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596화 (589/775)

< 596화 > 본격적인 설득은 몸으로 (8)

뷰릇..! 븃..! 뷰릇..!

"흐. 앗..♥ 이, 이헤.. 아해..♥"

이걸로 세 번째. 같은 자세로 쉬지 않고 부드럽게 질내를 쑤셔주며 질내사정을 이어 나간 탓에 엘레나는 혀가 완전히 풀려버릴 정도로 녹아내린 상태였다.

이제는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기 힘들 수준으로 발음이 풀어졌지만, 흐름 상 대충 이제 안 된다고 말하려는 것 같아 여태 사정할 때를 제외하면 잠시도 멈추지 않던 움직임을 멈춰 세웠다.

"흐읏..♥ 헥..♥ 헤읏.. 헤엑..♥"

헥헥거리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숨소리가 끊기며 흘러나오는 것을 보아하니 이제 정말로 한계였던 모양.

평소처럼 움직이며 조금도 쉬지 않고 박아댔다면 진작에 체력이 다해 의식이 끊겼을 텐데. 내가 워낙 부드럽게 움직이며 얕은 쾌감을 끝없이 느끼게 만든 탓에 실신조차 하지 못하고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 뺄게."

쯔거억..♥

"헤으으읏..!♥"

엘레나가 너무 느끼지 않도록 느리고 조심스럽게 자지를 뽑아내자 엘레나는 귀두가 입구 부분에 살짝 걸리며 밖으로 빠져나온 순간 작게 움찔거리며 신음인지 한숨인지 모를 야릇한 소리를 토해낸다.

몸에 진이 다 빠져 제대로 몸을 떨 기력조차 없는 것 같았다.

몸만이 아니라 눈도 완전히 풀려 어딜 보고 있는지 모를 상태였고, 입도 헤 벌어져 침까지 흘려대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는 와중에도 예쁜 건 어디로 가지 않는 모양인지 그마저도 미칠 듯이 꼴려 다시 성욕이 올라오기 전에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많이 하긴 했네.'

평소에는 그래도 한두 번 싸고 나면 몇 분 정도는 멈춰서 후희를 즐기거나 펠라를 받으면서 여자 쪽에서 숨을 돌리게 해주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아예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던 만큼 기둥 곳곳에 애액과 정액이 뒤섞이다 못해 휘핑크림처럼 뭉쳐 눌러붙어 있고, 자지가 빠져나간 균열은 평소처럼 곧바로 다물어지지 않고 살짝 벌어져 새하얀 정액을 꿀럭꿀럭 흘려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그 광경이 너무 음란하게 느껴져 자지가 지치지도 않고 재차 껄떡거렸지만, 여기서 더 해 봤자 엘레나 쪽에서 먼저 의식이 끊길 게 분명했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청소펠라도.. 안 되겠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는커녕 혀가 풀려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신음도 제대로 못 내는 상태였으니 어쩔 수 없다.

굳이 하려고 한다면 내가 알아서 엘레나의 입을 벌리고 혼자 즐길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플레이는 자제해야 했다.

촉촉하게 젖은 엘레나의 입술 사이로 자지를 밀어 넣고 입 안 곳곳을 쑤시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자지가 재차 껄떡거렸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에휴.'

연달아 세 번이나 사정했음에도 제대로 즐겼다는 생각이 들기는커녕 아쉬운 기분만 들어 엘레나에게 들리지 않게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런 식으로 슬로우 섹스를 즐기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니었지만 마무리는 내 페이스대로 거칠게 움직이며 시원하게 사정해야 제대로 즐겼다는 기분이 드는 탓이었다.

하물며 청소펠라라도 받으면서 기둥 전체에 뻐근하게 들어간 힘을 조금이라도 빼줘야 했는데. 그마저도 안 되는 상황이었으니까.

'마무리나 하자.'

하반신의 불끈거림과 함께 올라오는 아쉬운 기분을 털어내고, 축 늘어저 힘겹게 얕은 숨을 고르고 있는 엘레나에게 다가갔다.

"누나. 괜찮아?"

"아.. 해아나.."

"미안해. 나도 모르게 너무 해버렸네. 욕실 들어가서 좀 쉴까?"

"웅.."

"알았어. 가자."

오늘은 더 할 생각이 없었기에 욕조에 물을 받아놓지는 않았지만 일단 엘레나를 공주님 안기로 가볍게 들어 올려 품에 안은 채로 욕실로 들어왔다.

힘없이 늘어진 엘레나를 텅 비어있는 욕조에 조심스럽게 앉혀놓고, 욕조 모서리에 있는 버튼을 조작해 온도를 맞추고 물을 틀었다.

요즘 모텔들은 대부분 시설이 좋은 편이라,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온도를 맞추고 욕조가 가득 찰 때까지 물을 틀어주기 때문에 사용하기도 편했다.

"금방 물 찰 거야. 쉬고 있어."

"하으...."

내 목소리를 듣는 건지 마는 건지 제대로 반응도 못 하는 엘레나의 옆에 앉아 몸을 기대게 만들면서 가볍게 최면을 걸었다.

[힘들고 피곤하지만 이상하게 졸리지는 않다. 잠들지 않고 편안하게 쉬고 싶다.]

다른 상대도 아니고, 내 걸로 만들기로 결심한 여자에게 마구 최면을 걸어대고 있으니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었지만 설득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푹 자고 일어나 기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차린 상태보다는 피곤하고 지친 상태에서 힘을 빼고 이야기를 나누는 쪽이 설득하기 더 쉬울 테니까.

이런 식으로 설득해버리면 나중에 가서 생각이 또 바뀔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자기 의지로 그렇게 하겠다고 한 번이라도 결정을 내린 것과 아닌 건 나름대로 큰 차이가 있는 일이었다.

"춥지는 않지?"

"걘.. 챠나.."

최면을 걸어놨다고는 하지만 워낙 진이 빠진 상태라, 혹시 잠들지는 않을까 눈을 감고 몸을 기대고 있는 엘레나에게 말을 걸자 힘없는 대답이 작게 흘러나왔다.

그래도 숨을 고르면서 조금이나마 혀가 풀린 게 돌아왔는지 발음이 그나마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는 돌아와 있었다.

욕조 안으로 콸콸 쏟아져 나오는 물소리가 조용한 욕실 안을 채우고, 아래에서부터 조금씩 따듯한 물이 채워져 나간다.

엘레나는 지쳐서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내면서도 중간중간 내가 말을 걸면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해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욕조가 아슬아슬하게 넘치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차올랐고, 콸콸 흘러나오던 물소리가 뚝 끊어지며 욕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하아아.."

그리고 바로 옆에서, 조용해진 소리를 채우려는 것처럼 엘레나의 입에서 작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제 좀 괜찮아?"

"아직.."

발음이 풀린 건 돌아온 모양이었지만 대답하는 목소리에는 여전히 힘이 없다.

작게 대답한 엘레나는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뜨고, 가느다란 팔을 천천히 들어 올려 그대로 내 뺨을 살짝 꼬집는다.

"윽.."

"아픈 척은.. 살살 꼬집었거든..?"

엘레나가 말한 대로, 그냥 아픈 척 해봤을 뿐이다.

말이 꼬집었다 뿐이지, 힘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 아프지도 않고 오히려 엘레나의 손만 파들파들 떨리고 있을 정도였다.

"에효.. 진짜.. 죽는 줄 알았네.. 앞으로 그렇게 하는 거 금지야."

"..앞으로?"

"아, 아무튼."

혹시나 내 요구를 받아들여 주는 의미로 한 말인가 싶어 기대에 차서 되물었지만 그건 아니었는지 엘레나는 뺨에서 다급하게 손을 떨어뜨리며 정말 아니라는 듯 얼버무렸다.

"그냥.. 제대로 설명 좀 해 봐.. 네가 무슨.. 서큐버스, 그런 거라고..?"

그래도 아예 생각이 없는 건 아닌지 뺨을 희미하게 붉히면서도 조심스럽게 시선을 맞추며 설명을 요구해온다.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당황하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고, 망설이는 느낌 역시 거의 사라져있었다.

이제는 제대로 이야기를 들어볼 마음이 든 모양이었다.

'섹스 때문.. 이라고 하긴 좀 애매한가.'

섹스 자체는 엘레나에게 내가 몽마라는, 다른 여자들도 있다는 폭탄 발언을 정신없는 와중에 어물쩍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한 거였지만 그 과정에서 사랑한다는 말도 잔뜩 해주고, 평소랑은 다른 방식으로 쾌감을 느끼게 해줬으니 효과가 없다고 단언하기도 애매하긴 했다.

아무튼, 이미 내가 몽마라는 것과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전제로 깔아놓고 침착하게 질문하고 있으니 목적은 어느 정도 이뤘다고 할 수 있었다.

"서큐버스는 여러모로 유명하다 보니까 설명을 쉽게 하려고 한 말이고, 정확히는 몽마야. 근데 뭐, 이름이 중요한 건 아니니까."

솔직히 나도 우리 애들은 서큐버스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했고.

그냥 뭔가, 인큐버스보다는 몽마가 덜 중2병 같은 느낌이라 내 정체를 밝힐 때는 몽마라고 밝히고 있을 뿐이었다.

"어쨌든, 몽마라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는 보통 사람이랑 다를 건 없어. 평범하게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고, 화장실도 가고. 최면 빼면 그냥 보통 사람이지."

"그럼.."

"아, 하나 더 있다."

"..뭔데?"

말을 끝내고 보니 새삼 더 떠오르는 게 있어서 뭔가를 물으려는 엘레나의 말을 끊고 덧붙였다.

"정력이 엄청 세. 나야 원래 몽마가 되기 전부터 센 편이긴 했는데, 몽마가 된 뒤로는 정력이 떨어지는 것보다 체력이 떨어져서 쉬고 싶은 게 먼저인 수준이니까."

"......"

나로서는 '몽마가 되기 전부터 정력이 강했다'라는 부분이 은근히 남자의 자존심처럼 느껴져 덧붙인 설명이었지만 엘레나는 그냥 무슨 생각인지 모를 미묘한 표정만 짓고 넘어갔다.

"..아무튼. 보통 사람이랑 크게 다를 건 없고.. 최면을 쓸 수 있는 거랑.. 정력.. 이 엄청 세다는 거지?"

대놓고 정력이라고 말하는 게 살짝 부끄러웠는지 말끝을 흐렸다가도 다시 정신을 차리고 확실하게 내용을 정리한다.

"자잘하게 따지면 몇 개 더 있긴 한데. 그거 외에는 크게 티 나는 것도 없으니까."

"그럼.. 몽마가 됐다는 건 뭐야..? 처음부터 그랬던 게 아니야..?"

워낙 지쳐있는 탓인지 말을 조금 느릿하게 하는 게 답답하긴 했지만 얘기가 수월하게 진행되는 것 같아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내 어릴 때 얘기 다 해줬잖아. 어릴 때부터 최면 같은 걸 쓸 수 있었으면 그렇게 안 자랐겠지. 이렇게 된 건 작년 초쯤이야. 이제 거의 2년 다 돼가네."

"어떻게.."

"다 설명해줄게."

엘레나를 내 걸로 만들기로 한 이상 딱히 숨길만 한 이야기도 아니었다.

이미 엘레나에게 했던 군대에서 전역하고 가족과 완전히 연락을 끊었던 부분부터, 고시원에 들어가 백화점 물류 창고에서 일하던 것.

그렇게 지내다가 갑자기 핸드폰에 서큐버스 시스템 어플이 생겨나고. 어플을 써서 여자들을 따먹으며 포인트를 쌓은 것.

이 부분은 대놓고 다 설명할 만한 얘기는 아니라 적당히 넘어갔음에도 얘기하는 내내 엘레나의 눈초리가 쿡쿡 찌르듯이 언짢은 기색을 보내왔지만 따로 말을 끊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스스로를 몽마라고 자처하는 여자 '향설'을 만나게 된 것. 그리고 몽마가 되라는 향설의 제안을 받아들여 몽마가 된 것.

그렇게 되면서 어플 없이 최면을 쓸 수 있게 됐고, 지금으로 이어졌다는 것까지. 세세한 부분은 거르고 중요한 맥락만 전달한 탓에 금방 이야기를 끝마칠 수 있었다.

"..그 뒤에는 적당히 되는대로 지내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거고."

"......"

말을 끝맺으며 확실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짓자 엘레나는 조금 복잡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말없이 침착하게 생각을 정리했다.

"그럼, 돈은? 정말 코인으로 번 거야?"

정말 가볍게 가지고 노는 상대에게는 대충 금수저라고 둘러대고, 주기적인 관계를 갖는 상대들에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코인으로 부자가 됐다고 둘러대는 게 기본이었다.

엘레나에게도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해뒀으니 이렇게 묻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외제차를 끌고 다니고, 항상은 아니지만 비싼 식당에도 자주 데려가 식사를 하곤 했었으니까.

"코인으로 번 건 아닌데, 최면으로 훔치거나 뺏은 건 절대 아니야."

"그럼?"

두 번째 고비다. 내가 쓰고 있는 돈에 대해 설명하려면 유서연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다.

물론 몽마가 된 뒤에는 서로 알고 지내야겠지만 눈앞의 여자를 꼬시면서 다른 여자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건 여러모로 껄끄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거짓말로 얼버무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솔직하게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누나 말고도 만나고 있는 여자들이 있다고 했었잖아."

"..응. 그런데?"

뭔가, 되묻는 목소리가 조금 공격적으로 변했다.

차분하게 질문만을 하던 눈빛 역시 내가 어플을 얻고 다른 여자들을 따먹고 다녔다는 얘기를 할 때보다도 더 언짢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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