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9화 > 클럽 진짜 마음에 드는데? (1)
잠에서 깨어난 한예슬이 가장 먼저 느낀 건, 비스듬하게 자신의 몸을 끌어안은 탄탄한 몸과 가슴을 장난감처럼 주물러대는 끈적한 손길이었다.
'......!?'
순간 어깨를 흠칫 떨며 눈을 뜨고 벌떡 일어나려다가, 머릿속을 스치는 기억을 떠올리며 잠든 척 몸을 움츠리고 어젯밤의 기억을 떠올렸다.
'미, 미쳤어..!'
평소처럼 이채영과 함께 클럽에 갔다가, 부킹을 받아서 룸에 갔다가 최민석을 만났다.
같이 옆에 있던 남자는..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튼, 잘생겼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노골적으로 자신과 이채영을 훑어봤던 주제에 자신에게는 관심 없다는 척, 눈길도 주지 않으려는 꼴이 같잖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해가 안 돼..!'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을 만큼, 이상하리만치 최민석에게는 지기 싫다는 기분이 들어 언제부터인가 주량 대결을 시작하고, 완전히 만취해서 모텔까지 이끌려왔다가..
'......'
최대한 취하지 않은 척 버티려다가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넘어질 뻔하고, 인형처럼 들려 몸을 씻겨지고, 침대에 올라와서는 첫 경험에 미친 듯이 오줌을 지리며 앙앙 울어댔다.
그 뒤에는 다시 욕실에 가서 정신을 놓을 때까지 안기고, 다시 침대 위로 올라와서..
'......'
매너 있는 척은 다 하더니, 결국에는 사람을 실신 직전까지 몰아붙여 놓고는 정신 못 차리는 사이 말까지 놓고 억지로 펠라까지 시켜버렸다.
그 뒤에도 배려해주는 척 물까지 억지로 마시게 하더니, 밤새도록 다시 몇 번씩이나 지리면서.. 어느 순간 기억이 뚝 끊어져 있었다.
'나쁜 새끼..'
이성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최민석이 크게 잘못했다고 할 만한 건 없다.
모텔까지 이끌려가는 와중에도 한예슬은 한 번도 싫다는 의사 표현을 한 적이 없었고, 혼자 씻을 수 있겠느냐는 말을 들었을 때도 싫다는 말이 아닌 혼자 씻을 수 있다는 말만 했었으니까.
강간이라고 하기에는 도중에 몇 번이고 빠져나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자존심을 세우며 아무 내색조차 안 한 건 자신 쪽이었다.
섹스를 시작한 뒤에도, 자신 쪽에서 경험이 있는 척 허세를 부렸기에 첫 경험인 사람을 상대로 그렇게까지 해야 했냐는 말조차도 할 수 없었고.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면 애초에 상황이 이렇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열받아..!'
아주 조금도, 일말의 여지도 없이 완벽하게 져버렸다는 생각에 자꾸만 분함과 함께 짜증이 울컥울컥 올라온다.
어젯밤 그렇게 창피한 꼴을 당해놓고도, 이상하리만치 지기 싫다는 감정이 들끓었다.
누군가는 섹스에 이기고 지는 게 어딨냐고 비웃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적어도 한예슬에게 있어서 어젯밤의 관계는 두말할 여지 없는 패배 그 자체였다.
"잘 잤어?"
"히끅..!?"
분한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부들부들 떨어댄 탓일까, 자신이 깨어났다는 걸 눈치챈 최민석은 귓가에 대고 바람을 불어넣듯이 속삭이며 유두를 살짝 꼬집어 비틀었다.
가뜩이나 다른 생각에 빠져서 정신을 놓고 있었던 탓에, 반응을 억누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펄쩍 뛰듯이 몸을 떨며 헛숨을 삼켰으니, 이젠 자는 척도 할 수 없었다.
"몸은 좀 괜찮고? 쪽."
"......"
이쪽이 당황하고 있는 와중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안부를 물어보고는 뺨에 살짝 입술까지 맞추는 뻔뻔함에 오히려 어이가 없어서 당황이 가라앉았다.
놀라서 동그랗게 뜨고 있던 눈을 가라앉히고 얼굴을 빤히 노려봤더니, 엷게 스며든 웃음기를 가라앉히지도 않고 다시 입을 연다.
"어제 말 놓기로 했으니까, 편하게 말해도 괜찮지?"
"..마음대로 해."
어제는 허락해놓고 이제 와서 안 된다고 하는 것도 모양 빠지고, 나이도 최민석이 한 살 많았으니 조금 짜증 나기는 해도..
"으읍..!? 읍!?"
대답하면서 잠시 또 생각에 빠진 사이에, 다짜고짜 입술을 덮쳐지더니 그대로 입 안으로 혀까지 들어와 버렸다.
그리고는 멈췄던 손이 다시 부드럽게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한 순간.
"읍, 읏..! 푸핫..! 가, 갑자기 뭐 하는 건데!?"
최민석의 몸을 힘껏 밀어내는 동시에 고개를 확 뒤로 당겨 겨우 입을 떼어내고, 바짝 힘을 준 눈으로 노려보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따졌다.
"뭐긴, 한 번 하자는 거지. 어차피 밤새 잔뜩 했잖아. 츄릅."
"그걸, 말이라고..! 흐, 흐으읏..!?"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로 정색하면 남자들도 움츠러드는 기색을 보이기 마련인데, 최민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유들유들한 표정으로 대답하고는 목표를 바꿔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고 혀를 낼름거리기 시작한다.
츄릅, 츄읍, 츕, 츄릅-.
"하, 하지 말라고오..!"
다른 곳도 아니고 겨우 목만 핥아지고 있을 뿐인데, 이상하리만치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에 당황하며 어떻게든 최민석의 머리를 밀어내려고 하는데.
"츄릅.. 니가 너무 섹시하니까 그렇잖아. 누가 그런 표정 지으래?"
"내가, 뭘..! 히, 히익..!? 흐아응..!"
목덜미만이 아니라, 가슴 위에 얹어진 손에 조금 더 힘을 주고 아까보다 끈적하게 주무르기 시작하면서, 유두를 살짝 꼬집어 비트는 순간 반사적으로 신음이 튀어나오며 허리가 덜컥 휘어졌다.
"응? 어차피 밤에 잔뜩 했으니까 한 번은 괜찮잖아. 너무 섹시해서 못 참겠단 말이야."
"흐, 하악..! 아, 알겠으니까..! 멈춰, 보라고..!"
집요하게, 계속해서 칭찬인지 성희롱인지 모를 말을 속삭이며 달라붙는 모습에 등골이 오싹거려 머리가 제대로 굴러가질 않는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당하는 건 뭔가 정말 위험할 것 같다는 느낌에 되는대로 대답을 내뱉으며 어떻게든 최민석을 떨어뜨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진짜? 해도 괜찮아?"
"괘, 괜찮다고오..! 그러니까, 좀..!"
목덜미를 핥거나 가볍게 빨아들이고, 가슴을 주무르는 동시에 유두를 톡톡 건드리며 돌려대고, 어느새 등을 감싸 안은 팔로 옆구리를 스치듯이 쓸어내리는 감촉 하나하나가 너무 선명하게 느껴져 머리가 이상해질 것만 같았다.
"그럼 키스부터."
"응읍.. 읍.. 움.. 츄읏.. 하아.. 읍, 후응.. 움.. 츄읍.."
고개를 들어 목덜미에서 위로 올라온 최민석이 재차 입술을 덮쳐온다.
동시에 옆구리와 가슴에서 느껴지던 자극이 뚝 끊어지고, 질척하게 혀를 얽히는 와중에도 조금씩 입술을 떼어내 제대로 숨 쉴 틈까지 주는 탓에 순식간에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 버렸다.
"츄읍.. 하아.. 움.. 츄릅.. 쮸웁.. 츕.. 하아아.."
'도대체, 뭐냐고오..'
어떻게 저항을 해보려고 해도, 정신을 차리고 보면 힘을 빼고 몸을 맡기고 있는 이 상황이 너무 분하고 열 받는다.
그렇게 느끼면서도, 제대로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서럽기까지 했다.
찌거억..
"흥으읍!?"
또다시, 다른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아래쪽에서 손가락이 미끄러지듯 들어오는 느낌에 순간 사고가 뚝 끊어진다.
아까까지만 해도 옆구리에 있었던 손은 언제 위로 올라온 건지 뒷머리를 감싸 뒤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붙잡고 있고, 결국은 아무런 항의조차 하지 못한 채 질내에서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걸 받아들이게 된다.
찔걱.. 찔걱.. 찔걱..
"흐읍, 읍, 응.. 후앗.. 읍.. 움.. 츄읍.. 후으응..!"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끈적하게 질척거리는 소리가 밀려드는 통에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아래쪽은 도대체 언제 이렇게 젖었던 건지, 안으로 들어온 손가락이 미끌미끌하게 젖어 속살을 비벼대는 감촉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졌다.
"푸하앗.. 하앗.. 하악.. 하악.."
중간중간 숨을 쉬는 와중에도 몸이 점점 달아올라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나서야, 최민석은 완전히 입을 떨어뜨리고 숨을 헐떡이는 자신의 모습을 천천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분해애..'
너무 분하고 화가 나는데, 숨이 차고 머릿속에 뿌옇게 안개가 낀 것처럼 한마디 할 말조차 떠올릴 수가 없었다.
"이제 충분한 것 같으니까.. 자, 올라와 봐."
"흐, 앗..!?"
힘이 들어가지 않아 움찔대고만 있는 허리를 붙잡아 번쩍 들어 올리더니, 그대로 자기 허벅지 위에 올려 태워 내려놓는다.
"어제 위에서 해줬을 때 엄청 좋았거든. 또 해줄 거지?"
"아, 아라쓰니까.. 자, 잠..! 흐아악..!?"
기다려달라고 말할 틈조차 없이, 사람을 장난감처럼 다시 들어 올려 살짝 끌어당기더니 귀두를 균열 위로 맞추고는 그대로 쑤욱 밀어 넣는다.
찌거어억..!
"흐, 하악..! 흐앗, 하아악..!"
아차 하는 사이 안으로 들어온 귀두가 안쪽을 억지로 벌리고 들어와 뱃속을 가득 채워나간다.
짧은 순간에 숨이 턱 막혀올 정도로 안이 가득 차는 느낌에 머릿속이 다시 뿌옇게 물들었다.
*
'쉽다, 쉬워.'
자존심이 센 편에 비해 가드가 너무 허술해서 조금만 정신없이 밀어붙여도 어쩔 줄을 모르고 페이스를 빼앗기는 탓에 가지고 놀기에도 쉬웠다.
본인이 자존심이 너무 센 것에 더해 지기 싫다는 최면까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덕분에 자기 스스로 자존심을 챙기느라 막 나가지 못한다는 점도 한몫했고.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아흣.. 하악.. 흐앙.. 흐아앙.."
어젯밤에 끝까지 실신시키지 않고 길들여놓은 보람이 있는 건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안쪽을 푹푹 찔러주기 시작하니 금세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진짜, 왜 이렇게 귀여워?"
"윽..!"
그러면서도, 귀엽다는 말 한마디에 자존심이 팍 상해서 눈에 힘을 주고 노려보고 있으니 자꾸만 괴롭혀주고 싶을 수밖에 없었다.
"읏, 흐으읏..!"
그래도 푹 자고 일어나서 체력이 좀 회복된 건지, 어느 순간 입을 꾹 다물더니 가슴팍에 얹은 손에 힘을 주고 몸을 똑바로 일으켜 세우며 이쪽을 내려다본다.
그리고는 내가 움직이기도 전에 자기 쪽에서 허리를 위아래로 들썩이며 방아를 찧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으, 하악..! 항..! 하읏..! 가만히, 좀, 있으라고..!"
"가슴은 만져도 괜찮지?"
아침부터 이렇게 서비스를 해주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다.
본인이 아무리 우위에 서려고 해봤자 얼마든지 다시 뒤집어줄 자신이 있기도 했고.
"하으윽!?"
아래쪽은 한예슬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고, 탐스럽게 흔들리는 가슴을 콱 움켜쥐자 순간 허리가 덜컥 휘어지며 움직임을 멈추고 벌벌 떨려왔다.
"벌써 힘들어?"
"뭐, 뭐래..! 흐읏..! 항..! 하응..! 흐앙..!"
그래도 살짝 성질을 긁어줬더니, 가슴 쪽은 신경도 쓰지 않고 이를 악문 채로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진짜 너무 예쁘잖아. 지금 얼굴 엄청 야한 거 알아?"
"하윽..! 모, 몰라아..! 조용히, 좀, 해애..!"
칭찬 듣는 게 그렇게 좋은 건지. 귀엽다는 말만 아니면 조금만 노골적으로 칭찬해줘도 보지가 꽉꽉 조여오고 몸이 달아올라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까지 짓는다.
어젯밤에 너무 괴롭혀댄 탓에 조금 늦게 일어나긴 했지만, 아침 발기로 뻐근할 정도로 힘이 들어간 자지를 미끌미끌하게, 꽉꽉 조이며 훑어내 주는 덕분에 어색한 허리 놀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만족스러운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