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4화 > 본격적인 관광, 그런데 야외 플레이를 곁들인 (5)
턱. 자동차 문을 닫고 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공기가 몸을 뒤덮으며 안 그래도 개운한 기분을 한층 더 상쾌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하아.. 언니, 나 정액 냄새 안 나요?"
"..구강 청결제라도 쓸래?"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숨을 쉬고는 킁킁거리며 자기 냄새를 확인한 김민아의 말에 유서연은 차마 냄새가 난다는 말은 못 하고 가방에서 구강 청결제를 꺼내 건넸다.
"앗, 나도 쓸래."
김민아와는 달리 기분이 좋아 보이는 임예진도 냄새만큼은 신경이 쓰이는 모양인지, 자기도 쓰겠다며 끼어들었다.
"여기도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네."
"그렇죠? 관광지라 일부러 이렇게 남겨두고 있다나 봐요."
다른 두 사람이 주차장 구석에서 가글을 하는 사이 혼자 다가온 유서연이 혼잣말에 대답하며 팔짱을 꼈다.
여행 첫날부터 등산을 간다길래 무슨 생각인가 했더니, 직접 땀 흘리면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산악 열차라고 열차를 타고 산을 올라가는 코스가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었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낡은 기차역은 나름대로 감성이 느껴졌지만 팔에 달라붙은 뭉클한 가슴의 감촉 탓에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보통 이렇게 팔짱을 끼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올라오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유서연의 가슴은 브라와 옷 위로도 묵직하고 뭉클한 감촉이 선명하게 느껴져 어쩔 수가 없었다.
'차에서 그렇게 싸놓고 또 서려는 걸 보면 진짜 징하긴 하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얘기였지만 가끔은 스스로 생각해도 처치 곤란일 정도로 정력이 강해져 버린 탓에 이런 생각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발, 차에서 세 발, 오전에만 벌써 네 번이나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지치지 않았다는 듯 자지로 피가 몰리려는 걸 정기를 이용해 억눌렀다.
이렇게 정기로 발기를 조절할 수 없었다면 아마 이렇게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조차 힘들었을 것이다.
"저희 왔어요!"
뒤에서 빠른 걸음으로 타다닥 다가온 임예진이 자연스럽게 반대쪽 팔에 달라붙어 팔짱을 낀다.
"....흥."
그리고, 한 차례 늦어 팔짱을 낄 자리가 없어진 김민아가 살짝 분한 표정을 지었다가 눈이 마주치자 새침하게 고개를 홱 돌리며 임예진의 옆에 서서 따라 걸었다.
'그래도 이걸로 삐지진 않겠지?'
물론 이미 살짝 삐지고, 질투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이 정도는 삐졌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애교나 다름없는 수준이었기에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잠시 느긋하게 기차역을 구경하다가 표를 끊고, 열차에 타서 한구석에 다 같이 몰려 앉았다.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단풍이 거의 떨어져 가는 시기라 관광객이 적은 모양인지, 열차 안은 생각보다 널럴하고 조용하다.
평소에 한국에서 타던 전철에 비하면 속도도 느리고 덜컹거리는 느낌도 강했지만, 그런 만큼 느긋하게 바깥 경치를 구경할 수 있어서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것도 금방 질리는 기분이었다.
'평소에 너무 자극적으로 놀아서 그런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른함을 느낄 틈조차 없이 자지를 빨리며 기분 좋게 한 발 뽑아내고, 남자라면 눈이 돌아갈 만한 몸매의 미녀 둘과 함께 욕실에 들어가 목욕 시중을 받는 생활.
여유를 원할 정도로 바쁘게 생활하지도 않고, 집에서 빈둥댈 때는 게임을 하고, 그게 아니라면 다른 여자를 만나 함께 점심을 먹고 바로 섹스를 하거나 데이트 후에 섹스를 즐긴다.
저녁 식사는 기본적으로 집에서 하지만, 다른 여자와 외박을 할 때도 있고, 집에 와서도 1시간 정도 일본어 공부를 했던 걸 제외하면 게임이나 영화를 보고 유서연이나 임예진과 즐겁게 밤을 보내다 잠든다.
항상 여유로우면서도 기분 좋은 자극으로 가득한 생활을 즐기다 보니 이런 잔잔한 여유가 힐링이라기보다는 지루함으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다들 좋아하니까.'
지루한 건 나뿐인 모양인지. 다들 창밖의 경치를 조용히 감상하고 가끔 한두 마디씩 감상을 내뱉는 걸 보니 다른 의미로 힐링이 되긴 했다.
그 뒤에는 역에서 내려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다시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말이 등산이지, 사실상 앉아서 올라가는 경치만 감상하면 되는 수준이라 유서연이 내 취향에 맞게 코스를 짰다 싶었다.
"아읏..♥"
등산 열차와는 다르게 케이블카는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일행끼리만 탈 수 있었기에 점점 지면이 멀어지는 장면을 감상하다가 옆에 앉은 유서연의 가슴을 가볍게 움켜쥐었다.
"....쯧."
내 뜬금없는 행동에 맞은편에 앉은 김민아가 지긋지긋하단 눈빛을 보내며 짧게 혀를 찼지만 이번에는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인지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구경만 하면서 가면 심심하잖아."
"이런 건 원래 그런 맛에 타는 거거든? 하여간, 낭만이 없어요. 낭만이."
정작 자기도 이렇게 놀러 온 건 처음이면서 아는 척 말하는 태도가 우스웠지만 상대가 유서연이라 그런지 그렇게 기분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아침에 여관 앞에서 드러냈던 감정이 질투였다면, 지금은 밖에서도 이 짓거리만 하는 나에 대한 불평에 가까운 느낌이다.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유서연과 임예진에게는 크게 질투심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었다.
"이렇게 남들 안 보는 데서 꽁냥거리는 커플도 꽤 있다잖아. 서연이도, 괜찮지?"
"저야 당연히.. 읍..♥"
대답을 전부 들을 필요도 없이, 괜찮다고 말하려는 유서연의 입술을 덮치며 가슴을 움켜쥔 손에 조금 더 힘을 줘 브라 위로 가슴을 꽉꽉 주물러댔다.
"응읍..♥ 츄읍, 응..♥ 츄릅, 츄읏..♥ 츄릅.. 츕..♥"
"히잉.. 저도 주인님이랑 꽁냥대고 싶었는데."
처음과 마찬가지로, 유서연과 함께 내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임예진이 찰싹 달라붙어 자기도 해달라며 애교스럽게 칭얼거린다.
"서연이는 차에서 운전만 했잖아."
"그래도요. 저도 좀 신경 써주세요. 네?"
"그래, 그래."
평소에는 그래도 유서연의 차례에 끼어들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았을 텐데. 여행을 와서 기분이 꽤나 들뜬 모양인지 평소보다 애교 넘치게 달라붙길래 잠깐 고개를 돌려 임예진과도 입을 맞춰줬다.
"응읏..♥ 츄릅.. 움.. 쯉..♥"
부드럽게 입을 맞춰주자 입 안으로 들어온 혀를 휘감고는 부드럽게 빨며 떨어지기 싫다는 듯 내 몸을 꽉 끌어안는다.
임예진이 이렇게 헤실헤실 풀어져서 애교를 부릴 때마다, 처음 만났을 때의 까칠하고 성의 없는 태도가 떠올라 뿌듯함 비슷한 정복감이 느껴지곤 했다.
"자, 됐지?"
"치이.. 부족한데."
"서연이도 기다리잖아. 오늘 밤은 누구 차례야?"
"..저요."
일단 확인차 물어봤을 뿐이지만 마침 임예진의 차례라는 대답에 그나마 있던 미안한 마음도 가라앉았다.
사실 나올 때부터 민아가 기분이 좋지 않았으니 오늘 순번이면 제대로 기분 좀 풀어줘야겠다 싶었는데, 조금 아쉽기는 했다.
"오늘 차례니까 조금만 참아. 알았지?"
"치. 알았어요."
"착하다, 착해."
평소보다도 더 응석받이가 돼버린 임예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달래주고, 평소처럼 재촉하지 않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던 유서연과 다시 한번 눈을 맞추고 입을 맞췄다.
"응.. 츄릅.. 쯉..♥"
그래도 기다리는 동안 애가 타기는 한 모양인지, 임예진처럼 양팔로 내 목을 꽉 끌어안으며 온몸으로 달라붙어서는 입 안으로 들어온 혀를 질척하게 빨아댄다.
키스 쪽은 유서연이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고, 손으로는 가슴을 계속해서 주무르고, 중간중간 숨을 돌리며 바깥 경치도 즐기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임예진도 내가 유서연에게 집중하기로 한 걸 알았는지, 김민아의 옆자리로 넘어가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주며 기분을 풀어주기도 했고.
"경치 하나는 진짜 끝내주네."
케이블카에서 내리기 전부터 보이긴 했지만, 탁 트인 전망대 너머로 커다란 산이 떡하니 보이는 게 장관이었다.
"만화에 나오는 거랑 진짜 똑같아."
다분히 오타쿠스러운 감상이었지만 동의할 수밖에 없다.
분명 처음 봤는데도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라더니, 유서연이 저게 후지산이라고 설명해주자마자 나도 모르게 아, 그러네 하고 고개를 끄덕여버렸었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후지산이 일본 어디고, 하코네가 지도상 어디에 있는 건지도 몰랐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 뿐이었다.
"저희 사진 찍어요!"
"그럴까?"
사실 사진은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별 흥미가 없었지만 모처럼 다 같이 놀러왔으니 괜찮겠다 싶어 흔쾌히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각자 전망대에 서서 사진을 찍고, 그 뒤에는 각자가 나와 짝을 이뤄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임예진은 아예 커플처럼 찰싹 달라붙어서 뺨에 뽀뽀하는 사진이나 서로의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드는 사진도 찍고, 유서연도 둘이 달라붙어 허리를 감싸 안은 사진을 찍고는 수줍게 뺨에 뽀뽀하는 사진도 따라 찍었다.
김민아 역시 지금만큼은 기분이 다 풀린 것처럼 찰싹 달라붙어 화사하게 웃는 얼굴로 사진을 남겼다.
케이블카를 탈 때까지만 해도 전혀 의식하지 못했는데, 의외로 주변에서 홀린 듯이 우리 애들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거나 무슨 관계인지 궁금한 듯 살피고, 일부 남자들은 아예 내 쪽으로 부러운 표정으로 시선을 보내오기도 했다.
"저기 온천 달걀도 판다는데, 먹어볼래?"
"그러지 뭐. 너희들은?"
"좋아요."
"저도요."
그런 시선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는 듯, 태연하게 온천 달걀을 파는 가게를 가리킨 김민아의 말에 바로 의견을 일치시키고는 다 같이 모여 걸어가니 시선이 더 많이 모여들었다.
그나마 사람이 적은 이른 시간이라 다행이지, 사람이 많을 때 왔으면 꽤나 부담스러웠을 것 같았다.
"진짜 많이도 쳐다보네."
"저희야 뭐, 워낙 눈에 띄니까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원래부터 남의 시선을 받는데 익숙한 여자들은 괜찮은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나는 이렇게까지 시선을 받는 일은 없다 보니 조금씩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거슬리는 시선을 받으면서도 근처를 계속 돌아다니며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도 찍고, 충분히 돌아봤다 싶어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다른 코스도 돌아다녔다.
물론, 케이블카 안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타지 않도록 최면을 걸어 우리끼리만 타고, 매번 유서연과 임예진, 싫은 척 빼는 김민아를 번갈아 가며 애무하고 키스를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건 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