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5화 > 내가 스폰서라고? (11)
꿀꺽하고 자그마한 알약과 함께 시원한 물이 목을 타고 넘어간 순한 몸 전체로 시원하게 퍼져나가는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하아아' 하고 한숨까지 쉬어버렸다.
최민석이 직접 물까지 떠다 준 덕분에 침대에서 내려올 필요도 없이 몸을 쉴 수 있었다.
이렇게 배려심 넘치고 친절한 사람인데.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잠자리에서는 정말 폭군이 따로 없을 정도로 폭력적인 쾌감을 무기 삼아 말 그대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어 마구 몰아붙인다.
도중에 오간 대화만 들어본다면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겠지만 막 잠자리를 끝마친 입장에서는 평소에는 온순한 육식동물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몸도..'
깊게 파인 쇄골이나 보기 좋게 벌어진 어깨, 매끄럽게 쩍쩍 갈라진 복근 같은 것들이 새삼스럽게 눈에 확 들어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땀도 많이 흘렸는데, 그렇게 멍하니 있으면 감기 걸려요."
"아, 네."
같이 욕조에 들어가기로 했었지.
얘기가 나오고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그걸 까먹고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 당황하면서도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와 후들거리는 다리로 서서 최민석의 뒤를 따라 욕실로 들어왔다.
욕실에 들어오자마자, 한 발짝 먼저 들어온 최민석이 샤워기를 틀고 물 온도를 맞추고는 그대로 최설아를 끌어당겨 먼저 몸을 씻을 수 있도록 해주며 뒤에서 달라붙어 정말 가볍게 닿기만 할 정도로 살짝 끌어안았다.
"미안해요. 저 때문에 많이 힘들었죠?"
"별로 그렇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당장 들어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죽는 줄 알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힘들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너무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라 잠시 말을 멈췄다.
"그래도.. 좋았으니까.. 괜찮아요.."
부끄럽다.
아무리 스폰이라고는 해도 오늘 처음 만난 남자와 몸을 섞은 것만 해도 대사건인데. 이런 말까지 하게 될 줄이야.
"고마워요."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자길 배려해주는 말이라는 걸 알았는지 다른 말도 아닌 고맙다는 말과 함께 뒤에서 끌어안는 힘이 살짝 강해졌다.
그래봤자 팔만 휘저어도 뿌리칠 수 없을 정도로 가볍게 안고 있을 뿐이긴 했지만 또 그러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아 서로 조용히 물을 맞고 몸 곳곳을 씻어냈다.
별안간 쏴아아, 하고 쏟아져 내려오던 물이 멈추고, 거의 밀착하듯이 가깝게 있던 최민석이 한 발짝 멀어지는 걸 느끼며 등을 돌려 곧장 시선을 보냈다.
"......"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훤칠하게 잘생긴 얼굴과, 그에 닥 맞춘 것처럼 보기 좋게 각이 잡혀있는 몸에 다시 한번 정신을 빼앗긴다.
'..작아졌네.'
아니, 저걸 작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힘이 빠져서 불끈거리지 않을 뿐이지, 저 상태로도 예전에 사귀었던 대학 선배보다도 훨씬 크고 굵은데 말이다.
"또 그렇게 보시고."
"아, 아, 아니에요!"
멍하니 힘 빠진 자지 곳곳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다시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깜짝 놀라 비명 지르듯이 목소리를 높이며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괜찮아요. 본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보고 싶으면 그냥 천천히 봐도 돼요. 자요."
"으읏.."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대답하며 한 발짝 다가오는 최민석의 목소리에 애써 돌렸던 시선이 본능을 거스르지 못하고 되돌아가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다시 봐도 너무 크고 굵어서, 당황스럽고 신기할 정도다.
"만져 봐도 괜찮아요."
"으.."
이 자지가 도대체 뭐라고. 이 창피한 말에 당당하게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
그래도 궁금한 건 궁금한 거고, 만져봐도 된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로 만져보고 싶어 얼마 망설이지도 않고 아래로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손으로 기둥을 감싸 쥐었다.
'아까랑은 달라..'
조금 따뜻.. 하다기 보다는 뜨거운 느낌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단단하지도 않고, 엄청 불끈거리지도 않는다.
물론 크기만큼은 손으로 잡아도 그렇게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묵직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아, 꺗..!?"
감촉을 확인하기 위해 손바닥에 쥐고 조물거리던 자지가 갑자기 불끈하더니 순식간에 벌떡거리며 크기를 키워나가고 단단하게 변해버렸다.
'또.. 또 섰어..?'
"설아 씨가 너무 귀여워서 그래요."
"귀, 귀엽다니.."
마치 생각을 읽은 것처럼 직구로 들어오는 칭찬에 당황하며 말까지 더듬어버렸다.
당장 자신의 외모가 어디 가서 예쁘다거나, 섹시하다거나, 멋지다는 말까지는 듣더라도 귀엽다는 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자신이 촬영이나 이미지 노선을 스포츠 웨어 쪽으로 잡은 것도 타고난 인상을 최대한 활용한 거기도 했었고.
그런데도..
"진짜예요. 겉보기엔 쿨하고 멋있는 사람인데, 이렇게 잔뜩 긴장해서 부끄러워하고 있으니까 당연히 귀엽게 느껴지죠."
"읏..!"
같은 남자의 시선은 아니더라도, 최민석이 하는 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더욱 우스운 건, 당황하는 와중에도 손바닥 안에서 우뚝 솟아 불끈거리고 있는 자지의 감촉을 느껴보겠답시고 조물거리고 있었다는 거다.
"한번 빨아볼래요? 깨끗하게 씻었으니까."
"그, 그건 좀..!"
덜컥, 서슴없이 튀어나온 제안에 반사적으로 손을 떨어뜨리며 싫어하는 기색을 내비쳤다.
순간 또다시 '스폰인데 거절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최민석은 곧바로 거절당했음에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다.
"강요하는 건 아니에요. 그야 뭐, 저도 해주면 좋으니까 하는 말이기는 해도, 억지로 시킬 만한 일은 아니잖아요."
"아.."
임예진에게 들었던 말 그대로. 금수저라고 해서 돈만 믿고 사람을 막 대하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
최민석은 정말로 안 해줘도 상관 없다는.. 아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자신의 거절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해보는 것 정도는..'
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해달라는 건 정말 싫어서 딱 잘라 거절했었지만, 조금 전에 만지면서 느꼈던 예상외로 매끄럽고, 뽀득뽀득하게 씻긴 느낌 때문인지 조금 거부감이 느껴지기는 해도 그렇게 불쾌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눈으로 봐도, 털이 수북했던 전 남자친구의 물건에 비하면 털 한 가닥 없이 깨끗해서 보기에도 깨끗해 보였고.
'..괜찮을 것 같아.'
해본 적은 없어도 입으로 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는 대강 안다. 여자들이라고 해서 야한 일에 흥미가 없는 건 아니니까.
오히려 자기들끼리 모이면 더 흥미진진하게 떠들어대기도 하고. 성욕도 있는 만큼 야동 같은 것도 아예 찾아보지 않은 여자는 거의 없으리라.
머릿속으로 흐릿하게 떠오르는 펠라의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딱딱한 욕실 바닥에 조심스럽게 무릎을 대고 앉는다.
"도전해보려고요?"
"하, 한 번만요."
"저는 감사하죠."
그냥 제대로 일거리를 받고 싶으면 빨라고 강압적으로 나왔다면 속으로 욕이라도 했을 텐데. 이렇게 고맙다는 말까지 해버리니 괜히 어색해진다.
'역시 커..'
멀찍이 떨어져서 보는 게 아니라, 이렇게 바로 코앞에 두고 보니 정말로 얼굴이 가려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크다.
이런 게 아까까지 자신의 안에 들어와 들락날락하고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도..'
역시 기분 나쁘다거나, 더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하우웁."
입을 크게 벌려서, 조심스럽게 팽팽하게 부푼 귀두를 입에 물자 곧장 입 안에서 불끈하고 힘이 들어가며 떨리는 느낌이 전해져온다.
'..괜찮은 것 같아.'
조금 놀라긴 했지만 기겁해서 떨어질 정도는 아니다.
'그러니까.. 이가 안 닿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었지..?'
"후움.. 움.. 웁.."
대충 주워들은 지식을 따라 입술 안쪽으로 이빨을 살짝 감싸고, 그 상태로 깊게 삼키려고 하니 귀두를 삼켰을 때보다 입을 크게 벌려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제 겨우 삼키고만 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턱을 벌려야 한다니.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정말 괜찮은 걸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점점 고개를 깊게 파묻어 최대한 깊은 곳까지 자지를 삼켜나간다.
'여기까지야.'
더 들어가면 목구멍까지 닿는다. 그 안쪽까지 자지를 쑤셔 넣고 박아대는 이라마치오라는 펠라도 있긴 했지만 최설아는 알지도 못하고, 알게 되더라도 단순한 폭력 이상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할 게 분명했다.
'여기서.. 빨면 되는 거겠지..?'
"츄읍.. 쯉.. 쮸웁.. 쯉.."
적당히 떠올린 이미지대로 입 안을 조심스럽게 오므려 자지를 빤다.
동시에 입 안에서 자지가 살아있는 것처럼 불끈거리며 움직였지만 이것 역시 딱히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조금 귀여운 것 같기도..'
그렇게 거칠게, 혼이 나갈 정도로 자신을 몰아붙이던 커다란 물건이 지금은 자신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떨고 있다.
최민석이 자신에게 말했던 것처럼, 일종의 갭에서 오는 귀여움이었다.
"쮸읍.. 읍.. 웁.. 쮸읍.. 움.."
턱이 조금 뻐근할 정도로 빨아대다 보니, 자신의 침 외에도 미끈미끈한 뭔가가 흘러나와 섞여간다.
'이상한 맛..'
맛이라고 해야 할지, 미끌거리면서도 굉장히 진한 냄새가 순식간에 어질어질할 정도로 느껴지고 있었다.
"움.. 쮸웁.. 츄룹.. 쯉.. 츄읍.."
어느새, 턱이 뻐근한 와중에도 어떻게든 혀까지 움직여 귀두를 낼름낼름 핥아대고 있었다.
이상하면서도 묘하게 중독되는, 머리가 멍해지는 맛에 눈동자가 살짝 풀려서 자연스럽게 코로 숨까지 쉬어가며 불끈불끈 떨려오는 반응을 즐겼다.
"후우.. 설아 씨. 잠깐만요."
"쮸읍.. 후읍..? 후앗..?"
고개를 앞뒤로 움직여 허벅지 사이로 깊게 파묻어 가면서 자지를 빨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최민석의 손이 머리를 조심스럽게 붙잡더니 그대로 뒤로 쭈욱 밀어내 강제로 자지를 입에서 빼내버렸다.
"아.. 앗..!?"
순간 맛있는 음식을 먹다 빼앗긴 것처럼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가, 멍해져 있던 정신이 확 돌아왔다.
"죄, 죄송해요. 너무 막 했나요..?"
"그게 아니라.. 설아 씨 안에 한 번 더 하고 싶어서요."
"또, 또요..?"
아까 그렇게나 해놓고도 또 하고 싶다는 건가? 바로 코앞에서 침으로 번들번들하게 젖어 불끈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뻔히 알 수 있는 사실이긴 했지만 놀라는 건 별개였다.
"안 될까요? 설아 씨가 빨고 있는 걸 보니까 너무 예뻐서.. 그래도 힘드시면 여기까지만 할게요."
"그, 그게.."
피곤하고 지친 건 맞지만, 누군가가 이렇게 아무런 가식도 없이, 솔직하게 자신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러우면서도 기뻐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살살.. 해주셔야돼요..?"
"당연하죠."
대답과 동시에, 코앞에서 우뚝 솟아있던 자지에 불끈 힘이 들어가며 꺼떡거리는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며 침을 꿀꺽 삼켰지만 이미 허락해버린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