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1화 > 본격적인 설득은 몸으로 (3)
완전히 힘을 빼고 부드럽게 체중을 실어 오며 행복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엘레나의 모습에 나 역시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며 만족스러운 웃음이 지어졌다.
'누나 쪽에서 먼저 덮칠 줄은 몰랐는데.'
체력적인 차이 탓에 어지간하면 여자보다 먼저 잠에서 깨다 보니 이제는 겪을 일이 없어진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였다.
뭐가 됐든 기분 좋았으니 됐지만, 오늘은 차분하게 나와 사귀자는, 내 노예가 되어달라는 얘기를 꺼낼 생각이었기에 시작부터 분위기가 너무 달아오른 게 살짝 마음에 걸렸다.
"하앗.. 하아.."
"씻으러 갈까?"
"조금만 더.."
"알았어."
엘레나의 호흡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것 같아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아직 조금 더 늘어져 있고 싶은 모양인지 양팔로 어깨를 꽉 끌어안으며 달라붙는 모습에 머리를 가볍게 쓸어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하면 엘레나가 깊게 숨을 들이켰다 내뱉을 때마다 질벽이 부드럽게 꽈악, 꽈악, 하고 달라붙어 조여오는 느낌이 당장이라도 2회전에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참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기다려줘야 할 타이밍이었다.
"하아.. 이제 가자."
"그래."
1분 정도를 더 느긋하게 달라붙어 숨을 고르고, 천천히 눈을 뜬 엘레나가 몸을 일으키며 스스로 자지를 뽑아낸다.
동시에 질내 밖으로 빠져나와 애액에 흥건하게 뒤덮인 채로 불끈거리는 자지 쪽으로 시선이 향했지만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말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함께 욕실로 향했다.
그리고, 욕실로 들어오자마자.
"씻기 전에.. 입으로 한 번 해줄까..?"
해준다는 말투와는 달리 자기 쪽에서 더 원하고 있는 듯 흥분 어린 눈빛으로 슬그머니 눈치를 보는 엘레나의 표정에 자지 쪽이 멋대로 뿔끈하고 힘이 들어가버린다.
"..부탁할게요."
"응..!"
이런 분위기는 슬슬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은근하게 색기와 흥분이 드러나는 표정을 참지 못하고 대답해 버리자 엘레나는 기쁜 듯 웃는 표정으로 욕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자 자지 쪽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아움.. 쯉.. 츄릅.. 츕.."
이번에는 시작부터 불알 쪽에 달라붙어 구슬 한쪽을 입에 물고 혀로 부드럽게 굴리며 빨아주기 시작한다.
이제는 완전히 능숙해진 혀 놀림에 머리로는 익숙하다고 느끼면서도 몸쪽은 여전히 불알이 혀로 굴려진다는 기묘한 쾌감에 적응하지 못하고 기둥 쪽으로 피를 마구 보내며 기둥 전체를 껄떡거리기 시작한다.
도대체 힘이 얼마나 들어간 건지, 껄떡거리는 기둥뿌리 부분이 엘레나의 코를 툭툭 쳐댈 정도였지만 엘레나는 신경 쓰지 않고, 아니 오히려 더 흥분 어린 눈빛으로 껄떡대는 기둥을 올려다보며 양쪽을 오가며 부드럽게 쾌감을 주입해나갔다.
"하.."
푹 자고 깨어난 탓에 한 발 정도로는 한참이나 모자라다는 듯 뻐근해지는 기둥과 불알 쪽에서 간질거리며 부드럽게 올라오는 쾌감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와 엘레나의 머리 위에 가볍게 손을 얹어놓고 잡생각을 비우며 엘레나의 혀 놀림을 즐겼다.
"하아.. 츄릅.. 쪽.. 츄릅.. 쪽.."
불알 쪽은 이제 충분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들어 뿌리 부분에 달라붙어 질척하게 묻은 것들을 혀로 핥아 올리고, 가볍게 쪽쪽 소리를 내며 키스를 퍼붓는 감촉에 기둥은 지칠 줄을 모르고 계속해서 거칠게 불끈거린다.
그러면서도 애태우려는 것처럼, 평소보다도 느릿하게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꼼꼼하게 기둥을 청소하며 올라오는 엘레나의 모습에 어제부터 하던 생각에 한층 더 확신이 떠오른다.
'진짜.. 노예.. 만들고 만다..'
당장이라도 무릎 꿇고 있는 엘레나를 엘레나를 일으켜 세워 마구 박아대고 싶다는 욕구를 억누르려고 하다 보니 다른 쪽으로 욕구가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움.. 츄릅.. 쪽.. 아우움..♥"
내가 마음속으로 욕망을 불태우는 사이, 느릿하게 귀두 바로 밑둥까지 다가온 엘레나는 아슬아슬하게 귀두에 혀가 닿지 않도록 혀끝을 세워 주변을 동그랗게 핥아내고는, 그대로 입을 벌려 귀두를 입 안에 넣고 그대로 깊숙한 곳까지 깊게 받아들인다.
"우움..♥ 츄릅.. 쯉.. 쮸웁.. 츄릅..♥"
'진짜, 오늘따라 왜 이래..?'
불알과 기둥 부분을 청소하면서 입 안 가득 침을 모아놨는지, 순식간에 귀두와 삼켜진 기둥 부분을 침으로 질척하게 뒤덮고는 혀로 귀두를 휘감고,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며 훑어내는 쾌감에 미처 삼켜지지 못한 기둥 위로 굵게 돋아난 핏줄이 꿈틀거리는 모습이 보일 정도다.
도대체 갑자기 왜 이러는 건지. 지금 빠는 방식은 내가 가르쳐준 게 아니었으니 엘레나 스스로 생각해서 떠올린 방식이라고 생각하니 흥분이 걷잡을 수 없이 크기를 키워나간다.
그리고 그런 내 흥분과는 정반대로.
"움.. 쮸으웁.. 파하..♥"
얼마 지나지도 않아 입술과 입 안을 꽈악, 조이며 한 번에 훑어내 묻어있던 침과 쿠퍼액을 한 번에 빨아내며 미련 없이 자지를 입 밖으로 빼내 버렸다.
"이제 깨끗해졌지?"
마지막으로 자신이 깨끗하게 만들어놓은 자지를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훑어보고는, 더 원한다는 눈빛으로 이쪽을 올려다본다.
'..참자, 참아.'
당장은 참기 힘들더라도 어차피 따먹을 여자는 여기저기 널려있고, 내가 전화만 걸어도 당장 달려올 여자 역시 대여섯 명은 됐다.
지금은 무작정 성욕에 빠지기보다는 제대로 차분하게 대화를 눠나야 할 타이밍이었다.
""수고했어. 이제 씻자."
"응..?"
엘레나는 내가 내민 손을 엉겁결에 붙잡고 일어나면서도, 상황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모양인지 순간 당황 어린 멍한 표정을 짓는다.
평소 분위기 대로라면 이대로 벽을 짚고 서게 해서 2회전에 돌입하는 게 당연했을 테니 이상하게 생각할 만도 했다.
"저기.."
"응? 왜?"
당황과 함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엘레나를 무시한 채 샤워기를 틀어 물 온도를 맞추고, 타올에 바디워시를 짜내고 있자 엘레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더 안 할 거야..?"
자기 쪽에서 먼저 유혹하듯이 애태우며 자지를 빨고, 그걸로도 모자라 직접으로 더 안 하냐고 묻기까지 한 탓인지 우윳빛의 뽀얀 살결이 확 붉게 달아올라 있다.
어제야 술에 취해서 적극적으로 행동했다지만, 평소에는 자기 쪽에서 먼저 유혹하는 일이 없었던 만큼 이 정도 유혹만으로도 굉장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욕실의 밝은 조명 아래 붉게 물든 뺨이나 살짝 떨리는 눈빛으로 시선을 피하다가도 이쪽을 힐끔거리는 모습 역시 당장 따먹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다.
그래서 더더욱, 평소와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누나."
"응..?"
"나한테 뭐 하고 싶은 말 없어?"
움찔!
몸에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가볍게 묻는 말 한마디에 엘레나의 표정이 움찔하며 그대로 정지해버린다.
욕실에서 서로 홀딱 벗고, 자지를 불끈대면서 할 얘기는 아니었지만, 지금 반응으로 봐서는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갈 생각이 아니었나 싶었다.
'술에 취해서 미주알고주알 다 떠들어버렸으니까. 창피했겠지. 마음의 준비가 안 됐을 수도 있고.'
물론 내 쪽은 이미 사정을 다 파악하고 어떻게 할지까지 다 결정해놓은 상태였기에 엘레나의 의도대로 모르는 척 넘어가줄 생각은 없었다.
"아니, 뭐.."
"정말 없어?"
"......"
원래 성격 자체가 착실한 편인 만큼 한 번 더 가볍게 묻는 것만으로도 눈빛이 크게 떨리며 입을 꾹 다물어 버린다.
물론 평소라면 이런 식으로 간단한 거짓말도 못 할 정도는 아니었겠지만, 지금은 내가 어제 있었던 일을 다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 뻔뻔하게 모르는 척 넘어갈 수 없는 게 당연했다.
"누나가 말하기 싫으면 어제 누나가 했던 얘기들 다.."
"씨, 씻고 나서.."
"응?"
"씻고 나가서.. 얘기하자.. 응..?"
아무리 그래도 자기가 했던 얘기들을 전부 내 입으로 듣고 싶지는 않았는지, 결국에는 얼굴을 사과처럼 새빨갛게 물들이며 내 얘기를 끊어버렸다.
"나가면 제대로 얘기해줄 거지?"
"..그럴게."
사실 이렇게 창피해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긴 했다.
제대로 사정을 밝힐지 말지 고민하고 있던 단계에서 갑자기 술을 마시고는 급발진해서 주사까지 부려가며 사정을 다 밝혀버리고, 아예 자기랑 사귀면 안 되냐는 말까지 매달리듯 해버렸으니 창피한 게 당연했다.
아마 엘레나의 인생에 남을 흑역사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씻겨줄까?"
"아, 알아서 씻을게."
평소라면 말없이 내 쪽에서 달라붙어 엘레나의 몸을 씻겨줬겠지만, 오늘은 자제하자는 생각에 의사를 묻자 또다시 움찔하며 몸을 떨고는 다급하게 목욕 타올을 챙기며 대답한다.
다급하게 움직이는 손길이나 몸짓 하나하나에서 엘레나가 얼마나 긴장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는지가 확실하게 느껴져 더는 말하지 않고 나도 스스로 몸을 씻었다.
"나 먼저 나가 있을 테니까, 누나도 생각 정리되면 나와."
"....응."
씻는 속도가 빠른 내 쪽에서 먼저 샤워를 마무리하고, 엘레나에게는 적당히 생각을 정리하라고 말한 뒤에 밖으로 나왔다.
'너무 밀어붙이기만 하는 것도 안 좋으니까.'
어쨌든 몽마가 되고 말고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다.
제대로 생각도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버버하다 결정해버렸다가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되돌릴 방법이 없었으니까.
최소한 차분하게 이야기를 듣고 결정을 내릴 여유 정도는 있어야 이야기를 시작해볼 수 있었다.
'나도 어떻게 할지 생각해봐야 하고.'
그동안 마음에 드는 여자를 여럿 만났음에도 굳이 몽마로 만들지 않은 건 이런저런 이유가 섞여 있긴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설득이 번거롭고 힘들다는 점이 컸다.
아무리 나랑 하는 섹스가 기분 좋다고 하더라도 보통은 '자신이 최면에 걸려서 몸을 빼앗겼다'라는 사실과 '내 노예가 되어달라'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테니까.
유서연 같은 경우에는 욕구 불만에 철저한 쾌락주의자 성향이 강했기에 쉽게 넘어왔었고, 임예진 같은 경우에는 불감증의 치료가 절실하던 상태에서 불감증을 해결해줄 상대가 나밖에 없었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민아의 경우를 생각하면 그 둘이 비정상적인 경우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최면에 걸렸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가 토를 쏟아낼 정도로 혼란스러워하고, 믿었던 상대에게 배신당해 원망 가득한 눈빛을 보내왔었으니까.
그때를 생각하면 다들 가볍게 최면으로 즐기기만 하는 정도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먼저 떠올라 시도할 생각 자체를 안 했던 것 같았다.
'그래도 엘레나는..'
가질 수 있다면 가지고 싶다.
외모나 몸매는 말할 것도 없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사근사근하고 부드러운 성격 역시 마음에 든다.
문제가 있다면, 엘레나를 노예로 만드는 난이도가 민아보다 어려우면 어려웠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민아는 어쨌든 공무원 생활에 지쳐 다 때려치우고 싶어하던 상황과 집이 가난하다는 상황이 내 제안과 어느 정도 겹쳐서 도움이 됐었으니까.
하지만 엘레나는 지금 생활에 불만이 전혀 없는 상태고, 나름대로 기가 센 민아와는 달리 성격도 유약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면으로 쌓아놓은 호감도 하나만으로 엘레나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부정적인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역시.. 써야하나..?'
가능하면 상대를 내 노예로 만들 때는 최면을 쓰고 싶지 않다.
결국 몽마가 되면 최면이 다 풀리게 될 텐데, 거기서 자신이 최면에 걸려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게 되면 생각이 바뀌어서 날 원망하게 될 수도 있을 테니까.
최면으로 가볍게 즐기는 여자들이라면 모를까. 내 소유의 여자들에게는 원망받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기에 했던 생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점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최면을 쓰고, 남편이 있는 여자들도 예쁘다 싶으면 닥치는 대로 최면을 걸어 따먹어버린 만큼 그런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조금만 쓰자.'
어쨌든 최면으로 결정 자체를 내리게 할 수는 없었지만, 그 외의 방향에서라면 최면을 써서 설득을 조금 쉽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적어도 엘레나만큼은 그렇게 해서라도 가지고 싶은 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