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1화 > 지기 싫은 여왕님 함락 시키기 (6)
츄릅- 츄릅- 츄읍-.
"흐앗.. 하앗.. 하아앗.."
아래쪽에서 츄릅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미끌거리는 혀가 균열 사이를 꾸욱 눌러 파고들며 핥아 올리는 감촉에 허리가 멋대로 움찔거리며 얕게 숨이 흘러나온다.
'진짜아.. 집요하게 핥아대기나 하고..'
그렇게 기분 좋다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부끄러운 곳을 핥아진다는 상황과 미끌거리는 감촉, 스스로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움찔거리는 몸 탓에 묘하게 기분이 진정되질 않았다.
'그리고 뭔가..'
오싹거리는 느낌.
몸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조금 전까지 자신을 멋대로 휘둘러대던 남자가 다리 사이에 고개를 처박고 개처럼 혀를 낼름거리고 있다는 이 상황은 민망하면서도 묘한 오싹거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흐우..♡"
흘러나오는 숨소리가 묘하게 녹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태 만났던 남자들이 자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보였던 온갖 아부나 선물 공세 이상으로, 남자라는 생물을 자신이 기르는 개나 고양이처럼 취급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아아.."
허벅지 사이로 들어온 머리를 밀어내려던 양손은 언제부터인가 머리를 손잡이처럼 살짝 붙잡은 채로 균형을 잡는 지지대처럼 쓰고 있었다.
츄릅-. 츄웁-. 쪽-.
"히, 히익..!?"
단조롭게 위에서 아래로 낼름거리기만 하던 혀가, 어느 순간 균열을 살짝 벌리고 들어오더니 그대로 입술을 대고 구멍을 쪼옥 빨아들였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살짝 뒤로 당기고, 츄릅거리며 단조롭게 핥아간다.
"하으읏.."
아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움직임인데, 혀가 닿지 않는 조금 더 깊은 곳에서부터 뭔가 아슬아슬하게 부족한 듯한, 이상한 느낌이 올라온다.
한 번만 더 빨아줬으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쪼옥-.
"흐으응..!"
가볍게 빨아들이는 소리와 함께 오싹하고 올라오는 쾌감에 부드럽게 잡고만 있던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꽉 움켜쥐며 지금까지보다 더 크게 허리를 움찔 떨어버렸다.
'뭐, 뭐야아..'
쾌감의 크기만 놓고 따져 본다면 혼자서 자위하는 것만도 못한 수준인데. 순간 눈앞이 하얗게 물드는 것처럼 찌릿하고 뭔가가 올라왔다.
'한 번만 더..'
방금 느꼈던 감각이 계속해서 신경 쓰여서, 한 번만 더 느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어째서인지 한참을 혀를 낼름거리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으응.. 하아아.."
한 번만 더 빨려 보면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은데. 그 한 번을 도무지 해주질 않는 탓에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안타까운 한숨이 길게 흘러나왔다.
'한 번만.. 한 번만 더어..'
계속해서 올라오는 애달픈 느낌에 머리카락을 말아쥐고 있는 손가락에 조금씩 힘이 들어간다.
마음 같아서는 한 번만 더 빨아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묘하게 지는 것 같은 불쾌함과 스스로 그런 부탁을 할 수는 없다는 수치심이 발목을 붙잡았다.
"아으응.. 하아.."
빨리, 한 번만 더..
쪼옥-.
"흐, 흐야앙..!?"
전혀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쪼옥 하고 구멍을 빨려져 다시 한번 눈앞이 번쩍하고 새하얗게 물들며 허리가 움찔움찔 떨려왔다.
"흐앗..! 하앗..! 하앗..!"
보통 여자들이 느낄 수 있는 절정은 평범한 절정과 아주 깊게 절정에 달하는 오르가즘 정도뿐이다.
후자 같은 경우에는 이성의 끈을 놓을 정도로 흥분하거나 몸의 상성이 어지간히 좋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감각이긴 하지만 보통 여자가 느끼는 건 이 두 가지 종류의 절정일 것이다.
천천히 쌓아 올린 쾌감이 일정 선을 넘어 확 올라오는 절정과는 달리, 어느 순간 툭 튀어나온 것처럼 찾아오는 '가벼운' 절정은 어지간해서는 느낄 일이 없다.
작은 쾌감만으로도 절정에 달해버릴 정도로 몸이 민감해지거나, 그렇게 될 때까지 끈질기게 얕은 쾌감을 쌓는 일은 아무래도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일은 아니었으니까.
아무튼, 지금 한예슬이 느끼고 있는 건 평생 느껴볼 일조차 없었던 아주 작고 가벼운 절정이었다.
한 번 가버리고 나면 몸이 식어가는 평소의 절정과는 달리 이런 류의 절정은 오히려 몸을 더 뜨겁게 달구기만 할 뿐이었다.
'하, 한 번만 더어..'
아니, 한 번만 더가 아니라 더, 더, 더. 계속해서 느끼고 싶다.
이 뜨겁고 답답한 느낌이 완전히 날아가 버릴 때까지 멈추지 않고 느끼고 싶다.
그런 한예슬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부드럽게 균열을 핥아 올리던 최민석의 혀는 어느 순간 조금 더 위로 올라가더니, 아직 조신하게 표피에 뒤덮여 있는 클리를 혀끝으로 쿡쿡 찔러대기 시작했다.
"아, 흐읏..! 거기, 민감한데엣..!"
"그래도 기분 좋죠?"
"흐아응..! 모, 몰라아..!"
오직 쾌감만을 위해 존재하는 장소답게, 껍질 위로 쿡쿡 찔리고 살짝 눌린 채로 빙글빙글 돌려지는 것만으로도 찌릿한 쾌감이 연달아 밀려들어 온다.
뭔지 모를 애매한 감각이 느껴질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확실하게 쾌감이라고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감각이 밀려들고 있었지만 뭔가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솔직하게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예슬 씨는 이쪽도 예쁘네요."
"하으으으.."
또다. 쾌감과는 다른 오싹하고 올라오는 느낌. 허벅지 사이에 고개를 파묻은 채로 속삭이듯 말하는 말 한마디에 또다시 이미 달아오르고 있던 몸이 또다시 달아오르고 있었다.
혀끝으로 클리를 살살 긁는 것처럼, 뿌리 쪽에서부터 꾸욱 눌러 핥아 올리기를 멈추지 않고 반복한다.
"흐앗..! 아으, 앗..! 흐앙..!"
조금은 간지러울 정도로 얕은 움직임인데, 클리를 뒤덮고 있는 표피가 조금씩 벗겨질 때마다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찌릿한 쾌감과 함께 허리가 움찔움찔 떨려온다.
무언가가 올라올 듯하면서도 올라오지 않는 답답한 느낌에 신음 섞인 한숨 소리가 점점 크게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던 표피가 확 벗겨져 나간 순간.
"히으으윽!?"
막힌 듯이 올라오지 않던 무언가가, 찌릿한 전류와 함께 한 번에 확 올라와 허리가 들썩이며 활처럼 휘어졌다.
"흣, 하악, 하악, 하악..!"
"엄청 귀여워요. 쪽."
"흐야아앙!?"
휘어진 허리가 원래대로 돌아오기도 전에, 표피가 완전히 벗겨진 클리 위로 쪽 하고 입을 맞추는 소리가 들려왔고, 허리만이 아닌 등까지 떠오를 정도로 성대하게 절정을 맞이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골반을 힘껏 붙잡혀 억눌려 있는 탓에 하반신은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최민석은 이때를 기다렸다는 것처럼 쪽, 쪽, 쪽 하고 연달아 클리에 키스를 퍼부어댔다.
"히, 히익♡ 클리♡ 잠♡ 흐앙♡ 그, 그마앗♡ 흐앙♡ 흐아아앙!!♡♡"
눈앞이, 머릿속이 전부 새하얗게 물들어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쪽, 쪽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오고, 이미 새하얗게 물든 머릿속을 다시 하얀 물감으로 덧칠하듯 계속해서 밀려드는 쾌락으로 온몸이 덧씌워진다.
이런 절정,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츄릅, 츄읍, 츕, 쪼옥. 쪽. 쪼옥."
"흐아앙!♡ 흐앙!♡ 하앙!♡ 하아아앙!!♡♡"
절정에서 벗어날 틈조차 주지 않고, 이번에는 아래쪽으로 내려와 애액을 오줌처럼 흩뿌리고 있는 균열을 질척하게 핥아대고, 구멍 안쪽을 쪽쪽 소리를 내가며 마구 빨아댄다.
평생 느껴보지도 못했던 강렬한 절정을 수도 없이 맛보고 나서야, 보지에 달라붙어 있던 입이 떨어져 나가며 최민석의 얼굴이 허벅지 사이 밖으로 빠져나왔고, 긴장이 풀린 몸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
"흐헷..♡ 헥..♡ 헥..♡ 헤에엑..♡"
분명 절정이 끝났는데도, 몸 안에서 뜨거운 열기가 마구 날뛰며 계속해서 몸을 민감하게 만드는 탓에 축 늘어진 허리가 멈추지 않고 덜컥덜컥 휘어지며 튀어 오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완전히 끊어졌던 이성이 돌아온 건 상당히 시간이 지난 뒤였다는 건 확실했다.
'분해애..!'
정신이 돌아오자마자 양팔로 얼굴을 가리기는 했지만, 거의 온몸으로 날뛰듯이 절정하는 모습과 얼굴을 전부 보여졌다고 생각하니 분한 마음에 주먹이 멋대로 꽉 쥐어질 정도였다.
"이제 좀 괜찮아졌어요?"
오늘만 괜찮냐는 질문을 몇 번이나 받은 건지, 이젠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머, 멀쩌엉.. 해.. 요."
어쨌든 의식이 돌아왔으니 몸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입을 열자마자 혀가 축 늘어져 발음이 꼬이려는 걸 간신히 버티고, 조금 늘어지는 말투로 대답해버렸다.
"아직 힘드신 것 같은데, 더 쉬는 게 낫지 않아요?"
"괜찮.. 다.. 구요..!"
어쨌든 몸이 녹을 듯한 열기는 상당히 가라앉았으니, 여기서 더 쉬게 해달라고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아 어떻게든 참아내며 억지를 부렸다.
이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할 수 있었다면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끌었을 텐데.
아쉽게도 온몸에 퍼진 취기와 뜨거운 열기는 한예슬의 머리를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게 만들어놓은 상태였다.
"괜찮으시다면야 뭐.. 계속할게요. 저도 좀 참기 힘들었거든요."
계속한다니, 뭘?
그런 의문이 떠오른 것도 잠시. 도대체 왜 이 당연한 걸 떠올리지 못했냐는 듯, 애무 이후에 이어질 행위가 머릿속에 확 떠올랐고, 당황한 한예슬은 곧장 눈을 가리고 있던 팔을 치우고 덜덜 떨리는 상반신을 억지로 일으켰다.
"어, 어..!?"
사람이 너무 놀라면 비명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던가. 지금의 한예슬이 딱 그런 상태였다.
'뭐, 뭐가 저렇게..!?'
크다.
아까 욕실에서 나오면서 늘어져 있던 모습을 봤을 때도 너무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피가 잔뜩 몰려 우뚝 솟아 발기해 있는 자지는 얼핏 보기에도 말이 안 될 정도로 크고 굵었다.
그뿐만 아니라, 은근하게 곡선으로 휘어져 있는 각도나 중간중간 불거진 굵은 핏줄, 굵게 튀어나온 귀두 부분은 아예 다른 생물처럼 보일 정도였다.
"자, 잠깐..!"
"괜찮아요. 충분히 준비해놨으니까 안 아플 거예요. 처음도 아니고요."
"읏..!"
욱해서 내뱉었던 거짓말이 그대로 돌아오자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제와서 사실은 처음이라고, 그만해달라고 해야 하나?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냥 창피 한번 당하고 이 상황을 벗어나는 게 맞을 텐데. 그놈의 자존심이 뭐라고 도무지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럼, 넣을게요."
"......"
결국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천천히 자세를 낮추는 최민석의 몸을 올려다보다가 고개를 홱 돌려 시선을 피해버렸다.
'..차라리 아픈 게 나을 수도 있어.'
적어도 아까처럼 한심하게 정신 못 차리고 앙앙거릴 일은 없을 테니까.
찔꺽..
"흐, 흐읏..!?"
미끌미끌한 균열 위로, 무언가가 살짝 닿은 순간. 긴장하고 있던 몸이 깜짝 놀라며 허리가 움찔 튀어 올랐다.
찔꺽.. 찔꺽.. 찔꺽..
"아흣..! 흣..! 하으으읏..!"
모처럼 각오를 굳혔는데, 넣을 생각은 하지 않고 계속해서 입구에 대고 비벼대고만 있으니 미칠 것 같다.
"비, 비비기만 하지 말고 빨리 넣으라고요..!"
"그래도 바로 넣으면 아플 것 같아서.."
"됐으니까, 빨리 넣어요!"
차라리 아프면 아팠지, 또 한심하게 느껴버리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에 이제는 빨리 넣으라고 짜증까지 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