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8화 > 누나도 내꺼 할래? (7)
"읏..!? 뭐, 뭐야..!"
"가만있어 봐."
"흐읏..!"
허벅지 위에 올려뒀던 손을 슬그머니 안쪽으로 집어넣으려고 하자 엘레나는 흠칫 몸을 떨며 움츠리려고 했지만 내 손이 조금 더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
"흐으응..!"
바깥쪽만 물에 씻겨졌지, 안쪽은 여전히 미끌거리는 질내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고 질벽을 가볍게 쓸어내리자 몸 전체가 움찔 떨려오며 얕게 신음이 흘러나온다.
"이렇게 반응도 좋고."
"이건.. 흐읏.. 아직.. 아응.. 민감, 하니까앗.."
쾌감이 너무 강하지 않도록 힘을 빼고 부드럽게 손가락을 움직이자 이건 이것대로 참기가 힘든 모양인지, 엘레나는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연신 몸을 움찔거리다가 급하게 눈을 감고 입술을 앙다물어버린다.
"느끼는 표정도 귀엽고."
"아읍.. 읏.. 아앙.. 보, 보지마아.."
"뭐 어때. 누나 느끼는 표정이야 매번 보던 건데."
"그래도.. 흐읏.. 읍.. 아응.. 아으읏.. 진, 짜아.."
"고개 돌리지 말고 더 보여줘. 진짜 예쁘단 말이야."
"흐앙.. 읍.. 이, 변태앳.."
어지간히도 부끄러운지 아예 고개를 돌려버리려는 엘레나를 말리고, 손가락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질벽을 쓸어내리자 어쩔 줄을 모르고 물속에서 쭉 뻗은 다리를 파르르 떨어댄다.
"누나 안쪽, 물속인데도 엄청 미끌거려. 느껴져?"
"아읏.. 하앗.. 아앙.. 몰라앗.."
"에이, 다 알면서. 여기, 여기 좋아하지?"
"흐읏..! 아앙, 아으으응..!"
평소에 자지로 박을 때는 사이즈가 워낙 크다 보니 대충 크게 움직이기만 해도 어지간한 성감대는 다 자극할 수 있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움직이는 편이었지만 워낙 경험이 많아진 탓인지 손으로 질내를 조금만 휘저어봐도 금방 성감대를 찾아낼 수 있었다.
엘레나의 성감대 같은 경우에는 손가락을 뿌리까지 넣어야 닿을 정도로 깊은 곳에 성감대가 자리하고 있었지만 결국 자극하기 어려운 장소는 아니다.
엘레나를 아예 뒤로 밀어내듯이 손가락을 깊숙이 집어넣고, 살짝 오돌토돌한 감촉이 느껴지는 부분을 손끝으로 살살 문질러주자 엘레나는 거의 자지러지듯 몸을 떨어댔다.
"응? 좋은 거 맞지?"
"조, 조앗..! 아읏..! 하아으읏..! 좋으니까앗..!"
"괜찮으니까, 이대로 가는 표정도 보여줘. 괜찮지?"
"흐읏, 아아앙..! 부끄럽단, 흐으읏..! 말이야아..!"
"부끄러워하는 표정도 귀여우니까 괜찮잖아."
"아아아앙..! 진, 짜아..!"
점점 쾌감이 강해지는 탓인지 눈을 질끈 감고 신음하고 있는 엘레나의 표정은 막 모텔에 들어왔을 때처럼 잔뜩 붉게 물들어 있다.
아마 쾌감 이상으로 부끄러운 기분이 강하게 밀려드는 탓이리라.
"안에서 엄청 움찔거리는데, 슬슬 갈 것 같아? 응? 응?"
"아읏, 앙..! 하으으읏..! 가, 갈 것, 같으니까앗..!"
"가도 괜찮다니까. 잘 보고 있을게."
손가락을 조금만 움직여도 애액이 잔뜩 묻어나오며 질벽이 강하게 조여오는 느낌이 정말로 한계가 가까워진 것 같아, 손가락을 조금 더 깊게 구부리며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윽..!? 아앙..! 흐읏, 앙..! 아앙..! 아아앙..! 잠깐, 이제, 진짜..! 흐으읏..!!"
안 그래도 절정이 가까워진 상태에서 성감대를 한층 더 강하게 자극당하기 시작하자 잔뜩 힘이 들어간 허리가 매끄럽게 휘어지며 덜덜 떨려오고, 입술을 꽉 깨물며 쾌감을 견뎌내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애처롭고 음란한 모습에 정복감이 끓어오르는 걸 느끼면서, 마지막으로 손가락을 한껏 구부리며 성감대를 강하게 확 쓸어내렸다.
"읏!? 하앙! 하아아앙!!♥♥"
움찔! 움찔!
절정과 동시에 시원스럽게 터져나온 신음이 욕실 안을 가득 채우며 울려 퍼진다.
지금은 쉬면서 가볍게 즐기는 정도에 불과했으니, 여기서 더는 움직이지 않고 손을 멈춘 채로 절정에 몸을 떠는 엘레나의 표정을 느긋하게 감상했다.
'..진짜 예쁘긴 하단 말이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노골적으로 칭찬해대긴 했지만, 그런 의도를 빼놓고 보더라도 예쁘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예쁜 얼굴이다.
최면을 얻으면서 이런저런 야동을 봤을 찾아다녔을 때는 서양인들이 몸매가 좋기는 해도 조금 부담스러운 느낌도 있어서 그렇게까지 따먹고 싶은 느낌은 아니었는데.
엘레나는 서구적이면서도 눈매가 부드럽고 인상이 나긋나긋해서 그런지 색다르다는 느낌은 확실하게 들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고 예쁘다는 인상만 남아 있었다.
"흐으, 읏..♥ 아읏..♥ 하앗..♥ 하으읏..♥"
물 위에 둥둥 떠 오른 커다란 가슴을 크게 들썩이면서, 가쁘게 숨을 토해내는 표정 역시 장난 아니게 섹시하다.
잔뜩 힘이 들어가 좁혀져 있던 미간이 조금씩 풀어지며 열기가 가라앉는 과정을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으니 괜히 뿌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좋았어?"
"하읏.. 하아.. 하아.. 몰라아.."
결국 가버리는 모습을 전부 보여진 탓인지, 붉게 달아오른 얼굴은 가라앉을 생각을 않고, 엘레나는 가늘게 떨리는 팔을 들어 손등을 눈가에 얹으며 몸을 늘어뜨린다.
아직 여운이 다 가라앉지는 않은 탓에 몸을 조금씩 움찔거리며 희미하게 떨고 있었지만.
"누나 가는 표정, 엄청 야하더라."
"진짜.. 말 안 해도 된다구.."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넘기는 것 같지만, 규칙적으로 움찔거리던 몸이 순간 엇박으로 떨려온 걸 보아하니 여전히 부끄럽기는 한 모양이었다.
다 알고 한 행동이긴 하지만 여태 즐기면서 가는 표정 정도는 수도 없이 보여줬으면서도 조금 의식하게 한 것만으로 이렇게까지 부끄러워 한다니.
역시 여자들 심리는 알 듯하면서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가쁘게 흘러나오는 숨결이 조금씩 가라앉고, 움찔거리며 강하게 조여오던 질벽이 점점 부드럽게 풀어지는 걸 느끼며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뽑아냈다.
"하아.. 읍, 으웁..!?"
"이것도 깨끗하게 해줘. 누나 걸로 더러워진 거니까."
손가락이 질내에서 빠져나가는 걸 다 느꼈으면서도 아무런 경계도 하지 않고 입술을 살짝 벌려놓은 채 숨을 고르는 모습에 애액으로 질척하게 뒤덮인 손가락을 입 안으로 집어넣으며 말했다.
"으웁, 움.. 츄릅.. 쯉.. 츄읍.."
"눈도 가리지 말고."
"으우읏.."
엘레나는 당황하면서도 내가 시키는 대로 손가락을 혀로 핥고 부드럽게 빨아내며 깨끗하게 만들기 시작했지만, 눈을 가리고 있던 손을 치워 손가락을 빨고 있는 표정을 빤히 지켜보자 부끄러운 듯 눈동자를 파르르 떤다.
"안 해줄 거야?"
"우움.. 쯉.. 츄릅.. 쮸읍.."
하지만 내가 가볍게 재촉하자 다시 눈을 감아버리고는 빨리 끝내버리겠다는 듯 쪽쪽 소리를 내며 손가락 전체를 빨아댄다.
그러면서도 입 안에서는 혀를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구석구석 침을 발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움직임이 선명하게 느껴져 손가락을 빨리는 와중에도 자지가 멋대로 껄떡거릴 지경이었다.
"쮸읍.. 하아.. 이제.. 됐지..?"
"응. 만족했어."
"정말.. 으읍, 읏..!?"
이걸로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는지, 한숨을 쉬며 감았던 눈을 뜨려는 엘레나의 입술을 덮쳐버리며 망설임 없이 혀를 밀어넣었다.
"읍, 우움.. 웅.. 츄릅.. 츕.. 츄릅.."
갑작스럽기는 아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지만, 키스 쪽은 아무래도 익숙한 탓인지 크게 당황하지 않고 금세 몸에서 힘을 뺴고 혀를 얽혀온다.
부끄럽든 갑작스럽든, 결국은 나와 이렇게 몸을 섞는 걸 즐기는 이상 엘레나는 내게 휘둘릴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츄읍.. 읏.. 하아.. 말이라도 좀.. 하고 하던가.."
"누나가 귀여우니까 자꾸 놀려주고 싶어서 그래."
"애도 아니고.."
그래도 이번에 부끄럽게 한 건 조금 앙금이 남아있었는지, 평소와 달리 미묘한 감정이 섞인 눈빛으로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아무튼, 이제 진짜 만족했으니까 쉬어도 돼."
"..또 장난치면 화낼 거야."
"알았어, 알았어."
결국 내가 지금까지 했던 부끄러운 플레이들을 '장난'이라는 한마디로 끝내버리는 것 역시 그녀가 얼마나 내게 길들여졌는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대신 이따 나가면.. 알지?"
"....언제는 내 말대로 해줬다고."
엘레나와의 잠자리는 일주일에 한번 뿐인 만큼 항상 엘레나가 지쳐서 실신하고 잠들어버릴 때까지 이어지는 게 기본이었다.
아마 이번에 욕실에서 나가서 본방에 들어가면 확실하게 끝까지 갈 게 분명했다.
엘레나 역시 부끄러우면서도 싫지만은 않은 듯, 작게 투덜거리면서도 붉어진 얼굴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대답했다.
*
"....자고있네."
잠에서 깨어난 엘레나는 잠꼬대도 없이 새근거리며 잠들어 있는 최민석의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최민석보다 먼저 잠에서 깨어난 게 얼마 만일까. 아니, 아예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아무래도 최민석과의 잠자리는 너무 격렬하고, 자신이 지쳐 의식이 끊어질 때까지 이어지다 보니 사람 같지 않은 체력을 가진 최민석이 늘상 먼저 깨어나는 탓이었다.
'시간은..'
최민석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고개를 돌려 시계를 찾아 확인해 보니 오전 시가 조금 넘은 상태였다.
최민석이 늦잠을 잔 게 아니라, 기묘하게도 자신이 평소보다 한참은 빨리 깨어났다는 뜻이었다.
항상 자신이 늦게 일어나는 만큼 이렇게 잠든 얼굴을 볼 일이 없던 탓일까. 편안하게 눈을 감고 새근거리는 모습이 괜히 신기하게 느껴져 잠든 멍하니 내려다보게 된다.
'확실히 잘생기긴 했는데..'
눈을 감고 있는 상태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모양도 신기할 정도로 예쁘게 잡혀있다.
남자한테 예쁘다는 말을 쓰는 건 조금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생각으로만 하는 말이었으니 괜찮을 것이다.
아무튼, 잘생겼다. 거기에 남자답지 않게 피부도 뽀얗고 매끈매끈하다. 얼굴만 놓고 보면 TV에 나오는 배우나 연예인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을 정도다.
'조금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그쪽은 화면에 나오기 전에 온갖 메이크업이나 보정을 받았을 것 아닌가. 그에 비하면 최민석은 아무런 보정도, 메이크업도 없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는 실물이었으니 조금 더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에 탄탄하고 매끈하게 근육이 잡힌 몸까지 보면..
"..꿀꺽."
조심스럽게, 상반신을 덮고 있는 이불을 걷어내며 매끈한 근육을 손끝으로 훑어내리다가,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키는 소리에 깜짝 놀라 다급하게 손을 떨어뜨렸다.
'미쳤어, 미쳤어.'
처음에야 놀라고 부끄러워서 가슴을 콩닥거리며 보긴 했지만, 최민석의 몸 정도는 매번 보면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서 몸을 보고 만지다가 침까지 삼켜버릴 정도로 빠져들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보다, 어제는.. 어..?'
부끄러운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쪽으로 생각을 돌렸다가, 조금씩 떠오르는 기억에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자신의 상황을 최민석에게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럽고 답답한 기분에 술을 마시자고 했었다가, 술에 취해서 되는대로 전부 내뱉어버렸다는 기억이 떠오르기까지는 3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으.. 그냥 나랑 확 사귀면 안 돼..?'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내뱉은 건지 모를, 그러나 자신의 입에서 나온 것이 확실한 발언을 떠올린 순간.
화아악!
순식간에 솟구친 열기가 머리까지 올라와 그대로 펑 터져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라 사과처럼 새빨갛게 익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