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323화 (323/775)

< 323화 > 오빠 성욕 푸는 걸 도와달라고?? (4)

"다 울었으면 빨리 세수하고 눈도 제대로 닦아."

"..알았어."

옷을 입은 채로 같이 욕실에 들어오자, 유서연이 귀찮다는 목소리로 다그치는 통에 마음을 정리하지도 못하고 세면대 앞에 섰다.

'그래도 동생이 우는데.. 내 잘못이구나..'

기억도 안 나는 어린 시절이라면 모를까. 머리가 조금 커진 뒤로는 유서연에게 한 번도 착한 동생다운 행동을 했던 적이 없었다.

근처에 부모님이 있건 없건 바락바락 시비를 걸고 심한 말이나 쏟아내고. 유서연은 그냥 귀찮다는 듯 무시로 일관했지만 결코 좋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 이번에는 자기 남자 친구까지 건드렸으니 더더욱 곱게 보일 리가 없을 텐데.

이 정도 대우로 끝낸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얼굴을 씻고 나니 거울에 비치는 얼굴이 아까보다는 훨씬 나아진 게 보였다.

'화장은 다 지워졌지만..'

원래 화장을 진하게 하는 편도 아니고, 최민석과 할 때는 화장을 관리할 여유가 없어 정말 기본적인 화장만 하고 나오는 탓에 지워진 뒤에도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 괜찮은 것 같았다.

그렇게 멍하니 거울을 들여다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불쑥 들려온 유서연의 목소리에 흠칫하고는 정신을 차렸다.

"일단, 민석 씨한테 허락은 받았으니까 앞으로는 만날 때는 내 허락받고 만나면 돼. 몰래 만나다 걸리면, 나도 내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으니까 알아서 조심해."

"..알았어."

아무리 생각해도 단순히 겁주는 것만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서늘한 목소리에 꿀꺽 침을 삼키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 전에. 정말 도움이 될 건지 확인부터 해보자."

"확인..?"

뭘 확인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조심스럽게 되물었더니, 유서연의 시선이 유혜연의 눈동자를 향해 똑바로 날아들었다.

"네가 민석 씨 욕구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지 확인해 봐야지. 많이는 안 바래도, 못해도 두 시간은 버텨야지. 그것도 못 해주면 욕구를 푸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답답하게 만드는 수준이니까. 차라리 안 하는 게 낫지."

"두, 두 시간..?"

"왜, 못 해?"

"......"

못 한다.

모텔에 들어와서 같이 씻고, 끝까지 가는 시간을 다 합쳐도 1시간이 겨우 넘는 수준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두 시간은 무리였다.

"..직접 섹스하는 시간만?"

"당연하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지만 역시나 예상하고 있던 대답이 돌아왔을 뿐이다.

"진짜 못 하나 보네. 한 시간은 가능해?"

"......"

"하아.."

어떻게 이 악물고 버티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겪었던 수준의 섹스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짧아질지도 모른다.

허세조차 부리지 못하고 시선을 내리 까는 침묵에 유서연이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나, 나는 언니랑 다르게 경험이 아예 없잖아. 이제 겨우 여섯 번밖에 안 했는데.."

이번이 아니면 앞으로 영영 최민석과 접촉할 기회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떠올린 변명을 내뱉었다.

"흠.."

"그, 그리고."

"그리고?"

나름대로 변명이 먹힌 건지, 살짝 고민하는 듯한 유서연의 반응에 생각도 하지 않고 곧바로 말을 덧붙였다.

"그러니까.. 나도 너무 못 버티는 것 같아서 체력이라도 기르려고 운동도 하고 있어. 저녁마다 운동도 하고 있단 말이야."

"운동? 어떻게 하는데?"

"그냥.. 스트레칭하고, 스쿼트랑 복근 운동이랑.. 한 시간 정도 달리기.."

"매일 하고 있어?"

"그게.. 오빠랑 만나는 날은 빼고.."

최민석과 만나는 날은 시간도 애매하고, 관계가 끝나고 나면 걷는 것도 힘들 정도라 운동 같은 건 도저히 무리였다. 다음날이면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멀쩡해지긴 하지만.

"흐음.."

고민하고 있다.

뭔가 더 어필할 만한 내용이 없나 싶어 열심히 머리를 굴려봤지만 운동 외에는 달리 떠오르는 게 없어서, 속으로 발만 동동 구르며 유서연의 안색만 살폈다.

"아무리 그래도 한 시간도 못 버티는 건 너무 짧은데.."

"아, 아직 얼마 안 돼서 그래. 체력만 좀 붙으면 버틸 수 있어. 나 여태 운동같은 거 안 하고 살았잖아."

키가 안 크기는 했어도, 다이어트가 필요 없을 정도로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 학교에서 시키는 것 외에는 운동을 해본 적이 없다.

가슴이 처지지 않도록 나름대로 관리를 하긴 했지만, 그건 달리기처럼 체력을 늘릴 만한 운동은 아니었으니까 제외해도 될 것이다.

"운동. 앞으로도 꾸준히 할 수 있어?"

"다, 당연하지."

애초에, 운동을 하면서 세웠던 목표가 유서연처럼 두 시간을 버틸 수 있을 체력을 만드는 거였다.

자신의 집에서 유서연과 최민석이 뒤엉켰던 시간이 대충 두 시간 정도 됐었으니까. 적어도 지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에서 세운 목표였다.

"알았어. 그럼 체력 쪽은 조금 지켜보자."

"뭐가 또 있어..?"

겨우 허락받았다고 생각하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유서연은 아직 뭔가 남았다는 말투였다.

"그냥, 어떻게 하는지 직접 볼 거야. 아무리 오래 버텨도 궁합이 안 맞으면 제대로 만족 못 할 테니까. 민석 씨가 맨정신일 때도 만족하는지 확인해 봐야지."

"그것도 오래 못 하면 불리한 거 아니야..?"

"체력이랑 궁합은 다른 문제니까 하는 얘기지. 민석 씨가 만족하는지 아닌지는 보면 알 수 있으니까 넌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돼."

난 모르겠던데.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떠올라 질투심이 솟았지만, 지금은 그 감정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감정을 억눌렀다.

"그럼.. 언니가 보는 앞에서 하라고..?"

"당연하지. 안 보고 판단을 어떻게 하니?"

"그건.."

"싫으면 하지 마."

"..할게."

결국 아쉬운 사람은 유서연이 아닌 자신이었기에 아무리 거부감이 들어도 거절할 수가 없다.

유서연의 앞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부끄럽고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이상으로 최민석과의 관계가 끊어진다는 게 너무 싫었다.

처음 보자마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을 정도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겪어보지 않았음에도 사랑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빠져든 사람이다.

유서연에게 창피를 당하면 당했지, 도저히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좋아. 그럼 나가자."

"..응."

결국은 유서연의 말에 순순히 따라 쭈뼛거리며 욕실 밖으로 나왔다.

스치듯이 마주쳤다가 불편한 듯 시선을 피하는 최민석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지은 죄가 있으니 감수해야 할 일이었다.

"민석 씨."

"응."

"일단 서로 합의는 끝났으니까, 지금 혜연이랑 한 번 해봐요."

"지금..?"

"차라리 지금 확 해버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괜히 미루면 계속 생각나고 스트레스받을 것 같기도 하고요. 괜찮죠?"

"..진짜 술은 안 마셔야겠다."

최민석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지금 바로 한다는 말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지만 유서연의 말 몇 마디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수긍했다.

잘못을 저지른 건 자신인데, 최민석까지 싸잡혀 기를 못 펴는 모습을 보니 죄책감만 더 늘어났다.

"뭐해요. 둘 다 안 벗고."

"혜연이는.."

"다 얘기하고 온 거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알았어."

최민석은 이런 상황에서까지 자신을 신경 써주고는 다시 한번 푹 한숨을 쉬며 옷을 벗기 시작했다.

이제는 익숙해졌을 법도 한데. 떡 벌어진 어깨나 매끈하고 탄탄하게 드러난 근육, 푹 파인 쇄골 같은 곳에 눈길이 갈 때마다 괜히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래도 최민석만 옷을 벗게 내버려 둘 수는 없으니, 부끄러운 기분을 애써 참아내며 마찬가지로 옷을 벗었다.

"민석 씨는.. 일단 그대로 다시 앉아 봐요."

"알았어."

두 사람이 완전히 알몸이 되고, 유일하게 옷을 입고 있는 유서연이 먼저 나서서 상황을 주도했다.

"그리고 혜연이 너는.. 펠라는 할 줄 알아?"

"알긴 아는데.."

"그럼 한 번 해 봐."

최민석을 침대가 아닌 의자에 앉혀놓은 이유가 일단은 자신의 펠라 실력부터 확인해보려는 의도였던 모양이다.

"하아.."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걸까.

최민석이 유서연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불만이나 불안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었는데.

지금은 언니가 보는 앞에서 언니 남친의 자지를 빨아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확실하게 거절하고 포기하겠다는 마음도 들지 않아서, 최민석이 앉은 의자 앞에 어색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 자지 앞으로 천천히 고개를 들이밀었다.

'..안 서 있네.'

평소에는 서 있지 않은 모습을 지켜볼 틈도 없이 금방 벌떡벌떡 서버려서 가라앉은 모습을 제대로 볼 일이 없었는데.

지금 눈앞에 있는 자지는 평소의 불끈거리고 단단하게 우뚝 솟은 모습과는 달리 힘이 빠진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상태였다.

물론, 그런 상태에서도 평범한 수준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크고 굵긴 했지만 어쨌든 기운 없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일단 세워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발기하지 않은 자지의 기둥을 조심스럽게 쥐고 위로 올리며 입을 벌리고 고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아움."

아직 발기하지 않은 덕분에 평소보다 입을 크게 벌려 삼킬 필요가 없다는 건 편했다.

"움.. 츄룹.. 츄웁.. 츕.."

자지를 입에 문 채로 조심스럽게 혀를 굴려 귀두를 자극한다.

혹시라도 안 서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자지는 빠르게 반응하며 불끈 떨려오더니 순식간에 입 안을 가득 채워버릴 정도로 크고 단단하게 우뚝 솟아올랐다.

"우읍, 웁, 후움.."

처음에는 입 안에서 날뛰는 것처럼 불끈거리면서 커지고, 우뚝 서버리다 보니까 당황했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능숙하게 고개를 뒤로 당겨 발기한 자지를 받아들여 줄 수 있었다.

"눈치 보지 말고 계속해."

이 정도면 잘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에 힐끗 시선만 돌려 유서연의 표정을 살폈지만 아무래도 이 정도는 잘했다는 축에도 안 드는 모양이었다.

"후움.. 쯉.. 쮸룹.. 쮸웁.."

펠라라면 직접 주문한 딜도로 연습하면서 나름대로 늘었다고 자신한다.

자지를 조금씩 깊게 삼키면서 입 안을 오므리고, 자지를 조인 상태에서 천천히 혀를 굴리고 쯉쯉 빨아들이며 미끄러지듯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자 입 안에서 자지가 기분 좋다는 듯 불끈거리는 게 느껴졌다.

"펠라는 할 줄 알아서 다행이네."

이 정도면 합격이라는 걸까? 펠라에 집중하느라 표정은 살필 수 없었지만, 들리는 목소리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거기서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아직은 더 연습해야 겠네."

한 박자 늦게 덧붙이는 말에 또 자신도 모르게 울컥 짜증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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