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2화 > 미인 여관 주인은 쾌락에 함락당했다 (8)
일단 한 번만 개운해지고, 조금씩 참으면서 버텨보자는 계획은 시작부터 실패로 끝났다.
"앙읏..! 하아, 읏..! 아응, 하으으읏..!!"
움찔! 움찔!
이걸로 몇 번째인지 모를 절정과 함께 몸을 움츠린 몸을 움찔움찔 떨어대고, 잠시 뒤에 얕은 한숨과 함께 긴장하고 있던 몸을 힘없이 늘어뜨린다.
"부족해.."
자기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에서 떠오르는 생각이 아닌, 직접 입으로 내뱉을 정도의 확실한 불평.
불평이라고 하기에는 짜증이나 억울함 따위의 감정은 전혀 섞여 있지 않았지만, 분명 부족한 쾌감에 불만을 느끼고 내뱉은 말인 것만은 확실했다.
우우우웅-.
자신이 가버린 뒤에도 진동을 멈추지 않고 자극을 전해오는 로터 탓에. 부족한 절정이나마 느끼며 가라앉았던 몸이 금세 다시 뜨겁게 달아오른다.
아무리 부족한 쾌감이라도 한 시간 가까이 자위하며 절정을 느꼈다면 달아오른 몸이 조금은 진정될 법도 한데, 이 진동이 몸을 가라앉게 두지를 않아 계속 시달리는 중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깊게 들어오면..'
부족하다는 말과는 달리 차마 입밖으로 내지 못하는 생각도 있었다.
이 애매하게 깊게 들어온 로터가 조금만 더 깊게, 진동과는 별개로 징징 울려대며 안타까운 느낌을 전해오는 깊은 곳까지 들어오면 좋겠다는 생각.
밖으로 빼내는 것도 아니니 최민석의 요구를 어기는 것도 아니고, 못 참겠다 싶으면 다시 끈을 당겨 원래 위치로만 돌려놓으면 괜찮을 것이다.
그 정도 생각은 진작에 떠올렸지만, 안타깝게도 최민석이 손가락을 뿌리까지 깊게 넣어 놓은 로터를 더 깊게 집어넣을 방법이 없다.
손가락 이외의 뭔가, 기다란 막대기 같은 걸 구한다면 더 깊게 넣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해버리면 스스로 너무 자괴감이 들 것 같았다.
"하아, 하아.. 하읏.."
결국,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수건을 깨끗하게 닦았던 손을 아래로 내려보내 흘러나온 끝에서부터 애액을 조금씩 묻혀나가고, 균열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버린다.
처음에는 이전처럼 클리만 만지면서 만족해보려고 했지만, 며칠 사이 질내로 가는 쾌감을 철저하게 새겨진 탓인지 안쪽이 너무 허전한 느낌이 들어 어쩔 수가 없었다.
찔꺽, 찔꺽, 찔걱..♥
"하으, 앗.. 하응, 하앗, 아앙.. 아읏.. 아응.. 아앙.."
시작부터 망설임 없이 손가락을 구부리고, 최민석에게 개발 당한 클리 뒷편을 꾹꾹 누르듯이 강하게 쓸어내리며 움찔거리는 허리를 띄운다.
처음에는 조금이라도 더 깊은 곳에서 쾌감을 느끼려고 손가락을 뿌리까지 집어넣고 움직였지만, 한 번 맛을 본 뒤로는 이쪽만을 집요하게 자극하는 중이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으로는 계속해서 남편이 아닌 최민석이 해준 애무를 떠올린다.
자신의 것과는 달리 굵고 단단한 손가락과 거칠게,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안쪽의 벽을 쓸어내릴 때마다 느껴졌던 짜릿한 쾌감을 조금이라도 재현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아읏, 하앙.. 앙.. 앙읏.. 앙으읏.. 이런 거.. 하읏.. 안되는 데엣.."
처음에는 정말 이러면 안 된다고, 참을 수 있는 만큼은 참아야 한다는 생각에 중얼거리던 말이었지만 이제는 그저 습관적으로 흘러나오는 말에 불과했다.
열심히 클리 뒷편을 쓸어내는 손과 마찬가지로, 반대쪽 손 역시 놀게 두지 않고 스스로 가슴을 움켜쥐고 주무르기 시작한다.
가슴의 모양이 바뀔 정도로 과감하게, 살짝 아픈 듯하면서도 짜릿한 쾌감이 느껴지던 손길을 떠올리며 연신 거칠게 가슴을 주무른다.
"하윽.. 아앙.. 하악.. 읏, 흐응.. 응, 하앗.. 하아아앙..♥"
아무래도 자기 손으로 하는 거다 보니 최민석이 해주는 것에 비하면 짜릿한 느낌이 없었지만 다시 한번 절정에 오르기에는 충분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착실하게 쾌감을 쌓아가며 절정을 향해 나아가던 도중.
똑똑-.
"히끅..!"
문 너머로 들려오는 노크소리에, 깜짝 놀라 질내에서 손가락을 확 뽑아내며 히끅 숨을 삼켰다.
"누, 누구.."
"나야, 여보."
지나치게 자위에 몰두하고 있었는지, 반쯤 벗은 수준이 아니라 거의 다 벗어버리고 겨우 걸치고만 있던 유카타를 허둥지둥 입으며 목소리를 내자 문 너머에서 곧장 대답이 돌아왔다.
"아, 네에.. 무슨 일이에요..?"
원래라면 곧바로 문부터 열어주고 얘기해야겠지만, 어느새 다시 땀에 흠뻑 젖은 몸이나 잔뜩 상기되어 있을 얼굴을 도저히 보일 자신이 없어 문을 열지 않고 침대에 앉은 채로 대답했다.
"미유키 씨한테 몸이 안 좋은 것 같다는 말을 들어서, 걱정돼서 와 봤는데. 많이 안 좋아?"
"아, 아니에요.. 그냥.."
분명 남편에게는 조금 피곤해서 쉰다고 전해달라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그러지 않고 조금 호들갑을 떨면서 말을 전한 모양이었다.
"그.. 생리 중이라 조금 상태가 안 좋은가 봐요. 열은 없으니까 걱정 안 해도 괜찮아요."
미리 생각해둔 것도 아닌데. 마치 미리 떠올려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거짓말이 흘러나왔다.
다행히도 남편은 자신이 문을 열지 않고 대답하는 것에 별다른 이상함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 그럼 다행이고. 배고프면 죽이라도 조금 끓여다 줄까?"
"..괜찮아요. 지금은 그냥 조금 자고 싶어서, 나중에 깨면 제가 식당으로 갈게요."
"알았어. 안 좋아지면 바로 불러. 알았지?"
"네. 그럴게요."
"그래. 쉬고 있어."
"네."
자신의 대답을 끝으로 문 앞에 서 있던 남편의 발소리가 조금씩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바짝 굳어있던 몸을 늘어뜨렸다.
쿵! 쿵! 쿵! 쿵!
너무 갑작스러웠던 사태 탓인지, 심장이 터질 듯이 거칠게 쿵쿵 뛰어대서 숨을 제대로 쉬기 힘들 정도였다.
"하앗, 하아, 하아아.."
어떻게든 거칠게 뛰어대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크게 심호흡하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쿵쿵 울려대던 심장이 조금씩 진정되고, 호흡 역시 가라앉기 시작하자 잠시 의식 밖으로 밀려났던 우우웅, 하는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주륵, 하고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흐르는 감각 역시 확실하게 느껴져 얼굴이 재차 확 달아올라 화끈거렸다.
"정말.. 미쳤나봐.."
남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해버렸다는 사실도 충격적인데, 그보다도 달아오른 몸쪽이 더욱 신경 쓰인다는 사실이 더더욱 멘탈을 흔들어 놓는다.
"이젠 진짜.. 참아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조차도 최민석 몰래 로터를 빼겠다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다.
약속은 확실하게 지켜야 한다는 그녀의 성격도 한몫하겠지만, 며칠 사이에 최민석이 주는 쾌락에 빠져들고, 그의 정기를 받아들이며 명령을 따르도록 조금씩 조교 당한 결과였다.
결국, 남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해버렸다는 죄책감을 느낀 뒤에도 10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다시 자위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최민석이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와 미치도록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켜주길. 그렇게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니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무슨 동물원에 간다길래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평생 동물원에 가본 적이 없었던 김민아는 아예 디카까지 가져와 이것저것 사진을 찍어대며 제대로 관광을 즐겼고.
나 역시 동물원이 처음인 건 마찬가지였기에 크게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제법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만 몸에 동물원 냄새가 조금 밴 것 같아서 빨리 씻고 싶은 기분이었다.
"으..! 이제야 다 왔네. 아, 언니. 고생했어요."
"내가 하고 싶어서 운전하는 건데 뭘."
가장 먼저 차에서 내린 김민아가 기지개를 쭉 켜며 운전석에서 내린 유서연에게 말을 건넸고, 유서연도 가볍게 웃어주며 대답했다.
"그래, 서연이가 수고했지. 너도 돌아가면 면허 좀 따 놔. 그래도 차 있으면 분담하기도 좋고,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도 편하니까."
"잔소리는.. 그것보다, 빨리 좀 씻고 싶네. 옷에 냄새 다 밴 것 같아."
"그러게. 나도 빨리 씻고 싶었는데."
뒤이어 마지막으로 차에서 내린 임예진도 마찬가지로 빨리 씻고 싶다며 슬그머니 이쪽 눈치를 살핀다.
"오늘은 제가 주인님이랑 들어갈 차례 맞죠?"
"그래. 같이 들어가자."
"그, 여관 주인분도 또 같이 들어가요?"
"들어가서 한 번 보고. 시킨 대로 잘 참고 있었으면 슬슬 버티기 힘들 텐데. 오고 싶으면 들어오라고만 해두려고."
"그럼 뭐, 무조건 들어오겠네요. 치. 주인님이랑 둘이서만 있고 싶었는데."
유서연처럼 아무런 불만도 표시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김민아처럼 대놓고 불평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살짝 귀엽게 투덜거리는 느낌이라 오히려 신경이 덜 쓰였다.
"그래도 사람은 좋은 것 같더라."
"그래서 더 안 됐긴 해요. 주인님이랑 하고 나면 남편이랑 하는 걸로는 절대 만족 못 할 텐데."
"그거야 뭐.."
상대에 따라서는 노골적으로 아부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임예진 같은 경우에는 사심 없이 진심으로 하는 말이기도 했고, 나 역시 속으로는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적당히 고개만 끄덕였다.
"됐으니까, 빨리 들어가자. 나 추워. 빨리 씻고 싶기도 하고."
"그래, 들어가자."
한 발짝 떨어져 서 있던 김민아의 재촉에 대답하고는 다 함께 현관을 열고 로비로 들어왔다.
"잘 다녀오셨나요?"
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유키에가 맞이해줄 줄 알았는데, 지나다니면서 몇 번 봤던 푸근한 인상의 아줌마 직원이 인사를 건네는 걸 보고 살짝 김새는 기분이 들었다.
"유키.. 아니, 주인 분은 또 안 계시네요?"
"아, 오늘도 일이 좀 있으신가 보더라고요. 원래 사장님이 항상 여기 계시는 건 아니기도 하고요."
직원이 말하는 다른 '일'이 무슨 일일지는 대강 짐작이 갔다.
하기야, 내 쪽에서 먼저 자위는 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나갔으니, 굳이 힘들게 하루 종일 카운터에서 버티고 있을 이유는 없으니까.
"그래요? 아, 지금 바로 씻고 싶은데. 노천탕 대절 좀 신청해도 괜찮을까요?"
"네. 물론이죠. 탕은 어떻게.."
말끝을 은근히 늘리며 묻는 모습이 '다 같이 들어갈 거냐'라고 조심스럽게 묻는 것처럼 들린다. 아마 실제로도 대놓고 그렇게 물어보기는 실례가 될 것 같으니 이렇게 묻는 것이리라.
"일단 저랑 얘는 둘이 들어갈 거고."
"꺗..!"
옆에 서 있던 임예진의 허리를 감아 확 끌어당기며 말하자 갑작스러운 손길에 깜짝 놀란 임예진이 귀엽게 비명을 질렀다.
"너희들은, 어떻게 할래?"
"오늘은 혼자 들어갈래. 그냥 빨리 씻고 싶어. 배도 고프고."
"그럼 저도 오늘은 혼자 들어갈게요."
김민아가 귀찮으니까 빨리 끝내라는 듯 빠르게 대답하고, 유서연 역시 김민아의 의견에 따라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럼, 이번에는.. 5번탕 비어 있나요?"
"네. 비어있습니다."
애초에 우리 말고는 손님이 두 팀밖에 없었기에 탕은 거의 다 비어있는 수준이라 매일 다른 탕을 빌려 들어가 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럼 저는 5번 탕으로 빌릴게요. 지금 바로 들어가도 괜찮죠?"
"네. 괜찮습니다."
바쁠 때는 이렇게 절차가 간단하지 않고 전날이나 오전 중에는 미리 예약을 해둬야 한다고 하는데, 아슬아슬하게 성수기 전에 찾아온 덕분에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가자."
"앗, 네!"
다른 둘도 빨리 씻고 싶은 눈치였으니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임예진의 허리를 감은 채로 복도를 가로질렀다.
물론 욕탕으로 향하면서, 유키에에게 메세지를 보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금부터 5번 탕에서 씻을 예정이니까, 참기 힘들면 와도 괜찮다]라고.
다분히 노골적이면서도 강요는 하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유키에가 지금 자고 있는 것만 아니라면 만사를 제쳐놓고서라도 찾아올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