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8화 > 미인 여관 주인에게 서비스 받기 (1)
문자를 보내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유서연과 임예진이 도착했다.
유서연은 능숙하게 김민아의 질내에서 새어 나오는 정액을 손가락으로 몇 번 빼내고는 물티슈로 애액을 깨끗하게 닦아 바지를 입혀줬다.
팬티는 여전히 축축하게 젖어 있었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었지만.
"진짜.. 맨날 억지로 밀어붙이기만 하고.."
"그래도 좋았잖아. 결국 안 들켰고."
겨우 정신을 차린 김민아가 여전히 아직 쾌감이 가라앉지 않은 듯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노려보며 짜증을 냈지만 이미 즐길 건 다 즐긴 뒤라 웃으면서 받아줄 수 있었다.
"하아.. 짜증나.."
어쨌든 싫다는 걸 억지로 밀어붙여서 해버렸으니 저렇게 짜증을 내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직전에 아주 만족스럽게 가버린 탓인지 짜증 내면서도 은근히 기분이 상쾌해 보였다.
"택시는 불렀고?"
"네. 몇 분 뒤면 올 거예요."
"그럼 바로 가자."
숙소에 돌아가면 새로운 먹거리가 있었으니, 돌아가는 길이 아쉽기는커녕 오히려 밖에 나올 때보다 기대될 정도였다.
*
"..다녀오셨습니까."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카운터에 앉아있던 여주인은 표정을 살짝 굳혔다가 이내 어색하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네며 우릴 맞이해줬다.
누가 봐도 뭔가 이상이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어색한 태도였지만 이미 상황을 다 알고 있는 우리 애들은 신경 쓰지 않고 현관을 지나쳐갔다.
그리고 나는 어색하게 웃고 있는 여주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방에 있는 탕 말고, 노천탕을 따로 대절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어디서 신청하면 되나요?"
"아, 그게.."
내가 일행과 떨어져 대뜸 다가오자 흠칫 몸을 떤 여주인은 잠시 대답을 망설이는 듯하다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비어있는 탕은 아무 때나 신청하셔도 괜찮아요. 원래는 객실에서 직원을 호출해서 말씀하시면 되는데. 원하시는 탕을 말씀해주시면 제가 해드릴게요."
"그래요?"
"예. 일행끼리 들어가실 거면.."
"아, 혼자서 쓸 겁니다. 첫날이라 좀 조용히 쉬고 싶어서요."
"..네에."
"온천마다 무슨 효능이 있다는데, 그쪽은 잘 모르니까 적당히 건강에 좋은 데로 추천 좀 해주실래요? 아, 가능하면 조용한 곳으로요."
"......"
가능하면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알아서 고르라는 뜻이었다.
"5번 노천탕이 괜찮을 것 같네요. 관절이나 근육 회복,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많이 되는 탕이라 남성분들이 많이 이용하시거든요. 구석진 곳에 있어서 조용하기도 하고요."
"그럼 그쪽으로 신청할게요. 방에 가서 옷만 갈아입고 들어갈 거니까, 지금 바로요."
"..네."
어딘가 체념한 듯한 대답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결국 내 제안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직접 옷을 벗고 탕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모를 일이니까.
아마 여주인이 탕으로 들어왔을 때는 정말 장난 아니게 흥분해버릴 것 같았다.
"아! 혹시, 저도 탕 하나 대절할 수 있을까요? 저도 간만에 혼자 조용히 씻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가능하면 미용에 좋은 탕으로요."
어느새 다가온 건지. 불쑥 대화에 끼어든 임예진이 밝은 목소리로 여주인에게 물었다.
"아, 네. 비어있는 탕이.."
임예진만이 아니라, 유서연과 김민아도 각자 탕을 빌리려는 듯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너희들도 각자 들어가려고?"
"네. 저도 간만에 혼자 느긋하게 씻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요."
"나는 뭐.. 모처럼 왔으니까 대절 한 번은 해봐야겠다 싶어서."
유서연이야 나와 같이 들어갈 수 있었다면 무조건 그쪽을 선택했겠지만,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본인 말대로 간만에 혼자 씻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모양이다.
김민아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도 혼자 씻고 있겠지만 다른 둘이 각자 탕을 대절하려고 하니 자기도 혼자 탕을 빌려볼 생각인 모양이었고.
"근데, 너. 탕 빌리겠다고 말은 할 수 있어?"
"어, 언니가 해줄 거거든!?"
유창하게 일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유서연과, 조금 어색하게나마 대화가 가능한 나와 임예진과 달리 김민아는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수준이었기에 가볍게 놀려주자 발끈해서는 얼굴을 붉히며 버럭 소리친다.
역시 다른 둘과는 달리 놀려주는 맛이 쏠쏠했다.
"그럼 난 먼저 갈 테니까, 너희들도 편하게 쉬어."
"네. 좋은 시간 보내세요. 핸드폰은 가지고 들어갈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주시고요."
"그래. 그럴게."
사실 탕에 들어가서 도움이 필요할 일이 뭐가 있겠나 싶긴 했지만 유서연이 하는 말은 왠지 다 기특하게 느껴져 적당히 대답하며 머리만 쓰다듬어주고 방으로 돌아왔다.
"..방도 깨끗하게 해놨네."
밤새 뒹구느라 축축하게 젖고 잔뜩 구겨져 있던 침대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땀이나 정액 냄새 역시 깔끔하게 빠져있었다.
'청소하러 들어왔으면 볼 건 다 봤을 텐데. 누가 치웠으려나.'
여주인이 치웠다면 그게 제일 꼴리는 상황이겠지만, 아무래도 여주인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은 카운터에서 손님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모양이었으니 다른 직원이 치웠을 것이다.
직원 중에 예쁜 여자라도 많으면 좋겠지만, 어제오늘 다니면서 본 직원들은 대부분 평범한 인상의 아줌마들이었기에 딱히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본인이 제일 먼저 접객을 하는 걸 수도 있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맞아주는 사람이 화사한 미인이라면 자연스럽게 좋은 인상이 남을 테니까.
"이건.. 영화가 아니라 야동에서 나오던 건데."
야동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서큐버스 시스템을 막 손에 넣었을 때 참고할 만한 자료를 찾기 위해 어지간한 장르는 다 서너 편씩 돌려봤기 때문에 가지런히 개어놓은 유카타 역시 나름대로 눈에 익었다.
색이라고 할지 무늬라고 할지. 적당히 밋밋한 회색에 규칙적으로 박혀있는 무늬가 딱 온천이나 여관물에 나오는 옷차림이었다.
직접 입어보는 건 처음이었지만,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을 위해서인지 유카타를 입는 방법도 그림으로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덕분에 입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옷을 갈아입고, 료칸 내부 지도를 잠깐 살펴본 뒤에 방을 빠져나와 여주인이 추천해준 5번 노천탕으로 향했다.
문 앞에는 [대실 : 17시 ? 19시] 라고 적혀있는 걸 보니 대실 시간은 기본적으로 2시간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캬. 진짜 끝내주네."
탈의실에서 다시 유카타를 벗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나도 모르게 시원스러운 감탄이 흘러나왔다.
어지간한 목욕탕의 대형 욕탕보다도 커다란 노천탕과, 그 너머로 녹색의 대나무 숲이 울창하게 자리하고 있는 풍경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한눈에 들어온다.
객실에 있던 욕탕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지만, 제대로 된 노천탕은 확실히 수준 자체가 다르다.
여자를 제외하고, 뭔가를 보는 것만으로 이렇게 감탄이 흘러나오는 일은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거의 겨울이라 조금 걱정했었는데. 그렇게 춥지도 않은 것 같고."
아마 노천탕이 워낙 뜨끈뜨끈한 탓에 찬 공기가 어느 정도 중화되는 것 같았다.
당장 탕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기분을 참고, 우선 몸부터 씻기 위해 가지고 들어온 핸드폰을 나무로 된 목욕 바구니 안에 넣어놓고 벽면에 세워진 샤워기 앞으로 다가갔다.
'사실 여주인이 직접 씻겨주면 좋겠지만..'
올 것 같다는 건 어디까지나 내 느낌에 불과하고, 결국은 오지 않기로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일단 들어가서 적당히 쉬기로 마음먹었다.
이 좋은 노천탕을 앞으로 일주일밖에 못 쓸 텐데. 조금이라도 더 즐겨놔야 하지 않겠는가.
섹스가 아니더라도 노천탕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즐거울 것 같고, 그게 아니더라도 유서연이나 다른 둘 중 하나를 데려와 같이 시간을 보내도 괜찮을 테니 크게 미련은 없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샤워기의 물을 틀려는 순간.
드르륵.
미닫이로 된 욕실 문이 열리고, 카운터에서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단정한 유카타 차림의 여주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왔네요?"
"으, 읏..!?"
반가운 마음에 곧장 몸을 돌리며 웃는 얼굴로 여주인에게 인사를 건넸는데.
예상했던 경멸 하거나 떨떠름해 하는 반응이 아닌 깜짝 놀라 몸을 흠칫 떨며 한 발짝 물러나는 반응이 돌아왔다.
"갑자기 왜.. 아, 아아."
갑자기 왜 놀라나 했더니. 상황이 너무 익숙해서 내가 옷을 벗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몸을 돌려버린 탓이었다.
왜 놀랐는지 몰랐으니까 이해가 안 갔을 뿐이지, 내 자지를 처음 본 여자들은 대부분이 저런 반응을 보였기에 이유를 눈치챈 순간 대수롭지 않게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죄송해요. 잠깐 벗고 있었다는 걸 까먹고 있었네. 그래도 뭐, 여기 온 거 보면 제 제안을 받아들이려고 온 것 같은데. 굳이 숨길 필요는 없잖아요."
"......"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도 능청스럽게 멋대로 할 말을 주르륵 늘어놓자, 당황했던 표정이 조금 진정되더니 미리 예상하고 있었던 불안과 불쾌감이 뒤섞인 눈빛으로 변한다.
"아니에요? 제가 착각한 거면 뭐.."
"..아니, 맞아요."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내며 침묵하고 있었으면서, 제안에 관한 질문에는 확실하게 대답하는 걸 보니 내 '지원'이 꽤나 간절한 모양이다.
하기야, 부모님께 물려받은 여관과 남편과 본인의 직업을 인질로 삼았으니, 간절하게 매달리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다행이네요. 그러니까.. 여주인 씨. 처음 봤을 때부터 엄청 마음에 들었었거든요."
"..네에."
그래도 마냥 무시해서 내 기분을 거스르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영혼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이 접대는 해주겠지만, 사근사근하게 굴지는 않겠다. 대충 그런 생각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나도 처음부터 사근사근하게 굴거나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건 바라지도 않았고, 그래도 협조는 하겠다는 마인드 정도면 양호하다 싶어 입가에 엷게 웃음이 퍼져나갔다.
"그럼 일단, 기본적인 서비스부터 받아볼까요? 이리 와 볼래요?"
"......"
본격적으로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 문 앞에 멀찍이 서 있는 여주인을 부르자 희미하게 눈동자가 떨려오며 망설이는 듯 몸을 움츠렸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는지 시선을 똑바로 마주치며 다가온다.
'..코스프레 플레이는 은근히 할 기회가 적단 말이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여주인의 옷차림을 위에서 아래로 가볍게 훑어내리며 머릿속으로 감상을 떠올렸다.
원한다면야 얼마든지 할 수는 있겠지만, 내 쪽에서 이걸 입어달라, 저걸 입어달라는 식으로 요구하는 건 얼굴에 철판을 깐 나로서도 조금은 쪽팔린 일이었으니까.
결국은 우리 애들이, 내 상대가 알아서 준비해주는 걸 즐기거나 상대의 직업이나 상황이 옷차림을 결정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이렇게 특별한 의상을 차려입은 코스프레는 감상하기가 어려웠다.
'그게 뭐였더라. 무슨 축제처럼 코스프레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도 있다고 했었는데.'
그런 쪽에는 영 관심이 없어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애들이 그런 걸 화제로 떠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코스프레라고는 해도 내가 원하는 메이드복, 바니걸, 간호사복, 차이나 드레스 같은 류의 의상이 아니라,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코스프레를 한다는 모양이었지만, 나중에 유흥 삼아 그런 곳에도 한 번 찾아가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의상이야 어쨌든 간에, 정성스럽게 코스프레를 한 여자들이 잔뜩 모여서 돌아다니는 장소라는 건 확실할 테니까.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잠깐 사이, 한 발짝 앞까지 다가와 걸음을 멈춘 여주인과 눈이 마주쳐 머릿속에 떠올랐던 잡념들을 가볍게 털어냈다.
"일단, 탕에 들어가서 조금 쉬고 싶으니까 몸부터 씻겨주실래요?"
목욕 시중이야 늘상 받고 있는 만큼 익숙하고, 새로울 것도 없는 플레이었지만 처음 보는 상대에게 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새롭게 느껴질 테니 망설임 없이 요구할 수 있었다.
"알겠.. 습니다.."
대뜸 목욕 시중을 요구받은 여주인은 또다시 눈동자를 희미하게 떨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억누르는 것처럼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