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9화 > 모델 둘과 함께 3P (1)
'좋았어요. 은설 씨.'
사심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진심으로 만족했다는 듯 기분 좋은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재생된다.
최민석과의 두 번째 섹스에서, 이은설은 분명 어느 정도 최민석을 만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걸 가지고 뭔가 해냈다고 생각하기에는 자존심이 용납하질 않는다.
제대로 기승위를 시도한 건 좋았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의식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쾌락에 빠져들어 가버릴 때까지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어댔다.
그건 최민석을 만족시키기 위해 한 섹스가 아니라 스스로의 쾌락만을 위한 자위나 다름없었다.
최민석은 거기서도 나름대로 만족한 모양이었지만 결국 자신이 가기 전에 제대로 사정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그 뒤에는 그저.. 아래에서 깊게 찔러 올리는 쾌감에 쫓기듯이 허리를 움직이며 앙앙 울어대다가 허리가 풀려버렸다.
하지만 허리가 완전히 풀린 뒤에도 최민석은 자신을 놔 주지 않았고, 자신의 가슴을 움켜쥔 채로 상체를 받치고, 완전히 실신해버릴 때까지 기승위를 이어 나갔다.
좋았다는 말은 최민석의 품에 기대 실신하기 직전에 귓가에 작게 속삭이듯 들려온 말이었다.
"이래서야 처음이랑 다를 것도 없잖아.."
물론, 처음과 다를 게 전혀 없다고 하기에는 이은설도 마냥 당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스스로 의식해서 질벽을 힘껏 조이며 허리를 움직여보기도 하고, 자지를 끝까지 받아들인 상태에서 허리를 돌리거나 앞뒤로 비비며 자궁구에 귀두를 비벼대는 등 나름대로 준비해온 테크닉을 시도했었다.
그럼에도 최민석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그것뿐이다.
쪼르륵-
"읏.."
변기에 앉아,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소변을 내보내니 찌르르하고 알 수 없는 쾌감이 올라온다.
자지를 받아들이는, 나름대로 안쪽에 성감대가 있는 질구멍도 아니고 소변을 내보내는 것 외에는 아무 용도도 없는 구멍에서 왜 쾌감이 느껴진단 말인가.
자신이 위에서 허리를 움직이는 사이에도, 최민석의 손은 위와 아래를 오갔고, 자지를 받아들인 상태 그대로 클리토리스를 애무 당하기도 했었다.
손끝, 엄지손가락으로 클리를 살살 굴려지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전기가 흘러 신음을 마구 쏟아낼 정도로 느껴버렸지만, 동시에 손가락이 애매하게 어긋나며 오줌 구멍을 건드릴 때마다 그 자극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졌다.
첫 만남 때도 그랬지만, 최민석에게 손이나 입으로 당할 때마다 이상하리만치 요도구 쪽을 의식하게 되는 느낌이었다.
아마 지금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쾌감은 역시 그것과 관련이 있을 게 분명했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최민석에게 다시 데이트 신청을 받았다는 것.
과정이야 어쨌든, 저번의 섹스에서 상당히 만족했다는 뜻이리라.
최민석과의 섹스는 이걸로 세 번째.
고작 세 번째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나름대로 섹스의 쾌감에 익숙해졌을 테니, 저번보다도 더 능숙해진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
"흐읏, 헤윽..♥ 앙, 대헷..♥ 히그으읏..!♥"
저번과 비슷하면서 다른, 붉은색의 화려한 란제리와 가터벨트를 걸친 이은설은 오늘도 내 위에 올라탄 채로 정신없이 녹아내렸다.
기승위 자체는 내가 속성 코스로 교육해준 덕분에 제법 능숙하게,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됐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며칠 전의 만남으로 내 정기를 가득 받아들이고 있던 이은설은 내 체취와 정액 냄새에 빠르게 몸이 달아올랐고, 그런 만큼 더욱 쉽게 쾌감을 느끼게 돼버렸으니까.
허리가 빠져 휘청이는 이은설의 상체를 가슴을 콱 움켜쥐어 일으켜 세워놓고, 엄지손가락으로 클리를 살살 굴리는 척 요도구 쪽을 자극하며 정기를 조금씩 흘려보낸다.
손이나 입으로 애무할 때마다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자극을 준 탓인지, 이제는 오줌을 내보내는 조그마한 구멍에 손가락이 스칠 때마다 움찔움찔 떨리는 움직임이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반응이 좋아졌다.
이쯤 되니 본인도 요도구 쪽이 이상하다는 걸 확실하게 의식하고 안 된다고 말하는 것 같았지만, 의미 없는 저항에 불과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개발해줘야 완성될지는 모르겠지만, 시원스럽게 조수를 뿜어내며 가버리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
[<저번 주에 촬영했던 거예요.]
[사진]
[사진]
[사진]
핑크색의 심플하고 귀여운 속옷부터, 매끈한 검은색 실크 재질의 원피스형 잠옷, 은근하게 안이 비칠 것처럼 얇은 면 재질의 속옷까지.
마치 원하는 대로 골라 먹으라는 듯 각기 타입이 다른 사진들이 한 번에 보내졌다.
촬영은 주에 서너 번, 그것도 촬영을 나가서 속옷 한 장만 찍고 촬영하고 끝낼 리는 없었으니 지금 보내진 사진들은 이은설이 나름대로 엄선해서 보낸 결과물이라는 뜻이다.
'핑크색은 좀 의외긴 하지만..'
이건 이것 나름대로 이은설의 섹시한 몸매를 귀엽게 포장해서 그런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섹시함만큼은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어쨌든, 이번에도 빨리 자길 불러서 따먹어달라는 어필임은 확실하다.
그리고 바로 한 시간 전. 최설아에게도 문자가 왔다.
속옷 모델이라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노출이 많은 이은설과는 메이커의 로고가 새겨진 검은 바탕에 흰색 줄이 죽죽 그어진 운동복 바지와 통풍이 잘될 것 같은 재질의 긴 팔 티셔츠, 그리고 안쪽과는 반대로 하얀 바탕에 검은 줄이 그어진 바람막이를 입은 사진 몇 장이었다.
'둘 다 따먹고 싶은데..'
물론, 실제로도 둘 다 불러서 따먹기는 하겠지만, 누가 먼저인지를 결정하는 건 별것 아니면서도 고민되는 일이다.
저번 주에는 최설아를 부르지 않고, 이은설과 두 번을 연달아 즐겼으니 순번을 생각하면 최설아가 먼저겠지만, 이 둘은 내가 따먹고 싶을 때 편하게 따먹는 상대지 순번까지 배려해줄 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둘 다 한 번에 불러서.... 아니, 되려나....?'
눈앞에 놓인 두 개의 간식 중 뭘 먼저 먹을까, 같은 느낌으로 고민하는 사이 갑작스레 떠오른 생각에 진지하게 가능성을 생각해봤다.
사실, 전혀 접점이 없는 두 사람을 동시에 침대에 불러들이는 건 최면을 쓰더라도 꽤나 번거로운 일이다.
예를 들어, 유서연을 도와 내 성욕을 풀어주는 게 자기 역할이라고 믿고 있는 유혜연과 자기가 돈 내고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에스테틱의 손님.
이 둘을 동시에 불러 따먹으려면 최면을 어떻게, 얼마나 걸어야 할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두 사람에게 걸린 최면의 배경이 전혀 다른 탓이었다.
하지만 에스테틱의 직원 둘을 동시에 불러 따먹는 건 전혀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다.
에스테틱의 직원들은 나와 하는 섹스를 마사지의 일환이라고, 자기 업무라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다른 직원이 나와 섹스하는 것 역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덕분이다.
그럼, 최설아와 이은설은?
두 사람 모두 같은 최면에 걸려 있었고, 서로가 상대방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내게 스폰받고 있다는 사실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즉, 적어도 걸린 최면의 내용 자체에 위화감을 가질 일은 없다는 뜻이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별다른 친분도 없는 두 사람이었으니 함께 잠자리를 가진다는 점에서 거부감을 느끼기는 하겠지만 그 정도를 얼버무리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둘이서만 즐기는 게 편하긴 하지만..'
가끔이라면 여자 둘을 끼고 즐기는 것 역시 나쁘지 않다.
그것도 외모만이라면 A급을 주기에 충분한 미녀 모델 둘을 동시에 끼고 즐기는 일이라면 의욕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설아 씨,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우선은 쉬운 상대부터. 그렇게 생각하며 최설아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평소에는 일방적으로 '이번 주 무슨 요일, 몇 시, 어디로.' 같은 식으로 일방적인 통보를 보내곤 했었지만, 이번에는 동의를 구해야 하는 일인 만큼 다르게 메시지를 보냈다.
[<저녁에 일이 있기는 한데, 지금은 괜찮아요.]
저녁에 일이 있다는 건, 연락 정도는 괜찮지만, 오늘 당장 만나는 건 힘들 것 같다고 은근하게 돌려 말하는 것이리라.
애초에 최설아도 나름대로 사생활이 있고, 이것저것 바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으니 이해 못 할 일도 아니었다.
[>저도 오늘 당장 만나자는 건 아니고, 조금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물어볼 거요?]
[>다른 게 아니라, 이은설 씨도 저한테 스폰 받고 있다는 거, 알고 계시죠?]
[<네. 예진이한테 들었어요.]
애초에 최설아에게 나에 대한 정보를 이것저것 캐물으며 자기도 스폰받고 싶다는 티를 냈었으니, 모르는 게 이상했다.
[>조금 기분 나쁘실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두 분이랑 같이 만나고 싶어서요.]
[<은설 언니랑 같이요?]
[>예. 일단은 물어만 보는 겁니다. 싫으시면 거절하셔도 괜찮습니다.]
싫으면 거절해도 괜찮다.
물론 그렇게 되면 다음 만남 때나 임예진을 통해 최면이 들어가겠지만, 거절해도 괜찮다는 말 자체는 사실이었다.
아무튼, 모델 둘과의 3P에 꽃힌 만큼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으니까.
나름대로 내게 최대한 맞춰주려고 하는 최설아도 이번에는 조금 고민이 됐는지, 칼같이 돌아오던 답장이 잠시 늦어졌지만, 그마저도 1분이 조금 넘었을 뿐이었다.
[<저는 괜찮기는 한데, 은설 언니도 좋다고 하신 거예요?]
[>은설 씨한테는 아직 말 안 했습니다. 설아 씨가 괜찮다고 하시면 물어보려고요.]
[<음..]
[<은설 언니만 괜찮다고 하면 저는 상관없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은설 씨한테도 물어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해주세요.]
예상했던 대로, 최설아에게는 간단하게 동의를 받아낼 수 있었다.
아직 관계를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은설과는 달리, 몇 달 가까이 꾸준히 만남을 가지며 호감을 쌓아두기도 했고, 나에게 깊게 감사하고 있는 마음도 있었으니까.
느닷없이 3P를 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자존심 상해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주리라 믿은 것이다.
"다음은 이은설인데.."
이쪽은 성격이 조금 지랄맞긴 해도, 걸어둔 최면을 생각하면 이쪽 역시 나름대로 가능성이 있었다.
정 싫다고 하면 따로 최면을 더 걸면 되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최설아에게 보냈던 것처럼 메시지를 보냈다.
[>은설 씨, 지금 시간 괜찮으신가요?]
[<오늘은 촬영이 있어서 안 돼요. 내일도 일이 있고, 아마 모레 저녁때나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하."
아직 만나자는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는데.
대뜸 바쁘다며 거절부터 하는 내용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오늘은 만나기 어렵다는 대답은 같아도, 말하는 방식이 조심스러웠던 최설아와는 전혀 다르게 아주 직설적이고 당당했다.
[>오늘 만나자는 건 아니고요, 조금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뭔데요?]
무슨 일이냐고 묻는 짧은 대답에서부터 성격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조금 기분 나쁘실 수도 있는데..]
최설아 때와는 다르게, 중간에 한 번 뜸을 들이며 반응을 살폈다.
어쨌든 자존심이 강하고 할 말은 거침없이 하는 성격인 만큼 대뜸 들이대는 것보다는 '내가 네 눈치를 살피고 있다'라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됐으니까, 빨리 물어보세요. 저 바빠요.]
조금 전에 자기 속옷 촬영 사진을 보내놓고 바쁘다니.
내가 사진을 보고 답장할 걸 생각하면 자기도 한가할 때 보내는 편이 좋았을 텐데. 그냥 바쁜 척 생색내는 게 아닐까 싶었다.
[>알겠습니다. 바쁘시다니까, 본론만 말씀드릴게요.]
[>혹시, 다음에 만날 때. 설아 씨도 같이해서 셋이 만나도 괜찮을까요?]
[>강요하거나 그러는 건 절대 아니니까, 싫으시면 싫다고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
...
바쁘다고 해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건만, 메시지 옆의 숫자가 사라진 뒤에도 10분이 넘도록 답장이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