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2화 > 내가 스폰서라고? (8)
"흐앙.. 하윽.. 하앙.. 아아앙.."
쯔걱, 쯔걱, 쯔걱 하는 소리와 함께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깊은 장소를 쿡쿡 찔릴 때마다, 자신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간드러진 신음 소리가 멋대로 흘러나와 버린다.
'너무 깊어서.. 숨 막히는데.. 왜 이러는 거야아..'
이 뱃속이 꽉 차다 못해 한껏 넓혀져 숨이 턱 막혀오는 느낌은 어지럽고 괴로울 정도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다. 뱃속을 가득 채운 단단한 물건이 깊은 곳을 쿡쿡 찌를 때마다, 몸 전체로 전기가 흐르는 듯한 아찔한 쾌감이 밀려든다.
안쪽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화끈거리고 피부까지 민감해져서는 최민석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서로의 살결이 비벼지는 느낌마저도 너무나 좋았다.
'이상해애..'
그럼에도 계속해서 이렇게 쾌감을 솔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몸이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로 민감해져 버린 감각 때문이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이렇게까지 뜨겁게 몸이 달아오르고, 몸 안쪽에서부터 살갗 하나하나까지 다 민감해져 본 적이 없었으니까.
"하아.."
"힉..!"
최민석이 작게 흘린 한숨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간 순간 목 뒤로 소름이 오소소 돋아난다.
그러면 최민석은 그걸 또 곧바로 눈치채고, 곧바로 남자 특유의 커다란 손으로 쓰다듬어주며 가라앉혀줬다.
"아, 하아앙..♡"
소름이 돋는 느낌도, 그걸 가라앉혀주는 손길도 정말 어딘가 이상해져 버릴 것만 같을 정도로 기분 좋다.
"저희, 궁합이 엄청 잘 맞나봐요."
"그, 그런가요..?"
궁합. 정말 그것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달라지는 걸까?
가끔 친한 여자들끼리 모여 야한 쪽으로 화제가 넘어갈 때면 빠지지 않고 단골처럼 나오는 얘기였지만 최설아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정말 궁합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이렇게까지 느껴버리는 거라면 다들 왜 이렇게 속궁합이라는 키워드에 신이 나서 떠들어댔던 건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네. 설아 씨 안쪽이.. 너무 좋아서.. 저랑 딱 맞는 것 같아요."
"네, 네..!?"
그렇게 이상한 말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기분 좋다는 말을 조금 더 길게 했을 뿐인데.
순간적으로 얼굴에 화끈 열이 올라오더니 그대로 몸 전체로 퍼져나가 불이 붙은 것처럼 화르륵 달아올랐다.
아주 잠깐일 뿐이었지만, 그 한순간의 열기가 여운처럼 남아 몸 안을 맴돌고 있었다.
"조금만 더 세게 할게요."
"으읏.."
대화를 위해 움직임이 멈췄던 것도 잠시.
예고만큼은 확실하게 해주는 최민석의 말에 몸이 바짝 긴장하며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로 힘껏 질내를 가득 채운 물건을 조여버린다.
어디에 어떻게 뭘 할지도 확실하게 말해주고, 멈춰달라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는 말도 확실하게 들어준다.
그러면서도 하나를 멈추면 다른 하나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자극해오고, 배려하는 듯하면서도 거절하기 힘든 묘한 분위기 탓에 정신없이 휘둘리기만 한다.
져주면서 이긴다고 해야 할까. 배려받으면서도 막 다뤄지는 듯한 기분에 들어 도무지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찌걱..!
"흐앙!"
미리 예고를 들었음에도 다시 한번 안쪽을 푹 찔린 순간 속절없이 입이 벌어지며 신음이 흘러나온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앙! 하앙! 앙! 흐아앙!!"
당연히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깊은 곳을 억지로 벌려대며 거침없이 쑤셔댄다.
안쪽이 벌어지는 느낌도 너무 강렬하지만, 돌처럼 딱딱해진 귀두가 가장 깊은 곳을 푹푹 찔러댈 때마다 아찔한 쾌감과 함께 머리가 새하얗게 물들어 아무런 생각도 떠올릴 수가 없었다.
"흐아응! 항! 하앙! 너무, 깊어엇..!"
침대에 올라온 뒤부터 지금까지, 도대체 몇 번이나 가버렸는지 셀 수조차 없다.
안쪽을 몇 번 찔리기만 해도, 안쪽에 닿기도 전에, 그냥 물이 흘러넘치는 것처럼 멈추지 않고 몇 번이고 절정의 경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신음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느꼈던 건 진짜 절정이 아니었다는 것처럼. 어느 순간 숨이 턱하고 막혀오더니 다시 온몸이 활활 타는 듯한 열기와 함께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기 시작한다.
"흐, 하아앙! 하앙! 항! 자, 자까안..! 하앙! 하악..! 흐아아아앙!!"
순식간에 높은 곳으로 확 끌려져 올라가는 것처럼 아찔한 부유감과 함께 온몸의 감각이 미쳐 날뛴다.
"흐악♡ 학♡ 하악♡ 아, 아대애♡ 쥬거어♡ 그마앙♡"
쾌감이 주체가 안 된다. 혀가 풀려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어떻게든 탄탄한 몸에 필사적으로 매달려 멈춰달라고 애원했다.
"일단 안 움직일 테니까, 천천히.."
"흐하아아앙!♡"
움직임을 멈춘 최민석이 등을 가볍게 쓸어내린 순간. 다시 한번 절정이 밀어닥치며 목이 얼얼할 정도로 신음을 쏟아냈다.
*
"헤, 헥♡ 헤엑♡ 헥♡"
"어우.."
그냥 너무 느끼고 있길래 진정하라는 의미에서 가볍게 등만 쓸어줬을 뿐인데. 설마 이렇게 또 가버릴 줄은 몰랐다.
일단 급하게 손을 떼긴 했는데, 연이은 절정으로 진이 빠져버린 건지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은 채로 헥헥대고 있었다.
'기분 좋긴 한데..'
이래서야 언제 길이 들어서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손으로 뭘 해보려고 해도, 최설아가 너무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탓에 머리나 목뒤, 등 외에는 만질 만한 곳도 없었고.
'그냥 충격요법이라고 하고 확 박아버릴까?'
오늘만 날인 것도 아닌데. 배려심 넘치는 모습은 이미 충분히 보여줬으니까, 조금 세게 나가도 뭐라고 할 것 같지는 않은데.
하지만 그 결과가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완전히 실신해버리는 결말일 것 같아 막 질러버리기도 애매했다.
"헤읏.. 하악.. 하악.. 학..♡"
결국은 손도 전혀 쓰지 않고, 최설아의 호흡이 정돈될 때까지 멍하니 자지를 꾹꾹 조여대는 조임만 맛보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죄, 죄송해요.."
아무리 경험이 적더라도, 이 정도까지 해버리면 남자가 답답할 거라는 것 정도는 알게 되는 모양인지 최설아 쪽에서 여전히 매달려 고개를 파묻은 자세 그대로 사과해왔다.
"죄송하긴요. 이렇게 좋아해 주시니까 저도 기분 좋은데요."
"그래도.. 자꾸 하다 멈추게 해서.."
"저는 좋았으니까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정 미안하시면, 이번에는 설아 씨 쪽에서 움직여주실래요?"
"제가요..?"
"아무래도 직접 움직이면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설아 씨 스폰해드리는 거니까, 이 정도는 받아도 괜찮죠?"
여태까지는 일부러 스폰이라는 말도 쓰지 않고, 최대한 압박감을 느끼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배려해주는 분위기로 유도했었다.
어쨌든 최설아가 이 관계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즐기게 만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자기 몸이 너무 민감한 탓에 오히려 날 답답하게 했다며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으니, 오히려 이렇게 조금 세게 나가서 스스로 뭐라도 하게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게.. 위에서 하는 건 처음이라 잘.."
일단 기승위 자체는 대충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직접 해본 적은 없는 모양이다.
하기야, 기승위는 여자 쪽에서 서비스를 해주는 느낌이 강한 체위라 그런지 해달라고 하기 전에 먼저 해주는 경우는 없었고, 창피해하거나 대놓고 꺼려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으니까.
딱 봐도 최설아는 경험이 거의 없는 것 같았으니 기승위가 처음인 것도 이해가 갔다.
"괜찮아요. 설아 씨가 해준다는 게 중요한 거죠."
어쨌든 시켜놓으면 어색하게라도 할 수 있는 게 기승위다.
허리나 허벅지에 무리가 조금 갈 뿐이지, 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체위가 아니었다.
"일단, 안 움직일 테니까 힘 좀 빼주실래요?"
"죄, 죄송해요..!"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힘껏 팔다리를 조이며 달라붙고 있었다는 걸 이제서야 눈치챈 모양인지 깜짝 놀라 사과하면서 다급하게 힘을 뺀다.
그래도 아래쪽은 넘어질 것 같아 불안한 건지 조금 힘이 들어가 있긴 했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다.
"천천히 뺄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네, 네에.."
정말 새삼스럽게도 부끄러워하는 최설아의 등과 엉덩이를 조심스럽게 받치고, 천천히 잡아당겨 찰싹 달라붙어 있던 몸을 떼어낸다.
허리에 감겨있던 두 다리도 뻣뻣하게 조금씩 풀어지기 시작하더니, 찌거어억♡ 하는 소리와 함께 천천히 자지가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히익..! 흐읏..! 흐으으응..!"
최설아는 자지가 천천히 빠져나가는 것만으로도 느껴버리고 있는지, 허벅지에 힘을 주고 발끝을 파들파들 떨어가며 입술을 앙다물고 신음을 참아낸다.
워낙 천천히 빼낸 탓에 빼내는 순간에도 쯔억♡ 하고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아예 위에다 직접 물이라도 부은 것처럼 흥건하게 젖은 자지가 불끈 솟은 채로 밖으로 빠져나왔다.
"읏..!"
이게 다 자기 거라고 생각하니 부끄러워진 건지, 아예 귀까지 새빨개진 채로 고개를 홱 돌려 시선을 피해버린다.
"와.."
내가 보는 건 그보다 조금 더 아래.
옷을 제대로 벗겨놓지도 않고 본방으로 들어간 덕분에 아래에는 침대 시트 대신 최설아가 입고 있던 새하얀 가운이 깔려 있었는데, 나름대로 물을 잘 흡수하는 재질임에도 불구하고 가운이 젖다 못해 흥건하게 물이 고여 있을 정도로 젖어 있었다.
'이 정도면 거의 민아랑 비슷한 수준인데?'
어느 쪽이든 오줌싸개 보지라고 놀리기엔 충분한 정도였지만 아무래도 아직 그 정도까지는 친분이 없는 최설아에게는 차마 할 수 없는 농담이었다.
"꺅!? 보, 보지 마요!!"
내가 작게 감탄하는 소리에 무슨 일이지 하고 조심스럽게 다시 시선을 돌린 최설아는 곧바로 자기 애액만으로 흥건해진 가운을 발견하고는 비명을 지르며 팔에 겨우 걸쳐져 있던 가운을 벗어 침대 아래로 홱 던져버렸다.
"괜찮아요. 하다 보면 이럴 수도 있는 거죠."
"..전 안 괜찮단 말이에요."
이번 걸로 창피함이 완전히 한계에 달한 건지, 결국에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이며 반쯤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제 괜찮다는 말은 그만해야겠네.'
안 그래도 오늘 괜찮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최설아 쪽에서 자기는 안 괜찮다는 말까지 해버렸으니 더 말해봐야 위안은커녕 기분만 암울하게 만들 것 같았다.
"아무튼, 이번에는 설아 씨 쪽에서 해주실래요?"
"어떻게 하면.."
내가 최대한 신경 쓰지 않는 척 가벼운 목소리로 말하자 최설아도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조심스럽게 치우고 당장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처럼 떨리는 눈을 맞추며 대답해줬다.
"일단.."
편하게 최설아의 기승위를 즐기기 위해 침대 한구석으로 밀려난 쿠션을 가져와 머리맡에 세워놓고, 그대로 푹신하게 등을 기대 상반신을 세운 채로 앉았다.
"여기 설아 씨가 올라오셔서 직접 넣어주세요."
"......"
이제는 나조차도 무슨 감정이 담겨있는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눈동자가 떨리면서, 여전히 불끈 서 있는 자지 쪽을 향해 시선이 향했다.
"해주실 거죠?"
"..해, 해볼게요."
애초에 거절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지,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와 함께 최설아의 몸이 살짝 휘청였다가 겨우 무릎을 세워 일어나 내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그 순간. 여태까지는 제대로 시선을 보낼 틈이 없어 보지 못했던 최설아의 허벅지 사이가 털 하나 없이 매끈매끈한 상태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