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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큐버스 시스템-415화 (415/775)

< 415화 > 욕구 불만 유부녀들은 만족할 수 없다 (1)

"후우.. 개운하다."

완전히 실신해서 축 늘어진 채 눈을 감고 있는 이재경의 안에서 자지를 뽑아낸 최민석은 정말로 개운한 듯 시원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애액과 정액이 뒤섞여 질척하게 뒤덮여 있는 자지 쪽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우뚝 솟아 불끈거리고 있었다.

"그럼, 누나는 어떻게 할래요?"

"으, 응!? 나, 나는.."

"재경 누나는 이대로 방에 보내면 정액 냄새 때문에 무조건 들킬 테니까 여기서 재워야 할 것 같은데. 누나도 그냥 여기서 같이 자고 내일 같이 돌아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아.."

그 얘기였구나.

유은설은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른 수많은 음란한 상상을 다급하게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아니, 지운다고 지워지는 건 아니었지만, 최대한 의식하지 않기 위해 애썼다.

"제가 소파에서 잘 테니까, 누나가 재경 누나랑 같이 침대에서 자요. 땀 때문에 조금 축축하긴 한데, 밑에 수건만 좀 깔아두면 괜찮을 거예요."

"아, 아니..! 내가 침대에서 잘 테니까..!"

"아니에요. 그래도 저랑 재경 누나 때문에 있어 주는 건데, 제가 미안해서 그래요. 누나가 침대에서 자요. 지금 수건 깔아둘게요."

"아.."

반론은 듣지 않겠다는 듯, 딱 끊어 말하고는 그대로 일어나 수건을 챙기러 가는 모습에 결국 더는 말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 아니, 멍하니 벌렸다.

먼저 옷부터 입어주면 좋을 텐데. 저 굵게 솟은 물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내고 걷고 있으니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시선이 향했다.

"수건은 깔아뒀고, 재경 누나는.. 땀 냄새가 좀 나긴 하는데, 그건 조금만 참아주세요. 죄송해요."

"아, 아니야. 괜찮을.. 거야."

땀 냄새 같은 게 문제가 아닐 테니까.

그동안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지만 아까 정액 냄새라는 말을 들은 뒤로는 계속해서 비릿하면서도 진하게 풍겨오는 냄새가 신경 쓰여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그에 비하면 땀 냄새 같은 건 오히려 심하게 나 줬으면 할 정도였다.

그런 자신의 속도 모르고, 최민석은 침대 옆에 무드등을 켜고는 방의 불을 꺼버렸다.

"저는 좀 씻고 나와서 잘 테니까, 누나는 먼저 들어가서 자고 계세요."

"..응."

정말 자신에 대해서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건지, 최민석은 별다른 시선도 보내지 않고 욕실로 휙 들어가 버렸다.

"하아아.."

탁, 하고 문 닫는 소리가 들려오자마자,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그대로 긴장하고 있던 몸을 등받이에 기대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어.."

평소에 혼잣말 같은 건 잘 안 하는 편이었지만, 오늘은 이렇게 중얼거리지 않고서는 도저히 복잡한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을 것 같았다.

욕실 안에서는 샤워기 소리가 들려오고, 조용하던 방에 소음이 생기면서 머릿속이 조금 진정되는 기분이 들었다.

"..자자."

어쨌든 지금 할 일은 자는 것뿐이다.

지금 이대로 버티고 앉아 있어 봤자 욕실에서 나온 최민석과 마주치면 분위기만 더 어색해질 테고, 조금이라도 빨리 자고 내일이 와야 이 상황이 정리될 것 같았다.

"윽.."

그런 생각으로 침대맡까지 다가가자, 떨어져 있을 때 이상으로 진하게 풍겨오는 정액 냄새가 코를 깊게 찌르고 들어온다.

더럽고 기분 나쁘다기보다는,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떠오르게 만드는 냄새다.

"진짜 미쳤나 봐.."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냄새 좀 맡는다고 몸이 뜨거워질 리가 없다.

속옷이나 바지 쪽도 축축하게 젖어 있어 찝찝한 상태인데, 몸이 또 달아오르기 시작하니 미칠 지경이다.

"..정신 차려야 돼."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음란한 생각을 떨쳐내려는 듯, 고개를 붕붕 젓고는 최민석이 이불을 덮어놓은 이재경의 옆에 조심스럽게 몸을 눕혀 다른 이불을 덮었다.

여름이긴 하지만, 에어컨을 틀어놓은 덕분에 덥다는 느낌도 전혀 없다. 오히려 조금 덥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건 자신의 몸 쪽에 원인이 있는 거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하아아.."

그리고, 베개에 머리를 댄 순간 다시 한번 한숨이 흘러나왔다.

'진짜 뭐가 뭔지..'

낮에 최민석에게 헌팅을 당했던 것. 그것 자체는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그전에도 다른 남자들이 오기도 했었고, 그 뒤에도 다른 남자들이 다가왔었으니까. 오히려 재밌기 얘기를 나누고 헤어졌던 걸 생각하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도 좋았다.

하지만 그 뒤에 호텔 야외 수영장에 있는 바에서 최민석과 마주치고, 함께 술을 마시면서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게 실수였다.

아니, 그걸 실수라고 할 수 있을까.

결국은 이 방에 함께 들어온 것도, 같이 조금 이상한 젠가를 했던 것도. 크게 잘못이랄 건 없는 일이었다.

그저 가장 큰 문제는 쌓인 욕구를 참지 못하고 일선을 넘어버렸다는 것.

자신의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걸 말리지 못한 자신에게도 일정 부분은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야.'

잘못을 따지자면 결국 자신과 이재경을 이렇게 욕구 불만 상태로 만들어놓은 남편들에게 잘못이 있었다.

자신도 이재경도, 은근하게 평소부터 꾸준히 신호를 보내왔었고, 자신 같은 경우에는 먼저 해달라고 직접 말까지 꺼내지 않았던가.

그러고도 거절당하고, 여행에 와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나이에 맞지 않는 비키니까지 입었음에도 별 관심도 가져주지 않은 남편들의 잘못이다.

전부 최민석이 얘기해준 그대로였다.

'아닌가..?'

원래부터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진작부터 이재경과 함께 그런 불평을 하기도 했고, 오늘도 최민석을 만나지 않았다면 술자리에서 그런 흐름으로 이야기가 흘러갔을 것이다.

'그런데 왜..'

뭔가가 맞물리지 않는 느낌이다.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진하게 풍겨오는 정액 냄새에 자잘한 생각은 완전히 날아가 버리고, 점점 하반신이 뜨거워지고 쿵쿵 울리기 시작한다.

'나 어떡해..'

자위하고 싶다.

바로 옆에서는 친구가 자고 있는데, 같은 방 욕실에서는 다른 남자가 씻고 있는데. 뱃속이 너무 뜨겁고 안타까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차라리 자신이 욕실에 있었다면 어떻게든 해결하고 나왔을 텐데. 아까 최민석과 이재경을 먼저 내보내고 자위하고 싶었던 걸 참은 게 실수였던 모양이었다.

'하, 한 번만..'

어차피 이재경은 깊이 잠든 것 같고, 최민석도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까. 차라리 지금 시원하게 해소하고 잠드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이대로는 도저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으니까.

'..한 번만 하고 끝내는 거야.'

그래. 그게 낫다. 그렇게 결심을 마치고는 누가 엿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손을 아래로 내려보냈다.

찌걱..

"흐, 흐으읏..!?"

그저 손가락을 살짝 대기만 했을 뿐인데, 허리가 움찔 튕길 정도의 쾌감이 밀려들어 깜짝 놀라 손을 떨어뜨렸다.

"이, 이게 왜.."

뭔가가 이상하다. 그냥 손만 댔을 뿐인데도 이런 느낌이 드는 건..

찌거억..

"으읍..! 읏..!"

빼냈던 손가락을 다시 한번. 미끌미끌하게 젖은 질구멍 안으로 집어넣자 질벽이 손가락을 꽈악 조여오며 다시 한번 쾌감이 전해져온다.

'그래도 방금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딱 좋은.. 아니 그것보다 조금 강한.. 저릿한 쾌감이 느껴짐과 동시에 안타까운 느낌이 마구 밀려들어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읍..! 읍..! 읏..! 흐응..! 읏..! 흐으응..!"

소리를 억누르려고 해도 자꾸만 입이 멋대로 벌어지려고 하면서 콧소리 섞인 신음이 새어 나온다.

자위로 이렇게까지 느껴본 적은 없는데. 아니, 남편과 했던 섹스도 이렇게까지 짜릿한 느낌은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겨우 자위. 그것도 손가락 두 개만 집어넣고 천천히 문지르고 있을 뿐인데도 이렇게까지 느껴버린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소리.. 참아야 하는데에..'

이상하리만치 느껴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안타까운 기분이 올라와 참을 수가 없다.

더, 더 세게 움직이고 싶다. 더 깊은 곳까지 손가락을 집어넣고 쾌감을 만끽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나간다.

'미, 민석이.. 나오기 끝내야 하니까..'

욕구를 먼저 느끼고, 그에 맞춰서 이유를 떠올려낸 상황이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 중요한 건 자위를 더 격렬하게 해서 빠르게 절정에 달해야 할 이유가 떠올랐다는 것. 그것 외에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조, 조금만..'

찌걱..! 찌걱..! 찌걱..!

"흡, 끗..! 흐긋..! 읍..! 흐응..! 읏..! 앙..!"

손가락이 격렬하게 움직여 질구멍을 쑤셔대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소리를 참지 못하고 신음 소리를 내버렸지만 방 안은 여전히 고요하다.

이재경은 여전히 죽은 듯이 잠들어 있고, 샤워기 소리도 여전히 들려오고 있다.

'샤워기 소리가 멈추면.. 그때 참으면 되니까..'

찌걱, 찌걱, 찌걱♡

"하윽..♡ 아읏..♡ 아앗..♡ 앗..♡ 앙..♡ 아아앙..♡"

소리를 참지 않으니 더더욱 쾌감이 늘어나는 느낌이다. 손가락의 움직임도, 더더욱 거리낌이 없어져 찌걱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올 정도가 돼버렸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기분.. 조아앗..♡'

격렬해진 손놀림만큼이나 만족스러워진 쾌감이 마구 밀려들고, 조금씩 절정이 가까워지며 복잡했던 머릿속이 깔끔하게 비워져 더더욱 쾌감에 집중할 수 있었다.

찌걱, 찌걱, 찌걱♡

"아으윽..♡ 가, 가앗..♡ 이거엇..♡ 아아앗..!♡"

남편과 할 때도 기분 좋은 끝에 겨우 찾아오던, 가끔 컨디션이 좋을 때나 느낄 수 있었던 절정이 순식간에 찾아온다.

"흐읏..! ♡흐으으응..!!♡♡"

움찔! 움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찾아온 절정과 함께, 몸을 한껏 웅크린 채로 움찔움찔 떨어대며 절정의 쾌감을 만끽한다.

'뭐, 뭐야 이거어..♡'

겨우 손가락일 뿐인데 이렇게 좋다니. 지금 상태로 남편과 섹스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지금 상태로 최민석의 커다란 물건이 안쪽을 가득 채워준다면..

"미, 미쳤어..!"

절정의 여운 속에서 멍하니 흘러가던 생각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걸 겨우 눈치채고, 눈을 번쩍 뜨며 고개를 붕붕 저어댔다.

'하지만..'

분명 기분 좋겠지.

지금이라면 이재경이 왜 그렇게 기뻐하고, 왜 그렇게까지 녹아내렸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야, 이런 상태에서 그렇게 큰 게 들어와 안쪽을 꽉 채워준다면 기분 좋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

"......"

샤워기 소리는 아직 들려오고 있다. 그렇다면 한 번쯤은 더 해도 괜찮을 것이다. 어쨌든 최민석이 욕실에 나올 때 멈추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빠른 상황판단만큼이나 결심도, 행동도 빨랐다.

찌걱, 찌걱, 찌걱♡

"하으으..♡ 아읏..♡ 아아앗..♡ 나, 몰라앗..♡"

기분이 너무 좋다.

손가락을 움직여 질벽을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보지가, 몸 전체가 녹을 듯이 뜨거운 쾌감이 마구 밀려들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최민석이 나올 때까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이어 나갔던 자위는, 최민석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 잠시 중단됐을 뿐.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숨소리가 들려오자마자 곧바로 재개되었고, 늦은 새벽까지 이어지다가 지친 몸이 잠에 빠져들면서 겨우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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