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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큐버스 시스템-445화 (445/775)

< 445화 > 스토커 대책 경호원 겸 섹스 파트너 (5)

살살 해주기로 했으면서 이렇게 신음이 쏟아져 나올 때까지 보내버렸으니 또 한 소리 들을 줄 알았는데.

정혜수는 의외로 숨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뒤에도 얌전히 품에 안겨 있었다.

그리고는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귀자는 거, 진짜에요..?"

'이거 때문이었구나.'

정혜수는 여러모로 기대하고 있는 듯한 목소리였지만 아쉽게도 나는 연애 같은 걸 할 생각이 전혀 없다.

이미 원하는 대로 마음껏 즐기면서 지내는 와중에 누구 하나에게 얽매일 이유가 없으니까.

그냥 기분 좋게 박아대는 와중에 정혜수가 하는 말에 맞춰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아니라고 하면 분위기 엄청 깨지겠지.'

정혜수가 내게 어느 정도까지 호감을 품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목소리만 들었을 때는 정말 살짝 불안해할 정도로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지금 당장은 말고, 나중에?"

"네..?"

"어차피 지금은 둘 다 바쁘잖아. 이번에 일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서로 가끔 연락만 하고 만나지도 못하고 있었고."

"그거야 뭐.."

"너 졸업하고, 임용까지 붙었는데도 나랑 사귀고 싶으면 사귀자."

"뭐, 뭐예요, 그게! 졸업까지만 해도 3년은 더 남았는데!"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반응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더 실망한 눈치다. 하지만 이런 건 결국 더 좋아하는 쪽이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당장은 연애나 결혼에 크게 생각이 없거든. 바쁘기도 하고. 이런 상태에서 사귄다고 해봤자 자주 만나지도 못할 거고, 서로 신경도 못 써주겠지. 이왕 사귈 거면 서로 시간적 여유는 확실히 갖고, 자주 만날 수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사귀고 싶어서 그래."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그래도 그렇지. 이러면 그냥 공수표 뿌린 거랑 뭐가 달라요?"

돌아온 대답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 따지고 드는 말투였지만, 어느 정도 말이 통했는지 목소리가 살짝 가라앉은 게 느껴졌다.

애초에 성격부터가 스스로가 납득하지 못 한 일은 싫어하고, 자존심이 센 성격이었으니 이런 식으로 설득하면 본인도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로 바쁜 상태에서 하는 장거리 연애에 대한 얘기들은 하나같이 안 좋은 결말로 끝나곤 하니까. 조금만 주워들은 게 있더라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내가 바쁘다는 건 그냥 적당히 지어낸 설정에 불과했지만.

"미안해. 그냥 네가 갑자기 사귀는 것도 아니면서, 라고 삐진 것처럼 말하길래 나도 모르게 말해버렸네."

"누, 누가 삐진 것처럼 말했다고 그래요!?"

"아니었어?"

"아니었거든요!?"

쉽다.

언제 분위기가 가라앉았냐는 것처럼 발끈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에 내심 웃음을 흘렸다.

물론 내 도발에 넘어간 게 전부가 아니라, 본인 역시 할 말이 궁해져서 넘어가 준다는 느낌이긴 했지만.

"아무튼, 그때 돼서도 나랑 사귀고 싶다고 하면 사귈게. 괜찮지?"

"..어이없어. 왜 오빠가 사귀어준다는 것처럼 말해요?"

"나랑 사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흥. 그럼 오빠는, 저랑 사귀기 싫어요?"

살짝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지만 부정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반대로 되묻는 걸 보니 정말 진심으로 나랑 사귈 생각을 했던 모양이었다.

"잘 모르겠네. 사귀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지은이랑 잠깐 어울렸던 거 빼면 연애 같은 건 생각도 안 하고 살았으니까."

이번 질문 역시 솔직하게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적당히 이도 저도 아닌 대답으로 얼버무렸다.

"그래도 기다리고는 있을 테니까, 그때 돼서도 마음 안 변했으면 사귀자고 해."

"치사하게.."

"미안해. 내 성격이 원래 이렇더라고."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진심이었던 것 같아서, 미안한 척 사과하며 새로 최면을 걸었다.

[최민석의 말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최민석은 기다려줄 테니 정말 사귀고 싶다면 졸업하고, 제대로 취업까지 마친 뒤에 사귀자고 하면 된다.]

정혜수의 말대로, 당장 졸업까지만 하더라도 3년은 남았으니 당장은 이 정도면 충분했다.

'여기서 더 진심으로 매달리게 되면 뭐..'

그때는 정혜수를 몽마로 만드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까지 가면 나에 대한 호감은 충분하다는 뜻이고, 완전히 섹스에 빠지게 만들어 놓는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민아 때는 최면이 깨지면서 돌아온 반동이 너무 심했던 탓에 여러모로 조심스러웠지만 정혜수 같은 경우에는 상식을 비트는 수준의 최면은 걸지 않았으니 걱정도 덜 했고.

"..됐어요. 이제 와서 오빠 성격 그런 거 몰랐다고 하는 것도 웃기고, 틀린 말한 것도 아니니까."

"이해해줘서 고마워."

"뭘 이해해요. 서로 시간 없는 건 사실이니까 그런 거지."

"그래도 고마워."

"..흥."

내 최면으로 만들어 놓은 결과긴 했지만 칭찬의 의미로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니 정혜수는 툴툴대면서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더 몸을 밀착시키듯이 꽉 달라붙어 손길을 받아들였다.

"이제 됐으니까 빨리 들어가기나 해요. 진짜, 소리 안 나게 해준다고 해놓고선.. 하아.. 쪽팔려서 어떻게 살아.. 흐으읏..!"

이제 연애에 관한 문제는 뒷전이라는 듯 투덜거리는 정혜수의 말에 천천히 허리를 당겨 자지를 뽑아냈다.

그러자, 정혜수는 내가 따로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자지 앞에 고개를 들이밀었다.

"오?"

"뭐가 오, 에요? 어차피 해달라고 억지 부렸을 거면서. 츄릅.."

"그렇긴 한데, 그래도 이렇게 먼저 해주니까 좋아서 그렇지."

"정말.. 츄릅.. 츕.. 츄읍.. 쪼옥.."

이번에도, 청소 펠라를 받으며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천천히 혀를 움직여 자지를 깨끗하게 만들어 나갔다.

기둥뿌리 쪽에서부터 시작해 귀두까지 올라오고, 그대로 자지를 입에 물고 빨아주고, 다시 아래로 내려와 불알을 번갈아 가며 빨아준다.

미리 가르쳐놓은 만큼 이것저것 지시할 필요도 없이 즐기기만 해도 돼서 아주 편했다.

"쮸읍.. 후아.. 이제 됐죠?"

"응. 충분해. 수고했어."

"충분하긴 뭐가 충분해요? 들어가서 또 할 거면서. 그리고, 내일 제대로 약 가져와요."

"약?"

"피임약이요. 콘돔까지 사게 해놓고, 분위기 타서 결국 그냥 했잖아요. 이럴 거면 왜 사게 한 거야.."

"아, 그러네."

정혜수에게 콘돔을 사게 한 건 그냥 장난에 불과했으니까. 정혜수의 말대로 그냥 분위기를 타다 보니 조금 전에 있었던 일도 떠올리지 못하고 그냥 생으로 박아버렸다.

"약은 차에 있으니까 내일 학교 데려다주면서 줄게."

"약이 있었으면..! 이, 이..! 변태 새끼..!"

내가 워낙 자연스럽게 말해서 그렇지, 결국은 피임과 관계없이 자기를 놀리고 싶어서 그랬다는 걸 깨달은 정혜수의 목소리가 분노로 떨렸다.

"일단 들어가자. 계속 여기 있을 거야?"

"몰라요!"

결국은 참지 못하고 빽 소리 지른 정혜수는 속옷이 젖건 말건, 바지를 확 끌어 올리고는 신발을 휙 벗어 던져두고 짧은 현관 복도를 지나쳐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방 안쪽에서 달칵 스위치를 누르는 소리와 함께 문 너머로 불빛이 들어왔다.

현관을 열면 바로 짧은 복도와 주방, 화장실 문이 있고, 원룸형 방이 있는 분리형 구조. 1.5룸 정도로 불리는 집이다.

나 역시 고시원에서 지낼 때 나중에 이사 갈 집을 생각하면서 이것저것 알아본 탓에 익숙한 구조였다.

제대로 바지를 입고 정혜수의 뒤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좁은 방이 한눈에 들어왔다.

고시원 방보다는 넓었지만 결국은 대학생이 사는 원룸이다 보니 좁았다.

둘이서 자려면 찰싹 달라붙어야 할 것 같은 좁은 침대와 책이 빽빽하게 들어선 작은 책장과 책상. 그리고 방 한쪽 면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옷장. 딱 취침과 공부만을 위한 공부처럼 느껴졌다.

"생각보다 깨끗하네? 나 온다고 청소했어?"

"청소는 무슨 청소에요. 애초에 어지를 것도 없는데."

그래 보이긴 했다.

어지를 것들이라고 해봤자 옷이나 책, 화장품 정도일 텐데. 책은 전부 책상과 서랍장에, 옷은 옷장 옆에 빨래 바구니가 있었으니 바닥에 뭐가 없는 것도 당연했다.

"빨리 씻기나 해요. 욕실이 좁아서 같이는 못 씻을 테고, 저 먼저 씻어도 괜찮죠?"

괜찮냐고 물어보고는 있지만 애초에 동의를 구하려는 말이 아니었는지 입었던 바지를 속옷만 남기고 벗어버리고는, 티셔츠도 아무렇지도 않게 벗기 시작한다.

"속옷도 예쁜 걸로 입었네? 나 보여주려고 입은 거야?"

"..그냥 평소에 입던 거거든요?"

그런 것 치고는 대답이 살짝 늦었다.

위아래가 세트인 듯한 검은색 속옷은 안이 비친다거나 레이스나 무늬 같은 건 없었지만 면이 매끄럽고 착 달라붙는 느낌이 몸매를 예쁘게 강조시키는 느낌이다.

역시 검은색만큼 섹시한 느낌을 주기 좋은 색이 없긴 했다.

"뭐, 뭐예요."

내가 말없이 한 걸음 다가가자 정혜수 쪽에서는 움찔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서로 볼 건 다 본 사이인 만큼 당당하게 옷을 벗은 건 괜찮았지만 결국 자기 몸매 자체가 섹스 어필 그 자체라는 건 모르는 행동이었다.

"그냥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서."

"씻고 나와서 보면 되잖아요..!"

"들어가기 전에 잠깐만 볼게. 이제와서 부끄러울 것도 없잖아."

"부끄러운 게 아니라..! 아, 읏..! 진짜..!"

정혜수가 뭐라고 말하건 말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다가가서는 그대로 부드럽게 밀어붙여 정혜수를 침대에 걸터앉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저항이 의미 없다는 걸 깨달은 건지, 본인도 싫지 않아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아무런 저항 없이 그대로 침대까지 밀려나 준 덕분에 쓸데없이 힘을 뺄 필요도 없었다.

"아까는 너무 어두워서 제대로 못 봤잖아. 조금만 볼게."

"..어차피 마음대로 할 거면서."

"고마워."

결국은 어색하게 몸의 긴장을 푸는 정혜수의 모습에 작게 웃으며 말하고는 내 쪽에서 후크를 풀고 브라를 벗겨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사이즈의 가슴이 작게 흔들리며 밖으로 빠져나왔다,

살결도 매끈매끈하고 깨끗한 데다가 유두 쪽도 색이 옅은 게 아주 예쁜 가슴이었다.

"흐읏.."

몸을 밀착시킨 채로 말없이 가슴을 감싸 쥐며 유두를 살짝 건드린 순간 작게 움찔 떨려오는 느낌과 함께 얕게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 반응이 마음에 들어서, 손가락 끝으로 유두를 톡톡 건드리며 반응을 살폈다.

"아읏, 앗..! 으읏, 흐으응..!"

"여기도 여전히 민감하네?"

"누, 누구 때문인데..! 하으읏..!"

"나 때문이야?"

"당연하죠..!"

"그럼 이쪽도 한 번 확인해볼까?"

"자, 잠깐..!"

고작 손가락 하나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럽게 흥이 올라서 정혜수의 팔을 위로 들어 올려 겨드랑이를 드러나게 만들었다.

말로는 싫어하는 척하면서도 정작 팔에는 힘을 주지 않는 걸 보면 이쪽도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거, 거기는 좀 씻고..!"

"괜찮으니까 가만히 있어 봐."

냄새라도 났다면 나 역시 씻고 나올 때까지 기다렸겠지만, 정혜수의 체취는 부드러운 살냄새만 날 뿐 조금도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혀를 내밀 수 있었다.

"츄릅-."

"히, 히익..!"

예상했던 대로 냄새도, 별맛도 나지 않는 말랑거리는 살결을 핥아 올린 순간 다급하게 숨 삼키는 소리와 함께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몸 전체가 크게 움찔하고 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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