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7화 > 미인 여관 주인은 쾌락을 거스를 수 없다 (6)
자신을 안은 채로 욕실에 들어온 최민석은 땀도 씻기지 않고 자신을 탕 안에 조심스럽게 내려놓고는 곧장 밖으로 나갔다가 패트병에 담긴 생수를 가지고 돌아왔다.
"목마르시죠?"
"아, 감사.... 합니다."
그가 건네는 병을 받아들면서 잠시 이걸 감사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말을 멈췄지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넘어갔다.
사람 자체에 대한 호감은 제쳐두더라도, 어쨌든 지금 그와의 관계는 강간이 아닌 합의 하에 이뤄지고 있는 관계였으니까.
보통이라면 이런 제안을 받았다는 것 자체에 상대에게 환멸감을 느꼈겠지만, 여관에서 온갖 종류의 손님들을 웃으며 상대하는 데 익숙해진 탓에 일과 감정을 나누는 사고가 자연스럽게 박혀있는 탓이었다.
"으, 읏..!?"
받아든 생수병의 뚜껑을 열려고 하는데,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손에 힘이 들어가지가 않아 뚜껑이 열리질 않는다.
"아, 잘 안 열려요?"
"그, 그게...."
자신이 뚜껑을 열지 못하고 낑낑대고 있자, 탕에 들어와 자신의 바로 옆에 앉은 최민석이 다시 생수병을 낚아채 가서는 뚜껑을 열고 다시 건네준다.
"....고마워요."
애초에 이렇게까지 몸에 힘이 빠진 것도 최민석과의 섹스가 너무 강렬했던 탓이었지만, 어쨌든 관계 후에 물도 가져다주고 힘이 안 들어가는 걸 보자마자 뚜껑을 열어주는 것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고 있다는 게 느껴져 결국 또 감사를 건넸다.
'시원해..'
손으로 잡았을 때부터 느꼈었지만, 방에 있는 냉장고에 넣어둔 생수를 가져와 준 덕분에 차가운 냉수가 목을 타고 위장까지 흐르는 게 느껴질 정도로 시원해서 기분이 좋았다.
"꿀꺽, 꿀꺽.. 푸하.."
"더 가져다드릴까요?"
"..괜찮아요."
입도 떼지 않고 생수병 하나를 통째로 비워버렸더니, 그렇게 좋냐는 듯 픽 웃으며 묻는 말에 살짝 창피함을 느끼며 사양했다.
"나중에 또 목마르면 말해요."
"네.."
그래도 차가운 물을 한껏 들이켜고 나니 머리가 조금은 맑아졌다.
뱃속에서 계속해서 쿵쿵 울려대던 느낌도 조금은 가라앉은 것 같아 내심 안심하며 다리를 쭉 뻗고 몸에서 힘을 뺐다.
온천 여관에서 지내는 만큼 매일은 아니어도 남들보다는 탕에 몸을 자주 담그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잔뜩 땀을 흘리고 지친 뒤라 그런지 평소보다도 몸이 늘어지는 기분이었다.
"미안해요. 많이 힘들었죠?"
"네? 아니, 뭐.."
다른 남자가 옆에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눈이 스르륵 감기려던 순간. 옆에서 불쑥 들려온 목소리에 흠칫 놀라 눈을 뜨고 어색하게 대답했다.
"제가 체력이 너무 좋아서, 애인들도 버티기 힘들어하거든요."
"아, 네에.."
이런 얘기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새삼 '애인들'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신경이 쓰인다.
이런 고급 여관에서 지내다 보면, 누가 보더라도 불륜 관계인 남녀라던가 나이 든 남자가 젊은 여자를 애인처럼 끼고 오고, 커플끼리 2대 2로 오는 일 같은 건 심심찮게 볼 수 있었지만 젊은 남자 하나가 여자를 셋이나 끼고 오는 건 처음 보는 일이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다들 사이도 좋아 보이던데.'
자세히 살펴본 건 아니지만 셋 모두 자기들끼리도 얘기를 잘 나누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서로 질투하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중 한 명. 지금 바깥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는 자신에게 은근하게 불편한 시선을 보내왔었다.
여자 셋이 같은 남자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셋 모두와 사귀면서 여자들끼리도 사이가 좋다는 걸까? 그녀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유키에 씨가 도와주셔서 살았어요."
자신이 잠시 다른 생각에 빠진 사이, 최민석의 팔이 목뒤로 돌아와 자연스럽게 어깨를 감싸 안으며 품으로 끌어당겼다.
"......"
안 그래도 가깝던 거리가 서로의 살결이 닿을 정도로 확 가까워지고, 남자 특유의 다부지고 탄탄한 근육이 온몸으로 느껴져 괜히 민망한 기분이 든다.
남편도 몸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최민석의 몸은 정말 조각상처럼 매끈하고 탄탄하게 근육이 잡혀 있어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었다.
"몸 좋죠? 운동 열심히 했거든요?"
"그, 그게.."
"서로 이미 볼 만큼 다 봤는데, 이제와서 부끄러워할 거 없잖아요."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민망한 건 민망한 거고, 도저히 떳떳해질 수 없는 관계다 보니 죄책감을 느끼면 느꼈지 그의 말처럼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유키에 씨도 예뻐요."
"아, 아니.."
"우리 애들도 어디 가서 꿇리는 편은 아닌데. 유키에 씨는 보자마자 감탄부터 나오더라고요. 너무 예쁘셔서."
"......"
자신보다 열 살도 넘게 어려 보이는 어린 남자에게 안겨 노골적으로 칭찬을 듣고 있으니 민망하면서도 도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피부도 엄청 깨끗하고, 매끈매끈하고.."
"흐읏.."
어깨를 감싸고 있던 팔이 움직여 쇄골을 꾸욱 누르며 쓸고 지나가자 반사적으로 몸이 흠칫 떨려오며 움츠러들었다.
"가슴도 크고요."
"흐윽..!"
쇄골을 쓸고 지나간 손이 아래로 내려와 가볍게 가슴을 콱 움켜쥔 순간 찌릿, 전기가 흐르는 듯한 쾌감이 느껴져 조금 전보다 몸을 조금 더 크게 떨며 숨을 삼켰다.
그렇게 세게 쥔 것도 아니고, 그냥 살짝 누르듯이 움켜쥐었을 뿐인데도 이렇게 느껴버린다니. 자신의 몸인데도 불구하고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크기만 큰 게 아니라, 모양도 예쁘고, 엄청 부드럽고요."
"흐읏, 읏.. 하읏.."
처음과 마찬가지로 힘을 뺀 손으로 가볍게 주물러질 때마다 자꾸만 몸이 움찔움찔 떨려오며 신음인지 숨소리인지 애매한 소리가 연신 짧게 흘러나온다.
"몇 컵이에요? E? F?"
"E.."
"E컵보단 좀 더 큰 느낌인데."
"흐으, 읏.."
가벼운 목소리로 낯부끄러운 대화를 주고받으면서도, 가슴을 주무르는 손은 멈출 생각을 않는다.
"아무튼, 유키에 씨도 진짜 예뻐요."
"읏, 잠.. 으읍.."
손으로는 여전히 가볍게 가슴을 주물러대면서, 고개를 살짝 낮춰 입술을 덮쳐온다.
순간 고개를 틀어 키스를 피하려다가, 자신의 처지를 의식하고 말로 밀어내려고 했지만 끝까지 내뱉지도 못하고 입술을 덮쳐졌다.
"으읍.. 우움.. 웅.. 후응.."
자신의 입술을 살짝 누르면서, 꽉 다물어진 이빨 위를 혀로 톡톡 건드려지자 결국 어쩔 수 없이 길을 터준다.
"움.. 츄릅.. 움.. 후읏.. 웅.. 츄읍.."
열어준 틈 사이로 들어온 혀가 아주 능숙하게 자신의 혀를 휘감으며 얽혀들고, 서로의 점막을 가볍게 간질이듯 뒤엉키기 시작한다.
마치 같이 춤을 추면서 초심자를 리드해주는 것처럼, 어느샌가 그의 혀를 따라 움직여버리게 될 정도로 능숙한 키스였다.
그리고 동시에, 가볍게 가슴을 주무르던 아주 살짝, 힘이 더 들어가더니 가슴 전체를 압박하듯이 꾸욱 누르며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부드럽게 주물러오기 시작한다.
"움.. 츕.. 후으, 웅.. 움..♥ 츄릅.. 하앗..♥ 읍, 응.. 츄으읍..♥"
'너무.. 너무 잘해..'
처음도 아닌데.
새삼 키스라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거였나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질척한 쾌감에 지친 몸에서 힘이 빠지며 눈이 스르륵 감겨버린다.
"츄릅..♥ 응.. 츄읏..♥ 하아, 읍..♥"
'이러면, 안 되는데에..'
머리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중간중간 짧게 숨을 쉬게 해줬다가 다시 틀어막고, 조금씩 숨결을 빼앗아 가는 듯한 키스에 몸을 맡기게 돼버린다.
그렇게 몇 분 정도를 쾌감과 이성 사이의 줄다리기에서 간신히 버티며 키스를 이어 나간 끝에.
"응.. 츄읏.. 하아, 하아, 하앗..♥"
만족한 듯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며 자신과 시선을 맞추는 최민석의 눈빛에 창피함을 느끼며 눈을 질끈 감고 가쁘게 올라온 숨을 진정시켰다.
'자꾸.. 왜 이러지..?'
생각해보면, 쾌감과 이성 사이에서 버텨낸 게 맞긴 했던 걸까.
결국 속으로 안 된다고 생각하기만 했을 뿐이지, 몸은 완전히 맡겨버리고 스스로도 혀를 움직여 혀를 얽혀대기까지 했는데.
츄릅-.
"히, 히익..!?"
눈을 감고 있는 사이, 혀로 귀를 질척하게 핥아지는 감촉과 소리에 깜짝 놀라 히끅 숨을 삼키며 감았던 눈이 번쩍 떠진다.
깜짝 놀란 심장이 거칠게 쿵쿵 뛰어대는 걸 느끼면서, 반사적으로 고개를 당기며 최민석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장난스럽게 웃는 얼굴과 다시 눈이 마주쳤다.
"그러지 말고, 이리 와 봐요."
"꺄읏..!"
어느새 물속으로 들어간 양팔이 허벅지와 엉덩이를 받치고는 몸을 살짝 들어 올리고, 그대로 살짝 뒤로 빠져있던 몸을 끌어당겨 자신의 허벅지 위에 앉혀놨다.
"이, 이건.."
"여기선 끝까지는 안 할게요. 츄읍."
"그게, 아니라..! 햐윽..!"
외간 남자와 욕탕에서 서로 달라붙어 있는 상황만으로도 충분히 민망하고 죄책감이 느껴졌는데, 이제는 아예 닭살 커플처럼 허벅지 위에 올라탄 자세가 돼버리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하지만 최민석은 이런 자신의 반응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넘기고는, 그대로 자신의 등을 팔로 감싸 안는 동시에 그대로 가슴에 고개를 들이밀고는 꼿꼿하게 선 유두를 가볍게 빨아들였다.
츄릅, 츄읍-. 쪽, 츄릅, 쪽-. 츄릅-.
"햐읏..! 읏, 흐응..! 읏, 흥..! 하으, 햐응..!"
어린애처럼 가슴에 달라붙어서는, 간질이듯 유두를 쪽쪽 빨고 핥아대기 시작하자 여전히 흥분이 다 가라앉지 않은 몸이 움찔움찔 떨려오며 반응해버린다.
분명 다른 곳을 애무 당할 때와는 달리 정신 못 차릴 정도의 쾌감까지는 아닌데도, 자꾸만 몸이 움찔거리고 깜짝 놀라듯이 신음이 튀어나오는 통에 흥분이 아닌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었다.
"이 정도는 괜찮죠?"
"그, 그게, 아니.. 흐으응..!"
가슴을 빨다 말고 고개를 살짝 들어 장난스럽게 묻고는, 자신이 대답하기도 전에 다시 고개를 숙여 유두를 쪽, 빠는 쾌감에 무방비하게 쾌감을 느끼며 어깨가 파르르 떨려왔다.
하지만 차마 최민석의 애무를 거부하지도 못하고, 남의 허벅지 위에 올라타 등만 겨우 받쳐진 불안정한 자세에 몸을 휘청거리다가 가슴에 달라붙은 그의 머리를 지지대처럼 팔로 조심스럽게 감싸 안으며 겨우 버텨낸다.
'이 이러면 꼭..'
자신이 더 해달라고 달라붙는 것 같지 않은가.
당장이라도 그건 오해라고, 혹시 모를 오해를 풀고 싶었지만 상대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혼자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없어 민망한 기분을 느끼며 그의 머리를 감싸 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줬다.
그리고 다음 순간.
"으, 흣!?"
위쪽에 신경을 집중하느라 무방비하게 벌어져 있던 허벅지 사이로, 물속에서 어느샌가 다가온 최민석의 손이 확 파고 들어왔다.
깜짝 놀라면서도 한 박자 늦게 허벅지를 꽉 붙여 길을 닫으려고 했지만, 이미 최민석의 손은 충분히 안쪽까지 들어온 상태였다.
"잠, 흐으응..!!"
뭐라고 말할 틈조차 없이, 곧바로 손가락 두 개가 질구멍 안으로 미끄러지듯 쑤욱 들어와 버리는 통에 또다시 말을 제대로 내뱉지도 못하고 신음을 내보냈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래로 정신이 팔린 사이 고개를 살짝 뒤로 당긴 최민석의 머리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냥 가볍게 만지기만 할 거니까, 편하게 즐기세요."
"햐읏..!"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시선에서 도망이라도 치는 것처럼 다시 가슴에 고개를 파묻고는 유두를 쪽 빨아 몸이 움찔 떨려오게 만든다.
마치 그의 손바닥 위에서 온몸을 농락당하는 것처럼.
정신 차릴 틈조차 없이 질내로 들어온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