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1화 > 캠퍼스의 최면 빌런 (4)
"후으.. 읍..!?"
옷 안에 넣어놨던 팔 한쪽을 미리 빼놨다가, 이나은이 입에서 손을 떼어낸 순간 그대로 턱을 붙잡고 돌려 입술을 덮쳤다.
"읍, 응..! 읏..! 잠, 읍..! 으웁, 읍..♡ 후읍..♡"
이나은은 곧장 고개를 뒤로 당겨 피하려고 했지만, 내가 놔주지 않고 계속해서 달라붙으며 멈췄던 손을 다시 움직여 유두를 비벼주기 시작하자 금세 힘이 빠져버렸다.
"움..♡ 츕..♡ 후응.. 읍..♡ 후응..♡ 움..♡"
간신히 절정에서 벗어나 부드럽게 풀어지려던 질내가 다시 조여오기 시작한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곧장 2차전에 돌입하고 싶었지만 시간도 없고 장소도 좋지 않아 적당히 입 안을 희롱하다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입을 떨어뜨렸다.
"후앗..♡ 하앗..♡ 하아아..♡"
이나은은 쾌감에 반쯤 풀어진 눈빛으로 멍하니 시선을 맞춰오며 재차 숨을 들이켰다.
"아, 혹시 키스하면 안 되는 거였나요?"
"..아, 아니에요."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섹스까지는 괜찮지만 키스는 안 된다는 여자들은 꽤 흔한 편이었다.
내가 섹스를 최면으로 뚫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이미 섹스까지 해버렸는데 키스가 무슨 의미가 있나.
섹스보다 조금 더 연인 같은, 애정 행각 같은 느낌이 들어서?
뭐가 됐든 이미 해버린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이나은은 잠시 말을 흐리다가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럼 한 번 더해요."
"읏.. 읍.. 응..♡ 츄릅.. 흐응..♡ 츄읍.. 츄릅..♡"
이번에는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고개를 뒤로 빼지 않고 뜨거운 숨을 길게 흘리며 입 안으로 들어오는 혀를 받아들이고 질척하게 얽혀온다.
그러는 와중에도 한쪽 손으로 유두를 간질이는 손길에 몸이 작게 움찔움찔 떨려오며 콧소리가 새어 나왔다.
"응.. 츄읏..♡ 하앗..♡"
그렇게 몇 분 정도를 더 키스를 즐기고 나서야 천천히 입을 떼어냈고, 이나은은 완전히 풀어져 몽롱해진 눈빛으로 입술 사이로 늘어지는 가느다란 선을 바라보며 느릿하게 숨을 들이켰다.
"이제 뺄게요."
"아, 네.. 흥으읏..!?"
반사적으로 대답하기는 했지만, 한참 동안 질내에서 가만히 있던 자지가 미끄러지듯 밖으로 빠져나가자 다리가 살짝 휘청이며 몸이 흔들리고, 당황한 듯 신음이 흘러나왔다.
"입으로 깨끗하게 좀 해주실래요?"
"그, 그런 건.."
당연히 싫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자신의 업무라면 싫어도 해야 한다.
이미 섹스까지 해버린 마당에 청소 펠라를 못 할 이유도 없었고. 앞으로 남는 시간에 자주 만날 것 같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최면을 걸었다.
[성욕 해소를 해준 뒤에는 입으로 청소 펠라를 해주는 게 올바른 절차다. 그렇게 해야 제대로 개운하게 성욕을 풀어줄 수 있다.]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못할 수도 있는데.."
"괜찮습니다. 부탁드릴게요."
"..네."
이나은은 일이라는 걸 받아들인 뒤에도 하기 싫었는지 살짝 빼려고 했지만 내가 재차 부탁하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하며 등을 돌려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자지 앞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냥 기둥뿌리 쪽에서부터 혀로 핥으면서 깨끗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이스크림 녹는 거 핥을 때처럼요."
"..츄릅.. 츄읍.. 츕.. 츄릅.."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설명까지 해주자 결국 조심스럽게 혀를 내밀어 기둥을 핥아 올리기 시작한다.
"네, 그렇게요. 앞쪽만 하지 마시고, 고개 돌려가면서 옆이나 뒷쪽도 핥으면서.. 처음이라시더니, 잘하시네요. 남자 친구한테는 펠라 같은 건 안 해주시나요?"
"츄릅.. 네에.. 츄릅.. 남자 친구하테는.. 츄읍.. 츄릅.."
그것참 안 된 일이다.
하기야, 우리나라 여자들은 섹스에 보수적인 면이 강해서 기승위나 펠라를 싫어한다는 통계가 있기는 했다.
특히 펠라 쪽은 처음 시킬 때는 따로 최면을 쓰거나 말로 설득해야 할 때가 꽤 있었으니까.
"츄읍.. 츄릅.. 츄릅.. 쯉.."
"아, 거기까지 오셨으면 그냥 입에 물고 한 번에 빨아도 괜찮습니다."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는 사이에 이나은의 혀가 귀두 근처까지 올라왔길래 곧장 설명을 덧붙였다.
내 자지가 워낙 크다 보니 목구멍까지 쓰더라도 뿌리까지 전부 삼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고, 그런 이유로 대부분은 이렇게 뿌리 쪽부터 핥아 올라오게 만든 뒤에 남은 부분을 입에 물리는 편이었다.
"하우움.. 움.. 쮸웁.. 쯉.. 쮸웁.."
남자 친구에게 해준 적은 없어도 하는 법 정도는 제대로 알고 있는 모양인지 귀두를 입에 물고는 그대로 입 안을 조이며 고개를 움직여 자지를 훑어내기 시작한다.
덕분에 불알 쪽을 제외한 자지 전체가 남은 것 없이 깨끗하게 돌아와 있었다.
"이제 마무리로 불알 쪽만 깨끗하게 해주시면 됩니다."
"쮸읍.. 읏..? 불.. 거, 거기까지요..?"
"네. 그렇게 해야 끝까지 다 마무리되는 거예요."
"....아움."
이래서 최면을 업무와 엮는 쪽이 편하다.
일이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런 생각으로 하기 싫은 일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만들기 때문에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 정도는 최면을 쓰지 않고도 알아서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입에 물고 사탕처럼 굴리면서.. 후우.. 잘하시네요."
"쮸릅.. 움.. 쯉.. 쮸웁.."
마음 같아서는 머리에 손을 얹고 쓰다듬으면서 즐기고 싶었는데. 아직은 첫날이었으니 자제하기로 하고 느긋하게 청소 펠라를 끝까지 즐겼다.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개운해졌네요."
"......"
양쪽 불알을 오가면서 쯉쯉 빨아대는 이나은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밀어내고는 바지를 입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나은은 제대로 대답할 여유까지는 없는지 말없이 몸을 일으켜 정액이 바닥에 뚝뚝 흘러내렸을 정도로 미끌미끌해진 보지를 신경 쓰지 않고 바지와 팬티를 끌어 올려 입었다.
"아, 바닥이 더러워졌는데.."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치울 거니까."
"그래도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청소는 확실하게 평소에 하던, 자기 일이라고 생각했는지 조금 창피해하기는 해도 당연하다는 말투로 사과를 받아넘겼다.
[성욕 해소 업무는 일이기는 해도 남에게 알려지면 창피하고 이상한 시선을 받기 때문에 같은 사서나 가족, 애인, 그 누구에게도 이 일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어디에 가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적당히 얼버무린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네."
마지막으로 보안을 위해 평소보다 강하게 최면을 걸어놓고는 그대로 창고에서 나와 그대로 도서관 밖으로 빠져나왔다.
창고에 들어가기 전과는 달리 도서관 안에 사람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날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햐.. 거의 1시간을 다 채웠네."
정혜수를 보낸 시간에서부터 한 시간 하고도 2분이 더 지나 있었다.
잠시 얘기를 나누고 딴짓을 하는 시간이 조금 있었겠지만, 한 번 싸는 데 한 시간 가까이 썼다는 뜻이었다.
그래도 정혜수와 다시 만나기로 한 점심시간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가 더 남은 상태.
잠시 뭘 할까 하다가 유서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수화음이 두 번 울린 순간 곧바로 통화가 연결됐다.
한 번쯤은 늦게 받거나 못 받을 상황이 있을 법도 한데. 매번 이렇게 칼같이 전화를 받는 게 신기했다.
"어, 서연아. 어제 내가 말했던 거 알아봤어?"
[아직 몇 군데 더 알아보는 중이에요. 가능하면 믿을 만한 곳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괜찮으니까 천천히 해. 나중에 시간 남으면 에스테틱에도 놀러 갈 테니까. 요즘 신경을 많이 못 써줘서 미안하네."
[이렇게 말만 해주셔도 기뻐요. 기다리고 있을 게요.]
그래도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안 하는 걸 보니 확실히 외롭기는 한 모양이다.
그래도 인터넷 방송이나 모델 일을 하는 김민아나 임예진에 비하면 별다른 취미도 없었으니 외로울 법도 했다.
"그래. 며칠 안으로 갈게. 괜찮은 곳 찾으면 메세지로 보내고."
[그렇게 할게요. 그럼..]
"응. 끊을게. 사랑해."
우리 애들, 그중에서도 유서연에게는 특히 고마운 마음이 컸기에 평소에 잘 하지 않던 사랑한다는 말까지 해주고 전화를 끊었다.
지금 내 생활의 기반 자체가 전부 유서연에게 나오는 것이기도 하고, 날 위해 가장 노력해주는 것도 유서연이었으니 항상 나도 모르게 편애하고 특별 대우를 해주는 면이 있었다.
"그래도 빨리 스토커를 잡긴 해야 하는데.."
유서연에게는 경호 업체나 흥신소 같은 나 대신 스토커를 잡아줄 사람들을 알아보라고 해 뒀다.
당장은 스토커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였으니 경찰에 신고해봤자 의미도 없을 테고, 내가 개인적으로 잡아다가 다시는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최면을 걸어 적당히 처리할 생각이었다.
"..진짜 있긴 한 거겠지?"
막상 이렇게까지 했는데 사실 스토커는 없었다. 착각이었다. 그런 결말로 끝나버린다면..
'나쁘지 않은데..?'
정혜수와 한 달 살기 하는 것도 괜찮고, 앞으로 대학을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여자를 따먹을 걸 생각하면 결국 나에게도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튼 스토커는 나중에 대신 잡아줄 사람이 생기면 생각하기로 하고.
잠시 시간을 계산하다가 다른 여자를 찾아도 손대기엔 시간이 애매하겠다 싶어 아까 갔던 카페에서 음료수를 새로 사서 차 안으로 들어와 소설을 보면서 적당히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2시가 조금 넘어서, 언제쯤 연락이 오나 싶을 때쯤. 전화가 걸려 왔다.
[오빠.]
"응. 강의 끝났어?"
[끝나긴 했는데.. 친구들이 같이 밥 먹자고 하는데, 같이 가도 괜찮아요?]
"친구들? 몇 명인데?"
[..3명이에요.]
"주차장으로 와. 차에 있으니까."
[금방 갈게요.]
통화가 끊기기 직전에, 여자애들 특유의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말하긴 했지만 정혜수의 목소리는 나와 있을 때처럼 밝은 느낌이 아니었다.
아마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닐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여자들의 친구 관계는 남자들과 너무 달라서 나로서도 뭐라고 짐작할 수가 없었지만, 이지은과 있었을 때의 정혜수의 텐션을 생각해본다면 아마 그럴 것이다.
"그래도 뭐, 밥 정도는 사줄 수 있지."
알아서 찾아오겠다는 여자들을 얼굴도 확인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도 아까우니까.
일단은 얼굴부터 확인해보고, 별로다 싶으면 밥만 먹이고 돌려보내면 된다.
만약 내 기준에 찰 만큼 예쁘다면, 몰래 맛 정도는 봐도 괜찮을 테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