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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큐버스 시스템-579화 (577/775)

< 579화 >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힐링 에스테 (1)

유키에에게는 적당히 최면을 걸어 나와 있었던 일을 최대한 떠올리지 않도록,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놓고 체크아웃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최면을 걸기 전에, 아침 식사를 마치고 최면도 걸 겸 우리 애들도 모르게 화장실로 불러 가볍게 한 번 즐기기도 했다.

더는 명령을 들을 필요 없다고 말해두기는 했어도, '아쉬우니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하지 않을래요?' 같은 식으로 문자를 보내니 얼마 지나지 않아 흥분과 죄책감이 뒤섞인 표정으로 남자 화장실까지 찾아와 수줍게 안겼다.

체크아웃을 마친 뒤에는 시간에 맞춰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를 탔고, 재차 퍼스트 클래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여간.. 여행 내내 그렇게 해놓고.."

올 때와 마찬가지로 내릴 때 김민아가 살짝 붉어진 얼굴로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워낙 개운한 기분이라 그런지 별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퍼스트 클래스에서 일하는 승무원은 외모도 가려서 뽑는 모양인지, 갈 때나 올 때나 예쁜 여자들이 바로 걸리고, 서비스 정신도 좋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오히려 반대일 걸."

"뭐가?"

"오전부터 저녁때까지 관광 다니느라 낮에는 거의 못 했잖아. 오히려 평소보다 더 안 하고 지낸 기간일 거라고."

"....자랑이다."

밖에서도 아예 안 하지는 않았다.

첫날만 해도 신사에서 김민아와 밖에서 즐겼었고, 인적이 드문 곳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가볍게 입으로 한 발 뽑거나 소리를 죽인 채 즐긴 적도 몇 번 있었으니까.

"면세점, 들렀다 갈 거야?"

"난 딱히.. 사고 싶은 거야 돌아다니면서 다 샀으니까. 엄마 아빠 선물도 이미 샀고."

"아, 저도 괜찮을 것 같아요. 가족들 선물은 다 샀으니까요."

"저도 괜찮아요."

공항에 오니 이전에 들렀던 면세점이 떠올라 얘기를 꺼냈더니 다들 괜찮다고 넘겨버려서, 공항에서도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온천에서 지역 명물이라고 과자를 팔길래 몇 상자 정도 사 왔으니까. 줄 사람이 있으면 주고 남으면 내가 먹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공항 주차장에 세워놨던 차를 타고, 혼자 사는 김민아를 먼저 집에 데려다줬다.

"하아, 이제 좀 쉬겠네. 언니, 수고했어요. 예진 언니랑.. 너도 뭐, 다음에 보던가."

차에서 내리며 운전해준 유서연에게 제일 먼저 인사를 건네고, 임예진 그리고 나 순서로 짧게 인사를 돌린 김민아가 문을 닫고는 홱 돌아 오피스텔 건물로 들어가 버린다.

"확실히 귀엽긴 하네요."

"그치?"

임예진이 옆에서 알겠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츤데레라고 하기엔 살짝 모자란 느낌이지만 속이 뻔히 보이는데도 괜히 툴툴대는 모습이 귀여운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나도 이제 좀 쉬고 싶기는 한데. 너희는 뭐 일정 있어?"

온천에서 여러모로 힐링을 즐기고 오긴 했지만 매일 관광을 피로가 쌓인 건지 익숙한 동네까지 오니 눕고 싶은 기분이었다.

"딱히 없어요."

"저도요."

"그럼 집으로.. 아니다, 에스테는 아직 열었을 시간인가?"

"7시부터 마감이니까, 아직 열었을 거예요. 그쪽으로 갈까요?"

유서연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귀찮겠지만 좀 부탁할게. 집에 가는 건 알아서 할 테니까, 너희는 집에 가서 먼저 쉬고."

"그럼, 에스테로 먼저 갈게요."

"아쉽다. 주인님이랑 같이 자고 싶었는데."

덤덤하게 대답하는 유서연과 달리 임예진은 조금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에스테 쪽이 더 끌렸다.

눕고 싶은 기분이고 뭐고, 이 두 사람과 욕탕에 들어가면 당연히 한두 발은 기본으로 뽑을 테고, 같이 침실에 가서도 한참은 땀 흘릴 가능성이 컸으니까.

이왕 쉰다면 편안하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에스테 직원들에게 봉사를 받으며 편하게 즐기고 싶은 기분이었다.

똑같이 말 잘 듣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상대라도 느껴지는 쾌감이나 흥분이 올라오는 수준이 다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차이였다.

"그럼, 둘 다 가서 쉬어. 저녁 시간 전까진 갈 테니까."

"네에."

"편하게 쉬고 오세요."

건물 바로 앞에서 내려 두 사람을 먼저 보내고, 가벼운 걸음으로 에스테 앞에 도착해 자동문 버튼을 눌렀다.

"어서오.. 어머, 민석 씨?"

"오랜만이에요."

보기만 해도 예쁘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미인이 카운터에서 몸을 일으키며 건네오는 인사에 웃으며 인사를 돌려줬다.

유서연이 직접 뽑은 에스테 직원.. 이지만 자주 애용하는 둘을 제외하면 기껏해야 두세 번 즐기고 만 관계라 이름이 가물가물했다.

아마 백혜연이었던가.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았는데.

"사장님이랑 여행 다녀오신다더니. 언제 오신 거예요?"

"오늘 왔어요. 여행 내내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피곤해서 힐링 좀 하려고 왔죠. 하연 씨는요?"

"점장님은.. 휴게실에 계실 텐데. 불러드릴까요?"

내가 오자마자 성하연부터 찾는 게 아쉬웠던 갈까, 순간 눈빛에 아쉬운 기색이 스치고 지나가는 게 보였지만 아주 잠깐이었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성하연은 내가 직원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들어 점장 자리까지 앉혀준 상대였으니,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먼저 들어가 있을 테니까, VIP실로 오라고 해주세요. 그리고.. 아니다, 부탁할게요."

"네. 지금 바로 전달할게요."

순간 백혜연도 같이 들어오라고 말하려고 하려다가, 이번에는 느긋하게 쉬러 왔다는 목적을 다시 떠올리고 마음을 접었다.

셋이라도 느긋하게 즐기려면 할 수는 있을 것 같았지만, 오늘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은 기분이었다.

천장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BGM을 들으며 복도를 가로질러 가장 안쪽의 VIP룸으로 들어왔고, 내 집처럼 익숙하게 느껴지는 감각에 편하게 옷을 벗고 편안한 가운 차림으로 갈아입은 뒤에 침대 한가운데 벌렁 드러누웠다.

"와.. 다닐 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진짜 피곤하긴 했나 보네."

나도 모르게 이런 혼잣말이 나올 정도로, 침대에 등이 닿자마자 몸에서 힘이 쫙 빠지며 늘어지는 기분이 장난이 아니다.

평생 여행이라고는 다녀본 적이 없었으니, 익숙하지 않은 생활을 열흘이나 한 만큼 알게 모르게 정신적으로 피로가 많이 쌓여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미 온몸을 덮어버리고도 솔솔 올라오는 나른한 기분에 이대로 있으면 진짜 잠들어버리겠다 싶을 때쯤, 문 너머에서 가볍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VIP룸이 내 방이라도 되는 것처럼 드러누운 채로 대꾸하자 달칵, 작은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검은색 부드러운 원단의 마사지 유니폼 차림의 성하연이 안으로 들어왔다.

성하연은 내가 몸도 일으키지 않고 드러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는, 가벼운 걸음으로 침대 근처까지 다가와 눈을 맞추며 인사했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여행은 잘 다녀오셨어요?"

"잘 놀다 오긴 했는데, 좀 피로가 쌓여서요. 오늘은 좀 편하게 풀다 가고 싶은데. 맡겨도 괜찮죠?"

"그게 제 일인데요."

내가 가볍게 웃으며 대답하자, 성하연 역시 엷은 웃음을 돌려줬다.

처음에는 표정이 없고 자기 일만 묵묵하게 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했지만, 손님과 어느 정도 사이가 가까워지면 조금씩 사근사근한 표정이 드러나는 타입이었다.

"많이 피곤하신 것 같으니까, 오늘은 마사지부터 해드려도 괜찮을까요?"

"..한 번 받아볼게요."

초반 몇 번을 제외하면 에스테에 와서는 섹스만 즐기고 있었지만, 막상 해준다고 하니 괜찮겠다 싶어 일단 받아들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마사지부터 해드릴게요."

내 대답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성하연은 침대 위로 올라오지 않고, 수납장 쪽에서 오일이 담긴 병과 수건 몇 개를 챙겨 침대 위로 올라왔다.

"실례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아주 자연스럽게, 드러누워 있는 내 옆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앉아 가운의 허리끈과 함께 앞섶을 풀어 자연스럽게 알몸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어차피 여기 온 목적도 확실하겠다, 속옷도 입지 않고 있어 하반신 역시 숨김없이 그대로 확 드러났지만, 몸이 너무 늘어진 탓인지 여전히 힘없이 축 늘어진 상태였다.

"어머. 정말 많이 피곤하신가 보네요."

물론 평소에도 항상 서 있는 상태로 시작하는 건 아니었지만, 성하연이 보기에는 뭔가 차이가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제대로 해외까지 놀러 가본 게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사실 여행도 거의 안 다녀봤었고. 다닐 땐 몰랐는데, 막상 돌아와서 누우니까 엄청 늘어지더라고요."

"몸.. 보다는 정신적으로 피로가 쌓여서 그럴 거예요. 잠자리가 익숙하지 않으셨을 수도 있고, 해외라 사람이나 말, 환경 자체가 다르다 보니까 알게 모르게 긴장하느라 그러실 수도 있어요."

여관에서도 나름 잘 잤고, 긴장했다는 느낌은 별로 받지 않았었는데. 새삼 들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쨌든 말이 다르다 보니 우리 애들과 유키에를 제외하면 사람과 말을 나누는 일도 거의 없던 수준이었으니까.

그나마 여행이라고 할 만한 부산에 놀러갔을 때도 거리가 두세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라 그랬는지 돌아와서도 이랬던 적은 없었고.

"특히 민석 씨는 체력이 워낙 좋으시니까, 피로가 쌓여도 눈치를 못 채셨을 수도 있고요. 아무튼, 오늘은 편히 쉬고 가세요."

조금 차가울 거예요. 라고 말하면서, 배 위로 부드럽게 오일을 짜내자 갑작스레 느껴지는 차가운 느낌에 희미하게 흠칫하고 몸이 떨렸다.

"라벤더 오일이에요. 처음 오셨던 날에도 이걸로 해드렸었는데. 향, 괜찮으시죠?"

"네, 뭐.. 괜찮네요."

성하연의 설명에 반사적으로 숨을 깊게 들이켜보니 익숙하지 않은 향이 은은하게 밀려드는 게 느껴졌지만 거슬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굳이 취향을 따지자면 향수 같은 인위적인 향보다는 여자 특유의 부드러운 살 내음이나 땀 냄새 같은 쪽이 취향이었지만.

굳은살 하나 없는 매끄러운 손이 배 위로 뿌려진 오일을 조금씩 넓게 펴 바르며 범위를 넓혀간다.

향기는 잘 모르겠지만, 근육 위를 부드럽게 누르며 문질러주는 손길이 기분이 좋아 몸이 좀 더 편안하게 풀어지는 기분이었다.

중간에 몸을 살짝 띄워 가운까지 확실하게 벗겨주고, 상반신에 오일을 전부 바른 뒤에는 하반신으로 내려가 골반과 허벅지에서부터 오일을 바르기 시작한다.

평소라면 이쯤에서 알아서 하반신에 피가 몰렸을 텐데. 오늘은 그저 몸이 늘어지기만 할 뿐 흥분이 올라오지 않아 뭔가 문제가 있나 싶을 정도였다.

"정신적으로 피로가 쌓여서 몸이라도 쉬고 싶은 상태이신 거예요. 편안하게 계세요."

내가 하반신 쪽으로 힐끔 시선을 보내자, 곧바로 안심하라는 듯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와 다시 몸에서 힘을 뺐다.

오늘 아침, 비행기에서만 해도 멀쩡하게 잘 섰으니 불안하다고 할 정도까진 아니었고, 전문가가 그렇다고 하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허벅지, 무릎, 종아리, 그리고 발끝까지 오일을 전부 바른 성하연의 손이 다시 위로 올라와 허벅지를 부드럽게 주무른다.

그러면서 점점 안쪽으로, 허벅지 사이로 들어와 안쪽을 주무르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하반신에서도 조금씩 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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