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6화 > 욕구 불만 유부녀들은 만족할 수 없다 (2)
여행의 피로가 남아있는 탓일까.
잠에서 깼는데도 눈꺼풀이 무겁고 의식이 뿌옇게 물들어 도무지 일어나고 싶지가 않았다.
"..읏..! 앗..! 앙..!"
흐릿한 의식 너머로 조금씩 소음이 들려오는 탓에 이미 감고 있는 눈을 더욱 질끈 감으며 몸을 웅크렸다.
가뜩이나 어제 밤새 자위하느라 제대로 잠도 못 잤는데..
"!?"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강렬한 위화감에, 피로고 뭐고 생각할 틈조차 없이 상반신을 벌떡 일으키며 눈을 크게 떴다.
찌걱..! 찌걱..! 찌걱..!
"하으읏..! 아앗..! 앙..! 서, 설아..! 흐앙..! 일어, 났.. 하으응..!"
눈을 뜨고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마자 보이는 건, 최민석의 위에 올라타 양손을 깍지 끼고, 질척한 소리와 함께 허리를 들썩이고 있는 이재경의 모습이었다.
"하그윽..! 설이, 일어났으니까..! 아앙..! 자, 잠까안..!"
"말은 그렇게 해도, 누나 보지는 더 쪼이는데요?"
"아으읏..! 모, 몰라아..! 설아, 나, 그게엣..! 하으윽..!"
"무슨.."
올라타서 허리를 움직이던 건 이재경이었지만, 이재경의 움직임이 멈추자 이번에는 아래쪽에서 최민석이 얕게 허리를 쳐올리는 탓에 이재경은 쾌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몸부림치듯 허리를 비틀어댄다.
"저랑 재경 누나가 먼저 일어났는데, 누나가 너무 깊게 자고 있어서 깰 때까지만 조금 더 하기로 했어요. 아, 제가 아니라 재경 누나가 하자고 한 거예요."
"재경이가..?"
눈앞의 광경도 충분히 당황스러웠건만, 지금의 상황을 요구한 게 최민석이 아니라 이재경 쪽이라는 건 더더욱 당황스럽다.
"흐윽..! 어차피..! 아앙..! 마지막, 이니까아..! 아아앙..!"
이번에는 최민석이 허리를 조금 더 크게 쳐올렸는지, 어찌어찌 말하던 이재경의 입에서 조금 더 크게 신음이 흘러나오며 허리를 구부리고, 깍지 낀 손에 힘을 꽉 주고 부들부들 떨어댔다.
"하으읏..! 또, 갔어어..♡"
"벌써 몇 번쨰에요?"
"모, 몰라아..♡ 니 자지가, 너무, 크니까앗..♡ 꺄으읏!?"
"그래도 큰 게 좋죠?"
"으, 으응♡ 큰 게, 흐앙..!♡ 안에, 꽉 차서엇..♡ 아, 아앗..!♡ 이렇게, 푹푹..!♡ 아아앗..!♡ 못 참겠어..!♡"
방금 가버렸다고 했으면서도, 아래서 쳐올리는 최민석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들썩이고, 선명하게 들려오는 찌걱이는 소리와 함께 기쁜 표정으로 신음을 쏟아낸다.
유은설은 눈을 뜨자마자 벌어지고 있는 음탕한 광경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앉아 두 사람의 관계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누나, 저도 이제 쌀 것 같은데 안에 해도 괜찮죠?"
"아으응..! 어차피, 흐앙..! 밤새, 싸놓구서..! 흐윽..! 맘대로, 해앳..!"
이제는 질내사정조차도 당연하다는 듯이 가볍게 묻고, 당연하다는 듯이 가볍게 허락해버린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아앙! 아읏, 하앙! 하응! 항..! 격렬, 해앳..!"
이재경의 허락이 떨어진 순간. 최민석의 허리가 한층 격렬하게 들썩이며 이재경의 질내를 마구 찔러대기 시작한다.
이제 정말로 곧 쌀 거라는 것처럼 격렬해진 움직임에 꿀꺽 침을 삼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에 사정한 듯 신호가 올라왔다.
"아, 흐윽..!♡ 아앗, 아아앙..!♡ 하윽..!♡ 조아앗..!♡"
이재경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허리를 띄워 자지를 깊숙이 박아넣은 채로, 사정이 시작됐는지 이재경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오며 길게 신음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사이즈가 너무 큰 탓에 미처 삼켜지지 못한 뿌리 부분이 가만히 있는 와중에도 불끈거리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아윽..♡ 아아앗..♡ 응앗..♡ 하아악..!♡"
도대체 얼마나 길게 사정하면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걸까. 이재경은 깍지 낀 최민석의 손을 지지대 삼아 겨우 버텨내면서 구부린 등을 벌벌 떨어대며 절정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인다.
"하, 하악..♡ 하악..♡ 으읏..♡ 하아악..♡"
마침내 사정이 전부 끝났는지. 빳빳하게 굳어있던 몸의 긴장을 풀고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워 보였다.
"하아아.. 아직도 딱딱하게.. 불끈거리고 있어..♡"
"그래도 슬슬 가 봐야죠. 벌써 여덟 시에요."
"..치이. 넌 하나도 안 아쉬운 것 같다?"
"설마요. 맘 같아선 누나랑 하루종일 이러고 싶은데, 그래도 그러면 안 돼잖아요."
"에휴.. 그거야 그렇지. 으으읏..♡"
오히려 아쉬워하는 이재경을 최민석이 달래주고, 이재경이 미련이 남은 목소리로 한숨을 쉬며 무릎을 세워 일어나기 시작하자, 질내 깊숙이 들어가 있던 굵은 자지가 조금씩 밖으로 빠져나오며 모습을 드러낸다.
'으읏..'
저렇게 큰 게 거의 다 들어가 있었다니.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힘들 정도였다.
"하아아.. 벌써 허전해.."
"일단은 냄새부터 빼야 하니까, 씻으러가요."
"그래, 그래."
"아, 설이 누나는요? 누나도 같은 침대에서 잤으니까 일단 씻긴 해야 할 텐데. 저희 들어가는 김에 같이 씻어요?"
"어, 어?"
완전히 넋이 나가서 두 사람이 침대 아래로 내려가는 걸 멍하니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최민석이 불쑥 말을 걸은 탓에 깜짝 놀라 말을 더듬어버렸다.
"방에 오래 있으면 또 냄새 배잖아요. 그냥 같이 씻고 빨리 같이 나가요."
"그, 그래도.."
"뭐, 어때. 그냥 같이 씻고 나가자."
"..알았어."
이재경이야 원래 시원스럽고 거리낌이 없는 성격이긴 했지만, 최민석과 몸을 섞은 뒤로는 그게 더 심해진 느낌이었다.
어차피 같은 여자끼리는 부끄러울 것도 없고, 최민석 역시 왠지 거부감이 들지 않고 괜찮다는 느낌이 들어 상관은 없었지만 그냥 이 두 사람과 셋이서 씻는다는 상황은 너무 불편했다.
그렇다고 대놓고 거절하지는 못하고 고개를 끄덕여 버렸지만.
"제가 씻겨줄게요."
"아읏..♡ 설이도 보고 있는데, 부끄럽게.. 하으..♡"
욕실에 들어가서도, 두 사람은 마치 연인 사이처럼 찰싹 달라붙어 자연스럽게 몸을 씻겨주고, 몸을 맡기며 야릇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도중에 또다시.
"후우.. 저 못 참을 것 같은데, 여기서 한 번만 해요. 네? 부탁할게요. 누나."
"아으..♡ 진짜 마지막이다..?"
"약속할게요."
자신이 옆에서 씻고 있는 건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 야릇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선 채로 뒤에서 삽입하고는 박아대기 시작한다.
찌걱..! 찌걱..! 찌걱..!
"하윽..! 아앗..! 아아앙..! 뒤로, 하는 것도..! 좋아앗..!"
거리가 가까운 것도 있지만, 선 채로 뒤에서 박아대는 탓에 기승위나 정상위로 하는 것보다 자지가 앞뒤로 움직이며 들락날락하는 모습이 가려지는 것 없이 제대로 보인다.
굵기에 대해서는 이미 말할 것도 없고, 애액으로 질척하게 뒤덮여 굵은 핏줄이 불거진 기둥이 안으로 쑥쑥 들어갔다 나오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는 탓에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뒤에서 앞으로 손을 뻗어 가슴을 끈적하게 주무르고, 목덜미나 귀를 질척하게 빨아대거나, 고개를 뒤로 돌려 혀를 얽히는 소리를 내며 키스를 주고받는 모습까지.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뜨거워질 정도로 음란한 광경이 멈추는 일 없이 이어졌고, 끝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읏..! 쌀게요..!"
"햐윽..! 아, 아아아앗..!♡"
일방적인 통보와 함께 자지를 거의 뿌리 근처까지 들어갈 정도로 깊게 밀어붙이며 질내사정을 해버렸다.
"하응..♡ 츄읍..♡ 응.. 츄읍..♡ 츄르릅..♡"
사정이 전부 끝난 뒤에도, 여운을 즐기듯이 서로의 몸을 밀착시키고 키스를 주고받으며 허리를 느긋하게 움직였다.
결국은 간단한 샤워조차도 40분이 넘게 걸려버렸다.
그리고 마침내 샤워를 끝내고 옷까지 갈아입고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
"아, 재경 누나."
"응? 왜?"
"잠깐 핸드폰 좀 줘볼래요?"
"핸드폰은 왜.."
"빨리요."
"..알았어."
이런 상황에서 핸드폰을 달라고 하면 할 행동은 뻔할 텐데. 이재경은 아주 잠깐 고민하기만 했을 뿐,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최민석에게 핸드폰을 건네버렸다.
"제 번호, 등록해뒀으니까 밤에 또 심심하면 전화해주세요."
"어젯밤만이라고 해놓고선.."
"알아요. 그래서 누나 폰에만 저장해둔 거에요. 아니다 싶으면 그냥 안 걸어도 괜찮아요."
"..그래. 일단 저장만 해둘게. 그래도 너무 기대하진 마?"
가볍게 오간 대화였지만 결국 번호를 받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정말 연락할 생각이 없다면 확실하게 거절하거나 바로 지워버려도 괜찮았을 텐데. 불안한 기분이었다.
"아, 그리고 설이 누나도요."
"나, 나도..?"
"누나는 꼬시려는 게 아니라, 나중에 재경 누나한테 전화 오면 같이 와 달라고 부탁하려고요. 그래도 같이 다녀야 의심 안 받잖아요."
"그렇긴 한데.."
"부탁 좀 할게요."
"..아, 알았어."
자신 역시, 그냥 확 싫다고, 안 된다고 말해버리면 그만일 텐데.
이재경의 알리바이를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어쩔 수 없다 싶어 핸드폰을 건네줘 버렸다.
"그럼 저는 밥 먹으러 가볼게요. 누나들도 휴가 잘 보내세요."
번호까지 줘놓고서는 마치 다시는 안 볼것처럼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최민석의 모습에 괜히 마음만 복잡해진다.
그리고, 이제는 방으로 돌아가기 전에 자신의 친구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볼 필요가 있었다.
"..재경아."
"어, 응?"
"민석이한테.. 연락할 거야..?"
"으음.. 고민 중.. 이야."
고민 중이라니. 당장 그러겠다는 대답이 안 나온 건 다행이었지만 결국 불안한 건 마찬가지라 더 따지고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젯밤만이라고 했잖아.. 이제 그만 만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긴 한데.. 이미 저질러 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이제 한 번이나 두 번이나 똑같다는 느낌이려나. 그냥 휴가 동안만 스트레스 푼다는 느낌으로 만나면 괜찮을 것 같아서 고민해본다는 거야."
한 번이나 두 번이나 똑같다느니, 휴가 동안만이라느니, 스트레스 푸는 느낌이라느니.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자신과는 달리 너무 가벼운 태도다.
잠깐이었지만 자신이 이상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그, 그래도.."
"알아. 이게 좋은 일은 아니지. 그런데, 어떡해. 나는 못 참겠고, 너나 나나 남편이 상대해줄 생각을 안 하는데. 오늘이라도 먼저 하자고 말이라도 꺼내면 나도 이런 생각 안 하겠지만, 그럴 것 같진 않거든."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니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젯밤 봤던 남편의 태도로는 잠자리 자체를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으니까.
"무슨 말 하려는 건지는 알아. 아무리 그이가 잘못했다고 해도 내가 잘했다는 건 절대 아니고, 너는 잘 참았으니까. 그래도 이해 좀 해줘."
"..알았어."
결국, 고민 중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오늘 밤에도 연락을 해보겠다는 말이다.
이미 이 일의 원인, 잘못이 남편들에게 있다는 사실은 두 사람의 머릿속에 당연한 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걸고넘어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