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1화 > 클럽 진짜 마음에 드는데? (3)
현관에서 선 채로 시원하게 한 발 더 뽑고,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은 한예슬의 입에 자지를 밀어 넣어 반강제로 청소 펠라까지 받아내고 나서야 모텔을 나섰다.
모텔 밖으로 나와서는 아침으로 같이 콩나물국밥을 먹고, 나중에 연락하겠다는 말로 여왕님의 기분을 적당히 띄워주며 헤어졌다.
"..아주 제대로 즐겼네."
한예슬을 보내고 나서야, 차를 세워둔 주차장 쪽으로 향하며 핸드폰을 확인해 보고 나서야 11시가 넘어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한예슬이 피로 탓에 너무 늦게 일어난 것도 있고, 일어나자마자 세 발이나 뽑고 나왔으니 이해 못 할 시간은 아니었다.
[김현우 : 어디냐?]
두 시간 전이긴 하지만 김현우에게 메세지도 와 있었다.
[최민석 : 지금 나왔는데, 어디냐?]
[김현우 : 피씨방. 위치 찍어줄게.]
답장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답장이 돌아왔다.
"뭔 피씨방이냐.."
예전에는 워낙 돈이 없어서 친구들이 내줄 때가 아니면 갈 일이 없었고, 그마저도 게임을 해본 적이 없으니 잘하지도 못해서 좋아하는 곳은 아니었다.
담배 냄새가 너무 심하기도 하고,
그래도 일단 그쪽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었으니, 가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일단은 걸음을 돌려 메세지 창에 새로 올라온 주소를 확인하고 그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피씨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훅 들어오는 담배 냄새에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가, 좌석들을 휙휙 둘러보며 김현우를 찾아 옆자리 의자를 빼고 앉았다.
"어, 왔냐?"
피씨방이라길래 당연히 게임 중일 줄 알았더니, 왠 뉴스창을 띄워놓고 있었던 탓에 내가 의자를 뺴고 앉자마자 곧바로 의자를 돌려 앉아 얼굴을 마주쳤다.
"새끼. 기분 좋아 보이네. 그렇게 좋았냐?"
얼굴 표정만 봐도 어젯밤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낸 건지 대충 짐작이 갔기에 다른 말은 생략하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말도 마라. 진짜 살아있길 잘했다 싶더라. 클럽에서 살살 허벅지 만질 때부터 그럴 것 같긴 했는데, 그냥 서큐버스한테 하룻밤 제대로 빨린 것 같아. 자지 땡겨 죽겠는데, 생각만 하면 또 설 것 같아서 가라앉히려고 뉴스 보고 있었잖냐."
순간 서큐버스라는 말에 움찔하긴 했지만 어쨌든 만족스럽게 즐겼다는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채영도 남 주기 아까운 수준이긴 했지만 나도 한예슬로 충분히 즐기기도 했고, 애초에 김현우가 불러주지 않았다면 만나지도 못했을 상대였으니 미련을 접기로 했다.
"야, 너는? 어제 걔 보니까 성격 장난 아닌 것 같던데, 그래도 이 시간에 나온 거 보면.."
"당연히 잘 됐지. 번호도 따였다."
"와, 미친.. 아니, 잠깐만. 딴 게 아니라 따였다고?"
"그럼 모쏠 주제에 먼저 번호 달라고 했겠냐? 오늘 아침에 밥 먹고 헤어지려고 하는데, 핸드폰 내밀더니 번호 좀 찍어달라고 하더라. 볼래?"
한예슬 쪽에서 번호를 받자마자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본 덕분에 내 폰에도 이미 한예슬의 번호가 저장돼 있었다.
당연히, 메신저에 연동돼서 한예슬의 프로필도 이미 등록되어 있는 상태였고.
친구 목록에 있는 프로필이 죄다 여자뿐이라, 조심스럽게 화면을 숨기고 한예슬의 프로필만 띄운 뒤에 보여줬다.
"와, 씨.. 존나 부럽네. 얼굴이냐? 돈이냐? 뭐든 간에 진짜 부러워 뒤지겠네."
"아니, 뭔.. 어제 코인 얘기했을 때보다 더 부러워하는 것 같다?"
"뭔 소리야. 당연히 이게 더 부럽지. 아니, 솔직히 뭐가 더 부러운 건지 애매하긴 한데, 그래도 지금은 이쪽이 더 부럽다 야. 나도 헤어지기 전에 번호 달라고 해볼 걸. 그냥 거절 당해도 본전인 건데.. 하.."
거절 당해도 본전. 맞는 말이긴 했다. 어차피 헤어지면 안 볼 상대인데, 번호 못 받는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으니까.
"..야."
"뭐야. 뭔데 갑자기 목소릴 깔아?"
"오늘 하루만 더 가서 놀자. 어차피 원래 내가 쏘기로 했던 거니까, 오늘은 내가 쏠게."
"아니, 뭔.."
"어차피 개강까지 할 것도 없으니까 괜찮잖냐. 너도 아직은 그렇게 바쁜 상황 아니라며."
그거야 그렇다. 창업이야 쥐뿔도 모르는 일이고, 유서연이 알아서 준비하고 있을 뿐이니까. 나는 그냥 바지사장처럼 자리만 받으면 될 일이라 할 것도 없었다.
나중에 준비 다 끝나고, 직원 면접 때나 나가서 마음에 드는 직원만 뽑으면 그만이었다.
"너, 임마. 이런 거 빠지면 답도 없는 거 알지?"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했지만, 나야 이미 이런 것만 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여유가 넘치는 상태였으니 상관없었다.
"알지, 임마. 어차피 복학하고 학교 다니면서 알바까지 하면 이럴 시간도 없어."
"그럼, 뭐.."
어차피 나도 꽤 즐기기도 했고, 시간도 남으니까.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저녁때까진 뭐 하게?"
"그냥 여기서 겜이나 하다 가면 되지. 너도 이제 렐 한다며."
"아, 또 무슨 렐이야. 담배 냄새나서 싫은데.."
"뭐래. 금연실이라 냄새도 안 나는구만."
"..너야 담배 피니까 모르는 거고."
금연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금연실이라고 해도 피씨방에 들어오기만 해도 훅 풍겨오는 담배 냄새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적당히 하다가 가기 전에 사우나 가서 몸 좀 지지다 가자. 냄새는 좀 빼야지."
그래도 옷에 밴 냄새는 어쩔 수 없겠지만 담배 냄새는 클럽에서도 풍겼으니 몸에 냄새가 배는 것만 아니면 참아줄 정도는 됐다.
친구랑 하는 게임인 만큼 정색하지는 않고, 적당히 즐겜 모드로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시간이 다 돼서야 피씨방을 나와 근처에 있는 사우나에 들어왔다.
"와, 씨. 너 요즘도 운동하냐?"
윗옷을 벗자마자, 옆에서 옷을 벗고 있던 김현우가 감탄한 표정으로 상반신을 훑어보며 물었다.
"그냥 꾸준히 관리만 하는 정도지 뭐. 너도 전역했다고 늘어지지 말고 계속 관리해. 나도 한창 관리 안 하다가 물살 생긴 거 보고 기겁해서 다시 하는 거니까."
"..그래야겠네."
이제는 거짓말이 완전히 일상처럼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친구 사이라고 무조건 비밀이 없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뭔가 피해를 주거나 기만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적어도 나 스스로는 당당했다.
"너도 운동 좀 빡세게 했나 보네. 복근 갈라진 거 보니까."
"말년에 할 게 빈둥거리는 거 아니면 운동밖에 더 있냐? 클럽 갈 생각에 죽어라고 조졌지. 그래서 어제 효과 제대로 봤다는 거 아니냐."
확실히, 섹스에는 정력만이 아니라 체력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니까.
허리를 힘껏, 정확히 움직이는 것도 체력이고,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고, 체위를 바꾸는 것도, 여자의 몸을 받쳐주는 것도 다 체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나 옷 벗으니까 보자마자.. 바로.. 어, 씨..?"
이미 몇 번씩이나 얘기해놓고도 질리지 않는 건지, 또다시 어젯밤 얘기를 꺼내려는 김현우의 말을 적당히 흘려들으며 바지를 벗은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 당황한 목소리와 함께 말이 멈췄다.
"갑자기 왜.. 아아.."
정말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당황하길래 무슨 일인가 하고 김현우의 시선을 따라갔다가, 그 시선이 내 하반신에 고정되어 있는 걸 보고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한동안 여자들한테만 내 하반신을 보여줬으니 잊고 있었지만, 군대에 있었을 때는 부대 전체에 '말자지'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유명하기도 했었고, 외박 때 사우나에 갈 때면 이런 시선을 지겹도록 받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익숙한 상황이었다.
"너, 씹, 이게 맞냐..?"
"아, 그만 쳐다봐. 남자가 쳐다보면 진짜 기분 더럽거든?"
여자가 보면서 놀라는 건 오히려 귀엽고 우월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어서 좋았지만.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게 뭔.. 이 치사한 새끼.. 얼굴도 가지고 몸도 가지고.. 진짜 혼자 다 가졌네.. 하.."
이번에는 중얼거리듯 내뱉는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부러움을 넘어서 약간 박탈감까지 느끼는 듯 힘이 빠져 있었다.
"씨발.. 이러니까 번호도 따인 거지.. 그냥 프리 패스네.. 치사한 새끼.."
"아, 또 뭔 소릴.."
큰 게 좋은 건 맞지만 처음 할 때는 제대로 적셔뒀는데도 힘들어하는 여자들도 꽤 많고, 아파하기 전에 아플 것 같다고 겁부터 집어먹는 경우도 있어 번거로울 때도 많다고 말하려다가.
내가 어제까지만 해도 동정이었다는 설정을 끼고 있다는 걸 기억하고 조용히 말을 아꼈다.
"..어차피 어젠 제대로 했다며. 그럼 된 거지 뭘. 나 먼저 들어간다?"
뭐라고 말해도 다 기만이 될 것 같아서, 그냥 적당히 아무 말이나 내뱉고는 거의 도망치듯이 욕탕 안으로 들어왔다.
"괜히 탕에 몸 한번 담그려다 뭔 일이냐 이게."
샤워기 물을 틀고 물을 맞으면서, 조금씩 올라오는 미안한 기분에 중얼거렸다.
물론 내가 뭘 잘못했다고 할 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김현우는 금방 욕탕 문을 열고 뒤따라 들어와 내 옆에서 바로 샤워기를 틀고 물을 맞기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서운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진짜.. 이 치사한 새끼. 여태 그걸 숨기고 살았냐?"
"아니, 미친놈아. 그럼 이걸 숨기지 밖에 꺼내놓고 다니냐?"
"그것도 그렇긴 한데.. 아무튼 새끼야."
남이 이렇게 자기 물건을 쳐다보는 게 기분 나쁜 일이라는 건 내가 제일 잘 알긴 하지만, 궁금한 마음에 힐끔 김현우의 하반신을 살펴보니 그럭저럭 평균은 될 것 같은 물건이 보였다.
저게 커졌을 때 저 사이즈 그대로 단단해지기만 할지 더 커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디 가서 자신감이 부족할 만한 크기는 아닐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면, 내 자지랑 비교하면 다들 평균 사이즈 정도는 발기해도 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탓에 다 비슷비슷하게 보일 뿐이었다.
어쨌든. 너무 놀라서 그랬던 거지 생각보다 멘탈이 깨지거나 한 건 아니었는지 금방 기운을 차려서 다행이다 싶었다.
탕에 들어가서 느긋하게 30분 정도 다리를 뻗고 쉬다가, 몸을 마저 씻고 나와 어제와 마찬가지로 클럽 앞에 선 줄에 합류해 앞뒤로 줄을 선 여자들을 감상하며 차례를 기다렸다.
그리고 우리 차례가 돼서 클럽 입구를 지나치려는데, 검은 정장을 입은 가드 한 명과 잠시 눈을 마주쳤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뭔가 이상했는데.'
몽마가 되면서 얼굴이 잘생겨진 뒤로는 가끔 이렇게 빤히 쳐다보는 시선을 받는 탓에 익숙하긴 했지만 상대의 인상이 워낙 조폭같이 생겨서 그런 건지 기분이 조금 찝찝했다.
그래도 일단은 클럽에 도착했으니, 금방 신경을 꺼 버리고 최우석을 불러 적당히 팁을 꽂아주고, 어제 걸어둔 최면을 이용해 어제처럼 최대한 급이 높은 여자를 골라 오도록 시켰다.
한예슬 정도 수준이 되는 여자가 또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전날 대박을 터트린 만큼 오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