 움찔해버린다.

다른 여자에게 펠라를 받으면서 자신을 부르는 상황이 자존심 상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여기서 싫다고 거절해봤자 자신에게 좋을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평가는 내려가고, 정성스럽게 자지를 빨아주고 있는 최설아에게만 좋은 인상이 남을 것이다.

어느 쪽이 더 자존심 상하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후자 쪽이었기에 결국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표정을 관리하며 최민석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놀고 있던 반대쪽 팔이 자신의 허리를 감싸 품으로 끌어당기고, 이번에야말로 움찔하고 몸을 떨어버렸다.

하지만 그에 대해 뭐라고 항의하기도 전에 최민석이 자신 쪽으로 한층 더 가깝게 다가오는 탓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살짝 내밀어 입을 맞추며 눈을 감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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