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7화 > 지기 싫은 여왕님 함락 시키기 (9)
"싫은 거야 당연히 이해하죠.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일단 더러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그걸 빨아야 한다는 게 기분 나쁠 수도 있는 거고."
"알긴 아네요."
입으로 해주는 게 어지간히도 싫은 모양인지, 정말 제대로 정색을 하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미 한예슬과 밤을 같이 보내는 게 결정된 이상 나도 거리낄 게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해줬으면 하니까, 해주는 여자랑 안 해주는 여자는 남자 쪽에서 느끼는 만족도 자체가 다르거든요."
"만족도요..?"
이렇게 말하면 반응할 줄 알았다.
만약 자기 처음을 가져간 남자가 '불만족' 상태로 관계를 끝내버린다면 그것만큼 자존심 상하는 일도 없을 테니까.
"사실 섹스라는 게 그렇잖아요. 대부분은 남자 쪽에서 상대를 만족시켜주려고 하게 되니까."
이건 내가 예전에 오피에 다니면서 했었던 생각이었다.
붙임성도 좋고 이것저것 서비스를 해주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냥 시키는 것만 해주고 몸만 대주는 경우도 있다 보니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지곤 했었다.
"여자 쪽에서 뭔가 사소한 거라도 하나씩 해주면 엄청 기쁘다고 해야 하나, 흥분된다고 해야 하나. 그렇거든요."
이건 그냥 적당히 만들어낸 얘기가 아니라, 내 경험에서 나온 얘기였다.
"먼저 여자 쪽에서 기분 좋다고 말해주거나, 꽉 끌어안아 주거나, 먼저 입을 맞춰주거나, 그런 사소한 것만 해줘도 남자들은 엄청 흥분하게 되거든요."
유서연이 그런 쪽은 정말 잘해주는 만큼 경험이 별로 없었을 때는 내가 유서연을 노예처럼 따먹으면서도 그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반대로, 임예진을 처음 따먹었을 때는 반응이 전혀 없다 보니 기분은 좋았어도 흥분 자체는 느껴지지 않고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생각만 들었었고.
"겨우 그런 걸로도 만족도가 팍팍 올라가는데, 입으로 빨아주기까지 하면 진짜 흥분이 주체가 안 되는 거죠. 아, 슬슬 나갈까요?"
한예슬 쪽에서 뭐라고 대답할 틈조차 주지 않고, 몸을 일으켜 욕조 밖으로 빠져나왔다.
일단은 이렇게 자존심만 살살 긁어놓은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아예 돌아보지도 않고 욕실을 나와서, 몸에 묻은 물기를 닦으며 침대를 힐끗 쳐다보니 잔뜩 고여 있던 물들이 다 스며들었는지 시트 한가운데 넓게 젖은 자국만 남아 있었다.
"그래도 여기 바로 눕기는 조금 그렇겠지..?"
시트가 땀으로 젖고, 애액으로 젖고, 그런 정도는 익숙했지만 이번에는 젖어있는 범위가 너무 넓었다.
다행히, 몸 전체를 감쌀 수 있는 대형 수건을 두 장 꺼내 침대 위에 겹쳐서 펼쳐 놓으니 물기는 조금도 없이 뽀송뽀송한 감촉만 느껴져 편하게 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침대에 수건을 펼쳐놓는 사이, 욕실에서 뒤따라 나온 한예슬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기를 닦는다.
그리고는, 내가 침대 위에 펼쳐 놓은 수건을 보고는 귀를 빨갛게 물들이며 한층 더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잠시 뭔가 망설이는 건지 머뭇머뭇 서 있다가, 이내 마음을 굳힌 듯 터덜터덜 다가와 침대 위로 올라왔다.
"잘 쉬었어요?"
"..흥. 제대로 쉬게나 해주고 물어보던가."
침대 위로 올라온 한예슬의 알몸에 달라붙어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묻자 아직 불쾌함이 남아있는 모양인지 붙임성 없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래도 이렇게 까칠하게 굴 수 있는 걸 보니 욕실에 들어오기 전에 비하면 확실히 상태가 좋아졌다.
"하아.. 좋다."
등 뒤에서 한예슬의 몸을 끌어안고, 양손으로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감촉을 만끽하다 보니 겨우 가라앉으려던 자지에 다시 피가 몰리며 불끈거리기 시작한다.
"진짜, 어떻게 이렇게 살결이 매끈매끈해요? 츄읍."
"흐, 흐읏..!?"
묵묵히 가슴을 주무르는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던 한예슬은 뒤에서 목덜미를 가볍게 빨아들이자 깜짝 놀라 흠칫 몸을 떨며 놀란 신음을 흘린다.
"반응도 하나하나 귀엽고.."
그렇게 속삭이면서, 한쪽 손을 가슴에서 아래로 내려 허벅지 사이로 집어넣고, 깨끗하게 닦았음에도 미끈미끈한 감촉이 느껴지는 균열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찔꺼억..
"흐응..!"
미끌거리는 질구멍 안으로 손가락이 들어가자마자, 품에 안긴 몸이 다시 한번 움찔 떨리며 얕게 콧소리가 흘러나온다.
찌컥, 찌컥, 찌컥, 찌컥..
"흐읏, 앗, 앙..! 흐앗, 항..!"
검지와 중지를 집어넣고, 평소보다 손가락을 깊게 구부려 클리 뒷편을 긁어내듯 자극하기 시작하자 신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제 안 나오나?'
아까 그렇게 많이 지렸으니 안 나올 법도 하긴 하지만 막상 나오질 않으니 조금 아쉽다.
조금만 더 해보자는 생각에 계속해서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엄지손가락을 위로 보내 클리를 꾸욱 눌러 빙글빙글 돌려본다.
"흥아아앗!?"
질내와 함께 클리까지 동시에 자극해준 순간. 품에 안긴 몸이 펄쩍 뛰듯이 떨려오더니, 쪼륵, 하고 작게 물줄기가 흘러나와 손바닥을 적시는 게 느껴졌다.
그 반응에 뭔가 해냈다는 기분이 들어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손가락을 움직인다.
찌컥, 찌컥, 찌컥, 찌컥..!
"흐앙! 항..! 흐아응! 하아아앙!!"
검지와 중지로 질벽을 긁어낼 때마다 철퍽거리는 소리와 함께 애액이 흘러나오고, 엄지로 클리를 부드럽게 굴리다 꾸욱 눌러줄 때면 다시 쪼르륵하고 물줄기가 흐른다.
남은 한쪽 손으로는 가슴을 주무르면서 상반신이 날뛰지 못하게 억누르고, 뒤에서는 하얗고 가느다란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은 채 깊게 숨을 들이켰다.
"스읍.. 하아.."
방금 욕실에서 씻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진한 살 내음과 함께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체취가 묻어나와 더더욱 흥분을 부추겼다.
"흐아앙! 하앙! 항..! 흐아앙! 그, 그마항..!!"
내가 한참 깊게 숨을 들이켜며 릴렉스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한예슬은 거의 비명 같은 신음을 쏟아내며 다급하게 양손으로 내 손목을 붙잡고 어떻게든 보지에서 떼어내려고 기를 쓴다.
나 역시, 그런 한예슬의 손길을 뿌리치듯 손목에 더더욱 힘을 주고 지금까지 이상으로 더 세게 질내를 쑤셔댔다.
찌컥! 찌컥! 찌컥! 찌컥!
"흣, 끄윽!? 흐윽..! 흐아아앙!!"
쪼륵, 쪼륵..! 쪼르르륵..!
이번 걸롸 완전히 한계를 넘어버린 건지, 한예슬은 기다란 물줄기를 시원스럽게, 계속해서 뿜어내며 온몸을 벌벌 떨듯이 절정에 몸부림쳤다.
"후우.."
"헤읏.. 헤윽.. 헤엑.. 헥.."
한예슬의 가느다란 어깨너머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천천히 감상하다가, 천천히 손을 떼어내자 그제서야 벌벌 떨리던 몸이 천천히 가라앉으며 가쁘게 숨을 토해낸다.
"할까요?"
"으읏..!"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듯 등을 기대고 축 늘어진 한예슬의 몸을 똑바로 눕히고, 다리를 벌리며 삽입할 자세를 잡자 살짝 불안한 표정과 함께 입술을 잘근 깨문다.
이제 막 가버려서 민감할 테니, 지금 삽입 당하면 어떻게 될지 본인도 알고 있는 것이리라.
"자, 잠깐만요..!"
"네? 왜요?"
아예 팔을 뻗어서 내 가슴팍을 밀어내는 한예슬의 행동에 이대로 무시하고 박을까 하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나 보자는 생각에 일단 움직임을 멈췄다.
"제가.. 위에서 할게요."
"예슬 씨가요?"
"여자들이.. 뭐라도 해주면 좋다면서요.. 여태 받기만 했으니까.. 이번에는 제가.."
스스로 말하면서도 자존심이 상하는 모양인지 표정이 살짝 굳어져 있긴 했지만 말을 무르지는 않는다.
"괜찮아요, 무리 안 하셔도 된다니까요."
"제, 제가..!"
가슴팍을 밀어내고 있던 한예슬의 손을 치우고, 다시 허리를 밀어붙이려고 하자 한예슬은 당황해서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하고 싶어서 그래요.. 그냥 받기만 하는 것도.. 자존심 상하니까.."
이렇게 자기 입으로 직접 자존심 상한다고 말할 줄은 몰랐는데.
지금 상황에서 자존심 상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한예슬 스스로도 밀리고 있다는 걸 인정했다고 봐도 좋다.
이제는 마냥 버티고 허세만 부리는 건 포기하고 뭐라도 반격을 해보겠다는 뜻이리라.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한 번은 봐줘야지.'
욕실에서 펠라를 거절당했던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자존심이고 뭐고 그만해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몰아붙인 뒤에 입으로 빨게 할 생각이었는데. 조금 아쉽긴 했다.
"그럼 뭐.. 해보세요."
나야 아직 여유가 넘치니까. 어디 마음대로 해보라는 말투로 대답해주고는 대충 등 뒤에 베개를 깔고 반쯤 눕듯이 앉아 편안하게 몸을 늘어뜨렸다.
한예슬은 그런 내 행동이 마음에 안 든다는 눈빛으로 흘겨보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자연스럽게 내 위로 올라탔다.
"후우.."
긴장한 표정으로 짧게 한숨을 쉬는 것도 잠시. 내가 빤히 자기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자 곧장 아래로 손을 뻗어 귀두 끝을 균열 사이에 갖다 대고는 곧장 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찌거억..♡
"하윽..!"
기다렸다는 듯이 자지에 달라붙어 오는 속살과는 달리, 한예슬의 표정은 순식간에 여유가 사라지고 힘겨운 기색으로 물든다.
방금 막 가버려서 몸이 민감한 상태일 테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흐읏..! 하악..!"
그래도, 허리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내리는 걸 보니 이번에는 마음을 꽤 단단히 먹은 것 같았다.
"흐아앗..!"
천천히 허리를 내린 끝에 귀두 끝에 말캉한 감촉이 툭, 닿는 게 느껴졌고, 한예슬의 허리가 살짝 떠오르며 차마 억누르지 못한 신음이 짧게 흘러나왔다.
"흐읏, 하아, 하아..!"
자지를 깊숙이 집어삼킨 보지가 기둥 전체를 꾸욱꾸욱 압박해오는 동시에 경련하듯 얕게 떨려온다.
본인은 최대한 아닌 척하고 있었지만 지금 걸로 살짝 가버린 모양이었다.
"움직이기 힘들면.."
"됐으니까, 흐윽..! 가만히, 하악..! 있어요..!"
가볍게 놀려주기 위해 한마디 하려는 순간. 이번에는 한예슬 쪽에서 입술을 잘근 깨물고는 내 말을 잘라먹더니, 곧바로 찌걱, 찌걱 하는 소리와 함께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하윽..! 앗..! 하응..! 앙..! 흐응..!"
자지가 반 정도 빠져나갈 때까지 허리를 들었다가, 몸에 힘을 꽉 주고 다시 내리기를 반복한다.
"오오?"
처음 치고는 과감한 허리 놀림과, 그에 맞춰 올라오는 강렬한 쾌감에 자연스럽게 감탄이 흘러나왔다.
"흐앙! 항..! 하응! 하으응! 하아앙..!"
시간이 지날수록, 이쪽의 시선 같은 건 신경도 쓰지 않고 점점 매끄럽게 허리를 들썩여가며 질내를 푹푹 쑤셔대고 기분 좋은 신음을 시원스럽게 쏟아낸다.
밑에 깔려서 이쪽이 주입하는 쾌감을 강제로 받아들일 때와는 달리 스스로의 움직임에 맞춰 쾌감이 느껴지다 보니 한결 여유가 생긴 것이리라.
"후우.. 기승위는 처음 아니였어요? 엄청 잘하네요?"
"흐앙..! 됐으니까, 하아앙..! 조용히, 하윽..! 있으라구요..!"
여유가 생긴 만큼, 까칠한 태도도 여전히 살아있는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