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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큐버스 시스템-571화 (571/775)

< 571화 > 미인 여관 주인은 쾌락에 함락당했다 (7)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최민석 일행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로비로 나왔다.

카운터에 있는 자신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는 로비에서 잠시 주변을 살피며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최민석이 카운터로 다가왔다.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인사 정도는 어차피 현관을 나가기 전에 건넸을 텐데.

카운터 앞에 와서 자연스럽게 반말로 인사를 건네고, 인사를 돌려받은 최민석은 짓궂게 웃음을 흘리고는, 카운터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온다.

"잘 다녀오라고 키스 한 번만 해줄래?"

"무, 무슨.."

"보는 사람도 없으니까 괜찮잖아. 빨리. 응?"

"그래도, 여기서는.."

"안 해줄 거야?"

"....할게요."

별 미련 없다는 듯 가볍게 묻는 말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서, 결국 하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시키는 대로.. 따르기로 했으니까..'

그래도 조금 쉬면서 멘탈을 회복한 덕분인지 반사적으로 핑계를 떠올릴 수 있었지만,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해 떠올렸던 지금까지의 핑계와는 달리, 그의 말을 따르기 위해 떠올린 핑계에 불과했다.

"자, 와서 해봐."

"응.. 츄읏.."

가볍게 입술을 대기만 하는 버드 키스. 그것만으로도 제법 용기를 내서 저지른 일이었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허리를 감싸며 기모노 위로 엉덩이를 콱 움켜쥐는 최민석의 손길에 흠칫 몸이 떨려왔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더 제대로 하라고 재촉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눈을 질끈 감고 최민석의 목을 끌어안으며 조금 더 세게 입술을 밀어붙인다.

"움.. 츄릅.. 츄읍.."

과감하게 먼저 혀를 밀어 넣고, 기다렸다는 듯 얽혀오는 혀와 질척하게 뒤엉키며 숨결을 나눈다.

누가 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이런 짓을 한다는 죄책감, 그리고 자신을 황홀하게 만족시켜줄 수 있는 수컷에 대한 흥분으로 심장이 거칠게 쿵쿵 뛰어댄다.

다행히도 진득하게 키스를 이어 나갈 생각은 없었는지, 가볍게 자신의 몸을 밀어내는 손길에 저항하지 않고 밀려나며 목을 감고 있던 팔을 풀고, 조심스럽게 입술을 떨어뜨렸다.

"하앗.."

오히려, 시원한 공기가 스며들며 흥분이 살짝 가라앉는 느낌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잘했어."

"아니, 뭐.. 그냥.."

시켰으니까 어쩔 수 없이 했다. 그렇게 말하기에는 뭔가 너무 정색하고 쳐내는 느낌이라, 뭐라고 대답도 하지 못하고 말을 얼버무린다.

첫날 같았다면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겠지만, 이미 며칠간 몸을 섞으며 길들여지고, 관계가 가까워진 탓에 이제는 미안한 기분이 들어 그럴 수가 없었다.

"나가기 전에, 줄 게 있거든."

"준다니, 뭘...."

"이거야."

가벼운 선물이라도 꺼내는 것처럼,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빼내며 펼친 손바닥 위에 있는 물건은 핑크색에 작은 계란 형태의 장난감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직접 써본 적은 없지만, 여관에 찾아온 손님들이 쓰고 나서 두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모를 수가 없는 물건이기도 했다.

흔히 바이브나 로터라고 부르는 성인용품. 이런 걸 누구에게 쓸까. 그런 건 고민할 필요조차 없으리라.

"이걸.. 왜.."

최민석의 의도를 다 알면서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 최민석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단호했다.

"진동을 제일 약하게 해두면 12시간은 가거든. 내가 돌아올 때까지 넣고 있어."

"......"

거절할 여지 자체를 주지 않는 확실한 명령조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부끄러운 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에 흥분한 건지, 이제부터 이 낯부끄러운 물건을 집어넣고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흥분한 건지.

어느 쪽이든 간에 벌써부터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자, 잠깐.. 뭐 하려고.."

"뭐 하긴. 직접 넣어주려는 거지. 가만히 있어."

"으읏.."

갑작스럽게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기모노를 들추려고 드는 탓에 반사적으로 한 발짝 물러났지만, 단호하게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에 움찔하며 걸음을 멈추고 굳어버린다.

카운터에 가려서 밖에서는 보이지 않겠지만 이렇게 탁 트이고 밝은, 항상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불편하고 민망하게 느껴졌다.

그 사이로 희미하게, 지금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배덕감이라는 감정이 올라오는 것만큼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지만.

"자, 넣는다."

"흐읏.."

기모노를 반쯤 억지로 헤집고 들어와 허벅지 사이로 들어온 손이 균열 사이로 로터를 가볍게 밀어 넣는다.

조금 차갑기는 했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고, 젖지 않아 조금 빡빡했지만 키스를 주고받는 동안 안쪽이 조금 젖었는지 안쪽까지 받아들일 수 있었다.

손가락이 거의 뿌리까지 들어갈 정도의 깊이. 질내의 중간보다 조금 더 안쪽까지 로터가 들어오고, 옷 안쪽에 스위치를 매달아 놓는다.

그리고는.

"전원, 넣을게."

우우우웅-.

"흐읏..!"

아주 약하게, 그러면서도 진동이 확실하게 느껴질 정도의 강도로 로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정도는 견딜만 하지?"

"아니, 그게.. 괜찮기는.. 한데.."

거의 몽둥이 같은 물건으로 속살을 마구 벌리며 숨 막힐 정도로 깊게 들어오고, 그대로 마구 쑤셔버리는 최민석과의 섹스에 비하면 이 정도는 신음을 낼 정도도 되지 않았으니까.

물론 처음에는 깜짝 놀라서 무심코 신음을 내버리긴 했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참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오늘도 저녁쯤에 들어올 거니까, 그때까지 잘 넣고 있으면 밤에 또 잔뜩 해줄게. 괜찮지?"

"....네."

밤에 또 해준다는 말을 들은 순간, 제대로 젖지 않은 질내가 진동하고 있던 로터를 멋대로 꽈악♥ 조여버린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몸은 이미 최민석에게 또 안길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럼 다녀올 테니까, 잘 기다리고 있어. 자위 정도는 해도 괜찮으니까 너무 참기만 하지는 말고."

마치 외출 전에 현관까지 따라 나온 아이들이나 애완동물에게나 할 법한 인사를 건네고는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고 기다리고 있던 여자들과 소란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휑하니 나가버린다.

그 짧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휑하니 비어있는 로비에 혼자 남은 유키에는 질내에서 느껴지는 진동을 느끼며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

처음에는 별다른 쾌감도 느껴지지 않아 괜찮을 줄 알았는데.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날 때쯤에는 조금씩 이상한 느낌이 들더니.

결국 1시간, 2시간이 지났을 무렵에는 몸이 점점 달아올라 이마에서 땀이 흐를 정도로 몸이 화끈거렸다.

"어머, 사장님. 얼굴이 엄청 빨개졌는데. 괜찮아요?"

"아, 아니에요. 그냥.. 조금 더워서 그래요."

"아니긴요. 어제부터 상태가 조금 안 좋은 것 같더라니, 열이라도 있는 거 아니에요? 난방도 평소랑 똑같이 틀었는데."

자신을 걱정해주는 직원 아줌마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불안감에 몸을 움찔 떨어버린다.

확실히, 어제도 적당히 핑계를 대고 카운터를 맡아달라고 부탁했었으니까, 지금처럼 땀까지 흘리며 상태가 안 좋아 보인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괜찮은데.."

"괜찮기는요. 지금 사장님 보면 다들 어디 아픈 거 아니냐고 걱정할 텐데. 오늘은 오기로 한 손님도 없고, 카운터는 제가 보고 있을 테니까 들어가서 쉬고 계세요."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지금만큼은 이런 걱정이 너무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마냥 여기 남아있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도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고, 실제로도 상태가 좋은 건 아니었으니 일단은 방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을지도 몰랐다.

"그럼.. 부탁할게요. 아, 남편이 물어보면 아프다고는 하지 말고, 조금 피곤해서 쉬고 있다고만 말해주세요. 어디 아픈 것도 아닌데 걱정 끼치기는 조금 그래서요."

"알았어요. 물어보시면 그렇게 전할 테니까, 들어가서 쉬고 계세요."

"네, 고마워요."

다행히 몸이 조금 뜨겁기만 할 뿐이지, 쾌감 자체는 여전히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 탓에 표정이 무너지거나 신음을 참지 못할 걱정도 없어 편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카운터를 빠져나와 방으로 들어와 조심스럽게 문을 잠갔다.

"....걱정할 만하네."

도대체 상태가 어떻길래 저렇게 걱정하나 했더니, 얼굴은 혈색이 지나치게 돌아 붉어져 있었고, 이마 위로는 식은땀을 흘리는 환자처럼 땀이 송골송골하게 맺혀 상태가 안 좋아 보이기는 했다.

물론 보기에 따라서는 다르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평소 행실이 워낙 깨끗했던 덕분인지 그런 쪽으로는 아예 의심 자체를 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었다.

"몸에 땀이.."

카운터에 서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방에 들어와 긴장을 풀고 보니 이마나 목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땀으로 젖어있다는 게 느껴진다.

마냥 이 상태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겠다 싶어 로터가 빠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와 몸에 묻은 땀을 꼼꼼하게 닦아냈다.

그리고 다시 기모노를 입으려다가, 방에서 쉬기로 했으니 편하게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수면용 유카타로 갈아입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하아.."

옷을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갈아입어 시원해진 것도 잠시. 금세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는 느낌이 멍하니 뜨거운 한숨을 흘려보낸다.

평소에 쉴 때는 가볍게 샤워를 하거나 탕에 들어가고, TV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로터 탓에 몸을 씻기도 애매하고, 애매하게 달아오른 몸 탓에 다른 일이 손에 잡힐 것 같지도 않았다.

카운터에 서 있을 때는 그나마 현관 쪽에서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고, 긴장하고 있느라 느끼지 못했던 감각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느낌이.. 너무 이상해..'

진동 자체에는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가버리기에는, 아니 제대로 된 쾌감을 느끼기에는 한참은 모자란 미약한 진동이 이상하리만치 거슬린다.

안쪽은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흐를 정도로 미끌미끌하게 젖어있는데, 들어와 있는 건 조그마한 로터 하나.

그마저도 최민석이 밤새 잔뜩 찔러줬던 깊은 곳이 아니라 애매하게 중간쯤에 들어와 있는 탓에 깊은 곳에서 계속 찌릿찌릿하고 안타까운 느낌이 은근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이대로 저녁까지는 못 참을 것 같은데.. 한 번만.. 풀어주면..'

조금은 괜찮아질지도 모른다.

처음 같았다면 어떻게든 한계까지 참아보려고 했겠지만, 이전까지는 몰랐던 깊은 쾌락을 알아버린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어차피 오늘은 쉬기로 했으니까.. 힘들 때마다 조금씩 풀어주면서 버티면..'

욕구를 풀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변명이 아닌, 불편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 편하게 욕구를 풀기 위한 변명이 달콤한 유혹처럼 머릿속에 떠오른다.

이렇게 변명을 떠올리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미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결정된 거나 다름없었다.

결국 유키에는 고개를 살짝 돌려 잠긴 문고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옷을 풀어 헤치며 허벅지 사이로 손을 집어넣고, 스스로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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