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589화 (583/775)

< 589화 > 본격적인 설득은 몸으로 (1)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

마음 같아서는 최민석이 잠에서 깨기 전에 집으로 홱 도망가 버리고 싶었지만, 우습게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또 그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은근하게 자리 잡고 있다.

'술 깨고 얘기하자고 했으니까..’

그건, 자신과 사귀면 안 되냐고 했던 말을 제대로 생각해보겠다는 말이 아닌가.

물론 그냥 주사를 견디다 못해 적당히 대답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조금이라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무작정 도망칠 수도 없었다.

'민석이랑.. 사귀게 되면..’

연애 경험은커녕 남사친 같은 관계도 없었던 자신으로서는 평범한 연인 관계가 어떤 건지 떠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데이트라고 하면 그냥 같이 영화를 보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하하호호 즐기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정도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데이트’에 대한 이미지의 전부였다.

물론, 그 이후에 각자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어른의 관계를 즐기는 일이라면 쉽게 떠올릴 수 있었지만 그건 연인이 아니더라도 이미 하고 있었기에 굳이 상상해볼 필요조차 없었다.

'뭔가.. 좀 더 달달하고 간질거리는..'

어릴 때 봤던 순정 만화 같은 방식은 너무 갔고, 조금 더 디테일을 떠올려본다.

길에서 함께 걸을 때는 남들이 보건 말건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돌아다니고, 영화관에서도 당연하다는 듯이 커플석에 앉아 서로 몸을 기댄 채로 영화를 볼 것이다.

데이트가 끝나면 차로 바래다주면서, 현관 앞에서 잘 가라며 몸을 꼭 끌어안고 입을 맞추거나 이대로 집에서 자고 가라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예 동거 같은 관계가 돼서..

"으...."

여전히 그렇게까지 디테일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순식간에 뻗어나가는 자신의 망상에 스스로 낯부끄러운 기분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들어 고개를 붕붕 저으며 생각을 멈췄다.

아니, 멈추려고 했지만 멈추지 않는다.

붕붕 저어댄 고개를 멈추고, 하아 하고 짧게 한숨을 쉬며 긴장을 푼 순간 머릿속에는 다시 자신의 집으로 들어온 최민석과 함께 몸을 씻고, 자신의 침대에서 몸을 겹치는 장면이 재생된다.

잠자리 부분에 관해서는 평소에 하던 일인 만큼 더 생생하게 이미지가 떠오른다.

평소보다도 더 다정하게 시선을 교환하며 자기야, 라던가 사랑해, 같은 말을 서로 속삭이고, 언제나처럼 몸이 녹아내릴 듯한 격한 쾌감에 깍지 낀 손에 꼬옥 힘을 주며 절정에 달하는..

"..읏."

상상 속 이미지와 감각이 너무 디테일하게 떠오른 탓일까. 이번에는 낯부끄러운 기분이 아닌 아래쪽에서 미끈하고 애액이 흐르는 느낌에 움찔하며 상상을 멈춰버렸다.

'정말.. 원래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최민석과 관계를 가지게 된 뒤부터 성욕이 너무 강해져 버렸다.

원래부터도 남들만큼의 성욕 정도는 있었지만, 주에 한두 번 정도만 하던 자위 횟수가 하루 이틀에 한 번씩으로 늘어난 것만 봐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나마 낯부끄러운 망상이 멈췄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지만, 이번에는 속에서부터 근질거리며 몸을 뜨겁게 만드는 성욕이 문제였다.

평소 같으면 먼저 잠에서 깬 최민석 쪽에서 잠이 덜 깬 자신을 닦달하고 밀어붙이며 아침부터 끈적하게 정사가 이어졌을 텐데.

지금은 오전 6시라는 일러도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자신 쪽에서 최민석을 깨워 어떻게 요구해보기도 눈치가 보인다.

아니, 애초에 잘 자는 사람을 깨워 젖었으니 한 번 해달라고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엘레나로서는 부끄러워서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그렇다고 혼자서 하기에는..'

옆에 누군가가 있는 상황에서 자위에 빠져드는 것 역시 눈치가 보여서 무리다. 그렇다고 욕실이나 화장실에 들어가 혼자 하는 것 역시 뭔가 아니다 싶었다.

사실, 그냥 최민석이 깨어날 때까지, 혹은 집에 돌아갈 때까지 참아버리면 그만인 일이었지만 이미 최민석에 의해 잔뜩 개발 당한 몸은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태였다.

최민석을 깨워야 할까, 아니면 자위라도 해야 할까. 그런 고민으로 안절부절 못 하며 슬그머니 시선을 돌리다가, 최민석의 몸을 반쯤 덮고 있는 이불 한가운데가 불룩 튀어나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그거겠지..?'

흔히 말하는 아침 발기 현상.

남자들은 잠에서 깰 때면 건드리지 않아도 알아서 하반신이 서 버린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애초에 최민석이 아침마다 잠이 덜 깬 자신을 닦달해 몸을 섞게 되는 원인이었으니 몰랐다고 해도 알게 될 수밖에 없었다.

꿀꺽.

무언가에 홀린 듯이 침을 삼키면서, 반쯤 걷어냈던 이불 끝자락을 잡고 다시 조심스럽게 걷어내기 시작한다.

가슴팍까지만 걷어냈던 이불이 조금씩 내려가면서 매끈하고 탄탄하게 자리 잡은 복근이 드러나고, 배꼽 위로 살짝 무언가가 걸리는 느낌에 이불을 살짝 들어서 당기자 평소처럼 굵고 단단하게 우뚝 솟은 기둥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

새삼 처음 본 것도 아닌데, 매번 보면서도 놀랍기만 한 크기와 형태에 자연스레 감탄이 흘러나온다.

그동안은 이렇게 차분하게, 눈치 안 보고 지켜볼 일이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이불을 아예 무릎까지 내려버리고는 조심스레 몸을 돌려 다른 각도에서 형태를 살펴본다.

평소에 다리 사이로 들어가 입으로 빨아줄 때 자주 봤던 각도였지만 차분히 지켜보니 역시 또 다른 느낌이다.

'털이 없어서 그런가..?'

야동같은 곳에서 봤던 것들은 다들 뭔가 야하다고 생각되면서도 불결하고 기분 나쁘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최민석의 자지는 털 하나 없이 매끈하고 깨끗해서 그런지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그저 대단하다는 감탄과 저걸로 박히면 기분 좋겠지, 하는 야릇한 흥분만이 올라온다.

기둥은 한 손으로 쥐기 힘들 정도로 굵고, 중간중간 지렁이처럼 굵은 핏줄이 불거져 꿈틀거리는 모습이 이상하리만치 음란하게 느껴졌다.

'이쪽은 자세히 보는 건 처음인데..'

기둥 아래 묵직하게 달려있는 불알 역시 이렇게 자세하게 보는 건 처음이다.

뭐랄까,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관심이 아예 없었다고 해야 할까. 이런 곳까지 애무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최민석에게 직접 요구당한 뒤부터였다.

'그래도 민석이는 엄청 좋아하는 것 같고..'

실제로 검색을 해 보니 실제로 자신이 배운 대로 애무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도, 의외로 민감하고 기분 좋은 장소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물론 엘레나 자신은 직접 입으로 빨고 혀로 굴려보면서 자지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기둥을 빨아줄 때도 기운차게 불끈거리지만, 불알을 입에 물고 혀로 살살 굴리거나 부드럽게 빨아줄 때면 무심코 시선을 뺏길 정도로 거칠게 불끈대며 기둥 전체를 껄떡껄떡 움직여댄다.

그만큼 기분 좋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면 항상 조금 뿌듯하면서도 빨리 다시 박히고 싶다는 흥분이 올라오곤 했었다.

'자면서도.. 그렇게 반응하려나..?'

평소의 반응을 생각하며 떠오른 호기심에 허벅지 사이로 조심스레 손을 뻗어 한쪽 불알을 가볍게 감싸 쥐었다.

움찔!

순간, 얕게 흘러나온 숨소리에 맞춰 작게 움찔거리던 기둥이 기다렸다는 듯이 한층 크게 움찔하며 반응해온다.

그 반응에 홀린 듯이, 깨지기 쉬운 계란을 만지는 것처럼 힘을 빼고 손바닥 안에서 문지르듯 가볍게 주무르기 시작하다 조금 더 크게 반응이 돌아온다.

불끈! 불끈! 불끈!

사실은 잠에서 깨어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크고 격렬하게 불끈대며 기둥이 껄떡껄떡 움직여댄다.

정말로 잠에서 깬 건 아닐까, 새근거리는 최민석의 얼굴을 살짝 훔쳐봤지만 눈을 감고 있는 표정은 여전히 평온한 상태 그대로였다.

"으읏.."

반쯤 멍하니 불알을 손으로 주무르면서, 껄떡거리는 기둥을 지켜보고 있자니 호기심에 잠시 잊혀져 있었던 성욕이 슬그머니 고개를 치켜들며 다시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조금만.."

빨아봐도 괜찮지 않을까. 어차피 잠에서 깨면 해달라고 할 텐데.

모닝 펠라라고 했던가. 남편이나 애인이 잠에서 깨기 전에 입으로 부드럽게 빨아주며 기분 좋게 잠에서 깨게 해주는 행위가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이것 역시 최민석이 아침마다 펠라를 요구하는 통에 그게 보통인가 하면서 검색해봤다가 알게 된 지식이었다.

기본적으로는 여자보다는 남자 쪽에서 갖고 있는 로망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자신이 몰래 해준다고 해도 최민석이 싫어할 것 같지는 않았다.

정작 최민석 본인은 집에서 매일같이 두 명의 여자에게 번갈아 가며 당연하다는 듯 모닝 펠라를 즐기고 있었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엘레나로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조금만 해보자.'

그렇다고 해서 이미 적당히 난방이 틀어진 방을 덥다고 느껴질 정도로 달아오른 몸을 억누를 수는 없었고, 마지막으로 힐끗 잠든 최민석의 안색을 살피고는 평소처럼 최민석의 허벅지를 슬그머니 벌리며 그 사이로 기어들어 갔다.

"스읍.. 하읏.."

불알이 코에 가까워지자 자기도 모르게 깊게 숨을 들이켜 냄새를 맡았다가, 밤새 땀을 흘린 탓인지 더 강렬하게 스며드는 냄새에 흠칫 몸을 떨었다.

최민석의 체취에 밤새 흘린 땀과 정액, 자신의 애액 냄새가 섞여 기분 나빠야 할 냄새가 이상하리만치 깊이 스며들어 몸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아움.. 쯉.."

불끈! 불끈!

불알 한 쪽을 입에 물고 가볍게 빨아주는 것만으로도 우뚝 솟은 기둥이 날뛰듯이 껄떡껄떡 움직여댄다.

냄새만큼이나 침이 고이게 하는 맛에, 어질어질함을 느끼면서도 습관적으로 혀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움.. 쯉.. 츄릅.. 츄읍.."

평소보다도 느리고 부드럽게 혀를 움직이면서 불끈거리며 떨리고, 껄떡대며 움직이는 기둥의 모습을 천천히 관찰한다.

그러면서도, 한쪽 손은 자연스레 아래로 내려가 미끌미끌해진 균열 사이로 검지와 중지를 가볍게 밀어 넣었다.

찔꺼억..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심하게 젖어 순식간에 애액으로 질척하게 휘감기는 감촉에 놀라면서도 금세 진정하고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찔꺽.. 찔꺽.. 찔꺽..

"츄릅.. 쯉.. 후읏.. 웅.. 츄읍.. 츄릅.. 후으읏..♥"

최민석이 직접 만져줄 때에 비하면 쾌감이 조금 모자라게 느껴졌지만 직접 기분 좋을 만지고 쾌감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건 제법 나쁘지 않다.

자위 정도야 중학생 때부터 해왔던 일인데, 막상 이렇게 입에 자지를 물고 하고 있으니 평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반대쪽도.. 앗..♥’

양쪽을 오가며 불알을 끈적하게 빨아주는 사이, 우뚝 솟은 기둥 끝부분. 귀두 끝자락에서 쿠퍼액이 흘러나와 귀두를 미끌미끌하게 적셔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하나하나 눈으로 지켜보고 있자니 제법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던 손가락이 한참은 모자라게 느껴졌다.

찔꺽..! 찔꺽..! 찔꺽..!

"흐웃, 읍, 후읏..! 츄릅.. 읏.. 으우읏..!"

어느새 불알을 빠는 건 뒷전이 돼버리고, 손가락을 깊게 구부려 질벽을 강하게 쓸어내리고 있었지만 쾌감은 여전히 모자라기만 하다.

애초에 손가락으로는 닿지 않는 깊은 곳이 심장이 달린 것처럼 쿵쿵 울려대고 있었으니 손가락을 어떻게 움직이더라도 만족할 수 없는 게 당연했다.

"역시.. 이걸론 안 돼.."

결국, 손가락만으로는 제대로 만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황급히 몸을 일으켜 곤히 잠든 채로 커다란 자지만을 불끈대고 있는 최민석의 모습을 내려다본다.

크기가 큰 만큼 쿠퍼액도 많이 나오는 건지, 귀두 전체가 미끈미끈하게 젖어 윤이 나는 자지를 보며 꿀꺽 침을 삼켰다.

"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니까.."

마지막으로 변명하듯 듣지도 못할 최민석에게 원인을 떠넘기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무릎을 세워 일어나 완전히 그의 몸 위에 올라탔다.

여기까지 왔으면 멈출 수 없다.

자신의 말에 동의하듯 불끈대는 기둥 뿌리부분을 손으로 감싸 쥐고, 능숙하게 끌어당겨 미끈미끈해진 귀두를 애액이 뚝뚝 흐르는 균열 사이에 대고는 그대로 허리를 내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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