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0화 > 내가 스폰서라고? (6)
츄읏, 츄릅, 츄읍, 츄릅.
입 안으로 들어온 혀가 부드럽게 움직이며 안을 휘젓고 돌아다닐 때마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질척한 소리가 머릿속을 울린다.
"하읍.. 읍.. 응.. 후으읏.."
그저 키스만 하고 있을 뿐인데도 몸이 붕 뜨는 듯한 기분과 함께 머리속에 뿌옇게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해지고 있었다.
'뭐야아.. 왜 이렇게 잘해애..'
키스를 잘한다는 게 정확히 어떤 느낌을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최민석은 키스를 잘한다.
"응읍.. 읍.. 츄읏.. 읍.. 흐으움.."
몸 전체가 붕 뜨는 듯한 느낌과 함께 몸에서 감각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은데, 입 안에서 혀가 움직이는 감촉만큼은 생생하게 느껴진다.
혀가 이렇게 움직인다고? 이렇게 휘감기듯이, 질척하게, 부드럽게..
"후읏.. 하앗.. 하앗.."
잡생각이 완전히 사라지고, 의식의 흐름대로 사고가 이어지다가 시원한 공기가 입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앞이 흐릿하다. 아니, 스스로가 눈을 흐릿하게 뜨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흐릿하게 눈을 뜨고 숨을 고르고 있는데, 스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 답답하던 허리가 시원해지는 게 느껴졌다.
"자, 잠까안.."
"괜찮아요. 천천히 할 게요."
"응으읍..! 읍, 움.. 츄읏, 읍.. 후음.."
가운의 허리끈이 풀어지고 여미고 있던 앞부분이 스르륵 흘러내려 벌어진다.
아직 가슴까지는 전부 드러나지 않았지만 양쪽 가슴 사이에서부터 복부 아래, 허벅지 사이까지 전부 드러나 버렸다.
하지만 최민석에게 다시 입술을 덮쳐진 순간 저항하는 걸 그만두고 얌전히 입을 벌려 질척하게 휘저어지는 감촉을 받아들였다.
'스폰.. 이니까..'
먼저 받아들인 뒤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우습지만, 이런 것도 거절하면 안 되는 걸지도 모른다.
임예진은 데이트하는 것처럼 편하게 어울리면 된다고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부끄러움을 꾹 참아내고 있는데, 이번에는 가슴 위를 겨우 덮고 있는 가운 아래로 두꺼운 손가락이 파고들어 와 가슴을 꽈악♡ 움켜쥐었다.
"흥으읏..!?"
아니, 착각이다. 손이 생각보다 크고 손가락이 두꺼워서 그렇게 느꼈을 뿐이지, 손가락이 아주 살짝 잠길 정도로만 부드럽게 감싸 쥐었을 뿐이었다.
"하으읍.. 하앗.. 읍, 응.. 후으읏.."
터지기 쉬운 물풍선을 조심스럽게 쥐는 것처럼, 커다란 손이 어울리지 않게 간질이듯이 가슴을 주물러댄다.
"흐읍.. 읏.. 후앗.. 미, 민석 씨이.."
"아프진 않죠?"
"아프진.. 않은데.."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도록 입을 떨어뜨렸을 때는 또 손이 멈춰서 가볍게 얹어져 있기만 한다.
하지만 직접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꼿꼿하게 서버린 유두가 최민석의 손바닥 한가운데를 쿡 찌르듯이 닿아 있는 느낌이 너무 창피했다.
마치 그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가슴 위에 얹혀 있던 손이 가운을 치우지도 않고 스르륵 빠져나갔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아래로 내려가 복부 위를 미끄러지듯 쓰다듬었다.
"햐으읏..!?"
그 간지러우면서도 야릇하게 스치는 감촉에 깜짝 놀라 몸 전체를 흠칫 떨며 신음도 비명도 아닌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다.
"사진으로 봤을 때도 예쁘다고 생각했었는데, 확실히 날씬하시네요. 복근도 살짝 있고, 따로 운동도 하시나요?"
"그, 그냥 호, 혼자서어..!"
다른 곳도 아니고 배를 쓰다듬고 있을 뿐인데도 가슴을 만져질 때보다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 반쯤 자백하듯이 서둘러 대답했다.
하지만 정말로 대답하라고 고문을 하던 것도 아니고, 배를 쓰다듬는 손길은 여전히 멈출 생각을 않는다.
"와.. 따로 관리받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하는데 이렇게 몸매가 좋아요?"
"하으..!"
오히려 손가락 끝으로 복근의 감촉을 확인해보는 듯 살짝살짝 눌러보며 문지르기까지 하는 탓에 정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그렇게 1분이 넘도록 배를 만져대고 나서야, 만족한 듯 손이 미련 없이 떨어져 나갔다.
"하아, 하아, 하.. 흐읏..!?"
하지만 이번에도, 정신을 차릴 틈 따윈 주지 않겠다는 듯 곧바로 손이 위로 올라가 아슬아슬하게 양쪽 가슴을 가리고 있는 가운을 가볍게 툭 밀어 벗겨 버렸다.
"자, 잠깐마안.."
"괜찮아요. 설아 씨는 쉬고 계세요."
"그게, 아니라, 히으읏..!?"
한 손 가득 가슴을 움켜쥐었던 아까와는 달리 이번에는 바깥에서부터 가슴을 감싸듯이 잡고는 검지손가락으로 유두를 툭툭 건드리고 가볍게 눌러 빙글빙글 돌려댄다.
"아으, 읏.. 하앗.. 하앗.."
아까부터 뭔가 이상하다.
그렇게 세게, 집요하게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부드럽게 간지럽히듯이, 스치듯이 건드리고만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느껴버린다.
차라리 가끔 혼자서 할 때가 더 덜 느끼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버리지만 않을 뿐이지 밀려드는 쾌감 자체는 더 강렬한 것 같았다.
"이쪽도 진짜 예뻐요. 가슴은 관리도 중요하지만 일단 모양이 예쁘려면 타고나야 한다던데."
"그, 그러언.. 나, 잠깐.. 아, 읏, 아흐읏..♡"
순간. 스스로가 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하게 녹아내린 콧소리에 깜짝 놀라 다급하게 손을 들어 입을 틀어막았다.
동시에, 유두를 쉴 새 없이 간지럽히던 손도 우뚝 멈춰섰다.
"괜찮아요?"
"그, 그게.."
일단 손이 멈췄으니 그 이상한 소리가 다시 나올 것 같지는 않아 천천히 손을 떼어내며 대답했다.
"오늘.. 너무 민감해서.. 원래는 안 이런데.. 조금만 살살 해주시면.."
너무 느껴버린다는 말을 스스로 하려고 하니 창피함이 확 올라와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도 모르고 횡설수설 떠들어댔다.
애초에 너무 느리고 살살 해서 이렇게 느껴버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지만 차마 더 세게 해달라는 말만큼은 할 수가 없었다.
"그럴게요. 이 정도면 괜찮아요?"
"하흣..!"
멈춰었던 손이, 가볍게 가슴을 주무르자 반사적으로 작게 신음이 흘러나온다.
강도 자체는 아까와 별로 다른 것 같지 않은데, 유두를 건드리는 것보다 가슴을 주무르는 쪽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고 있는 건지 아까처럼 오싹오싹하게 올라오는 느낌은 덜했다.
"아.. 하으.. 하아.. 앗.. 하앗.."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최민석의 품에 반쯤 기대듯이 안긴 채로 양쪽 가슴을 주물러지고 있었다.
"아래로 갈게요."
"아래..? 앗, 잠, 흐으윽..!?"
한쪽 손은 여전히 주무르는 채로, 다른 손 하나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 허벅지 사이로 파고든다.
마치 이대로 내려가는 걸 지켜보라는 것처럼. 느리고 완만하게.
말려야 하나? 하지만 그러려고 온 것 아닌가? 말리면, 또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차라리 한 번에 확 내려가 버렸다면 이런 생각까지는 하지도 않았을 텐데.
이렇게 천천히 알려주고 있는 탓에 '나도 모르게'라는 변명 같은 건 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허벅지를 슬며시 벌려주기까지 하며 안으로 들어오는 손을 받아들였다.
찌륵..
"아, 흣!?"
작게. 그러면서도 선명하게 귓가로 들려오는 질척한 소리에 순식간에 얼굴이 터질 것처럼 달아올라 화끈거리기 시작한다.
'뭐, 뭐, 뭐, 뭐야..!?'
도대체 언제 이렇게까지 젖어버린 걸까.
새삼 허벅지 사이로 신경을 집중해 보니 마치 오줌이라도 싼 것처럼 미끌미끌해진 상태였다.
"자, 잠깐만..!"
"괜찮아요. 안 아프게 할게요."
"그, 그게 아니.. 히이익!?"
아프고 말고가 문제가 아닌데. 몇 번째인지 모를 같은 멘트에 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못하고 굵은 손가락 하나가 쑤욱 하고 안으로 들어오는 감촉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허리가 흠칫 떠올랐다가, 금세 힘이 빠져 침대 위로 스르륵 가라앉았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아, 흐으.. 앗.. 앙.. 아아앙.."
"어때요? 하나도 안 아프죠?"
"아앙.. 그, 그게.. 흐앙.. 아니라하아앙.."
단순하게 앞뒤로 움직이며 찌걱거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손가락 끝을 살짝살짝 구부려 질벽을 문지르듯 살살 비벼대는 느낌에 자꾸만 신음이 흘러나와 버린다.
평소에는 클리 쪽으로만 자위했던 최설아로서는 안쪽이 이렇게 민감한 장소였나 싶을 정도로 마구 느껴버리고 있었다.
"아, 혼자만 벗고 계시면 부끄럽긴 하겠네요. 잠시만요?"
찌거억.. 하고 뿌리까지 들어가 있던 손가락이 빠져나가 가쁘게 올라오던 숨이 겨우 가라앉는다.
안에서 손가락을 빼낸 최민석은 무릎을 세워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그대로 가운의 허리끈을 풀고 아예 완전히 벗어버리며 근육질의 탄탄한 상반신을 숨김없이 드러내 버렸다.
"아, 으, 읏..?"
매끄러우면서도 각이 확실하게 잡힌 상반신을 본 순간. 심장이 쿵쿵 뛰어대서 아랫배까지 뭔가가 울려대는 것 같고, 머리가 핑핑 도는 것처럼 멍해졌다.
벗은 남자 몸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다.
애초에 스포츠 잡지만 봐도 상반신을 탈의하고 있는 근육질의 남자 같은 건 얼마든지 볼 수 있었고, 실제로 관계를 맺으면서 벗은 몸을 직접 본 적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최민석의 몸은 뭔가.. 희미하게 땀으로 젖어 매끄러운 듯하면서도 페로몬 같은 게 풀풀 풍겨대는 것 같은 느낌이라 도저히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시선이 살짝 더 아래로 내려간 순간.
"히, 히익..!?"
자신이 알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아예 다른 생물인 것처럼 크고 굵은.. 중간중간 돋아난 핏줄마저도 지렁이처럼 굵게 불거져서는 불끈거릴 때마다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려서..
"괜찮을 거예요."
이미 자신이 뭘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듯.
태연스럽게 위안을 건네고는 다시 한번 몸을 겹치며 한쪽 팔로 등을 감싸 안아 품에 안아놓고는 허벅지 사이로 손을 집어넣으며 손가락 하나를 쑤욱 밀어 넣는다.
찌걱..!
이번에도 한 번에. 뿌리까지 전부 들어와 버렸다.
그리고는 가차 없이 전후로 움직이며 찌걱거리는 소리를 선명하게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윽.. 앗.. 하악.. 응.. 아앙.. 앙.."
어떻게든 소리를 참아보려고 크게 숨을 들이켜봐도, 결국은 손가락이 살짝 구부러지며 속살을 문지르며 지나갈 때마다 반사적으로 앙앙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와 버린다.
"아으응.. 안돼에.. 히, 히이익!?"
이렇게 부드럽게 해주는 주제에, 말하는 건 들어줄 생각도 없다는 양 거침없이 두 개째 손가락이 쑤우욱,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