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413화 (413/775)

< 413화 > 정말 오늘만 하고 끝낼 거예요? (8)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냥 잘 생각해 보라는 거야. 나도 나중에 가면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안 하고 넘어갔어도 분명 후회했을 테니까."

"......"

정말 중요한 얘기를 하는 것처럼 무거운 분위기였지만 결국은 불륜 섹스를 할 거냐 말 거냐 하는 얘기일 뿐이다.

남편이 있는 유부녀들에게는 실제로도 중요한 문제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별로 중요한 얘기도 아니었다.

'아니, 둘 다 따먹고 싶으니까 중요한 얘기긴 한가?'

그래도 이렇게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고 말하면 오히려 더 고민만 하게 된다.

오히려 별거 아니라는 것처럼, 그냥 해버려도 상관없다는 투로 말해야 고민하던 사람도 '그런가?' 하고 혹하게 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

"저는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야, 너는.. 그냥 설이랑 하고 싶어서.."

"그거야 뭐.. 당연한 거고요. 솔직히 설이 누나도 엄청 예쁘잖아요."

내가 가벼운 말투로 끼어들자 이재경은 내가 끼어들 얘기가 아니라는 것처럼 핀잔을 주려고 했지만 오히려 뻔뻔하게 받아넘겼다.

그렇게 나오자 당황한 쪽은 오히려 유은설 쪽이었다.

"어, 어..?"

"저야 처음부터 설이 누나한테 반해서 헌팅하려고 말 걸었던 건데. 당연하죠."

말하는 김에 그냥 호칭도 은설 누나에서 설이 누나로 친근하게 바꿔버렸다.

이재경도 계속 편하게 설이, 설아, 하고 짧게 부르고 있었으니까.

내가 직접 이런 식으로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했던 모양인지 이재경과 얘기하면서 가라앉았던 얼굴이 다시 붉게 물들면서 부끄러운 표정으로 바뀌는 걸 보아하니 칭찬이 효과가 있는 모양이었다.

"아무튼, 이게 잘하는 일은 아니어도 잘못 자체는 남편분한테 있다고 생각해요. 눈치를 안 준 것도 아니고, 직접 해달라고 말까지 했는데 상대를 안 해준 거잖아요. 그래서 누나가 알아서 스트레스 풀겠다는 건데, 뭐가 나빠요?"

"그래도 바람피우는 거잖아.."

"이 정도 갖고 무슨 바람이에요. 저랑 뭐 연락처 교환하고 계속 만나고 그럴 것도 아닌데요. 그냥 하루 편하게 스트레스 푸는 거라고 생각하라니까요."

"그래도 좀.."

"저야 재경 누나랑만 해도 엄청 좋으니까, 강요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누나 사정이 너무 안 돼서 말하는 거예요. 저도 이 이상은 말 안 할 테니까, 편하게 생각해봐요.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고. 그쵸, 누나?"

"어? 으, 응. 그렇지."

아예 대답을 틈을 주지 않고 얘기를 끝내버리고는, 멍하니 얘기를 듣고 있던 이재경에게 묻자 살짝 얼빠진 대답이 돌아왔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곧바로 다가가서 괴롭혀주고 싶은 표정이었는데, 지금은 아직 매너 있는 척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내버려 두고 편하게 쉬기로 했다.

그렇게 다시 욕실 안이 조용해지기 시작하자 이재경 쪽에서 어색함을 느꼈는지 먼저 가벼운 화제로 얘기를 꺼냈고, 유은설도 조금 어색해하면서도 잔잔하게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그렇게 20분 정도가 지났을 쯤이 되어서야 이재경이 몸을 일으켰다.

"아으.. 오래 있었더니 슬슬 덥네. 이제 나갈까?"

"충분히 쉬었어요? 이번에는 살살 못 해줄 것 같은데."

"..윽."

정말 푹 쉬었다는 것처럼 개운한 표정으로 일어나더니, 살짝 겁만 줬을 뿐인데도 얼굴이 빨개져서 멋쩍은 듯 시선을 피해버렸다.

"진짜.. 아까처럼 하기만 해 봐."

"그렇게는 안 해요. 그건 누나 설득하려고 그랬던 거라니까요."

"알겠다고 했는 데도 계속했잖아!"

"뒷말 안 나오게 확실하게 하려고 했던 거죠."

"진짜.. 말은 잘한다니까. 안 일어날 거야?"

"가야죠. 누나가 언제 일어나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호텔 스위트룸답게 아파트에 있는 욕조 못지않게, 오히려 더 넓고 화려한 욕조라 편하게 쉬고 있긴 했지만 저렇게 재촉하는데 기다리게 할 수도 없다.

욕조는 나중에 혼자 있을 때 천천히 즐기기로 하고, 곧장 몸을 일으키자 이재경과 유은설의 시선이 동시에 하반신 쪽으로 확 꽂혀 들었다.

"어머, 작아졌네?"

"작아요?"

"..서 있을 때보단 작잖아."

아무리 발기가 풀어졌어도 작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던지라, 나도 모르게 되물었더니 이재경은 멋쩍은 표정으로 시선을 피하며 설명을 덧붙였다.

"그래도 남편보다는 크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그나마 아니라고는 못 하는 게 남편에 대한 최소한의 의리인 걸까. 이미 불륜 섹스로 질내사정까지 받은 와중에 그런 걸 챙기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지만 최면으로 급조한 관계인 만큼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다.

"설이 누나는 어떻게 할 거에요? 같이 안 나가요?"

"..난 좀만 더 쉬다 나갈게."

"알았어요. 가요, 누나."

더 쉬고 싶다기보다는 같이 나가기 창피해서 그런 거겠지만, 최대한 내가 신경 써주고 있다는 인상을 남기기 위해 말을 걸어주는 것도 있지 않았다.

"하아아.. 시원하다."

수건도 걸치지 않고 욕실 밖으로 나와 에어컨 바람을 쐬는 이재경의 모습에 살짝 웃음을 터트렸다가 수건을 챙겨 들고 뒤에서 살금살금 다가가 어깨에 수건을 덮은 손을 가볍게 얹었다.

"아, 수건.."

"제가 닦아줄게요."

"어, 어..? 안 그래도 괜찮은데.."

"뭐 어때요."

"진짜.. 왜 이렇게 멋대로인지.."

허락은 기다리지도 않고 어깨에서부터 목, 등으로 거부감이 낮은 곳부터 부드럽게 물기를 닦아주기 시작하자 이재경도 못 말린다는 듯 긴장을 풀고 몸을 맡겨왔다.

"하아.. 좋긴 하네."

"그쵸?"

배에서 가슴으로 올라갈 때도 순수하게 물기를 닦아주기만 하고, 아래로 내려가 엉덩이, 허벅지, 발바닥까지 빈틈없이 물기를 닦아냈다.

"누나 먼저 침대에 가 있어요. 저도 물기만 닦고 갈게요."

"으, 응.."

그래도 이렇게 직접적으로 '곧 한다'는 느낌의 말을 할 때면 부끄러워하면서도 고개를 순순히 따르는 모습이 또 상당히 꼴렸다.

이재경에게 해줄 때와는 달리 조심성도 뭣도 없이 그냥 빠르게 물기를 전부 털어냈고, 수건은 대충 욕실 앞에 던져놓고 침대로 성큼성큼 다가가자 먼저 위에 올라가 있던 이재경이 긴장한 표정으로 침을 꿀꺽 삼키는 게 보였다.

"긴장했어요?"

"..안 했거든?"

"누난 긴장하고 있는 것도 귀여운데."

"귀엽다고 하지 말라니.. 아읏.. 읍.. 응.. 츄읍.. 응.. 우움.. 츄릅.."

긴장하고 있었다는 게 뻔히 보였는데도 자존심을 세우려는 이재경의 입술을 부드럽게 덮치자 살짝 놀라면서도 입 안으로 들어오는 혀를 거부하지 않고 혀를 얽혀왔다.

"하움.. 움.. 츄릅.. 응.. 츄읍.. 하응.."

자연스럽게 몸을 밀어붙여 날씬한 몸을 침대 위에 눕혀놓고, 그대로 가슴을 가볍게 주무르기 시작하자 질척하게 혀가 얽히는 소리 사이로 얕은 한숨 소리가 섞여 나온다.

유두 쪽은 이미 말할 것도 없이 발딱 솟아 있는 상태였기에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며 살살 굴려댈 때마다 어깨를 움찔움찔 떠는 모습이 귀여웠다.

"응.. 츄읏.. 하아.."

얼마 하지도 않은 짧은 키스만으로도 몸이 확 달아올랐는지, 이재경은 벌써부터 눈꼬리가 살짝 내려가 뭔가를 원하는 듯한 눈빛으로 시선을 마주쳐 온다.

"이것 봐요. 누나랑 키스만 했는데.."

"아.."

이쪽 역시 시선을 똑바로 마주치면서, 가느다란 손목을 붙잡아 아래쪽으로 이끌어 우뚝 솟아오른 자지를 움켜쥐게 만들자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작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한 번 만져봐요."

"으읏.."

대놓고 자지를 만져보라는 말에 대답은 돌아오지 않고, 창피한 듯한 표정만 지었을 뿐이지만 자지를 쥐고 있던 손은 아주 잠깐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기둥을 고쳐 쥐고는 감촉을 확인하듯 꾹꾹 쥐어 보거나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여 훑기 시작한다.

"역시.. 엄청 커.."

"크기만 해요?"

"으.."

"솔직하게 말해줘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린 말이었는지, 부끄러워하는 이재경을 다시 한번 재촉하며 묻자 잠시 망설이다 가느다란 목소리로 대답한다.

"크고.. 엄청 딱딱하고.. 뜨겁고.. 핏줄 같은 것도 엄청 굵어서.."

"그래서요?"

"엄청 야한.. 아으..! 이런 건 왜 물어보는 거야..!"

최면에 걸린 것도 아닌데, 뭔가에 홀린 것처럼 술술 대답하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자지를 꽉 움켜쥐며 따지고 들었지만 자지는 기분 좋게 불끈거리기만 할 뿐 조금도 아프지 않았다.

"여자들도 예쁘다는 말 들으면 좋아하잖아요. 제가 누나 남편보다 크죠?"

"무, 물어보지 말라니까..!"

"에이. 지금은 설이 누나도 안 듣고 있잖아요."

"얘가 진짜.."

"한 번만요. 네?"

처음부터 정색하고 화를 냈다면 모를까, 이 정도 반응이라면 아예 대답을 못 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몸을 밀착시키고 몸 곳곳을 간질이듯 어루만지며 집요하게 묻자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이 돌아왔다.

"네, 네가 더 크다구.. 다 알면서.."

"그래도 누나한테 직접 듣고 싶었어요. 쪽."

"못 말려.. 다른 여자들한테는 이러면 안 돼..?"

대답을 듣자마자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춰줬더니 부끄러워서 곧바로 시선을 피하며 충고까지 하는 모습이 장난 아니게 꼴린다.

가슴을 주무르던 손을 그대로 아래로 내려서, 진작에 미끈미끈하게 젖어 있던 보지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찌걱♡

"햐응..!"

"벌써 또 젖었네요?"

"너, 너 때문이라니.. 햐윽..! 으읏..! 흐응..! 읏..! 앙..!"

한 번에 뿌리까지 집어넣은 손가락을 살짝 구부려 집요하게 안쪽을 문지르기 시작하자 제대로 말도 못 하고 허리를 얕게 들썩이고 비틀어대며 신음하기 시작한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아으읏..♡ 나, 왜애..♡ 손가락만인데..♡ 아흑..♡ 아아..♡ 가, 갈 것..♡ 흐으응..!♡"

"괜찮으니까 이대로 한 번 가요. 살살 해줄게요."

"아으응..♡ 아읏..♡ 아..♡ 흐윽..♡ 가, 간..! 하으으응..!!♡♡"

절정을 참으려던 것도 잠시. 한참을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은 아직 민감한 상태였는지 3분도 버티지 못하고 허리를 들썩거리며 절정해버렸다.

"하윽..♡ 아앗..♡ 앗..♡ 아아앙..♡"

손가락이 닿지 않는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애액이 주륵주륵 흘러나와 손가락을 타고 밖으로 빠져나오고, 미끌미끌한 질벽이 빈틈없이 달라붙어 구불거리며 손가락을 오물오물 깨물어대듯이 조였다 풀어지기를 반복한다.

찌걱..♡ 찌걱..♡ 찌걱..♡

"흐그읏..!♡ 가, 갔는, 데엣..!♡ 흐야아앙..!♡"

"살살 하고 있어요."

"그, 그러헌..♡ 아으읏..!♡ 아아앗..!!♡♡"

아주 느리게, 부드럽게 질내를 문지르고 있을 뿐인데도 이재경은 거의 자지러지듯이 허리를 벌벌 떨어대며 쾌락에 녹아내린다.

본인은 허리를 위아래로 들썩거리고 좌우로 비틀어대며 어떻게든 손가락을 피하려고 하고 있지만 내가 계속해서 따라붙어 안쪽을 휘젓는 탓에 더더욱 심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

찌커억..!

"흐앗..! 하앗..! 하악..! 학..!"

결국에는 허리를 완전히 튕겨대는 수준으로 도망쳐 다니는 탓에 손가락이 빠져나가고, 이재경은 그제서야 허리를 내리고 움찔움찔 떨어대며 다급하게 숨을 몰아쉬었다.

"너어..! 살살 하라구..! 흐읏..! 했지이..!"

"살살 한 건데.."

"가, 갔으면 좀 멈추고..!"

살살 했다는 부분은 무시하고 넘어가려는 건가.

어쨌든 뭐라도 화를 내려고 하는 이재경의 태도에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그대로 가늘게 떨리고 있는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들어가 미끈미끈하게 젖은 균열 위로 귀두를 갖다 댔다.

쮸걱!

"자, 잠.. 흐아아앙!?"

나 역시 갔으면 멈추라는 말은 적당히 대답하지 않고 넘어가고, 당황해서 팔을 뻗으려는 이재경을 무시하고 그대로 허리를 밀어붙여 한 번에 깊숙한 곳까지 자지를 밀어 넣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