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6화 > 내가 스폰서라고? (12)
'뒤로 하는 거.. 처음인데..'
애초에 욕실까지 남자와 함께 들어온 것도 처음이고, 이렇게 서서 하려면 벽을 짚고 뒤돌아서 하는 게 제일 낫다는 것 정도는 알지만..
'이러면.. 다 보이잖아..'
잔잔하게 조명만 비쳤던 침대 위와는 달리 욕실은 밝아도 너무 밝다.
벽을 짚고 서 있는 자신의 뒷모습과 박기 쉽도록 내밀고 있는 엉덩이, 그 사이까지 전부 드러나 보이고 있다는 게 그대로 느껴졌다.
"엄청 예뻐요."
기분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지겹도록 들었던 예쁘다는 말도, 가볍게 말하는 것뿐인데도 너무 창피하면서도 부끄러웠다.
"꺄앗..!? 버, 벌리면..!"
최민석의 손이 엉덩이 한쪽을 콱 움켜쥐고는 그대로 옆으로 잡아당겨 허벅지 안이, 닫혀있던 균열 사이가 질척한 소리와 함께 벌어지는 게 느껴진다.
이 자세라면 안쪽까지 전부 보일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양쪽 손은 여전히 최민석의 손길을 뿌리칠 생각도 않은 채 욕실 벽을 짚고 버티고 있을 뿐이다.
"넣을게요."
"아, 읏..!"
벌어진 구멍 위로, 귀두가 닿아 뜨겁고 단단한 감촉이 느껴져 흠칫 어깨를 떨었다.
하지만 최민석은 거기서 더 기다려주지 않고, 그대로 천천히 자지가 꽉 닫힌 속살을 우악스럽게 벌리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찌거억♡
"아, 흐윽..♡"
느리고 부드러우면서도 거침없이, 조금도 멈추지 않고 밀고 들어온다.
'아직, 민감한데에..♡'
나름대로 숨을 돌렸다고 생각했는데, 안쪽은 아직까지도 미끈미끈하게 젖어 멋대로 속살이 자지에 달라붙을 정도로 달아올라 있다.
"흐앙..♡ 하악..♡ 하아앙..♡"
이제는 몇 번이고 들었음에도 여전히 자신이 낸 소리라고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낯 뜨거운 소리가 벌어진 입 사이로 멈추지 않고 흘러나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흐앙!?"
화상 입을 것처럼 뜨거운 귀두가 가장 안쪽까지 들어와 자궁구를 푹 찌르며 탈 듯이 뜨거운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해왔다.
"하아.. 설아 씨 안쪽.. 엄청 뜨거워요."
뜨겁게 느껴지는 건 이쪽이다.
기둥이 꽉 들어차 있는 안쪽의 속살 전부부터 해서, 귀두가 닿아 있는 가장 안쪽 부분은 정말 화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뜨겁게 화끈거려서 그쪽에서부터 심장이 쿵쿵 뛰어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까.
"움직일게요."
"아, 흣..! 흐으으읏..!"
쯔어억, 하고 깊게 들어왔던 자지가 두꺼운 귀두로 안쪽을 긁어내듯 턱턱 걸리며 빠져나간다. 다른 것도 다 마찬가지긴 하지만 이 느낌이 제일 위험해서, 벌써부터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오고 있었다.
찌거억♡
"흐하앙♡"
거의 입구 부근까지 빠져나왔던 자지가 한 번에 가장 안쪽까지 미끄러지듯 속살을 벌리며 푹 찌르고 들어오자 소리를 참아낼 틈조차 없이 입이 벌어지며 신음이 터져 나온다.
찌거억♡ 찌거억♡ 찌거억♡
"흐아앙♡ 항♡ 하앙♡ 하아아앙♡"
벌어진 입을 다물 틈조차 주지 않고 계속해서 앞뒤로 움직이며 깊은 곳을 푹푹 찔러댄다.
천천히 움직이기만 해도 너무 느껴버려서 힘들 정도인데, 그걸 쉴 새 없이 들락날락하며 보지 전체를 녹여버릴 듯 움직이고 있으니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저, 저어..♡ 다리엣..♡ 힘이잇..♡"
"받쳐줄게요."
"히, 히이이익!?"
뒤에서 해서 그런지, 아까보다도 더 깊게 쑤셔지는 듯한 느낌에 다리가 후들거리며 휘청이자마자 최민석의 양손이 겨드랑이 아래로 들어와 상반신을 붙잡아 일으켜 세우고, 그 상태 그대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깊은 곳을 푹푹 찔러댄다.
자세가 바뀌면서 자극받는 느낌도 달라진 건지,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며 다리가 풀려버렸지만 최민석은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고 움직임을 이어 나갔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아앙!♡ 하앙!♡ 하아아앙!!♡♡"
뒤에서 꽉 붙잡혀 다리가 풀렸음에도 옴짝달싹 못 하고 마구 박히는 폭력적인 느낌이 밀려드는 쾌감에 박차를 가하며 온몸을 활활 태우듯 뜨겁게 만든다.
'뜨, 뜨거워어..'
정액이 아니다. 자지가 푹푹 찔러대고 있는 안쪽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마구 흘러내려 바깥으로 새어 나오고, 커다란 자지가 위에서 아래로 질내를 힘껏 찔러 올릴 때마다 철퍽철퍽하는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튀어대고 있다.
"햐아아앙!?"
상체를 받쳐주고 있던 손이 양쪽 가슴을 꽈아악♡ 움켜쥐고는 마구 주물러대기 시작한다.
살짝 아플 정도로 힘을 주고 주물러대고 있는데도, 아픔은 순식간에 스치듯이 지나가 사라져 버리고, 가슴이 꽉꽉 쥐어질 때마다 몸 곳곳으로 전기가 흐른다.
가슴을 붙잡아 몸을 세운 만큼 자세가 불안정해지고, 그런 만큼 몸을 자기 품으로 끌어당겨 완전히 몸을 기대게 한 채로 박아댄다.
목뒤에서 후우, 후우, 하고 흘러나오는 숨결이 닿을 때마다 오싹오싹한 느낌을 참지 못하고 소름이 마구 돋아난다.
그리고 최민석은 그걸.
"..츄릅."
"흐, 흐아아아앙!?♡♡"
손 대신 혀로 소름이 돋은 목덜미를 핥아 올린 순간 온몸의 털이 쭈뼛쭈뼛 서는 듯한 아찔한 쾌감에 이미 풀려버린 다리가 벌벌 떨려올 정도였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혀로 핥아 가라앉히려고 해도 계속해서 닭살이 서 있자 이번에는 아예 이빨로 살짝 자국이 남을 정도로 콱 깨물어버린다.
"헤, 헤에엑..♡"
결국에는 완전히 힘이 빠져버려서, 눈이 힘없이 풀어지고 헤 벌어진 입에서 침이 뚝뚝 흐를 정도까지 돼버렸다.
쩌걱, 쩌걱, 쩌걱, 쩌걱♡
"헤윽♡ 헤엑♡ 헤엑♡ 헤에엑♡"
이렇게 힘이 빠져서 몸을 벌벌 떨어대고 있으면 받치고 있는 입장에서도 힘들 법도 한데, 최민석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몸을 받쳐준 채로 가슴을 꽉꽉 주물러대며 허리를 쳐올린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의식이 날아가 버릴 정도로 가버렸는데,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걸까.
조금만 쉬게 해달라고, 멈춰달라고 말하고 싶어도 얼마 쉬지도 못하고 2차전을 치른 탓인지 이제는 목소리도 제대로 낼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정신이 날아갈 것처럼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도 자지에 한층 힘이 들어가 살아있는 것처럼 기운차게 껄떡거리는 게 느껴진다.
조금만,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그만큼 더 움직임이 격렬해지고 있어 견디기 힘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찾아왔다.
"후우.. 후우.. 쌀게요."
미리 뭘 할지 알려주긴 하지만, 이번 건 사실상 일방적인 통보나 다름없다.
대답하는 것도, 대비하는 것도, 거부하는 것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으니까.
쮸걱♡ 하고 깊숙이 자지가 들어오더니 빠져나가지 않고 자궁을 밀어 올리려는 것처럼 꾹꾹 누르고 비벼대며 불끈거렸고, 그대로 정액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뷰르릇! 뷰릇! 븃! 뷰르르릇!!
"헤, 헥..♡ 헤옥..♡ 헥..♡"
울컥울컥, 뜨거운 정액이 안으로 마구 쏟아져 들어와 뱃속을 녹여버릴 것처럼 점점 열기를 늘려간다.
뱃속만이 아니라 온몸이 녹아내릴 것처럼 뜨거운데, 숨까지 턱턱 막혀와 신음은커녕 헥헥대며 숨을 몰아쉬는 것조차 힘겨웠다.
뷰릇! 븃! 뷰릇! 뷰르르릇!!
"헤에엑..♡ 옥..♡ 헤윽..♡ 헥..♡"
자지로 힘껏 밀어 올려져 까치발을 선 것처럼 꼿꼿이 세워진 발끝이 허벅지에서부터 시작해 벌벌 떨려온다.
실제로는 완전히 힘이 빠져서 서 있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반쯤 들쳐진 상태긴 했지만 그만큼 폭력적인 쾌감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뷰르릇..! 뷰릇..! 뷰릇..!
"......♡"
몸이 붕 뜬 것처럼 감각이 없다. 그러는 와중에도 몸이 활활 타는 듯한 열기는 사라지지 않고 몸속을 맴돌아 계속 가버리는 것처럼 몸이 떨렸다.
"헤웁.. 웁.. 츄읍.. 움.. 쮸읍.."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욕실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입에 들어온 자지를 빨고 있었다.
"츄읍.. 아..?"
"수고했어요."
정신을 차린 뒤에도 왠지 머리가 멍해서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까딱거리며 혀를 움직이고 있었는데, 최민석 쪽에서 먼저 조심스럽게 머리를 잡고 뒤로 밀어내 입에서 자지를 뽑아냈다.
"일어날 수 있겠어요?"
"아직.."
"그럼 좀 도와드릴게요."
"뭐, 뭘.. 꺄앗!?"
이제는 최민석이 뭘 한다고 말만 해도 불안해서 몸이 움찔 떨리며 굳어버릴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다른 생각은 없었는지, 몸을 숙여 등과 무릎 안쪽을 붙잡고는 공주님 안기 자세로 번쩍 들어 올려 욕조 안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갔다.
"햐읏..!"
욕조 물의 온도는 따듯한 정도 보다는 조금 뜨거운 정도였지만 그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피부 하나하나까지 너무 민감해진 탓인지 그마저도 너무 자극적으로 느껴져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물이 좀 뜨겁나?"
"아, 아니에요.. 그냥 조금 놀라서.."
"그럼 다행이고요."
자신의 반응을 보고 중얼거리는 최민석의 말에 대답하자 곧바로 자신의 몸을 다시 번쩍 들어올리려던 걸 다시 멈추고 조심스럽게 욕조 안으로 몸을 앉혀줬다.
"하아아.."
피부 쪽에서 올라오는 느낌이 조금 이상하기는 해도, 따듯한 욕조에 들어와 다리를 쭉 뻗으니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그 나른하고 기분 좋은 느낌에 눈을 감고 다리를 좀 더 쭉 뻗으며 몸을 천천히 늘어뜨리다가, 문득 최민석의 존재를 떠올리고 감았던 눈을 뜨고 살짝 시선을 돌리자 곧바로 이쪽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 두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전 괜찮으니까, 편하게 쉬세요."
말은 저렇게 해주지만 정말 혼자 있는 것도 아닌데 아예 없는 사람처럼 무시하고 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일단 쉬라는 말은 들었으니, 다시 긴장하려는 몸을 최대한 진정시키며 다시 한번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오늘, 어땠어요?"
"네, 네..?"
자기랑 한 섹스가 좋았냐고 묻는 건가? 그렇게 물어보면.. 당연히 좋았다는 말 외에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 아니 너무 과하게 느껴버리는 것도 생각해볼..
"저는 좋았어요. 설아 씨만 괜찮다고 하시면 앞으로 계속 만나도 좋을 것 같아서요."
"아.."
섹스가 아니라,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 이 스폰이라는 관계 자체가 어땠냐는 질문이었던 모양이다.
"그게.."
"싫다고 하셔도 오늘 고생해주신 만큼 도움은 드릴 테니까, 편하게 대답하셔도 돼요."
마지막까지 이렇게 상대를 배려해주는 듯한 말을 해주니 괜히 더 부담스럽다.
그래도, 확실히 가볍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잠시 곰곰이 오늘 있었던 일들을 되짚어가며 들었던 느낌을 떠올려봤다.
'사람은.. 나쁘지 않아. 아니, 좋은 사람이긴 해.'
그런 사람이 스폰 같은, 성접대나 뒷거래 같은 일을 한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긴 하지만 그걸 통해서 도움을 받으려고 찾아온 사람이 지적할 만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그것도 원래는 생각이 없었는데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임예진이 워낙 강하게 권해서 나왔다고 했었고 말이다.
이런 일은 처음.. 거기에 반쯤 등살에 떠밀려 나왔다는 걸 생각하면 역시 나쁜 사람까지는 아니다.
오히려 하루 종일 신경 써주고, 이런저런 배려도 받았으니 다시 생각해봐도 사람은 좋은 게 맞는 것 같았다.
섹스? 불쾌하기는커녕 너무 좋았다. 좋아도 너무 좋아서, 몸이 버티기 힘들 정도라는 게 문제긴 했지만 적어도 아프고 싫은 것보다는 낫다.
크기가 너무 크고 정력이 너무 셀 뿐이지, 싫다는 걸 억지로 시키는 사람도 아니었으니까.
'남은 문제는..'
스스로가 이 스폰이라는 관계, 행위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 뿐이다.
'..괜찮을 것 같아.'
완전히 떳떳하냐고 묻는다면 마냥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겠지만, 능력만으로 성공하기에는 힘든 업계였으니까.
실제로 학원 측에서도 뒷돈을 받고 일부 학원생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경우도 심심찮게 봤었고.
정말 그런 조건을 다 무시하고 성공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면 얘기가 다르긴 하겠지만 아쉽게도 자신은 그런 정도까지는 아니니까.
노력도 할 만큼 했다면, 이런 방법이라도 동원하는 게 포기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았다.
"저도.. 괜찮은 것 같아요. 계속 만나도."
"정말요?"
마지막까지 이게 맞나? 싶어 하면서도 결국은 마음이 기울어 조심스럽게 대답하자 최민석의 표정이 확 밝아지며 곧바로 되묻는 말이 돌아왔다.
그렇게 좋은 건가? 나랑 계속 만날 수 있어서? 이렇게 좋아할 정도로?
너무 알기 쉬울 정도로 기뻐하는 반응에 떠오르는 생각을 애써 외면하면서,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싫지는.. 아니, 좋았으니까.."
"고마워요. 저도 이런 관계는 처음이라 차이는 건 아닐까 내심 긴장하고 있었는데."
"..그랬어요?"
"열심히 아닌 척했었죠."
처음으로, 최민석이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긴 했지만 확 부드럽게 풀어진 분위기에 떠오른 생각을 가볍게 털어내고 웃고 있는 최민석을 보며 마주 웃었다.
확실히 이 관계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침대 위에서 밤새도록 신음을 쏟아내다 실신하기 직전 쯤에는 다시 한번 이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