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6화 > 몽마와 일반인의 차이 (1)
깍지 낀 손을 풀고, 잠시 손을 떨어뜨렸지만 김민아는 손을 빼지 않고 힐끗, 내 쪽을 노려보기만 했다.
얼핏 보기엔 단단히 화가 난 것처럼 보이지만 치켜뜬 눈매와는 달리 희미하게 떨리는 눈동자는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반대쪽 손은 여전히 힘을 빼고 엘레나와 깍지를 낀 상태 그대로, 땀으로 축축하게 젖은 김민아의 손바닥 한가운데를 가볍게 꾸욱, 눌러본다.
"흐으읏..!"
다른 곳도 아니고 그저 손바닥 한가운데를 눌렀을 뿐이지만 김민아는 흠칫 몸을 떨고는 입을 가린 틈 사이로 새어 나오려는 신음을 다급하게 삼켰다.
그 반응이 재밌어서, 이번에는 손가락 끝으로 스치듯이 손바닥을 살살 간질여본다.
"읍, 흡..!?"
이번 건 조금 전보다 자극이 더 강하게 느껴졌는지, 참지 못하고 도망치듯 손을 뒤로 확 빼 버렸다.
원래라면 정기를 좀 흘려 넣었다고 이렇게까지 민감해지지는 않겠지만, 이번에는 시간을 길게 들여 손바닥만을 통해 정기를 흘려 넣은 탓에 손바닥이 성감대처럼 민감해진 탓이었다.
이전에, 정혜수를 길들일 때 유두와 겨드랑이를 통해 꾸준히 정기를 흘려 넣어 성감대를 제대로 개발한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 김민아의 상태를 곧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반대로, 몸이 발정 나기 시작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손이 이렇게까지 민감해졌을 줄은 몰랐던 김민아는 뒤로 뺀 손을 아예 반대쪽 옆구리에 숨긴 채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아무 말도 없이 떨리는 눈을 마주 보고 있자 잠시 움찔하고 망설이다가 옆구리에 감췄던 손을 다시 팔걸이에 올려놓으며 손바닥을 펼쳤다.
이쪽에서 일방적으로 애무하고 있는 만큼 쾌감이랄 건 전혀 없는 상태였지만 김민아의 순종적인 태도에 정복감이 차올라 순식간에 자지에 불끈 힘이 들어가 버렸다.
여기서 엘레나가 적당히 주변에 최면을 걸어놓고 펠라만 해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아쉬운 기분을 뒤로 하고 다시 한번 축축하게 젖은 손바닥 한가운데를 꾸욱, 눌러본다.
"....!"
이번에는 미리 알고 대비하고 있었던 만큼 긴장하고 있던 팔이 작게 움찔거리기는 했지만 소리가 새어 나오지는 않았다.
그럼 다시 다음 단계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손끝을 세워 손바닥을 아주 약하게 긁어내듯이 스치며 손바닥 곳곳을 돌아다닌다.
"으, 읏..! 읍..!"
역시 눌러주는 것보다는 이렇게 살살 간질이는 쪽이 참기 힘든 듯 미처 억누르지 못한 소리가 입을 가린 손바닥 틈 사이로 아주 작게 새어나온다.
영화 소리에 묻혀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희미한 소리였지만 영화가 아닌 김민아의 상태에만 집중하고 있는 탓인지 내게는 아주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렇게 몇 분 정도를 손바닥을 간질이다가, 기습처럼 손가락 사이로 손끝을 집어넣고 확 긁고 지나간다.
"읏, 흐으읍..!?"
손바닥과는 달리 손가락 사이는 원래부터 간지럼을 느끼기 쉬운 장소였던 탓인지 소리가 조금 더 크게 새어 나오며 다시 한번 손이 뒤로 확 빠져나가며 달아나 버렸다.
이번에는 소리가 조금 크게 나온 만큼 엘레나 쪽에서 무슨 일인가 하고 고개를 살짝 돌려 옆을 확인해 보려고 했지만 곧바로 내 쪽에서 눈을 맞추며 엘레나의 시선을 끌었다.
"왜?"
"아니, 그냥.."
"나도 영화보다는 누나 옆모습 보고 있는 게 더 좋기는 한데, 그래도 모처럼 보러 온 거니까.."
"그, 그런 거 아니야..!"
"그래?"
"정말.."
엘레나는 민아 쪽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건 생각도 하지 않고, 내 애정 표현이 기분 좋으면서도 부끄러운 모양인지 얼굴을 붉히고는 못 말린다는 듯 작게 투덜거리다가 다시 스크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쨌든 영화가 나름대로 재밌기는 한 모양인지, 금방 내용에 집중하고 빠져든 모습이었다.
일단 들키지 않고 한숨 돌렸다는 생각에 다시 김민아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그새 또 뒤로 뺐던 손을 팔걸이 위에 올리고 손바닥을 펼쳐놓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가 다시 자기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걸 보고 어깨를 작게 움찔 떨면서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려버렸지만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 탓에 붉게 물들어 있는 귀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
'하여간.. 귀엽다니까.'
가끔은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괴롭혀달라는 신호를 보내오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진짜 그럴 리는 없겠지만.'
나 말고는 변변찮은 남자 경험도 없는 김민아가 정말 노리고 이런 식으로 연기를 할 리는 없었기에 장난처럼 떠올리는 생각에 불과했다.
여전히 표정을 보여줄 생각이 없는지 고개를 돌리고 있는 민아의 손을 다시 가지고 놀기 시작한다.
손바닥만이 아닌 손가락도 꾹꾹 눌러보고, 손바닥을 살살 문지르고 다시 손가락 사이로 들어가 간질인다.
손가락을 꾹꾹 눌러주는 것 정도는 충분히 참을만한 것 같았고, 손바닥 쪽을 간질일 때는 조금 참기 힘든 것 같다.
그리고 손가락 사이를 살살 간질일 때는 제대로 의식하고 대비하고 있으면서도 팔과 함께 어깨를 들썩이고 몸 전체를 움찔거릴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해버린다.
아무리 그래도 한 번 정기를 넣은 걸로 원하는 장소를 성감대로 만들어버릴 수는 없었기에 조금 민감해지고 성감이 살짝 열린 정도였기에 쾌감과 함께 간지러움을 더 민감하게 느끼면서 이렇게 반응하게 되는 것 같았다.
당연히, 이 정도 자극으로는 가버리는 것도 할 수 없었기에 정기를 흘려 넣는 건 그만둔 지 한참 됐음에도 달아오른 몸은 식지 않고 자꾸만 애가 타는 듯 움찔거릴 뿐이었다.
"으읏..! 가끔은 로맨스 영화도 괜찮네. 재밌었어."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하자 엘레나도 팔을 들어 쭉 기지개를 켜며 몸을 돌려 짧게 감상을 말했다.
"재밌었다니 다행이네. 난 스토리에 영 이입이 안 되더라고. 그래도 심심하진 않았어."
물론 심심하지 않았던 게 영화 덕분은 아니었지만.
"그래? 하긴, 로맨스도 꽤 취향 타는 장르니까. 민아는.. 어..?"
내 감상을 듣고, 민아에게도 감상을 듣고 싶다는 듯 몸을 살짝 앞으로 내밀어 민아와 눈을 맞추려던 엘레나는 순간 흠칫하며 당황한다.
아직 크레딧이 나오고 있어 어두운 상태였지만 스크린에서 나오는 불빛만으로도 김민아의 얼굴이 확 붉어져 가쁘게 숨을 흘리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보였던 탓이었다.
"....뭐 했어?"
본인도 비슷한 일을 겪었으니 모를 수가 없었기에 엘레나는 살짝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묻는다.
민아처럼 화부터 내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성격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그냥, 장난 좀 쳤어."
"좀..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손만 살짝 간지럽힌 건데, 뭘."
"으음.."
아직 내 말을 의심하지 않고 전부 믿는다는 최면을 풀지 않은 탓에 그나마 믿고 넘어가는 눈치였지만 애매한 표정과 함께 최면이 살짝 흔들리는 게 보인다.
이게 최면이 흔들릴 정도로 믿기 힘든 일인가 싶어 민아의 상태를 다시 한번 살펴보니 청바지의 허벅지 사이가 다른 곳보다 색이 진해게 번져 있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납득했다.
'이러니까 믿기가 힘들지.'
원래라면 이렇게까지 젖을 정도의 자극은 아니었을 텐데. 민아 본인부터가 워낙 물이 많은 타입인 데다가 거의 1시간에 걸쳐 가지 못하게 애태우기만 한 탓에 이렇게 된 모양이었다.
"사실, 간지럽히기만 한 건 아니고 다른 것도 좀 하긴 했는데. 나중에 설명해줄게."
"그래..?"
"아무튼.. 일단 차로 가자. 일어날 수 있어?"
그래도 롱패딩을 입고 나온 탓에 지퍼만 잠그면 젖은 부분은 확실하게 감출 수 있겠다 싶어 민아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붙잡으며 묻자 민아는 물기로 축축해진 눈을 치켜뜨며 내 눈을 똑바로 노려봤다.
"이.. 변태 새끼.."
"미안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 빨리 가자. 일어날 수 있지?"
"씨이.."
그래도 여기서 당장 뭘 할 수 없다고 판단할 정도의 분별은 남아 있는 모양인지 작게 씨근거리면서도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지퍼를 잠그고 다리를 살짝 휘청이며 일어난다.
감기라도 걸린 것처럼 붉게 물든 얼굴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이건 욕구를 풀어주기 전까지는 가라앉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냥 민아를 부축하듯이 팔짱을 끼고 영화관을 빠져나와 빠른 걸음으로 차까지 돌아왔다.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차 키에 달린 버튼을 눌러 잠금을 풀고 운전석에 타자 민아는 엘레나와 함께 뒷좌석에 타지 않고 벌컥 앞문을 열고 앞 좌석에 달려들 듯이 올라타며 문을 쾅 닫아버린다.
그리고는 곧바로 내 쪽으로 몸을 확 내밀어 목을 끌어안고는 입술을 덮쳐왔다.
"읍, 움, 츄릅.. 츄읍, 쮸릅.. 쯉.."
엘레나가 뒤에서 놀라건 말건 관심조차 없다는 듯, 힘껏 입술을 밀어붙이고는 적극적으로 혀를 내밀어 입 안을 휘젓고 돌아다니고, 혀를 뒤엉키며 쪽쪽 빨아들이기까지 한다.
아예 몸을 움직이거나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한 시간 가까이 애태워진 탓에 인내심이 거의 바닥까지 떨어진 모양이었다.
사실상 화내는 것보다 날 덮치는 게 먼저인 시점에서 얼마나 급한 상태인지 확인해볼 필요조차 없었다.
"츄릅.. 움.. 츄읍.. 쯉.. 하아.. 으읍.. 움.. 츄릅.. 츕.."
아무리 혀를 섞어도 모자라다는 듯, 잠시 입술을 떨어뜨리고 숨을 들이켰다가도 참지 못하고 어떻게든 열기를 식히려는 듯 다시 달라붙어 혀를 엉켜댄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가라앉을 수준의 욕구는 아니겠지만 자리가 워낙 불편하다 보니 이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는 탓이었다.
'여기서 끝까지 하는 건..'
아무래도 조금 그렇다.
썬팅을 짙게 해놨으니 밖에서 안이 보일 가능성은 거의 없었지만 엘레나도 있고, 가볍게 즐기는 정도가 아닌 이렇게까지 몸이 달아오른 민아를 만족시켜주기엔 뒷좌석에서 한다고 해도 자리가 너무 불편한 탓이었다.
"민아야, 잠깐. 잠깐만."
"으읏, 하악..! 나, 급하다고..!"
민아는 내가 자기를 밀어내려고 하자 떨어지기 싫다는 듯 목을 감싼 팔에 힘을 주고 버티려고 했지만 내가 팔을 풀고 억지로 밀어내자 하악거릴 정도로 크게 숨을 토해내며 치켜뜬 눈으로 항의해왔다.
"급한 거 알겠으니까, 모텔이라도 가서 제대로 하자. 어차피 여기서 이런다고 제대로 풀리는 것도 아니잖아. 조금만 참아봐."
"이게 다, 하악.. 누구 때문인데.."
"나 때문인 거 아니까, 조금만 참아. 최대한 빨리 갈게. 누나도 보고 있잖아."
"진짜.. 흐읏.. 내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미안해. 조금만 참아."
아쉽게도 지금 상황에서는 참으라는 말 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민아를 같은 말로 달래며 곧장 시동을 걸고 차를 몰았다.
"하앗, 하앗, 하악..!"
거칠게 하악거리며 숨을 토해내는 모습이 당장이라도 옷을 벗고 자위라도 하고 싶다는 분위기였지만 뒤에 있는 엘레나가 신경 쓰이는지 허벅지만 힘껏 움켜쥐고 몸을 떨고 있다.
앞으로는 장난도 상황을 제대로 생각하고 쳐야 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